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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날씨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11-05-3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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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훅 달아오른 날씨 이야기

꿈비행 글,그림
반디출판사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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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텔레비전을 통해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클릭 몇 번으로 날씨를 알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이런 것들이 없던 시절에는 무엇으로 날씨를 알 수 있었을까. 지혜로운 선조들은 자연을 보며 날씨를 예측할 수 있었겠지만 가뭄이 들 때나,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날 때는 언제 이런 재해가 끝이 날까 노심초사 했을 것이다. 그들은 가뭄이 들어 굶어 죽게 되어도, 홍수가 들어 물에 빠져 죽어도 다 하늘의 뜻이겠거니 하며 살아왔다. 하늘의 뜻이 왕에게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왕권을 전복하려는 일들도 벌어지고 했던 옛시대 사람들에게 요즘의 세상을 보여준다면 아마 깜짝 놀라고 말 것이다.

 

봄이면 황사가 날라오고 삼한사온의 날씨를 보였던 우리나라의 겨울이 따뜻해져 이제는 사계절의 뚜렷한 경계도 사라져 간다.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여름이다. 봄을 즐길 사이도 없이 차츰 더워지는 날씨에 벌써 여름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정말 날씨를 예측할 수가 없다. '훅 달아오른 날씨 이야기'는 책 제목만으로도 요즘의 날씨에 대해 제대로 콕 집어주고 있는데 딱딱하게 날씨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와 관련된 역사속 재밌는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 놓았다. 역사책이야? 날씨이야기야? 헷갈릴 정도로 세계 역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봄이면 우리나라로 날아 들어오는 황사, 이럴 때면 세계화, 지구촌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데 우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 황사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는 글을 보곤 깜짝 놀랬다. 황사를 이용한 풍력 발전소가 중국 신장웨이우얼에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니 또 황사야? 라고 투덜거리지도 못하겠다. 그리고 날씨 이야기 하면 측우기를 빼 놓을 수 없겠다. 장영실의 연구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측우기는 1639년 이탈리아의 베네데토 카스텔리가 발명한 빗물 측정기보다 약 200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측우기는 농사에 적극 활용되었다고 한다.

 

날씨에 의해 전쟁의 승패도 좌우되었다고 하는 글을 읽으면 날씨를 예측해서 전쟁을 이긴 사람도 있었겠지만 이럴 땐 정말 사람들이 '하늘'이니 '운명'이니 하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날씨를 주제로 이렇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니 이렇게 재밌기만 하다면 역사가 어렵기만 하지는 않을텐데, 왜 늘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일까. 지금까지도 학창시절에 외웠던 연도들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헛공부한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는 일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욕심일까. 날씨 이야기 하다가 왠 역사 공부? 하겠지만 이 이야기들을 빼 놓고는 이 책을 논할 수 없다. 지금도 세계는 날씨때문에 많은 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고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들이 역사라고 볼 때 '날씨' 단 하나의 이야기만 들려줄 수는 없다. 기상청이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고 싶다면 할 말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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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프롬이즈. | 기본 카테고리 2011-05-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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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블러드 프롬이즈

리첼 미드 저/이주혜 역
글담노블 | 201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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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가 로즈를 사랑하고 있을까, 사랑하지 않을까. 스트리고이가 된 디미트리의 본성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해도 디미트리라면 여전히 로즈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그의 생각을, 아니 그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로즈는 디미트리가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말해 주어도 믿지 못할 터이지만 끝내 그의 입에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한다. 댐퍼였던 시절 디미트리는 스트리고이가 된다면 죽는 것이 낫다고 했었다. 그래서 로즈가 스트리고이가 된 디미트리를 죽이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났는데 더 강력한 힘을 얻은 지금 디미트리의 생각은 그 때와 아주 많이 달라졌다. 각성했다고 해야할까.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권력을 가지기 위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고 하는 냉정한 사람, 아니 스트리고이가 되어 있었다. 로즈가 필요한 이유가 둘이 힘을 합치면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라니 나라도 디미트리의 사랑을 의심하고 보겠다.

 

다른 스트리고이들과 싸울 땐 수호인으로 철저하게 모로이들을 보호하는 로즈가 디미트리 앞에서만은 가녀린 여자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라 그럴 수 있지만 디미트리의 행동은 우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여자의 목에 송곳니를 꽂다니, 아무리 심장이 뛰고 있다고 해도 스트리고이로 일깨워진 그는 가슴 속에 차가운 심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다 스트리고이가 될 운명만 남아있을 거라 생각했던 로즈에게도 디미트리에게 저항할 최소한의 힘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이대로 한 번만 더 피를 빨린다면 디미트리에게 굴복해 버리고 말텐데, 차라리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아직은 수호인으로 살아가야 할 길이 남아있는 로즈는 과감하게 디미트리를 물리친다.

