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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 기본 카테고리 2010-03-3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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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뫼비우스 그림/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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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빡빡하고 힘들다고 해도 내가 있는 이 곳을 떠나야겠다는 생각 '여행'정도는 했었지만 아에 주거지를 옮겨 지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그렇기에 '파피용'을 타고 지구밖으로 나간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구로부터의 탈출, 물론 그 끝은 오히려 지구보다 더 원시적인 상태에서 사는 것이라 해도 시도는 역시 높이 사 줘야하지 않을까. 그전에 천년의 세월이 지났을때 '파피용'안에 사람들이 어찌 살고 있을지 시뮬레이션 정도는 해 봤다면 참 좋았을텐데 여러사람의 욕망이 어쩌면 14만 4천명의 후손들에게 선택할 권한마저 빼앗아 버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만 하다. 늘 가슴속에 가지고 있던 회피, 도망이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을 꾹 누르고 탈출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자기변명을 줄기차게 하면서 떠나왔으면 지구밖 생활이 지구에서의 생활보다 이상적인 유토피아가 펼쳐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종교적인 냄새를 피우며 파피용호가 안착한 행성에서의 생활은 태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다를바 없는 생활이 이어지게 된다. 지구에서 가져간 것들로 인해 조금 아주 조금은 윤택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는 해도 그 끝은 실패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이브과 엘리자베트의 만남은 아주 끔찍했다. 누구든 이런 만남을 하고 싶지 않으리라. 세계 단독 요트 일주 경기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우승하며 챔피언의 영예를 거머쥔 엘리자베트, 그녀를 차로 치어 하반신 마비로 만든이는 이브다. 어떠한 것으로도 용서가 되지 않겠지만 그는 그녀를 위해 아버지가 연구하던 프로젝트를 세상에 빛을 보게 했다. 어마어마한 자금력이 있어야 했지만 맥 나마라의 도움으로 가능했으니 '파피용'의 항해사로 엘리자베트를 데려오면 이것으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게 될지도 모르니 '파피용'의 제작은 동기가 충분하다. '파피용'에 탑승하는 사람들을 좌지우지 하려는 정치인, 종교인 등을 보면서 사실 웃음이 나고 어이가 없다. 어쩌면 저렇게 이기적일까. 파피용을 제작하고 싶다고 했을때 사람들이 모두 안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완성된 단계에 이르니 서로 갖고자 하다니. 우주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법률에 제정하기까지 하는 모습은 정말 정이 떨어질만도 하다.

 

파피용의 발기인 이브, 엘리자베트, 맥 나마라, 아드리앵, 카롤린이 오래 오래 살아 파피용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보지 않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파괴주의적이거나 우울증 등 안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배제하고 뽑았건만 역시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생활은 야만적이고 잔혹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다. 전쟁으로 인한 살육, 전염병 이 모든 것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무정부주의를 꿈꾸는 이브에겐 치정에 의한 첫 살인이 나타났을때 생겨난 법률을 보면서 어쩌면 마지막을 예견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엘리자베트와 함께 가정을 꾸려가고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비록 모두의 아이라 할지라도 그에겐 그때가 가장 행복했으리라. 엘리자베트가 죽고 아버지처럼 사랑을 찾아 죽지 않고 그곳에 남아 천년뒤에 행성에 도착할 사람들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그에게 남은 최후의 삶의 숙제였다.

 

이브의 개인비서였던 사틴이 아드리앵과의 불화로 떠나고 신분을 위장한채 파피용호에 탔을때 사람들 내부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람들을 선동하고 지구로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고 착륙이 가능한 우주 왕복선 2인용을 만들고 후손들이 더 큰 우주 왕복선을 만들 시간이 천년은 있다는 생각에 믿었으나 전쟁으로 서로가 왕이 되겠다고 살육을 일삼고 싸우는 중에 이미 그들의 머릿속에는 권력밖에 없었으니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파피용의 제작을 도운 맥나마라의 유토피아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암을 선고받고 오히려 지구에서 치료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이 너무도 극한을 치닫는것 같아 안타깝다. 성을 없애고 이름만 남겨 아드리앵-18, 엘로-2 등 번호로 매겨가는 모습은 꼭 기계에다 번호를 붙이는 듯 하여 오히려 파피용에 승선한 사람들이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지구를 그리워하며 '지구병'을 앓는 사람들. 살아가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을까 후회하지 않았을까.

 

후손들에게 우주가 아닌 세계를 느낄 기회를 주었다면 지구밖으로의 탈출이 파피용으로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가능했을지도 모르는데 아직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살만하다고 느끼기에 탈출에 대한 정당성에 아직은 동조할 수 없어 그들의 죽음만 안타깝다 느껴질뿐이다. 그저 우주로의 여행으로 몇십년을 돌아 다시 지구에 왔다면 많은 이들이 지금의 삶을 감사하며 다른 대책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지구가 무너져 내릴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고통을 겪어보는 사람만이 삶의 행복도 알 수 있는 법, 파피용에서의 삶은 안정적으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큰 행복을 느끼진 못했을테니 오히려 이 지구안에서의 삶에 작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이들의 삶의 끝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며 읽어갔건만 사람들이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다는 생각에 조금 힘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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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도살장. | 기본 카테고리 2010-03-2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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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저/박웅희 역
아이필드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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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선입견이란....

