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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컬렉터. | 기본 카테고리 2011-06-2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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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본 컬렉터

제프리 디버 저/유소영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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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라임, 아멜리아 색스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제 '링컨 라임 시리즈'의 첫 밴째 책을 읽었을 뿐이지만 이미 영화로 이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시리즈의 주축은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인데 아마 이 두 사람이 시리즈마다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 할 모양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링컨 라임을 대신하여 사건 현장에 가기 때문에 아멜리아는 이 시리즈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시체가 발견된 현장을 보호하기 위해 도로를 통제한 아멜리아를 라임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고 첫 만남부터 호감을 느낀다. 영화에서는 범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시체와 증거, 그리고 링컨과 아멜리아의 활약만 보이지만 원작소설인 '본 컬렉터'에서는 범인이 피해자를 납치하는 장면까지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해서 그들의 호흡이 멎어가는 것도 지켜 보게 된다. 몇 명의 피해자를 링컨과 아멜리아가 살리게 되지만 범인을 잡기 위해 피해자의 생명보다 살인범이 남긴 증거에 관심을 두는 링컨때문에 아멜리아와 부딪치지기도 한다. 그러나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링컨의 마음이 전해져 아멜리아도 그를 이해하게 된다.

 

'본 컬렉터'는 책 제목만 봐도 으스스하다. '뼈 수집가'라니 대체 왜 뼈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살인범은 대체 어디까지 가야 살인을 멈출까. 정말 범인은 누구일까. 스키 마스크를 써서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도 할 수가 없다. 스키 마스크를 쓴 살인범이라니 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데 살인범이 살고 있는 은신처는 온통 어두워 이곳을 수색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긴장 된다. 하필 지하실을 아멜리아가 수색하다니, 범인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 

 

범인이 제시하는 길을 빠르게 따라가는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살인범은 과거의 역사에 얽매여 책 속에 등장하는 살인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가 걸어간 길을 그대로 따라 걷지만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택시를 몰고 다니며 사람들을 납치하고 죽이는 연쇄살인범, 그의 광기를 멈출 수 있는 사람은 링컨 라임 뿐이다. 아니 링컨 라임이어야만 했다. 링컨 라임, 그만이 해결할 수 있다.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살인자의 광기를 멈춰야 하는 링컨 라임, 모든 것이 그의 손에 의해 해결된다. 움직이지 못하지만 링컨은 뼛속까지 경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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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괴담. | 기본 카테고리 2011-06-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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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저
황소북스 | 201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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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설마 열린 결말? 준호가 어떻게 되었다는 거지?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말을 맺어 버리니 잠이 확 달아날 정도로 당황스럽다.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아서 이런식이라면 심야버스괴담은 새로운 이야기를 또 만들어 내겠는 걸. 2002번 버스는 타지 말아야겠다. 심야버스라면 예전에 딱 한 번 타 보았는데 생기라고는 없는 지친 모습들을 한 사람들만 가득했었다. 미어 터져서 앉을 자리도 없어 서서 가야만 했던 그 때 상황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편안하다고 할 수 없었다. 지금 심야버스괴담의 장소인 2002번 버스 안도 그 때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승객 수가 별로 없어서 적막하다는 것, 술 취한 승객 하나가 운전하고 있는 기사를 위협하며 승객들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지친 심신을 부려 놓으며 창 밖에 드리워진 어둠을 쳐다보며 집이 가까워지기만을 기다렸는데 버스 안은 온갖 추악한 모습을 한 승객들 뿐이다. 사람이 죽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 '심야버스괴담'은 현실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들의 행동과 심리를 잘 묘사해 놓았다. 기사 아저씨를 위협했던 승객의 죽음이 이 버스 안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협한다. 사람을 죽게 해 놓고 자수도 하지 않고 시체를 유기하기까지 한 사람들이니 그 어떤 일을 당한다고 해도 당연하다 할지 모르지만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면 이건 문제가 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면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 자신들의 익명성을 바탕으로 이 사건과 자신들간의 연결점은 없을 거라며 살인사건에서 도망쳐 버렸지만 최주임이 취중에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고, 선미의 핸드폰을 숙자가 줍고, 미나의 집에 준호가 가게 되면서 이들의 사생활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공범이라는 인식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이들은 이 사건 이후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한 명씩 죽음을 맞게 된다. 버스를 잘못 탄 죄 밖에 없는데 이런 일을 겪다니, 정말 삶은 알 수 없다. 끔찍하고 무섭다.

