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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농사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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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옛 농사 이야기

전희식 저
들녘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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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농사 이야기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2월 말에 고추 농사를 시작했다. 대개 줄뿌림을 했는데 쟁기로 한 줄은 깊게 갈고 그 옆줄은 조금 얕게 갈았다. 깊게 간 곳에 거름을 넣고 고추씨를 뿌린 다음에 흙으로 덮는다. 얕게 간 골은 사람 다니는 통로이자 고추 두둑으로 끌어올릴 흙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고추를 심은 뒤에 서리도 오고 눈도 오는지라 발아율은 형편없었다. 어쩌다 날이 가물기라도 하면 싹이 나지 않고 말라 죽는다. 오롯한 제철 농사다.

 

옛날에는 씨를 뿌린 자리에서 그대로 키웠다. 농작물은 옮겨 심으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옮겨 심는 과정에서 잔뿌리가 다 떨어져나가기 때문이다. 살포시 비가 오거나 물뿌리개로 물을 흠뻑 뿌리고 나서 옮겨 심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옮겨 심으면 작물이 더 튼튼해진다는 설이 있으나 명확치는 않다. '풀 잡기''밭 만들기'에는 옮겨 심기가 좋은 건 사실이나 작물의 건강에는 손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직파 농사의 최대 장점은 뿌리가 튼튼하여 건강하다는 것이다. 추운 바깥 날씨 속에 씨를 뿌리고, 뿌린 곳에서 싹을 틔우는 고추 농사야말로 직파 농사의 으뜸이다.

 

 

응애는 익충일까 해충일까. 응애는 강낭콩잎이나 신선초, 가지 뒷면에 겨우 0.5mm밖에 안 되는 몸뚱이를 찰싹 붙이고 액즙을 빨아 먹으니 해충이다. 이리응애는 점박이응애를 잡아먹는다. 그렇다면 응애는 익충일까.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다. 하루에 수백 마리씩 먹어 치우는데 무당벌레 한 마리가 사는 동안 진딧물 5천 마리를 잡는다고 한다. 대단한 익충이다. 하지만 가지, 토마토, 고춧잎과 줄기를 갉아 먹기도 한다. 특히 감자잎을 가장 잘 먹어 치운다. 고약한 해충이기도 하다.

 

가장 훌륭한 방제법은 그냥 놔두는 것이다. 나 하나, 땅 하나, 들짐승 하나 나눠 먹으려고 했지만 씨도 안 남기고 벌레들이 다 먹어 치우는데 그냥 놔두라고? 물론 이미 여러 자연 방제법이 나와 있고 유기농자재도 비싸긴 해도 돈만 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놔두고 흙을 잘 돌보면 병충해는 해결된다. 그게 근원적인 해결법이다. 흙을 돌봐서 살리나다는 것은 흙을 떼알구조 상태롤 돌리라는 것이다.

 

 

벼농사의 꽃이라고도 하는 모내기의 역사는 9천 년 벼농사 역사를 보면 아주 짧다. 기록에 따르면 중국에서 10세기 초에 이앙법이 등장했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중후기에 이르러서야 일반화되었다. 그전에는 다 직파했고 논을 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노동력 절감과 다수확, 그리고 농지 이용률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이앙법이 앞서지만, 논을 갈지 않는 직파법은 비밀스러운 원리를 품고 있다.

 

논을 갈지 않으면 토양에 뿌리 구멍 구조가 생겨서 흙이 숙성된다. 1996년 미구구 농무부의 사라 라이트 박사는 '글라말린'이라는 강력한 점착성 당단백질을 발견했다. 식물과 공생하는 뿌리 근처 진균에서 분비되는 글로말린이 식물의 성장과 건강에 핵심적인 구실을 한다고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논을 갈면 다 죽어버린다고 한다. 트랙터로 로터리를 치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절멸하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뿌리균들은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산화에틸렌을 분비하여 병균을 막아내어 식물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논을 갈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들인데,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주목할 만하다. 수천 년 벼농사의 역사는 이런 원리를 품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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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차초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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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야생초차

이용성 저
시골생활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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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차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야생초차는 보통 재료를 덖거나 찌기 아니면 데치는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같은 종류의 차라고 하여도 특별하게 정해진 방법만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가령 뽕잎으로 차를 만든다고 할 때 뽕잎이 여린 순일 때는 살짝 데치는 방법으로 차를 만들 수 있지만, 뽕잎이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이라면 덖기의 방법을 사용한다.

