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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스럽지만 인생이 보인다?? | 기본 카테고리 2007-08-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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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전설 세피아

슈카와 미나토 저/이규원 역
노블마인 |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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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올빼미 사내의 모습은 무섭다기 보다 조금 웃긴다. 낡은 갈색 가죽코트, 스키용 선글라스, 흰장갑을 끼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나타나지만 솔직히 이런 모습이라면 무섭다기 보다 어이없어 하면서 보지 않을까. 창 밖의 저벅저벅 걸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름끼치는 상상을 하며 어린시절을 보낸 이 올빼미 사내는 세상사람들에게 전설의 존재가 되고 싶은가 보다. 인터넷에 '올빼미 사내'에 대해 올리고 반응이 없자 다른 사람인양 거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흥미를 이끌어 내려고 하다니 어찌 보면 아직 아이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것 같기도 하고 여튼 좀 괴상하다.

 

올빼미 사내가 호-오, 호-오, 호-오 울면 똑같이 울어야 자신의 동족으로 생각하고 죽이지 않는다. 단 찍찍, 찍찍, 찍찍 쥐소리를 내면 먹잇감으로 보고 잡아먹으니 조심해야한다. 올빼미 사내를 만났을때의 공식이다. 아이들이라고 이 전설을 전부 믿지는 않아서 '나라'에서 한 아이를 만났을때 '당신 인간이지. 어디 해봐라'는 식으로 찍찍, 찍찍대고 울었을때의 느낌이란, 잘못하면 전설속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살인으로까지 치닫게 만든다. 참 용감한 아이가 아닌가. 무시하거나 도망가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 인식하고 대응하다니 나는 도저히 못할 행동이다. 아마 여기서부터가 올빼미 사내의 연쇄살인으로의 충동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만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본능이 이십면상을 가진 올빼미 사내로 둔갑시켜 버렸다. 가상의 인격을 만들어 세상을 누비며 살인을 저지르고 싶은 그저 몽상가 살인마의 모습만 보이고 있어 날지도 못하는 올빼미가 정말 올빼미라고 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공포심만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을터 이 몽상에서 제발 깨어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저 살인마일뿐이야.

 

다섯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올빼미 사내의 비극적인 종말은 보지 못했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섬짓함을 느끼게 한다. 올빼미 사내에 이어 '어제의 공원, 아이스맨, 사자연, 월석'까지 총 다섯편이다. 여기에서 '어제의 공원'의 주제는 최근에 읽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생각나게 한다. 친구의 죽음을 막아보고자 마치가 죽기전으로 몇번을 돌아가지만 오히려 친구의 죽음이 더 참혹해질뿐 주변사람들까지 죽게 되니 자신의 진심을 마치에게 전해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늘 선택의 길에 서서 다른 삶도 있지 않을까 과거로 가고 싶어하지만 그 결과는 똑같을 수도 있고 더 나쁠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지나간 시간에 대해 아쉬워 하기 보다 지금이 중요한데 욕심이란 것이 날 항상 시험하는 것 같다.

 

다섯편의 단편들의 주제는 다 다르지만 '사랑'은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옆에 있어줄 것이냐고 묻는 논코에게 그러겠다고 대답하지 못한 가즈키는 훗날 얼어있는 갓파의 존재가 논코임을 깨닫고 냉동창고에서 일하며 그녀 곁에 머물게 된다. 친구가 없는 논코에게 친구도 만들어주고 싶은 가즈키, 옛날 신사의 마쓰리에서 만나 갓파를 보여준다며 허름한 버스로 데리고 간 논코는 자신이 죽인 동생 '유지'처럼 죽어 차갑게 얼려졌지만 가즈키는 분명 알아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논코란 것을. 제목이 '아이스맨'인 이 이야기는 마음이 얼어버린 사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속이 이렇게 꽁꽁 얼어서 좀체 마음을 열어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넌 죽을 것이다"라며 내 주머니 속에 언제 오렌지 씨앗 다섯 개를 넣어둘지 알 수 없는게 인생이고 '월석'에서처럼 가족에게 때론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기에 저주 받은 마네킹이 그 누구의 모습으로 변해 나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나 잘났다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내 가까이에 누가 있는지 둘러보면서 여유롭게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인생이기에 그저 덜 상처주면서 살아가길 바랄뿐이다. 그럼 덜 미안할테니까. 공포스러운 주제라고 가볍게 읽고 넘기기엔 너무 많은 것이 녹아있어 책을 덮고 나니 오히려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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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해서 사랑하자.. | 기본 카테고리 2007-08-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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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으로 사랑하라

