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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 기본 카테고리 2010-04-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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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교

박범신 저
문학동네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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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야, 은교야.

책을 읽는 내내 네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은......서지우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 보고 싶어졌다. 다 큰 어른을 지우야, 지우야, 라고 부를 순 없지만 아마 그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부르고 싶어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마음에 담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 시간이 갈수록 사랑보다 애증이 더 커진다는 것을, 내 손안에 완전하게 담기지 않는 타인을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은교야. 너에게도 한가지 묻고 싶더라. 정말, 정말로 할아부지의 마음을 몰랐냐고. 잔인한 질문이라 욕할지 모르지만 모든 것들이 사라진 지금 이 질문은 꼭 하고 싶었다.

 

Q변호사가 읽고 있는 이적요 시인의 글과 은교가 서지우에게 받았다는 서지우가 쓴 일기는 주고 받는 듯 서로의 마음을 대변한다. 은교는 같은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사람은 가고 없는데도 생생하게 나의 곁에 살아 숨쉬는 듯 느껴지는 이적요 시인과 서지우의 모습이 끊임없이 숨을 쉬는 나를 살아있으되 살아있지 않은 사람인 듯, 그렇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더이상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기를 원하는 이적요 시인은 자신이 죽고난 일년 후 모든 것이 세상에 드러나도록 해 놓았다. 처음에 나는 왜 이적요 시인이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쁜, 열일곱 살의 은교를 만난 후 비로소 현실을,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었던 이적요 시인은 그 때 알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말이다. 은교를 만난 후부터 그의 삶은 새롭게 시작되고 있었다. 은교의 하얀 손이 놓여진 것을 본 첫 만남을, 이적요 시인은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 잊지 못한다. 옥양목 흰 저고리로 붉은 피가 흐르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 안은 D의 기억과 함께 말이다.  

 

이적요 시인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갈 때 나는 무엇을 기다렸던가. 나는......모두 나의 소설이었다, 라는 글을 보게 되길 바랐었다. 나의 불행이든, 타인의 불행이든 나는 그것을 오롯이 마주 대할 자신이 없다. 꼭 핑크빛 로맨스 소설의 행복한 결말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이 불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른 곳을 바라보아도 불행하지 않을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들의 만남은 운명일까? 세상의 잣대로 보면 이적요의 이름 앞에 시인이 아닌 노인이라는 말이 붙으면 그의 사랑은 추해진다. 나는 이적요처럼 죽는 순간에도 모든 것을 다 내어 놓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의 마음이 욕망이라 말할 수 없다. 열일곱 은교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세상에 드러낸 이적요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노인 이적요의 은교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었다. 가끔 이적요 시인의 마음에 불편했어도 떠난 뒤의 그의 모습이 추해 보이지 않는 것은 이처럼 모든 것을 내보이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말을 한 나에게 "엿 먹어라~", 고 이적요 시인은 호통을 치겠지.   

 

그래, 이젠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안다. 다 떠나가 버린 것을, 무엇을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 떠난 사람들의 마음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허무하다, 허무하다. 그저 은교처럼 목놓아 울 수 있을 뿐. 떠나간 사람이 있어도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다.

 

햇살 가득한 날이면  이들이 기억날까. 흐린 날이면 떠오를까. 은교의 하얀 손등을 자주 언급했던 이적요 시인의 글이 생각나 아마도 눈이 내리는 날이면 은교의 하얀 손등과 함께 이적요 시인, 서지우가 떠오를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이적요 시인의 집에 뛰어 든 은교의 모습도 생각나겠지.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마음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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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답다. | 기본 카테고리 2010-04-29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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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저/이수경 역
살림출판사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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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을 떠올리면 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함께 떠오른다. 몇 번을 읽어도 그 때마다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주는 그의 책은 늘 똑같은 일상을 지겨워하는 내게 '사랑'과 '용서'를, 그리고 '삶'을 다시 가르쳐 주었다. 죽어가는 사람이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붙박혀 떨어지질 않는다. 미치의 은사 모리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을 보며 나에게 가만히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그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었는가', 라고. 생각을 떠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운 삶을 살았음을 깨닫게 되자마자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떠난다면 나의 이 한 몸 어디 의탁할 곳이도 없으면서 말이다.
 
미치 앨봄이 쓴 "8년의 동행"은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렙의 자서전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종교를 떠나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얻게 된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모습은 누구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힘을 가진다. '죽음'은 타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용서'라는 이름으로 다가가지만 끝내는 '사랑'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황혼기에 맞이할 수 있는 마지막 가는 길의 은혜일 것이다. 
 