 

리사를 수호하는 임무만 있었을 땐 아카데미 내에서만 벌어지는 사건들로 이루어져 한정적인 이야기만 들려줄 수 밖에 없었으나 디미트리를 만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간 로즈에게 일어난 일은 긴장감의 연속이다. 디미트리의 집에 있을 땐 편안함을 느꼈지만 어딜가나 스트리고이들을 죽이며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그동안 리사에게는 똑같은 일상이 반복 되었으나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 리사 곁에 로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즈를 사랑하는 에이드리안, 여전히 디미트리를 잊지 못하는 로즈.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제 디미트리와 로즈가 만나면 한 명을 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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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키스. | 기본 카테고리 2011-05-2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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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섀도 키스

리첼 미드 저/전은지 역
글담노블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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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의 끝을 예상할 수가 없다. 로즈와 디미트리가 리사의 수호인이 될 경우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고 이에 따라 위태로운 사랑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두 사람의 사랑은 이제 전혀 다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디미트리는 현실적으로 로즈와의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려 했으나 아카데미 내에 스트리고이들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어그러지고 만다. 이제 로즈와 디미트리가 한 공간에 있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로 로즈와 디미트리의 사랑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비슷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사랑이 아닌 인간과 뱀파이어가 섞인 댐퍼와 뱀파이어의 사랑이긴 하지만 로즈와 디미트리의 사랑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상당히 닮아 있다. 그러나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나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어떤 식의 결말을 맞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로즈가 디미트리를 따르게 될까. 디미트리가 로즈를 놔 주게 될까. 어떤 반전이 있을지 '블러드 프롬이즈'를 읽어봐야 알겠지만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방어벽이 몇 겹으로 둘러싸여 있던 아카데미도 뜻하지 않게 방어벽이 뚫리면서 스트리고이들이 쳐들어온다. '새드 일루전'에서 로즈가 싸운 스트리고이들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영화를 통해 보아온 살육만 일삼는 좀비들처럼 생각되어 스트리고이가 로즈에게 말을 걸면 깜짝 놀라게 된다. 아주 강력해 보이는 스트리고이 하나가 로즈에게 리사를 죽이겠다 선전포고를 하는데 분명 이 놈은 리사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로즈가 리사를 지켜줘야 함에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로즈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디미트리를 위해 아카데미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서게 된다. 대체 어쩌려고 그러는 걸까.

 

'블러드 프롬이즈'에서는 로즈가 아카데미를 나온 후 결속을 통해 리사의 근황을 알아가긴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온 로즈에게 촛점이 맞춰져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로즈에겐 오로지 수호인으로서의 삶만 있었지만 다른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디미트리를 찾아 나선 로즈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디미트리와의 사랑이 이것으로 끝이 나지 않을 모양이다. 어떤 형태로 변화되었든 분명 이건 사랑이니까. 로즈와 디미트리가 영원히 사랑하겠다, 라고 하는 말이 울림이 되어 사라지지 않을만큼 진실한 사랑으로 와 닿는 그런 사랑을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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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 기본 카테고리 2011-05-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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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마키메 마나부 저/권영주 역
문학동네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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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그리고 겐자부로'

책 제목을 이렇게 지었어야 하는데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고양이 한 마리만 부각되다니 이는 옳지 않다. 뭐, 마들렌 여사가 개와 대화(다른 개와는 대화가 되지 않고 겐자부로하고만 대화가 된다. 이것을 보면 이들의 만남은 운명이었다)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라고 붙여도 큰 문제는 없지만.

 

고양이 마들렌 여사의 남편이 개 겐자부로라는 것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잣대로 봐서 그렇다는 것이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고양이 세계에서도 나름 충격적인 사실이긴 하지만 가노코의 이름을 사슴이 지어줬다는 가노코의 아빠의 말이 더 충격적이라 뒤에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나도 별 상관하지 않게 된다(하지만 나의 몸은 자연스럽게 '사슴남자'의 후속편인가 싶어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가 그건 아니라는 생각에 스르르 풀어져 버린다. 그냥 작가의 깜짝쇼겠지. 팬 서비스 같은 거 말이다). 사실 마키메 마나부의 '사슴남자'와 '가모가와 호루모'를 읽은 후라 이 책은 마들렌 여사의 둔갑술 정도는 그저 그런 일상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종족이 다른 개와 고양이가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은 역시 놀라운 일이다. 서로가 외국어라고 인식할 정도로 아무 말도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하니까.