'제 5도살장'의 내용이 이러한줄 알았다면 이렇게 늦게 읽지 않았을텐데. 책 제목만 보고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을줄 알았던 내가 어리석었다. 물론 드레스덴 폭격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 놓아 결코 평범한 내용을 다루고 있진 않지만 말이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의 주인공 엘리엇 로즈워터 씨를 여기에서 또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이러니 꼭 '제 5도살장'이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의 다음 권인 것만 같다. 빌리 필그림과 엘리엇 로즈워터와는 전쟁이 끝난 후 한 정신병원에서 만나게 되는데 엘리엇으로 인해 빌리의 삶도 트라우트를 빼 놓고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시간여행을 하는 빌리는 트랄팔마도어와 지구를 왔다갔다하며 영원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죽은 후에도 다시 살아나 과거, 현재, 미래를 돌아다니는 그를 보면서 알고 있는 삶을 왜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자신이 타고 갈 비행기가 사고나는 것을 알면서도 태연하게 타고 가는 빌리, 이로인해 장인이 죽게 되는데도 장인을 살리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여기에서 죽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일본의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사망한 사람들보다 드레스덴에서 죽어간 이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죽은 사람은 71,379명, 드레스덴의 폭격으로 죽은 사람은 무려 135,000명이라고 한다. '제 5도살장'은 작가가 직접 겪은 드레스덴에 있었던 폭격을 말하고 있는데 드레스덴으로 간 빌리의 곁에 작가도 함께 있어 자전적인 소설임을 곳곳에 드러낸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하는게 좋을까. 끔찍한 상황을 그대로 전하는 것보다 이렇게 작가가 간간이 던지는 유머속에 녹아있는 전쟁의 참상을 보는 것이 더 참담하게 느껴지는데 책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터져나오는 웃음을 잘 참아내는 것이 문제긴 하다. 웃지 마라고? 웃으면 안된다고?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짹짹.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마다 작가는 그들을 애도해준다. '그렇게 가는 거지'라며 인생무상을 이야기하는 글을 보면서 드레스덴에서 일어난 폭격속에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 일일이 애도하지 않음에 더 큰 슬픔이 차오른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그저 하나의 죽음처럼 보여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쟁으로 어떻게 될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작가는 '그렇게 가는 거지'라는 말을 툭 뱉어내며 타인의 인생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나의 죽음도 그에겐 결국 이렇게 결론 지어지겠지. '그렇게 가는 거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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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투게더. | 기본 카테고리 2010-03-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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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알고 있지 않다면 '얼론 투게더'라는 제목은 뜻이 전혀 다른 단어의 조합이다. "함께"라는 "투게더"가 있지만 오히려 그 바탕에는 고독함이 짙게 묻어있는 것 같다. "얼론 투게더"의 주인공 야나세는 타인과 직접 소통하지만 이로 인해 마음속 깊숙히 들어있던 외로움을 밖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인간은 홀로 태어나 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외로운 존재라는 인식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존재로 등장한다.

 

타인의 파장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아니 저주를 받고 태어난 그는 자의에 의해 상대방의 파장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지만 강력하게 발산되는 파장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야 만다. 아니 자신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무엇도 그를 저항하지 못하게 잡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분명 야나세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끈을 놓아버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조차 감추고 싶은 비밀을 한 가지쯤 가지고 살지만 야나세는 그들의 마음과 오롯이 마주한다. 피할 곳도 없이 두 사람만의 공간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그 어떤 거짓도 허용되지 않는다. 야나세는 곧 나 자신이니까.

 

자살 미수로 입원한 환자를 죽인 가사이 교수는 야나세에게 이 환자의 딸 다치바나 사쿠라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한다. 다치바나 사쿠라의 엄마를 죽였으니 죄책감에 지켜달라고 하는 부탁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중심적인 내용으로 다치바나 사쿠라의 엄마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야나세의 곁으로 바짝 다가설 필요가 있다. 여기에 스릴러적인 요소가 들어 있을까? 아니, 야나세의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부분이기에 그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모두 이상하게 보인다.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료지, 대안학원을 운영하는 와타리 원장 등 야나세의 능력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이들과의 접촉이 잦아져 미스터리하게 보이는 것이다.

 

다치바나 사쿠라, 이름이 너무 길어 글의 중간에 계속 등장하는 그녀의 이름을 속으로 부르고 있자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적인 파장의 색깔이 비슷한 다치바나 사쿠라와 야나세는 서로의 가까이에 다가서기엔 모든 것이 위험해 보인다. "얼론 투게더"는 다치바나 사쿠라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야나세의 모습을 그리며 갈등의 요소를 해결하며 끝을 맺는데 정작 자신의 삶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그 여운을 남겨두지 않는다.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그가 자신을 옭아매는 이 '저주'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게 될까. 평범한 사랑조차 허락되지 않는 야나세에게 어떤 일들이 있게 될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지금도 괜찮은 삶인 것 같다. 조금은 평범하게 보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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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콩아지에요. | 기본 카테고리 2010-03-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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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이름은 콩아지

아키야마 타다시 글,그림/강방화 역
키득키득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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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콩아지를 아시나요? 송아지 세계에서는 나름 유명한데 저도 "내 이름은 콩아지"로 처음 만나게 되었답니다. "콩알만 한 송아지"라 콩아지라고 부른다네요. 콩아지를 보면 아들녀석이 생각납니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이 어리거든요.

