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콘도르8848 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ybphia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ybphia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3월 스타지수 : 별1,38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한줄평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한줄평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2021년 지식노동자 하쿠인 도제 마스터리 마스타리 에우다이모니아 과정의발견 크몽 블로그
2020 / 0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잘 봤어요. 관심이 가.. 
잘 봤습니다 
인생이 끝나지 않았으..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열.. 
새로운 글
오늘 97 | 전체 29504
2020-02-05 개설

2020-03-23 의 전체보기
산중 암자에서 듣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3-23 07:4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224849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독서습관 캠페인 참여


산중암자에서 듣다

박원식 저/주민욱 사진
북하우스 | 2011년 02월

 걷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말하거나 말하지 않거나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일체의 행위가 모두 수행이다. 

"올 때도 빈손이었는데, 마지막 가는 길이 호화로울 필요가 뭔가? 거적때기에 말아 일반 화장터에서 태운 뒤 그냥 뿌려라. 혹시 장례비용이 남거든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청화스님의 말씀이다.

말년의 한 시절을 제외하곤 사십여 년 동안 가파르고 외진 산중토굴만 이십여 곳을 옮겨다니며 정진한 대기, 하루 한 끼만 자시던 일종식, 도무지 자리에 눕지 않는 장좌불와의 치열한 수행법은 차라리 전설로 회자한다. 스님은 무엇이건 통 자시지를 않으셨다. 냄비에 쌀 씻어 밥하고 설거지하는 일 따위에 금쪽같은 공부 시간을 허비하기 싫어하셨더란다. 그래서 스님은 주로 물에 불린 생쌀과 솔잎을 드셨다. 그런 나머지 치아가 못쓰게 왕창 문드러졌다. 

"큰스님! 얼마만큼 부처님을 그리워해야 합니까?"

"옆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 미쳤다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돼야 합니다."

"외로운 토굴 생활이 마땅하신가요?"

"공부하다보면 감사한 마음이 끝이 없어 계속하여 눈물이 납니다. 수건 두 개를 걸어놓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닐까요.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서 우리는 카르마의 노예가 되어 있습니다. 눈에 안 보이는 업장이 몸을 친친 감고 있음이라, 마치 누에가 실을 뽑아 제 몸을 가두는 고치 안에 들어가 죽듯이, 그렇게 업의 노리개로 살다가 죽을 가망성이 많지 않겠어요? 그걸 피하기 위해 힘들지만 소승, 이렇게 혼자 수행하고 있지요."


 이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어보라. 살덩이를 흩뿌려보라. 내 두 다리를 무릎 관절부터 잘라보라. 설령 그럴지라도 이 집착의 화살을 뽑아내지 않는 한 나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마시지 않으리. 그러니 공부에 공부를 거듭해야만 한다. 살면 살수록 이기심으로 작아지기 십상인 생, 습관적인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한 나날 그런 나를 직시하는 일의 어지러움, 헌신만 하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사랑 우리네 삶은 겨우 그 언저리에 걸려 있는 쪽배일지도 모른다. 도성스님은 은연중에 그것을 질타함인가. 그의 언설은 푸짐하여 시원하게 귀를 뚫는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