 

실외기 위에서 잠을 청하는 마들렌, 따스한 햇살 아래 달콤한 일상이 녹아드는 풍경은 나의 몸까지도 편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양이와 개가 바라보는 사람들의 삶은 꽤나 따분하고 위험천만한 세상이다. 마들렌이 사람으로 둔갑했을 때 수영장에 들어가야 했을 상황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떠올려도 몸서리 쳐지는 일이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아무리 사람으로 둔갑했다고 해도 목숨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남편 겐자부로의 아픈 치아를 위해 가노코에게 부탁까지 하는 여유까지 있었으니 이는 분명 사랑의 힘이다. 가노코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다행이다. 그 뒤로 겐자부로가 부드러운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되어 한결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황혼에 이르러 고양이 마들렌을 만난 겐자부로는 어땠을까. 비 오는 날 가노코의 집으로 찾아든 마들렌, 천둥을 싫어하면서도 비를 맞으며 묵묵히 마들렌을 지켜주는 겐자부로의 모습은 개의 나이로 봤을 때 할아버지 나이라 해도 너무나 듬직하여 마들렌과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 보인다. 마들렌과 겐자부로가 부부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가노코는 둘을 함께 있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는 겐자부로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마들렌이 겐자부로가 없는 곳에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사람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겐자부로와 마들렌의 관계는 잘 지내는, 좋은 관계로만 비춰지겠지만 가노코의 가족들에 의해 이들은 부부로, 한 가족으로 따스한 보살핌을 받는다. 마들렌에게 가노코의 가족들과 계속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 것도 겐자부로의 부인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며 끝을 맺었다.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가노코가 기대하는대로 이루어졌을 것이라 내맘대로 믿어 버리니 행복해진다. 그저 꿈이라고 생각해 버리기엔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의 이야기는 너무 생생하다. 여기에는 사람으로 둔갑해 버리고 개와 대화를 하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이것이 모두 꿈이라고 하면 마음이 아플 것이다. 겐자부로를 가족으로 생각한 가노코 아빠의 마음이 아직도 나의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잠깐 졸다 일어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더 좋겠지. 눈을 떴을 때 겐자부로와 마들렌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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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 기본 카테고리 2011-05-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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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요일들

요시다 슈이치 저/오유리 역
북스토리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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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몇 번의 일요일들이 있었을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요일은 똑같이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그 일상이 모두 똑같지는 않다. 운명이든, 그 어떤 이름으로든 항상 다른 날들을 선사한다. 열심히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요일, 그러나 이 책속의 다섯 편의 주인공들은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를 찾아 나선 남자 애 두 명만이 이 다섯 편 모두에 등장해 이들의 일상이 결코 무의미 하지 않은, 어떤 특별함이 있는 듯 느껴지게 한다.

 

각 단편들마다 등장하는 배낭을 한 남자 애 두 명, 이 애들이 앞에 등장한 애가 맞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어느 시점에 다섯 편의 주인공들이 아이들이 만났던 시간을 떠올리게 되고 시간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맞춰보게 된다. 뭘 특별히 의미도 없는데 이런 짓을 하게 되는 것인지. 아이들이 이동하는 곳에 있었던 주인공들의 일상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에게 놓여있는 지금의 상황이 더 불행해 보여 그렇게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애써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바라보게 만든다고 할까.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나도 분명 그렇게 흘러가던 일상을 어딘가에서 헛되이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의견은 없이 쉽게 포기하고, 타인의 삶에 그대로 따라가 버리는 단편 [일요일의 운세]의 '다바타'.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형이 다바타에게 한 질문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바타가 그리 행복하지 않다 생각했는데 형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었나 보다. "행복하냐?"고 묻는 형에게 다바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고 내린 결론은 특별한 것처럼 보이는 일상도 살아보면 별 것 아니다, 라고 결론지어 버리고 말았다. 다른 뜻이었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잘한 일이라면 우유부단한 다바타가 유일하게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나간 일이 엄마를 찾아 나선 남자 애 둘을 엄마의 집 앞까지 데려다 준 것이다. 그 후의 일을 아이들에게 맡겨 버리긴 했지만. 그가 한 일로 인해 이 아이들의 운명이 그리 나쁘게 흘러가지 않았다.

 

아, 한가지 말해 두자면 이 아이들의 일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된다. 단편 [일요일들]에서 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알 수 있는데 계속 등장했다던 남자 애들 중 형의 귀에 걸려있는 귀걸이를 보면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이렇게 의미 있는 날이 있을줄 알았다니까. 평범한 일상에 이런 감동이라도 없으면 어쩌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아직은 젊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두려운 나이에 접어든 '일요일들'의 주인공들. 휴일이면 드라마나 보며 시간을 보내는 나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무기력하고 열정 없는 모습들. 한숨 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늘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소소한 행복이지만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니까. '일요일들'의 주인공들은 누구나가 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일요일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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