 

일단 책 표지부터 보면요. '일본 전국 학교 도서관 협의회 일본 도서관 협회 선정 도서'라고 책 표지에 길게 붙여져 있어서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 안심이 됩니다. 자, 이제 콩아지가 콩아지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인 "내 이름은 콩아지"로 독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합니다. 콩아지는요, 엄마의 귓속에 들어가 그날 있었던 일들을 소근거리기도 하고, 엄마의 귀속 청소를 도맡아 하는 효자랍니다. 한 집에 있어도 가족간에 대화 한 번 하지 않는 집도 많잖아요. 이렇게 콩아지처럼 부모님께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참 좋아하실 거에요. 효도가 별거 있나요. 이렇게 시작하는거죠. 꼭 좋은 것 사드리지 않아도 할 수 있답니다.

 

콩아지는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두더지 구멍 깊이 들어간 도토리를 찾아오고요. 돼지 친구의 등을 긁어주기도 합니다. 돼지가 콩아지보다 엄청 크기 때문에 긁다가 하루 해를 다 보낼 것 같긴 하지만요. 물총새 친구와 비행기 놀이를 하는 콩아지를 보면서 세월이 흘러 좀 더 자란 아들이 아빠와 함께 "떴다 떴다 비행기"를 부르며 비행기 놀이를 할 생각에 잠시 웃어 봅니다.

 

"못 찾겠다. 콩아지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콩아지가 어딨지"라고 질문을 해도 될정도로 이 작은 콩아지를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목장 풀밭에 잠깐 보이기도 하고 나뭇잎 배를 타고 넓은 강을 떠내려가기도 해요. 아직은 엄마 젖을 먹어야 하기에 많이 어리긴 하지만 세월이 흘러 좀 더 자라게 되면 더 넓은 곳으로 모험을 떠나지 않을까 생각될정도로 성격이 활달하지요.

 

콩아지는요. 푹신푹신한 흙 위에서 자는 것을 즐긴답니다. 털털한 이녀석이 꾸는 꿈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을래요? 밝은 생각만 하는 콩아지는 꿈도 즐겁고 재미난 꿈만 꾼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주 작은 콩아지가 어떤 모험을 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들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콩아지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요. 동생도 생기는 것 같은데 좀 더 의젓해질까요? 벌써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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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이제 시작이다. | 기본 카테고리 2010-03-2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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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한지 1

김정산 저
서돌문학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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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다른 새로운 "삼한지"가 출간되었나 했는데 출판사가 바뀌면서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진 "삼한지"는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다루었던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드라마 '서동요'와 '선덕여왕' 등을 통해 일부 아는 내용도 보여 그리 낯설지 않았다. 다만 시청율과 재미를 위해 각색된 내용을 담고 있었던 이미 방영된 드라마 때문에 책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왜 미실이 등장하지 않지?", "용춘과 서현이 친구사이였던가?", "덕만이 천명의 언니였나?" 등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책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책 "삼한지"에 담긴 내용도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드라마의 폐해는 심각하여 등장인물이 낯설지 않다는 장점만 있을 뿐이다.

 

일생에 한 번은 꼭 읽어봐야 할 책 "삼한지". 그러나 "삼국지"보다 읽은 사람이 별로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삼한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 영웅호걸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삼국지"와 다르게 "삼한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도 있겠다. 그렇기에 한 번 흐름을 놓치면 다시 잡아서 읽는게 힘들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의 삼한지 1권에서는 진흥왕 이후의 일들을 서술하고 있는데 용춘, 서현, 용춘의 동생인 비형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여기에 김유신의 이야기까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들로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게 한다. 책이 재미있어야 10권의 장편을 모두 읽을 수 있을 것인데 1권을 다 읽고 난 지금 2권에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한 것을 보니 괜찮은 출발인 것 같다. 우리 역사인데, '삼국지'는 읽으면서 '삼한지'는 안 읽어?, 라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지만 억지로 재미없는 역사책을 읽는 것은 너무 곤혹스럽지 않겠는가. 꼭 알아야 한다며 줄 치면서 달달 외웠던 시절은 학창시절로 충분하다.

 

잠시 책 속의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내용을 언급해 보자면 용춘의 동생 비형이 귀신도 부릴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고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나라를 걱정하는 무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형만이 세상일에 무심한 듯, 유유자적하게 살아가기에 귀신과 노는 비형을 보면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쉬어가게 되기도 한다. 뭐, 이것때문에 내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작가가 삼국시대와 관련한 자료들을 조사하여 '삼한지'를 냈다 하니 이번 기회에 삼국시대에 빠져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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