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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 | 완독서평 2021-10-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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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네이스 1

베르길리우스 저/김남우 역
열린책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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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아이네이스>가 이렇게 문학적인 작품이었는지 미처 몰랐다. 진심으로 감탄하며 읽었다. 고전은 이래서 고전의 반열에 드는구나 생각했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의 존재만으로도 고대 로마의 문학이 희랍의 그것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네이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뒷세이아>에 비해 저평가되어있고 비교적 덜 알려져 있기는 하나, 삶에 대한 통찰과 직관, 은유와 묘사, 표현하는 정서의 깊이라는 측면에서 호메로스에 비견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아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로마 건국의 역사를 노래하는 대서사시이다. 아이네아스가 멸망하는 트로이아에서 도망쳐 나와 역경과 고난을 거치며 라티움 땅에 정착해 로마를 건국하기까지의 역사 그리고 신화를 담고 있다. <일리아스>는 희랍의 시점에서 트로이아 전쟁과 그 영웅 아킬레우스에 관하여 노래하는데, <아이네이스>는 시점을 트로이아로 옮겨 와 <일리아스>에서 미처 다루지 않는 전쟁의 결말과 트로이아의 멸망에서부터 출발한다. 총 12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말로 번역된 <아이네아스 1>은 그 중 1권에서부터 4권까지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권과 4권이다. 트로이아가 희랍군의 계략에 속아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는 2권의 시작 장면에서부터 독자는 그 결말을 예감한다. 시인은 헥토르를 소환해 그 비극적 최후에 대해 암시한다. “… 흐트러진 수염, 핏덩이와 단단히 엉킨 머리털, / 상처투성이 온몸, 조국의 성벽을 끌려다니며 / 상처 입은 그대로가 아닌가!”(2권 279행-281행)

그리고 뒤이어 묘사되는, 한때 번영했던 아름답고 화려한 도시의 몰락은 애상감을 자아낸다. “검은 밤이 빈 어둠으로 날고 있었다. / 누가 그 밤의 참상을, 누가 그 밤의 죽음을 말로 / 형언하거나 고통의 값만큼 울어줄 수 있을까? / 수많은 세월 군림하던 옛 도시는 사라졌다. / 골목마다 수많은 목숨들이 힘없이 여기저기 / 죽어 누워 있었다. 집집마다, 신들을 모시던 / 문턱마다.”(2권 360행-365행). ‘검은 밤이 빈 어둠으로 난다’는 표현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편, 저항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임에도 어떤 이들은 끝내 영예로운 죽음을 택한다. 이들의 저항은 숭고하면서도 덧없고, 덧없으면서도 지극히 숭고하다. ‘옛 어른들의 자랑거리였던 황금 서까래’마저 떼어 내 던지고, ‘노인(프리아모스)은 한동안 놓았던 무장을 세월에 떨리는 어깨 위에 하릴없이 걸쳐 입고 무기력한 칼을’ 두른다. 그가 침략자의 손에 잔혹하게 죽음을 맞이하여 ‘무명의 시신’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시인은 담담히 노래한다. 오로지 이러한 종류의 작품에서만 가능한 숭고미와 비장미를 보여주며 짙은 여운을 남긴다.

4권은 디도의 불행한 사랑 이야기이다. 디도는 아이네아스를 사랑하게 되지만, 새 나라를 건국할 운명을 짊어진 아이네아스는 신들의 명을 받들어 디도와 그녀의 나라를 떠나야 한다. 4권의 첫 시행부터가 압권이다. “여왕은 벌써부터 간절한 근심에 시름하며 / 속으로 상처를 키워 남모를 열기에 시들었다”(4권 1행-2행). ‘열기에 시든다’니, 이런 표현이 정말이지 기원전 19년경의 작품에서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묘사는 또 어떠한가. “사제들의 애통한 무지여! 기도는 애욕에 무얼, / 신들은 무얼 도운 건가? 광염은 골수에 사무쳐 / 그새 가슴속 감추어진 상처는 깊어져 갔다. / 불행한 디도는 불타올랐다. 온 도시를 헤매어 / 광염에 시달렸다. 마치 화살을 맞은 사슴처럼. / … 사슴은 도망쳐 딕테 산속을 / 헤매 다닌다. 죽음의 갈대를 옆구리에 매달고.”(2권 65행-74행). 시인은 자기파괴적인 사랑의 열병과 비탄을 강렬하면서도 더없이 쓸쓸하게 묘사한다. ‘만가를 부르며 때로 곡하며 목 놓아 한없이 울어 대는’ 지붕 위의 올빼미(2권 464-465행) 같은 문학적 장치들도 몹시 세련되다.

가급적 열린책들 판본으로 읽기를 권한다. 라틴어의 ‘여섯 걸음 운율(헥사메타)’를 살려 운문으로 번역한 덕에,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시적인 묘사가 번역에서도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물의 이름 또한 운율에 맞추기 위해 세 글자 내외로 왜곡되므로, 익숙하지 않은 경우 헷갈릴 수 있다. 아이네아스 또한 ‘에네앗’으로 서술된다. 신들에게는 심지어 여러 개의 이름이 부여되기도 한다. 베누스(Venus) 여신은 ‘퀴테레’라 불리기도 하고, 그의 희랍 이름은 ‘아프로디테’이다. 인명 등에 대해서는 책 말미에 있는 ‘찾아보기’를 적극 참조하면 좋다. 각주가 세심하게 달려 있어 상황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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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3 | 기대평 2021-10-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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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네이스 1