 

데치는 방법으로 차를 만들면 나중에 차를 우렸을 때 차의 색깔이 재료가 원래 가지고 있는 초록색으로 우러나는 경우가 많고, 또 차의 맛도 원래의 재료에서 풍기는 풋풋한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같은 재료를 덖어서 차를 만들면 덖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차에서 구수한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꼭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야생초차를 만들 때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서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직접 만들어 보고 또 차를 우려서 마셔 본 다음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만들어 만들어 마시면 될 것이다.

 

 

차의 재료가 되는 것들에 특별한 방법을 가히 않고 그늘에서 말려 차로 우려 마시는 방법이다.

 

그늘에서 말리는 방식으로 만드는 차 : 소나무 잎, 옥수수 수염, 칡꽃, 익모초꽃, 제비꽃, 꿀풀꽃 등

 

재료에 열을 가해 영양분이 손실되거나 재료가 상하는 일이 생기게 될 때, 혹은 재료가 상하는 일이 생기게 될 때, 혹은 재료의 특성상 그늘에서 자연스럽게 말려야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이나 모양, 색 등이 그대로 살아날 때 이 방법을 쓴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채반이나 대바구니처럼 바람이 잘 통하는 용기에 얇게 펴서 넌다. 만약 재료를 햇볕에 말리게 되면 재료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변하게 되고 다 마른 후에도 재료가 쉽게 부서져 가루가 생기게 된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용기에 담아 널거나 너무 두껍게 널면 재료가 잘 마르지도 않거니와 재료가 오랜 시간 외부에 노출되어 이런저런 오염 물질이 묻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다.

 

또 어떤 방식으로 차를 만들건 간에 재료를 말릴 때는 최대한 물기가 없도록 바싹 말리는 게 중요하다. 수시로 손으로 만져 보면서 재료의 상태를 확인한다.

 

 

대부분의 야생초차는 야생 상태에서 자라는 식물의 잎이나 꽃 혹은 뿌리나 열매가 주된 재료가 된다. 어느 것을 막론하고 차의 재료를 채취하는 시기는 사실 그 식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영양분이 한 곳에 가장 집중되어 있는 때인 경우가 많다. 잎으로 차를 만드는 것들은 잎에 영양분이 가장 많기 때문에 잎을 따서 차를 만드는 것이고, 꽃이나 뿌리, 열매를 채취하여 차를 만드는 경우에도 식물의 종류나 채취 시기에 따라 그곳에 영양분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하필 그 부분을 골라 채취하여 차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시각으로 볼 때 영양분이 집중되어 있다고 표현했지만, 입장을 바꾸어 식물의 처지에서 본다면 가지에 순이 돋거나 꽃이 피는 일, 그리고 열매를 맺는 일 등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나의 잎을 돋게 하고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식물은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어쩌면 총동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식물에게 있어서 일생일대의 최고의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무엇이건 상처 입은 재료로 차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러 야생초차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차의 재료가 되는 것들을 멋대로 훔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한다. 자연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훔쳐오듯 훑어오는 재료들로는 결코 좋은 차를 만들 수 없다. 완성된 차를 우려 찻잔에 따라 마시다 보면 더러 그 우려진 찻물에서 살아 있는 자연의 기운을 느끼곤 한다.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일은 차로 만들어지는 그 식물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어깨너머로 훔쳐서 본 기억만을 가지고 차를 만들지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는 법이다. 자연에게나 사람에게나 먼저 고개 숙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좋은 차를 만들 수 있겠는가. 당당히 드러낼 수 없다면 차라기 가지고 있지 않는 게 낫다. 먼저 꽃에게 물어라. 겸손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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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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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장광열 저
동아일보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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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발레리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편안하게 그냥 던진 질문이었다. 정신이 번쩍 드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 나는 발레 무용수이고 따라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발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강수진이 세기의 발레 스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렇듯 소름끼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전력을 다하는 철저한 프로정신이다. 공연 전 넘칠 정도의 준비와 공연 때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집중력은 이제는 즐기면서 춤을 추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맨 처음 발레를 제 것으로 받아들일 때 그랬듯, 또 모나코에 간 첫해에 그랬듯 수진은 피눈물 나는 연습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무대에 서는 일이 적으니 남는 건 시간뿐이었다. 고민을 하고 자책하고 또 끊임없이 먹어댔던 그 시간들이 이젠 연습만 하기에도 모자랐다. 그렇게 하루 최소 열다섯 시간씩 연습을 거듭하자 살은 금세 빠졌다. 무엇보다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고, 표정 또한 몰라보게 밝아졌다. 무엇보다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수진은 그때 알았다. 자신감은 누구에게 인정받을 때 생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꿀 때 비로소 빛은 발하는 보석이라는 것을.