 

최주임과 숙자의 죽음, 그리고 선미의 죽음까지 모두 완전 범죄라고 할 정도로 깨끗하게 처리된다. 아니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가까이에 자신을 죽이는 이가 있는데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이들의 죽음은 사람이 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스터리 하고 공포스럽다. 그러나 '괴담'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분명 숙자가 강수를 죽였는데 왜 강수가 살아있는지, 준호가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성 안에 살고 싶다는 욕망,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욕망이 부른 참사. 살인자에게는 그냥 이유가 필요했던 것 뿐일테지만 이 사건으로 또 한 명의 괴물이 탄생한 것 같아 으스스하다. 이젠 버스 안도 안전하지 않다. 한정적인 공간인 심야버스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이리도 끔찍하다니 집으로 가는 길,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할 작은 공간조차 가질 수 없다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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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기본 카테고리 2011-06-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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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이름은 망고

추정경 저
창비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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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이. 수아", 아니 "안녕, 수아" 이렇게 인사하는게 맞겠지? 나에게 캄보디아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 선망의 대상인데 수아에게는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슬픈 곳이구나. 아빠와 함께 한국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며 끊임없이 한국을 아니 아빠를 그리워 하는 수아는 가이드 일까지 나몰라라 하고 도망가 버린 엄마를 원망한다. 한국에 가기 위해 그동안 착실하게 모아놓은 돈까지 들고 도망간 엄마라니 좀 어이가 없긴 하다. 그렇지만 엄마를 대신해 가이드 일을 하게 된 수아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엄마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한다. 이번 여행 가이드로 수아 또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쩜빠는 한국인 아버지가 있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수아는 엄마와 자신이 있는 캄보디아로 찾아오기는 커녕 연락도 없는 아빠를 기다린다. 이런 수아의 처지가 쩜빠와 비슷하다 할 순 없지만 아직은 어린 이 아이들이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것은 슬픔과 외로움 따위 떨쳐낼 수 있는 당당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쩜백이, 아니 쩜빠도 엄마 쿤라를 대신해 수아를 도와주기 위해 나섰고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뚝뚝이를 몰게 된 쏙천까지, 아, 정말 이 아이들 어른들 대신해서 제대로 인생 수업을 한다. 쩜빠는 엄마가 아파서, 쏙천은 아빠가 아파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하지만 수아는 작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설정으로 가이드 일을 해 좀 어색하다. 

 

엄마가 가이드 일을 팽개치고 도망간 사연이야 나중에 되면 알게 되지만 수아가 타인을 통해 자신의 닫힌 기억을 열게 되는 것은 씁쓸하다. 한 마디로 너무 무책임한 엄마다. 수아도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홀로 겪고 있는데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맡겨 버리다니 에흐, 어쨌든 수아가 엄마보다 가이드 일을 더 잘하니 박수를 보내자. 무엇보다 수아는 엄마보다 솔직하다. 모르는 것은 쩜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가이드 일이 서툴다는 것을 인정하고 관광객들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 한다. 이것으로 관광객들에게는 물론 독자들에게도 진심이 통하기 시작한다.  

 

밤 하늘에 있는 별빛들이 선명해 보이고 맨발로 흙길을 걸을 수 있는 이 곳이 한국보다 사는 것이 불편하긴 해도 한국보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수아가 맡게 된 관광객들이 캄보디아의 겉모습만 보고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쏙천의 집 안 곳곳에서 사람 사는 냄새도 맡고, 이 나라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캄보디아의 모습까지 보고 갈 수 있었던 것은 삼콜 할배의 덕이기도 하다. 수아에게 '망고'라는 별명을 붙여 준 삼콜 할배, 이 할배 덕분으로 수아가 덜 외로웠을 것이다. 뭐, 수아는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힘들 때 도움 준 건 맞으니까. 캄보디아에 가면 수아를 만날 수 있을까. 해가 지는 캄보디아의 모습을 보고 싶은데. 수아와 엄마는 지금도 빚 갚느라 힘들겠지? 그렇지만 지금보다 더 씩씩하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섭섭하이, 수아, 쩜빠, 쏙천, 삼콜 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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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좁은 아빠. | 기본 카테고리 2011-06-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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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속 좁은 아빠

김남중 글/김무연 그림
푸른숲주니어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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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바탕으로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 현주의 가족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의 우리들 이야기다. 그렇지만 행복한 결말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동화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삶도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맺고 싶으니까.