원래 내가 가진 것보다 타인이 가진 것이 크게 보이는 법이다. 나의 허물보다 타인의 허물이 더 크게 보이듯이 말이다. 미치가 모리와 함께 한 시간들, 랍비 렙과 함께 한 8년의 시간을 지켜보면서 그가 얼마나 큰 행복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심과 함께 하염없이 부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인생의 멘토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이 나에게 멘토와 같지만) 이렇게 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과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행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미치는 랍비 렙의 이야기뿐 아니라 또 한 사람 헨리에 대해서도 들려줄 말이 많다. 자신처럼 믿음을 되찾아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까지 힘겨운 것은 똑같지만 자신이 살아온 길과 너무나 다른 길을 걸었던 헨리를 통해 우리들에게 또 다른 교훈을 전한다. 랍비 렙의 이야기에 비해 헨리의 삶은 거창하지도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헨리는 그에게 닥친 수많은 불행에 신을 원망하며 나락으로 떨어져도 신은 다시 한 번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제는 예전의 삶을 모두 덮어버릴 수 있는 큰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가고 있다.
 
헨리의 살아온 시간을 들여다 보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행복을 가지고 있는지, 나처럼 안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헨리의 영혼이 그 누구보다 맑고 순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의 과거가 이제는 그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 못함을 알게 되면서 저절로 숙연한 마음이 된다.
 
"내 추도사를 써 주겠나?"라는 부탁이 미치의 삶을 변화시킨다. 헨리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헨리처럼 극단적인 삶을 살아가진 않았지만 분명 미치의 삶도 렙을 만난 8년간, 그리고 그 이후로도 달라졌을 것이다. 가슴에는 사랑이 꽉 들어찼을 것이고 헨리 같은 사람을 보는 시선도 달라져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신은 과거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그냥 그 사람만을 지켜볼 것이라는 헨리의 말과 함께 이런 생각이 나의 기억속에 오래 머문다.
 
미치가 렙을 만나며 던진 수많은 질문들, 그리고 나에게도 던진 질문들에 나는 하나도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인생을 많이 살아보지 않아서? 아니, 아닐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진지하게 나에게 물음을 던져 본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저절로 주어진 삶이 아닌데 왜 나는 조금도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미치가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날까 두려워 렙의 시선을 피해 다녔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나는 지금도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아름답지 않은가?", "인생 말이야"라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 이야기 하는 렙을 보면서 "그렇구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이제야 마음속에 등불이 하나 켜진 듯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죽음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세상을 앞서 떠나간 사람이 기다리는 곳에는 무엇이 또 날 기다리고 있을까. 신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누구나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나는 렙처럼 나의 죽음을 기다리며 "추도사를 써주지 않겠냐?"고 타인에게 절대 부탁하지 못할 것이다. 저 너머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해도 지금의 내가 이곳에서 잊혀진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힘들다. 생각만으로도 분해서 울분이 끓어 오르고 눈 앞에 눈물이 차오른다. 하지만 렙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를 통해 후손들과 어떻게 나의 삶이 이어질 수 있는지 말해줬다. 나에게서 이어진 끈은 내가 살아온 삶이 모두 헛된 것이 아님을 알게 해 삶이 다하여 죽더라도 그리 억울할 것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미치가 말하는 두 번 죽는다는 것. 사람은 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사람들에게 결코 잊혀지는 존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미치, 그가 들려준 "8년의 동행"을 읽은 후 어떤 것들이 가슴에 남았는가. 그것은 아마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물음일 것이다. 렙이 나에게 들려주는 삶, 아름다운 인생말이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 주는 그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한다면 이 책을 읽은 후의 삶이 분명 그 이전의 삶과 달라질 것이다. "내 추도사를 써 주겠나?" 죽음이 가까워진 한 사람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 한 문장이 사람들의 인생에 어떤 물음을 던져줄지 이 책을 읽는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삶? 그래, 정말 삶은 아름답다. 누구나에게 삶은 소중하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내가 처음으로 깨닫게 된 교훈일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고, 그만큼 잃어버린 것들도 많지만 단 한 사람의 기억속에 내가 남겨지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큰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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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관계. | 기본 카테고리 2010-04-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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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성한 관계

데니스 루헤인 저/조영학 역
황금가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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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력가 트레버가 사라진 외동딸 데지레를 켄지와 앤지에게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이 사건을 받아들인데는 큰 돈이 들어오는 이유도 있지만 패트릭과 앤지에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데지레를 찾고 있던 패트릭의 스승인 '제이'가 사라진 것. 패트릭에겐 데지레를 찾는 일보다 제이를 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 그러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이 사건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처음의 목적은 흐려지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것에 대한 복수심만 남게 된다. 이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오로지 패트릭과 앤지 두 사람만 서로를 믿을 수 있을 뿐이다. 어느날 갑자기 한 사람이 사라지면 서로에게 반쪽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두 사람은 이제 뼛속까지, 영혼까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신성한 관계", 분명 패트릭은 이렇게 말했다.  