 

"그러고 보면 정신력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바뀌더라고요. 몸도 훨씬 건강해졌고 쓸데없는 잡념도 사라졌죠.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요. 그 정신력으로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했어요. 집중하면 집중하는 만큼 더 새로운 에너지가 솟는 걸 느꼈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도저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단 토슈즈를 신고 연습실에 서면 말할 수 없이 행복했죠. 그 짜릿함은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면 아마 모를 거예요."

 

 

연습량이 많으니 수진의 고생이 남보다 심한 건 당연지사. 땀이 차고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히는 건 기본이고, 사시사철 발톱이 빠지고 살이 짓무르면서 피가 났다.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아 일년 내내 고름이 흐리기도 했다.

 

"발레는 아픔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예술이에요. 그러니 그게 싫고 두려우면 발레를 할 수 없죠. 한다 해도 금세 포기할 수밖에 없고요. 나이가 든다고, 또 경력이 많다고 해서 그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아요. 나 역시 20년 가까이 발레를 해왔지만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게 육체적인 고통이에요. 발과 다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온 몸이 아프죠. 몇 년에 한두 번 간혹 멀쩡할 때가 있기도 한데, 그럴 때면 오히려 나 자신이 이상해서 적응이 안 돼요. ', 왜 안 아프지? 내가 뭘 잘못했나? 어제 연습을 게을리 했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차라리 아픈 걸 다행으로 여겨요. 숙명으로 알고 받아들이게 된 거죠."

 

 

예술가로 첫발을 내딛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작 가시밭길은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예술작품을 창조한다는 것은 곧 이전의 자기 자신이 죽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과도 같기 때문이다. 작품은 늘 새로워야 한다. 그것이 곧 창작의 본성이다. 따라서 예술가도 매 순간 스스로 새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매여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예술가로서의 생은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체를 곧 퇴보이고, 그 누구도 예술가에게서 역행하는 시간과 퇴락하는 공간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대중과 시대가 원하는 예술가의 재능이란, 어쩌면 변화의 정점에 서서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적인 혜안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 재능은 관대한 신이 주었을지 몰라도 그것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은 대중이고, 그들은 생각보다 아주 냉혹하다. 그래서 예술가란, 신의 선택을 받은 동시에 천형을 받은 사람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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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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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은 도끼다

박웅현 저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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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고수들이 일상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구나 싶습니다. 박재삼이, 존 러스킨이, 헬렌 켈러가 같은 생각을 했어요. 사과가 떨어져 있는 걸 본 최초의 사람이 뉴턴이 아니잖아요. 사과는 늘 떨어져 있지만 아무도 들여다조비 않은 겁니다. 상황에 대한 다른 시선, 절박함이 사과를 보고 이론을 정리하게 했죠.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진짜 어떤 것이 풍요입니까? 최고급 샴페인과 캐비어를 매일 먹을 수 있는 삶이 풍요로운 삶일까요? 그가 죽을 때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만족할까요? 햇살과 나뭇잎의 아름다움 하나 보지 못해도 최고급 샴페인과 캐비어만 있으면 행복한 삶일까요? 행복은 순간에 있습니다. 모두 멀리 보고 행복을 찾는데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복은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제가 죽을 때 떠오르는 장면은 프리젠테이션 석상에서 박수 받는 순간이 아닐 겁니다. 아마 어느 햇살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어느 나뭇잎이 떠오를 것 같고, 어느 달빛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혹은 어떤 대화, 표정, 그런 것들이 많이 축적되어 있으면 풍요롭게 살다 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시로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고, 매일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를 탈 수 있고,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 빨리 빨리 와, 찍어, 가자"하는 사람. 그리고 십 년 동안 돈을 모아 간 56일간의 파리 여행에서 휘슬러의 화가 어머니이라는 그림 앞에서 얼어붙어서 사십 분간 발을 떼지 못한 채 소름이 돋는 사람. 이 두 사람 중 누가 더 풍요롭게 생을 마감할까요?