 

현주의 아빠 정대면 씨는 무엇이 불만인지 매일 술 타령이다. 동네 슈퍼에서 "술 더 내오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집에 도착해서도 술 타령은 끝이 없다. 그런 아빠를 방어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 그러나 이제 엄마도 많이 지쳤나 보다. 이제 이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이혼'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다. 통닭집 앞에 서 있는 할아버지 같은 이 사람이 정말 아빠의 술을 끊게 할 수 있을까. 낯선 이에게서 술을 끊게 해 준다며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받은 후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엄마와 현주는 이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뭐, 계획은 그럴듯 하다. 건강검진을 받게 한 후 암이라고 속인 후 술을 끊게 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2천만원이라는 돈을 내야 하는 것이 이거 영, 사기치는 것 같다. 결론은 아빠를 상대로 사기치는 것이긴 하지만 술 마시지 않는 아빠를 볼 수 있다면 이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이대로 놔 둔다면 현주의 가족은 붕괴될지도 모른다. 술이 깨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빠 때문에 현주는 아빠가 너무 싫다. 아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렇지만 현실은 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혹 아빠의 '암' 진단이 사실이면 어쩌나 걱정되더니 기어이 일은 벌어지고 만다. 독자들이 쓸데없는 걱정에 정대면 씨가 '암' 진단을 받은 후 충격을 받아 건강이 더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닐 정도로 사태는 점점 힘들어진다. 현주도, 아빠도, 엄마도 모두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만 꼭 이런 식으로 소중함을 알아가야 하는 것인지. 에흐. 하여간에 우리 아빠 죽기만 해 봐. 가만 안 둘거야.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힘껏 말해 본다. 아, 이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이라서 싫다.

 

이제 아빠는 건강에도 신경 쓰고 가족들에게도 헌신적인 아빠가 되었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생명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이제 술은 멀리 하게 되겠지. 아빠의 입원으로 만나게 된 선우, 선우와 함께 한 시간의 소중함 그러나 그만큼 '죽음'이라는 단어도 가까이에 다가온 듯 한 두려움을 느꼈지만 선우도 병을 잘 이겨낼 것이다. 현주의 바람대로 "이대로만 살게 해 주세요"란 간절함이 통해 현주의 가족도, 선우에게도 더이상의 불행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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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 | 기본 카테고리 2011-06-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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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웃 사람 1

강풀 글,그림
문학세계사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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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이 사는 곳이 우주공간은 아닐터, 그들도 우리 곁에서 우리와 똑같이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살아가고 있을텐데 지금까지 나는 이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뉴스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것이라 여겼었고 보지 않고 외면하면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되는 것처럼 모른척 해 왔다. 그런데 강풀의 '이웃 사람'은 이런 무관심으로인해 무고한 한 생명이 죽어갈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저 사람 수상해. 별 일 아니겠지. 신경 끄자" 이런 말로 변명하며 외면해 버리고 용기를 내지 못했을 때 이미 나의 이웃은 한 사람씩 죽어가는 것이다. "에이, 이거 너무 극단적인 생각 아니야? 아무일 아닐 수도 있는데 괜히 의심해서 신고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 될 수도 있고 더군다나 경찰들이 증거도 없는 일에 신경이나 쓰겠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들 하겠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맞다.

 

열흘에 한 번씩 피자를 시킨 2동 101호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들은 지하에서 들려온 '탕', '탕'하는 소리들, 가방을 사 간 사람이 수표에 타인의 이름을 도용해 이서한 것을 알게 된 가게 주인, 경비원이 화장실에서 발견한 흰색 머리카락 등 수많은 증거들이 있으나 수상하게만 생각하고 외면해 버린 것으로 인해 이 빌라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사라져 가게 된다.

 

강풀의 '이웃 사람'은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독자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시작한다. 첫 장면은 죽은 딸이 일주일 째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 여인의 독백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을 '열흘 전'으로 돌려 사건이 어떻게 벌어지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범인의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이웃'에 대한 공포심을 고조시킨다. 큰 가방을 사는 남자에게 시선이 머물었을 때 이미 독자들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해 버리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끝나길 기대하며 외면해 버린다. 저 큰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갈지 아니까. 좀 작지만 가방 두 개에 넣으면 된다고 했을 때 범인이 어떻게 할지 이미 머릿속에 떠올라 버려도 그가 무섭게 생겼지만 씩 웃으면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로 보일 거야, 라고 끊임없이 되뇌인다. 곳곳에 드러난 증거와 행동들로 그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 끔찍함에 나는 비겁해지기로 한다.

 

언제부터 '이웃'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섭게 들리기 시작했을까. 어린 시절 이웃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던 시절에는 '이웃'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떠올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살인범이 나와 같은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섭지만 누가 살인범인지 알 수 없어 그 익명성 때문에 더 무섭다. "엄마"라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어, 어, 어".......라는 말만 하며 범인에게 끌려가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코 앞에 집이 있지만 닫힌 문 밖에서 "엄마"라고 외쳐부르지 못한 아이는 비겁한 내가 외면해 버려 죽게 되었다. 이제 이 아이는 가족이 된 새 엄마 가까이에 다가설수도 더이상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자, 이제 나는 이 수상한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면해버리면 나도 범인의 손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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