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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 기본 카테고리 2013-12-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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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팔란티어 1

김민영 저
황금가지 | 200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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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에게도 보로미어에게도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기다림의 끝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원철은 이제 다시 눈뜨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현실에 있어야만 혜란을 그리워라도 할 수 있으니 이 어둠속에서 꼭 놓여나야 한다. 그렇다면 보로미어는? 그에게 남은 것은 뭐가 있지? 그리워 해야 할 실바누스? 신탁을 받았다는 보로미어의 말을 듣고 메디나, 닉스는 동료애로 그와 함께 했으나 그 이면의 진실은 알지 못한 그들처럼 보로미어도 아는 것이 없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원철이 선택한 것을 보면 결국 우리들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국회의원 송의원의 죽음, 이것은 단순히 몇 명이 살해 당했다고 덮어질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배후를 캐내라는 상부의 지시에 움직이던 욱은 이 사건이 '팔란티어'란 게임과 관계 있음을 알게 되며 살해범(제우스)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한다. 현실에서는 욱이, 게임 안에서는 욱의 친구 원철 즉 보로미어가 사건을 파헤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송의원 살해범이 했다는 '팔란티어' 게임 안에서 살해 동기를 찾으려면 경찰인 욱보다 원철의 할일이 더 많다는 것이 문제인데 그래서 덕분에 난 욱과 원철보다 보로미어와 함께 한 시간이 더 많았다. 원철이 보로미어를 제어하는 것이 힘든 만큼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굉장히 어려운 일처럼 보이나 어느 순간 급물살을 타듯 사건은 진실 가까이에 다가서게 된다. 보로미어는 원철의 제어로 제우스의 자취에 바짝 다가서고 모든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기에 이른다.

 

보로미어와 실바누스가 함께 하는 원정은 살인사건과 별개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냥 이대로 이곳에 머물러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빠져들었다.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재밌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로미어와 실바누스에게 빠져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의를 부르짖는 것도 아니건만 순수하게 동료들을 대하는 보로미어를 보며 그가 알아내야 할 제우스와 관련된 정보들이 그에게는 꼭 알아내야 할 진실도 그 무엇도 아니기에 그냥 이대로 게임 안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현실에서 원철이 아니 보로미어가 실바누스를 찾는 행동이 곤혹스러워 그를 향한 시선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은 보로미어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그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과 게임, 이것은 나에게는 별개의 것이다. 원철에게는 아니었기에 그의 삶은 망가지고 뒤틀려 버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계속 암흑속에 남아 있는 것이 그를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진실인가.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르겠으나 이것에 목숨 건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단지 세상에 드러날 시기를 늦출 뿐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마는 것을. 원철에게나 보로미어 그리고 나에게도 남은 것은 기나긴 기다림, 암흑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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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 기본 카테고리 2013-12-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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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셋 파크

폴 오스터 저/송은주 역
열린책들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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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은 죽음과 함께 끝이 난다. 그러나 '나'를 기억해주는 이들때문에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 마일스의 형 보비가 죽던 날, 보비의 삶은 끝났지만 그를 기억하는 이들과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보비가 죽은 후 마일스마저 형이 죽기 전과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윌라와 모리스는 여전히 아들 마일스를 기다린다. 아니 윌라의 마음까지는 알 수가 없다. 모리스와 함께 하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마일스와 모리스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면 이 가족의 운명을 내 마음대로 결론 지을 수가 없다. 그녀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버려진 물건들의 사진을 찍고 폐가 처리하는 일은 마일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준다. 하지만 나이 어린 필라를 만난 후 부터 마일스의 삶은 변화를 겪는다. 이제는 오로지 필라의 사랑을 잃지 않는 것만이 그의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린다. 마일스가 빙 네이선의 권유로 선셋 파크에 들어오면서 그에게 얽혀 있는 모든 운명의 실타래가 풀려가기 시작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필라와의 사랑도, 그의 삶도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태에 놓여지게 된다. 홀로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마일스에게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로 곤경에 처한 마일스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아버지 모리스 뿐이다.  

 

자신의 것도 아닌 선셋 파크에서 삶을 엮어 나가는 네 사람 빙 네이선, 앨리스, 엘런, 마일스 헬러는 이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빙 네이선은 자신으로 인해 마일스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자신의 마음이 따라가는대로 살고자 노력한다. 앨리스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로를 결정하게 될 것이며 엘런은 과거의 상처가 되었던,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던 사건으로부터 벗어난다.

 

마일스는 아버지와 윌라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단지 사고일 뿐이라는 말로 그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보비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마일스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필라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여 그녀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지도 못했을 것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볼 틈조차 없었을 것이며 빙 네이선, 앨리스, 엘런과의 인연 또한 없었을 것이다. 선셋 파크는 그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지만 이들 네 사람이 함께 하기에 더 의미가 큰 것이다. 비록 홈리스가 되었지만 엘런 뿐만 아니라 빙 네이선, 앨리스, 마일스는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손에서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되다 해도 이들에게 현재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며, 미래를 바꾸게 될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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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한 유언들. | 기본 카테고리 2013-12-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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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배신당한 유언들