베르길리우스 저/김남우 역
열린책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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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 전반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아마도 2권 트로이아의 멸망 부분일 것입니다. 아이네아스는 디도 여왕 앞에서 트로이아의 최후에 관해 설명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헥토르의 아버지이자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의 최후 부분인 것 같네요. <일리아스>에 의하면, 아킬레우스는 전투에서 헥토르를 잔인하게 살해한 다음 그 시체를 자기 진영으로 가지고 갔는데, 목숨을 무릅쓰고 자신을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는 프리아모스를 보고 고향에 있는 자기 아버지가 떠올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아킬레우스의 인간다운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의 아들인 네오프톨레모스의 손에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죠. 바로 그 장면이 아이네이스 2권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늙은 프리아모스는 끝까지 무장을 놓지 않고 영예롭게 그러나 무기력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삶의 덧없음과 공허함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출판사 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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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2 | 중간리뷰 2021-10-1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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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네이스 1

베르길리우스 저/김남우 역
열린책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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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은 총 4권으로 되어 있고, 그 중 1권은 일리오네우스가 디도 여왕을 만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베누스와 유피테르의 대화 부분은 트로이아 전쟁 이후 아이네아스가 트로이아를 떠나 카르타고를 거쳐 이탈리아에 도착하여 로마를 건설하는 부분을 간략히 다루고 있네요.

디도와 아이네아스의 첫 만남, 그리고 아이네아스의 연설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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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자매 | 기대평 2021-10-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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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버너 자매

이디스 워튼 저/홍정아,김욱동 공역
을유문화사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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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 지원

소설이 확보한 어떤 ‘비평적 거리’에 대한 생각. 당대의 윤리 기준을 내면화한 주인공을 등장시키되, 읽는 이로 하여금 그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메타적인 감상을 가능하게 하는 서술. 바로 이 점에서 <버너 자매>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가부장주의는 사회 전반에 공유되던 하나의 신념 체계로서 기능하는데, 문학은 그 양상이 당대와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다르고, 어떤 형태로 공유되었는지를 드러낸다. 19세기 영미권 사회에서 널리 공유되던 세계관과 기독교 신앙, 기독교적 윤리 기준들과 미덕, 그리고 여성에게 요구되던 지위와 역할이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까닭도 이를 다루는 다수의 문학 작품 때문일 것이다.

<버너 자매>의 성취는 이러한 기독교-가부장적 세계관을 뒤틀었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을 꽤나 자연스럽고 흥미진진하게 해 낸다. 결혼은 여성의 인생 최대의 과업이다. 여성은 남편에게는 순종적인 아내, 자녀들에게는 자애로운 어머니가 되어야 하고, 그러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여성에게 허용된 가장 큰 성취이다. 겸양과 양보, 우애와 같은 미덕이 요구된다. 소설은 바로 이러한 그 가치관을 내면화한 인물을 내세우는데, 이와 동시에 그러한 시대 자체에 대한 비판적 독해로 독자를 이끈다.

어쩌면 이러한 종류의 성취를 이룬 문학만이 고전의 반열에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19세기-영미권의-기독교-가부장적 세계 속의 여성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부득이 제인 오스틴을 호명하게 되는데, 비평적 거리 확보라는 지점에서 양자는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이디스 워튼이 비관적 세계 속 낙관적 인물을 통해 이를 수행하였다면, 제인 오스틴은 낙관적 세계 속 비관적 인물을 통해 이를 보여줄 뿐이다. 다만 후자는 바로 그 낙관적 세계라는 특성으로 인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여지가 좀 더 많을지도 모른다. 반면 <버너 자매>에서는 그와 같은 거부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 저변에 자리한 다소간의 냉소와 시니컬함 덕분일 것이다.

여러모로 흥미롭게 읽었다. 플롯 자체의 몰입도도 높은 편이라, 다소 느슨한 초반부를 지나면 순식간에 다 읽어버리게 된다. 소소하게 '떡밥 회수'를 하는 재미도 있다.

<징구>와 <로마열>도 물론 몰입해 읽긴 했지만, <버너 자매>에 비해 그 성취가 덜 부각되기는 한다. 오늘날의 기준에서 읽어도 여전히 식상하지 않고 흥미를 자아내는 것은 <버너 자매>이다. 나머지 두 작품에서는 시대적 한계가 다소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 124쪽의 “그 사람이 린다와 자기 돈을”이란 부분 번역은 다소 혼동의 여지가 있다. ‘그 사람과 린다가 함께 / 자기 돈을’인지, 아니면 ‘그 사람이 / 린다와 자기 소유의 돈을’인지 불분명하다. 나는 후자로 이해하였는데 역자 해설에서는 전자로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206쪽의 “사냥함”은 물론 ‘상냥함’의 오기일 것이다.

#이디스워튼 #버너자매 #징구 #로마열 #을유문화사 #세계문학 #고전 #소설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책추천 #서평단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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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1 | 중간리뷰 2021-10-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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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네이스 1

베르길리우스 저/김남우 역
열린책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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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우 선생님이 번역하신 <아이네이스> 서평단에 뽑히다니 실화인가요...?? 장장 7년여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2권 출간. 늘 원문의 정확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읽는 이의 가독성과 운율을 살릴 것을 말씀하시지만 라틴어 연구자로서 겸양의 표현이 아니실지.

첫 문장은 그 유명한 "arma virumque cano(무기와 사내를 노래한다)"로 시작한다. '무기'는 <일리아스>에, '사내'는 <오뒷세이아>에 각 대응함으로써 호메로스와 그의 영광을 소환해낸다. 로마 건국 서사시의 웅장한 출발이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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