미셸 보르바 저/김지은 역
일용할양식 | 200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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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놓고 보면 종교적인 냄새가 나지만 책장을 넘기니 자녀교육서였다. 친정엄마가 나를 본다면 "자식키우는데 무슨 자녀교육서가 필요하냐?"고 이야기 하며 "제 먹을 밥그릇은 타고 태어난다"며 고지식한 말들을 늘어 놓으실 것이다. 그런것 없이도 잘 키워내지 않았느냐고. 나의 어린시절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 학원을 몇개씩 다니는 아이들보다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놀며 자유롭게 자랐지만 오히려 집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는 아이들이 부러워지는 마음은 어쩌란 말인가. 역시 어떤 것을 선택해도 부족함이 생기는 것인가. 요즘처럼 살기 힘들고 평생직장이라고는 없는 시대에 아이가 더 잘되기를 바라고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는 이곳에서 우뚝서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란 그래서 '헬리콥터 부모'라고 불리우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숙제를 잊고 안 가져왔을 때 숙제를 갖다 주는 보호형 엄마,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준비물을 챙겨 주고 빠진 것이 없나 항상 살펴보는 헬리콥터형 엄마들의 희생은 정말 눈부시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강남엄마'를 떠올리게 되는데 무엇보다 이 책에서 추구하는 바는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을 알아보라는 것이다. 분명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닐진데 어찌 이리 한국의 엄마들의 모습과 똑같은지 깜짝 놀라면서 읽은 책이다. 내가 받은 어린시절의 열등감을 쇄신하기 위해 그 반대급부로 아이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그것이 진정 니가 행복해질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해도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강요한 삶을 살게 하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게 만드는 책, 여러가지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동네사람들에게 우등생으로 불려지는 마이클이 어느날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자살을 시도한다. 그때의 사람들의 충격이란. 부러워만 했던 아이가 전혀 행복하지 않고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경찰견 에디가 마이클을 살렸으니, 그저 에디는 마이클을 핥은 것 밖에 없는데 아무 노력할 필요 없이 그저 개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기에 총을 내려놓았던 마이클을 이렇게 만들었던 이는 분명 엄마였다. 너무 사랑해서 이 세상 전체를 마이클에게 주고 싶었던 결과가 이런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그녀에겐 마이클과 함께 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짐을 감사한다.

 

대학이나 과를 선택하는 것조차 엄마가 지정해 주고 지원서도 대신 써주는 열혈엄마의 모습에서 이제 성인이 되고 대학에서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하고 학문에 정진할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도 이겨낼 의지조차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어른들도 스트레스를 적절히 떨쳐내는 훈련을 필요로 하는데 태어나자마자 늘 엄마가 이끌어주는대로 살아왔던 아이들이 정작 자유가 주어졌을때 이겨내지 못할 난관들에 좌절하게 되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아닌가. 뱃속에서부터 자신이 생각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에게 잠시 숨돌릴겸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나는 가족이 될 아이가 생기면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학원에 보내어 아이들의 자유를 잡을 생각은 없지만 막상 다른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단 5분이라도 아이에게 집중해 보라. 어느 순간 행복이 충만한 가족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땅의 엄마들의 마음은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기에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말고 아이가 원하는 행복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사랑과 훈육을 통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된것이리라. 성적으로 꿈이 좌절되고 이루어지기도 하기에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아이들을 삐뚤어지게 한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 주지 않은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하겠지만 어린시절의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으니 이것도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성적 100점을 맞지 않았다고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다른 아이와 비교하여 내 아이의 보석같은 능력을 죽이지도 말고 그저 마음으로 사랑하면 그 아이의 진정한 행복이 보일것이니 훗날 아이가 커서 자신이 태어남을 고마워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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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선은 악을 이긴다... | 기본 카테고리 2007-08-2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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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둔의 기억 1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저/고인경 역
문학동네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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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건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을때의 허탈감. 전체 내용중의 일부일뿐이란 것을 처음부터 모르고 읽은 내게도 잘못이 있겠지만 이들의 운명이 대체 어떻게 될것인지 선이 악을 이기겠지만 어떤식으로 마무리 될 것인가 궁금하다. 하나씩 베일이 벗겨질때 내가 생각하던 것이 진실에 근접했을때의 행복감은 제쳐두고 차원의 문이 열려 이둔으로 함께 간 크리스티안, 샤일, 알렉산더, 잭, 빅토리아, 알레그라가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야 함은 사실 좀 고통스럽다.

