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라는 서구의 근대화가 나머지 세계, 특히 아시아에 미친 영향과 반응이라는 자신의 관심사를 더욱 깊고 세밀하게 파고든다. 오늘날의 상황은 19세기와 다르지 않다. 부와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탈 도덕화된 세계에서 너무도 많은 사람이 전통에서 멀어지고, 근대화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그리고 그때와 똑같이 끔찍한 결과를 낳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2016년의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충격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지상의 모든 인간이 공통된 현재를 갖게 되었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모든 국가가 다른 모든 국가와 거의 인접한 이웃이 되었고, 모든 사람이 지구의 반대편에서 일어난 사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영구히 유럽연합으로부터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그 결과로 유럽연합은 더 깊은 혼란에 빠졌다. 어쩌면 유럽연합은 사형 선고가 내려진 것인지도 모른다. 산업 성장과 소비 증가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다. 루소는 사회를 완전히 등지고 은둔함으로써 독선적인 부르주아 계급에 저항하고 반발하는 신정통주의자의 길을 닦은 셈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대양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기상 이변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과 바다에서 어류 자원이 고갈되고 있으며, 지구 전역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 말리와 시리아 등 폭력적인 충돌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지역에서 식료품 값이 폭등하고, 가뭄으로 수자원이 감소하고 있다. 루소는 개인적으로 절실히 경험한 두려움과 혼란, 외로움과 상실감을 감추지 않고 공개적으로 토해 냈다.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이 겪는 정신적 고뇌와 다를 바가 없었다. 루소를 열렬히 추종한 독일의 많은 작가 중 한 명이던 횔덜린은 루소에게 부치는 송사에서 이렇게 썼다. "그대는 이방인의 소리를 듣고 이해했습니다. 그들의 영혼을 해석했습니다." 눈부시게 멋지지만 분명히 배타적인 근대화된 세계에서 이방인들은 모멸감과 모욕감을 느꼈고 루소는 이방인들과 근대성의 관계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19세기 이후 세상을 급진적인 세력과 안정적인 세력이 지속적으로 충돌하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역사의 큰 강이 흐르는 물길을 그렇게 형성하면서 역사는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