밀란 쿤데라 저/김병욱 역
민음사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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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상을 겪어내야 하는 우리네 인생에 '유머'가 빠진다면 삶이 얼마나 각박할까. 때론 "괜찮다"는 위로보다 한 줄의 글이 힘이 되어 주고,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사색 못지 않게 가벼운 농담이 우리들에게 힘이 되어 준다. 그렇기에 밀란 쿤데라가 이 책의 첫 장에서 들려준 '유머의 발명'으로 인해 조금은, 조금쯤은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문학적으로야 이 '유머'라는 코드가 꽤 중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꽤 많은 가능성들을 제시하지만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한바탕 웃을 수 있다면, 아니 그저 한줌의 미소만 지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배신당한 유언들'에 담겨진 작가가 언급하는 책들을 모두 알고 있었더라면 나는 오롯이 밀란 쿤데라의 '배신당한 유언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작가가 언급하는 이야기들 중 많은 부분 이해할 수 없어 당혹스러웠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다. 에세이? 오히려 철학책이 아닐까 여겨질 정도로 깊이 있는 사색을 유도한다. '배신당한 유언들'을 책의 제목으로 많은 글들이 그 길을 걸어가고 있음에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몇 번이나 책을 덮었다, 들었다를 반복하며 얻은 결론이라면 그저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는 있지만 이처럼 나와 작품이 교감을 나누기 쉽지 않을 때는 마지막 책장까지 깔끔하게 읽어내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의 작품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내가 '배신당한 유언들'을 펼치기 전 어떤 만남을 기대했는가. 삶의 마지막 여정에 이르렀을 때 알게 되는 것들? 아니 작가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소설? 나는 이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첫 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비록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것일지라도 나의 상상을 여지 없이 깨부수고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세르반테스, 카프카, 발자크의 작품에서 쇼팽, 스트라빈스키 등 실로 방대한 이야기들은 나에게 지금보다 더 큰 세상을 보여주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경이로웠다.

 

"괜찮아. 문제없어. 괜찮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유명한 단편 [흰 코끼리 같은 언덕들]의 마지막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떠랴, 젊은 아가씨와 한 미국인 남자의 대화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수많은 상황을 그려봄으로써 잠깐이지만 작품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아도 나의 머릿속에서 뻗어나가는 상상력은 이런, 저런 상황들을 그려내며 새로운 결론들을 이끌어 냈으며 이 부분만은 오롯이 작품을 이해한 듯 안심이 된다. 그래, 이렇게 천천히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의 삶의 한 부분도 꽤 깊이 있는 성찰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과정을 겪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단 한줄의 글만을 이해할 수 있어지라도 그것이 내게 많은 의문들과 결론을 던져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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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것은 사랑뿐. | 기본 카테고리 2013-12-0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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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푸른빛을 깨치다

원성혜 저
파란 (파란미디어)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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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 운명과 만남 그 인연에 이어지는 사랑, 이것이 여기에 담긴 모든 것이었다. 민우상 공의 왕실을 향한 '충', 그것은 아들 민명하에게는 '충'이 아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충'과 '효'가 모든 것이라 알고 있는 그에게 아버지 민우상이 남긴 말은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모든 것들을 와르르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의 임금에게 마음을 다하지 말고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소명을 지키라니,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알아서 방도를 찾으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왕과 민우상, 그의 아들 민명하, 그들의 이야기 안에 딸 민예하와 유안이 있었다. 이 시대에 여자에게 허용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유안을 사랑하지만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예하는 그를 마음에서 밀어내었다. 유안이 죽을 수도 있다 하기에 가까스로 그 마음을 닫아 다스려왔건만 임금과 아버지 사이의 해묵은 일은 예하와 유안을 천길 낭떠러지 밑으로 떠밀어 버리고 말았다. 아니, 그들에게 안락한 삶에서의 내침은 더이상 감정을 숨길 수 없는 그들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원성혜의 '푸른빛을 깨치다'는 왕실의 비밀, 이것을 지키기 위한 예하의 아버지 민우상 공의 굳은 절개와 별개로 유안과 예하, 명하와 그가 사랑하는 이 부인의 이야기들로 중심을 이룬다. 그 속에 예하의 정혼자 정수겸이 있으며 민우상과 그의 가족들을 압박하는 수겸의 아버지 정원대가 있다. 아무리 잇속 빠른 사람이라지만 정원대가 이 일에 발을 넣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임금이 관련된 일에 그가 나서서 뭘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목숨을 내어 놓을 정도의 위험한 일에 왜 정원대가 나선 것인지, 그 이유가 불분명하다. 하물며 아들 수겸과 대립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니 그의 속내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이야기가 끝으로 치달을수록 이야기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흩어진다. 결국은 이렇게 맺어질 수 밖에 없는가 생각하고 나니 힘이 빠지고 만다. 모든 것은 예하와 유안을 이어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 그 무엇도 분명한 것은 없었다. 민우상에게 '충'이란? 명하가 생각하는 '충'과 다르겠지만 상황에 따라 달리 변하는 것이 과연 '충'일 수 있을까. 결국엔 왕실을 위하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인가. 이러니 내 눈에는 예하와 유안, 명하와 이 부인의 사랑만 보일 밖에. 예하와 유안의 위협이 되는 이는 정수겸 뿐이었다. 거기에 명하를 뒤쫓는 정원대.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되었던 민우상은 자택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보니 그의 역할은 미비하고, 나머지는 손아귀에 잡히지 않고 흩어지고 말 이야기들 뿐이었다. 예하와 유안, 명하와 이 부인의 사랑은 이들이 겪는 험난한 사건으로 인해 더 단단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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