 

세 개의 달과 세 개의 태양이 결합하는 날, 아슈란이 셰크와 결탁하여 이둔을 무너뜨렸을때 최후의 유니콘과 용만이 이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신탁이 있었다. 이 유니콘과 용을 지구로 보낸뒤 이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한 작전이라고 할까. 알산과 샤일이 경계인 림바드에 머물며 유니콘 루나리스와 용 얀드라크를 찾고 있다. 아슈란에 의해 유니콘과 용을 죽이는 임무와 이둔을 도망친 변절자를 찾아내 죽이는 키르타슈의 존재는 있는 것만으로 무시무시하다. 차갑게 쏘아보는 눈빛에 머릿속은 그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죽게 된다.

 

책을 읽는내내 왜 주인공이 키르타슈로 생각되어 지는지 의문이었다. 불의 검인 도미바트의 주인공인 잭이 영웅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아슈란에 대항하는 '저항군'에 소속된 빅토리아는 왜 잭보다 키르타슈에게 더 끌리는가? 누구보다 강력하고 이를 무찌를수 있는 사람은 잭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빅토리아뿐 아니라 나의 가슴도 두근거리게 만든다. 반대편이라 자신을 죽여야 하는 사람이나 늘 손끝에 자비를 베풀고 거기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가진 자라면 빅토리아가 사랑할만도 하다. 그러나 잭과 키르타슈 이 둘을 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조금 실망감도 들긴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다 이유가 있었으니 운명이라고 해야할까. 태어난순간부터 잭과도 영혼으로 묶인 그녀이기에 이해해야겠지.

 

잭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 키르타슈, 엄밀히 말하면 마법사 엘리온이 죽인것이지만 본능적으로 그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된다. 빅토리아의 눈빛을 보고 점점 그녀의 매력에 빠져드는 키르타슈. 삼각관계라고 할 수 있는 이 세사람의 운명은 어찌 될까. 정말 죽고 죽이는 관계여만 하는 것일까. 잭과 빅토리아가 어떤 존재인지 2권쯤에서 눈치를 챘었다. 주변 사람들도 서서히 눈치를 채거나 알고 있는 이도 있지만 빅토리아와 잭에게 알려주려고 하면 꼭 주저하고 멈춰버리니 드라마를 보면 중요한 순간에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모습과 똑같아 갑갑하다.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지만 보는 이는 숨이 다 막힐 정도니 어쩌랴. 그저 책장을 얌전히 넘기는 수 밖에 없다.

 

열다섯이 되면 어른이 되는 림바드나 이둔의 세계. 샤일이 엘리온에 의해 죽고 알산이 납치되어 늑대의 영혼을 몸에 가진 하이브리드가 되고 잭과 빅토리아를 헤칠까 겁이나 림바드를 떠난 2년동안 잭은 빅토리아를 두고 알산을 찾아 헤맨다. 이 시간 동안 한층 성숙해지고 어른이 된 잭과 빅토리아. 서로 떨어져있지 않았다면 키르타슈에게 빅토리아의 마음을 넘겨주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늘 후회하면서 보낸 세월이지만 빅토리아의 마음안에 키르타슈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의 참담함이란. 배신행위를 하는 것이니 빅토리아는 고통스러워 하지만 이 두사람의 사랑이야기에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지루해지기도 한다. 키르타슈가 빅토리아 곁으로 오게 되는데 충분한 설명이 필요해서였겠지만 아쉽기도 하다.

 

지구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키르타슈, 빅토리아는 그를 크리스티안으로 부르며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노래를 부르는 키르타슈의 모습이 참 인간적으로 다가오긴 한다. 그러나 눈빛 하나로 영혼까지 죽일 정도의 무서운 존재이기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그가 저항군에 의탁하여 힘을 보탠다니 다행한 일이다. 적으로 두기엔 너무 강하니까. 잭이 변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언젠가 볼 수 있겠지만 이둔에서의 이들의 능력을 보지 못하고 "이둔의 기억"이 마무리 되어 안타깝다. 잭이 더 강력한 존재가 되어 키르타슈와 당당하게 결투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은데. 사랑의 승자가 누가 될지. 두사람을 사랑하는 빅토리아는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아서 어쩌면 그녀가 부러워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최고의 영웅이 가려지는것을 보고 싶다. 어느쪽이 죽어야 할지도 모르는 결투일텐데 내가 너무 잔인한것일까. 아픈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진 빅토리아. 나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게 아닌 그녀에게 치료받고 싶다. 마법이 살아있는 그 시대에 나도 한걸음 다가서고 싶으니 아직 마음은 어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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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자니 목숨도 버려야 하는구나... | 기본 카테고리 2007-08-2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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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이수광 저
다산초당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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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가 아닌 분명 책 제목이 '연애사건'이다. 사건이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주목을 받을 만한 뜻밖의 일"을 이르니 내가 읽은 조선시대의 16가지의 연애사건은 그 시대로 보면 전국적으로 들썩이게 만든 큰 사건임에는 틀림 없나 보다. 각각의 사랑이야기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으며 죽음으로 이르게 되는 사건들이 대부분이나 그중에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도 있다.