 

중요한 것은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를 보면서 소름이 돋으려면 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문화미와 예술미는 훈련한 만큼 보인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옛날 독일 여행을 갔을 때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랑 얘기를 하게 됐는데 그는 여덟 달을 일하고 넉 달을 쉰다고 하더라고요. 여덟 달 동안 열심히 택시 운전을 해서 돈을 벌고 넉 달은 태국의 휴양지 파타야에 가서 쉬고 온대요.

 

아마 그 사람이 택시을 운전할 때는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겠죠. 그런데 물가가 싼 동남아시아로 가면 관광객인 데다가 백인이라 대접을 받아요. 그 넉 달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예요.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외려 늘어나기까지 했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김훈과 유홍준은 늘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 거죠. 그들이 안테나를 세워서 만든 것이 책이고요. 예전에 카프카가 한 말을 적어놨는데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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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농법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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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변현단 저/안경자 그림
들녘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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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제거하지 않고 잡초를 먹어가며 농사를 짓는 것이 내 나름대로의 '잡초농법'이다. 그 땅의 성질과 환경에 맞게 식물을 가꾸는 것이다.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지으려는 얼토당토하지 않는 발상으로 시작된 밭이다.

 

"운명이지요. 생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면 되잖아요"라고 대꾸한다. 봄에 나오는 잡초의 새순들은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여름과 가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독을 품게 된다. 여름이나 가을 잡초들은 대개 데치거나 삶아서 혹은 물에 담가서 독을 빼고 먹는다. 모르는 풀은 일단 혀끝으로 맛을 보고 독하다 싶으면 먹지 않으면 된다.

 

자연에게 해를 덜 준다는 친환경농사를 한다고 해도 결국 농사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흙에서 양분을 수탈하고, 선별한 작물을 키우며, 토양을 획일화 시키고, 다양한 벌레들을 소멸시키는 또 다른 '수탈 과정'이 아니던가? 자연에 대한 이런 원죄의식을 가지고 농사를 접하니 '사육된 가축''재배된 작물'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되었다. 잡초는 종자를 따로 살 필요도 없고 슈퍼마켓에서 가서 굳이 돈을 내고 사지 않아도 된다. 지천에 깔려 있는 것들을 채위해서 먹으면 된다. 자연산인 잡초들은 약성이 풍부하여 건강한 제철밥상을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꽃을 음식으로 삼는 순간 풀에 대한 다양한 향과 맛 그리고 풀에 대한 관심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잡초에서 '최소한의 수탈'을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과 고된 농사의 간극을 메우고 싶은 농부들은 잡초에서 시작하면 된다. 또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식생활방식의 전환을 잡초음식을 상식하는 것으로 시작하라. 잡초는 우리가 특별히 돈을 들이거나 따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건강한 농사와 건강한 밥상을 책임져주는 최고의 식물이자 찬이 될 것이다.

 

 

진정한 유기농이란 종자부터 농부가 직접 채종하여 사용하는 것이며, 농사를 지을 때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동력과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을 이른다. 농부, 식물, 그리고 땅이라는 삼각구도에서 서로 유기적인 순환을 이루는 농사, 즉 농부가 배출하는 각종 유기물-음식물 쓰레기와 분뇨-이 식물의 거름이 되고, 그것을 먹고 자란 식물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순환농사를 일컫는 것이다.

 

유기농사는 사육과 재배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논이나 밭에서 작물을 기르는 일뿐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는 데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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