 

트레버, 제이, 데지레는 자신의 이야기만 들려준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스스로 해야 한다. 패트릭과 앤지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도 사건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들이 만든 '정의'에 따라 악당들을 처단한다. 이 책의 다음 시리즈인 "가라, 아이야 가라"를 먼저 읽은 나는 앤지와 패트릭이 이 사건을 해결하고 무사히 복귀하여 새로운 일을 맡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근거리는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이번에 패트릭과 앤지를 위협하는 '적'은 지금까지 만나왔던 그 어떤 인물보다 강력하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트레버가 죽기 전 딸을 만나길 소원하여 이 사건을 맡긴다고 했지만 상실감과 슬픔때문에 딸을 보고 싶어한 것이 아니었다. 데지레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죽음'이 있어 그녀 또한 공허한 상실감을 경험한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슬픔 치유사를 찾아간 데지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사건을 맡으면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는 제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애초에 트레버가 패트릭과 앤지는 왜 부른 거지? 데지레를 찾기 위해서지. 그런데 데지레는 결국 아버지 트레버에게 오게 되어 있었잖아? 패트릭과 앤지가 꽁꽁 묶어서 데려올 것도 아니었는데 굳이 데지레를 찾아 달라고 한 건 뭐지? 갑자기 나타난 제이의 존재도 그렇다. 패트릭의 스승이면 탐정일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을텐데 너무 쉽게 데지레의 죽음을 받아들인 것 아닌가. 이 사건에는 헛점이 너무 많다. 새로운 등장 인물을 갑자기 만들어 끼워 넣은 느낌이 든다.

 

늘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악당들을 처단하는 패트릭과 앤지의 행동은 독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지만 교도소에 들어간 부바의 활약을 조금 밖에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사건의 모든 것이 어딘가에서 어긋난 느낌때문에 켄지와 제나로 시리즈 중에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패트릭과 앤지를 또 만날 수 있을까.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두 사람이 이제 "사랑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들의 로맨스가 어떻게 될지 볼 수 없는 것도 너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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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기본 카테고리 2010-04-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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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신형건 역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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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지금 태어난지 5개월 된 아이에게 자주 해 주는 말입니다.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까지 사랑해서 이 말을 끊임없이 해 주어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알아듣는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가 웃으며 아이를 바라보면, 그 마음을 알아줄 것 같더라구요. 사랑받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아이가 알 것 같아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랑해, 란 말에 공감이 갑니다.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은데가 없으니까요. 아이가 다칠까봐 노심초사, 말 못하는 아이가 아플까봐 걱정인 엄마는 아이가 그저 밝게 자라주기만을 바랍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3년간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고 하지요. 말썽을 부리고 미운 행동을 해도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을 안겨준 아이를 생각하며 받아준다고 합니다.

 

아이의 잠든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날개라도 달고 날아갈까 걱정이 되어 가만히 손을 잡아 봅니다. 전 아플 때마다 왜 태어났나, 부모님 원망도 하곤 했었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자식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나에게서 좋은 것만 가져갔음 하는 것이 부모 마음이더라구요. 왜 지금 알게 되었냐구요? 그동안 철이 없었나 봐요. 아이를 낳고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이 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너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소중하고 소중한 우리 아이를 보면서 끊임없이 "사랑해"를 말하면 꼭 아이에게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크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쑥쓰러워서 안하게 되겠죠. 책에 적혀 있는 글을 보면서 귀엽고 예쁜 우리 아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까 잠시 생각해 봤는데 막 비벼댈 것 같아요. 볼에 뽀뽀하기? 아이에게 세균이 옮겨 갈 수 있다고 안좋다고 하지만요. 꽉 안아주고요. 이러면 아기는 알까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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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케인. | 기본 카테고리 2010-04-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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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저/정탄 역
눈과마음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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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를 잇는 신화가 시작된다고 "솔로몬 케인"을 소개하고 있지만 단편들이 이어지는 이 책은 글의 흐름이 종종 끊기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상을 구원할 단 한 명의 전사 '솔로몬 케인'. 한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리루를 끝까지 쫓는 케인을 보면서 그가 생각하는 '악'에 대해 동조하는 것이 힘들어 악당을 왜 죽이는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물론 리루가 악당이라는 것을 안다. 보물을 가지기 위해 살인을 쉽게 하는 녀석이니까. 하지만 리루가 케인에게 왜 자신을 쫓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케인은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세상은 내가 구한다" 같은 멋진 이유 같은 건 없었다. 비록 한 소녀와 약속했다는 이유뿐이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잖아. 리루 자신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겠지만 말이다. 리루는 누구 하나는 죽어야 끝날 싸움이라면 자신이 죽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케인은 한 번 정한 목표는 절대 놓치지 않으니까. 죽지 않으면 미쳐 버릴지도 모른다.  

 

검은 망토를 두른 솔로몬 케인의 모습을 보면 현대적인 모습은 아니다. 오로지 칼로 승부를 볼 것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느낄 수 있다. 스파이더 맨이나, 슈퍼맨과 만나면 누가 이길지 겨뤄봐야 알겠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글쎄, 누가 이길까. 직접 싸우면 칼을 잘 다루는 케인이 유리하겠지만 공간 이동 능력이 떨어져서 조금 불리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16세기에 솔로몬 케인이라는 이름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을터라 여린 소녀를 구하는 영웅의 이미지를 한껏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케인이 상대하는 악당은 인간뿐만이 아니다. 유령의 억울한 원한도 풀어준다. 그래서 판타지, 호러의 느낌이 강하다. 내가 죽이기로 했으니까 죽인다는 식의 거친 야성미, 힘든 상대가 달려들어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 등 케인은 이 시대에 태어났어도 이 세상을 구원할 영웅으로 빛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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