 

세종 10년, 양반의 딸 가이와 사노 부금의 사랑은 나라에서 분명 금지한 법을 어기며 목숨까지 내 놓아야할 일이건만 마음을 도저히 어찌하지 못해 혼례까지 치르고 자식도 두게 된다. 이왕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그 지방의 문화를 흐트린다 하여 고발을 하다니 양반이 무엇이라고 자신들의 권리를 침탈당한 것으로 생각해 고발까지 하는 것인지 참 못났다 못났어, 혀를 끌끌 차게 만든다. 하지만 어쩌랴 그 시대에는 분명 해서는 안될 행위며 엄연히 법을 위반하였으니 치죄를 당할밖에. 그러나 벌이 너무 가혹하다. 왜관에 있는 왜인에게 시집을 가라니. 세상에 이런 판결도 있는가. 자식을 두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다른이의 품에 안겨야 함은 정말 사는 것이 죽는것 보다 못하지 않겠는가.

 

왜인이라고 자식까지 낳은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을까. 왜인 손다의 학대를 견디다 못한 가이가 부금에게 구해달라 요청하여 손다를 죽이게 된다. 이미 이것으로 이들의 사랑은 파경에 닿아있었으니 왜인과 여러해 동안 함께 살아온 가이도 불쌍하고 천민이라 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 세월동안 손 놓고 있었던 부금의 약한 의지력에 신분까지 팽개치고 천민과 혼인한 가이가 안되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포악한 손다의 손에서 그녀를 구해주었으니 다행하다 해야하나. 어째 신분을 넘어 사랑을 하는 이에게 죽음을 내릴 수 있는지.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아 벌어진 살인사건이거늘 세상이 참 야속하기만 하다.

 

책장을 넘기며 읽어가다 보니 신분제 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여인들이 뭇 남성들을 치마폭에 휘감고 간음을 일삼는바 요부니 어쩌니 말이 많아도 그들 나름대로의 저항으로 해석 되어진다. 얼굴도 모른채 시집을 가 남편을 일찍 여의면 평생을 수절하면서 남정네와 눈도 한번 마주치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그녀들. 자결이라도 해 주어 열녀문이라도 받고 싶은 가문의 이기심에 한창 피어야할 꽃이 시들고 마니 그 시대에 남편을 직접 고른 영양군 이응의 손녀 이씨의 행동은 엄청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고른 유균과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니 다른 여인들처럼 가슴에 한은 남지 않았으리라.

 

양녕대군이 곽선의 첩인 어리를 사랑하여 궁궐로 데려간 일은 세기의 사랑이니 왕좌를 버리고 한 사랑이니 하는 말보다 그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랑을 쟁취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니될 일이라고 옆에서 아무리 이야기 해도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상대를 제압하고 데려갔으니 그때 자신의 세자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았는가. 그리하여 태종에 눈밖에 나 결과적으로 폐세자가 되어 왕좌까지 버린 세기의 로맨스로 회자된다고 해도 지켜주지도 못한 사랑이라 크게 와 닿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이다 하여 집을 뛰쳐나가는 사람보다 더 절절해 보이진 않으니까. 뭐 나란 사람은 '사랑'에 목숨을 걸 만한 열정도 용기도 없기에 그저 남의 일에 감놔라 배추놔라 할 입장도 안되지만 먹을 끼니가 없어도 등 긁어주며 살아가는 부부애가 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책속에 '조선을 뒤흔든 왕조 스캔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새로울것은 없었으나 유교사상에 막혀 여인네들이 어찌 살아왔는지 조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괜찮았다. 조선시대의 연애사건이라 사료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해야했겠지만 '사랑'에 성공하여 잘 사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는지 그들의 이야기도 하나쯤 있었다면 마음이 이렇게 허탈하진 않았을텐데. '사랑'에 목숨까지 내 놓아야할 정도로 위험스러웠던 조선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행복으로 여겨야하나 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세월을 함께 보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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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보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 기본 카테고리 2007-08-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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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내

조창인 저
밝은세상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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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말은 희생, 포근함, 억척스러움 등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최전선에서 아줌마스러움을 보이며 가족을 책임지는 강한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눈물이 많은 여자의 모습도 함께 가진다. 그래서 '아내'라는 단어는 그리움이 되기도 하지만 남편들에게는 미안함도 함께 바라봐지는 단어가 아닐까. 나도 지금 '아내'라는 위치에 있지만 상희처럼 그런 사랑은 못할 것 같다. 아니 못한다. 이혼하기 위해 그렇게 모질게 말을 내뱉는 남편을 어찌 용서하나. 하물며 가슴에 담아두었던 미나때문에 이혼하자니 이젠 나 자신을 사랑할때도 되었건만 늘 남편이 먼저다. 바보스럽기만 한 상희의 모습은 전국 방방곡곡 찾아보면 꼭 닮은 사람이 있을 법하지만 이런 사람은 없을거라고 애써 외면하고 싶어진다. 희생하며 사랑하는 부부의 진정한 모습을 봐 버렸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아내'라는 자리가 한없이 작아보이기에 인정하기가 싫다.

 

분명 찬우와 먼저 추억을 쌓았는데 어느새 그의 마음은 온통 미나 생각뿐이다. 그녀때문에 죽으려고 결심까지 한 그이기에 말해 무엇할까만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희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찬우의 마음은 그저 익숙함, 편안한 친구같은 아내를 원하기 때문이었다. 미나가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버린 이유가 더 컸지만 그렇게 이기적으로 결혼을 했다. 둘만 잘살면 되지, 결혼을 결심하면서 상희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나란 존재는 늘 그를 흔들어 버린다.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미나란 사람은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줄 모르는 배려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보이건만 '사랑'이라는 것은 어찌 이리 엇나가기만 하는 것일까. 민기의 상희에 대한 마음이 그러했고 상희의 찬우에 대한 마음 그리고 세상의 잣대로 말도 안되는 사랑을 하는 찬우의 미나에 대한 마음이 그러했다. 이혼하고 돌아온 미나에게 주책없이 흔들리다니 화려한 장난감에 흔들리는 아이도 아니건만 찬우의 마음은 속절없이 상희에게서 떠나간다. 이혼을 요구하며 폭언, 폭행도 하는 찬우 이쯤되니 책장을 넘기며 읽다 보니 그저 통속적인 드라마의 불륜의 주제인거 같아 마음이 불편해진다.

 

검은머리에 하얗게 눈이 내릴때까지 손잡고 함께 걸어갈 부부에게 늘 시련이 따르지만 여자로인한 파경이 많은 것 같다. 사랑으로 인해 맺어졌는데 이 사랑때문에 상처를 내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쩌면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찬우의 미나에 대한 사랑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시어머니가 몸져 누워 간병을 한 것도 상희고 사업이 망하고 교도소에서 복역할때 혼자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던 것도 상희였는데 왜 먹고 살만해지니 그 여유로움을 도둑질해 가려고 하는 것일까. 오히려 힘들어도 먹고 살기 어려워 다른 생각 할 수 없을때가 그리워진다.

 

찬우가 상희에게 모질게 대할 수 있었던 건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상희의 무조건적인 희생은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결혼할때 다정다감하게 말했던 무수히 많은 말들이 이젠 냉정한 칼이 되고 이혼의 사유가 되어 가슴에 꽂힌다. '성격차이' 성격이 다른이가 함께 사는데 당연히 성격차이가 생길터 차라리 난소암에 걸렸던 그녀라 자식이 없어 헤어진다고 하면 미워할 수 있을까. "나도 아이의 아버지이고 싶다"는 말에 손아귀에 든 희망을 놓아버리는 상희다. 어쩜 이렇게 냉정한가. 둘만 잘살면 된다더니 툭 뱉어버리는 이말이 정말 슬프다. 정말 내가 찬우의 멱살을 잡고 싶어진다.

 

상희는 천사? 미나와 밀월여행을 떠나는 찬우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실에 누워있을때조차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상희를 보니 민기처럼 나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어찌 이리 바보같을까. 너무 희생만 해서 미쳐버린 것은 아닐까. 둘이 함께 있어야 완전한 하나로 이루는 것들이 있다. 찬우와 상희가 그러했나 보다. 쌍둥이처럼 닮은 그들, 이젠 두 손 꼭 잡고 갈라서는 일 없이 함께였으면 좋겠다. 왜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것일까. 행복이란 늘 가까이에 있는데 말이다. 상희를 위하는 찬우의 마음을 좀 더 엿보고 책을 끝냈으면 좋으련만 그저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로 "잘 살겠지" 하며 마음을 다스려본다. 짜여진 내용인 듯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여 마음이 불편했으나 무섭고 각박한 세상에서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잠시나마 나도 마음의 여유로움을 가져보니 '아내'를 통해 나도 가족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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