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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엄마. | 기본 카테고리 2013-03-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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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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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양아, 아니 삐약이 엄마, 삐약이를 엄마의 품으로 돌려 보내야 하는 것 아닐까". 갓 낳은 따스한 달걀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어느날 뱃속에 삐약이를 품고 있다가 낳고 난 후 삐약이의 엄마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기특하다, 우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 보다 알을 잃은 암탉이 얼마나 슬퍼하고 있을까 이 생각이 먼저 드니 하는 말이다. 동화는 동화일뿐 다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 고양이가 갓 낳은 달걀을 먹었다고 뱃속에서 삐약이가 나온다는 것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잘 먹겠습니다"고 말하며 탐스럽고 예쁜 달걀을 간식으로 꿀꺽 먹어 버린 고양이에게 이 일은 앞으로 생명을 소중히 하라는 경고와 함께 알을 잃은 암탉의 심정을 이해해 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식탐이 많아 먹을 것을 욕심내고 작고 약한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니양이가 삐약이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니양이의 모습을 보면 한 눈에 그리 예쁘지도 순하지도 않겠다 생각할 정도로 포악해 보인다. 동네에 함께 사는 약한 동물들을 꽤나 괴롭힐 얼굴로 보인다. 그나마 몰래 음식을 훔쳐서 먹을 때 "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정도나 좋게 봐줄까 진짜 좋게 봐줄래도 좋게 볼 것이 하나 없는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달걀을 먹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점점 배가 불러오는데 이녀석 많이 놀라긴 했을 거다. 뜻하지 않게 겪게 된 산통, '아이고 배야!'라고 소리지르며 끄으으으으응 한 번으로 삐약이를 낳아 버렸으니 초산이지만 순조롭게 출산을 해서 다행이다. 자신이 병아리를 낳다니 얼마나 놀랐을까. 그런데 부모는 이런 생각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육아에 정신없다는 것을 니양이는 갓 태어난 병아리가 자신의 품속으로 파고들 때까지 몰랏을 것이다. 니양이가 이제 부모가 되었다. 니양이가 아닌 삐약이 엄마로 불리워지게 되는 것이다. 

 

부모란 이렇게 해야한다고 가르쳐 주는 이도 없는데 니양이는 삐약이를 항상 데리고 다니고 병이 나지 않게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이며 위험한 길로 다니지 않게 주의를 주고 성질 나쁜 개 집 앞을 지나갈 때면 삐약이를 보호하며 걷는다. 이웃 암탉들과 함께 있는 니양이를 보니 웃음이 나오는데 꼭 이 모습이 다른 병아리와 함께 있는 삐약이를 보는 니양이의 모습이 영락없는 삐약이의 엄마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 암탉들의 표정을 보니 저 삐약이가 내 아이는 아닐까 의심하는 것 같이 보여 웃음이 나온다. 아니면 왜 고양이가 병아리를 기를까 하는 생각 정도를 하고 있겠다. 뭐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이지만. 이젠 이렇게 동화책도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을 보니 나의 마음속에 동심은 모두 사라졌나 보다. 이 생각을 하니 갑자기 서글퍼진다. 아이는 이 책을 보자 "야, 야, 야(야옹이를 '야'라고 부른다)"라고 하고 "빼빼(병아리를 '빼빼'라고 부른다)"라고 하며 좋아할 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나는 잠깐동안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니양이는 이제 갓 낳은 탐스럽고 예쁜 달걀을 먹지 않을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녀석,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삐약이 동생은 없겠다는 생각이다. 아, 또 현실적인 생각을 해 버렸구나. 역시 나에게 동심은 없는 가 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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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낙원. | 기본 카테고리 2013-03-2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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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타

레이철 콘 저/황소연 역
까멜레옹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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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지아, 넌 누구지? 즈하라를 시조로 둔 너의 정체는 뭐지?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의문들이다. 엘리지아에게 영혼이 있는지의 유무를 따지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다. 시조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엘리지아는 자신의 의지로 사랑하게 되는 타힐과의 만남이 좌절된 이후 운명처럼, 아니 운명에 얽매여 알렉스의 곁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신의 존재이유와 맞물려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10대 클론인 엘리지아는 베타다. 시험용으로 제작된 그녀는 총독의 집에서 총독의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되지만 이곳에서의 엘리지아는 총독의 딸 애스트리드의 대체품이고 아이반의 체력단련 상대다. 유일하게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리젤뿐인데 클론이지만 자신의 감정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엘리지아에게는 리젤도 더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인간들의 노리개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 선택한 행동은 엘리지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다. 아이반은 총독과 달라 클론인 엘리지아를 온전히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해 줄줄 알았다. 그러나 엘리지아를 물건 취급하며 소유욕을 드러내는 아이반 역시 그녀를 소모품으로 생각할 뿐이다.

 

엘리지아의 시조인 즈하라가 사랑하는 사람 알렉스, 엘리지아가 사랑하는 사람 타힐. 이 두 사람이 엘리지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되지만 엘리지아 역시 즈하라의 삶에서 놓여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녀는 즈하라에게 상관 없이 독립된 생명으로 인정받고자 하지만 자신이 클론이라는 것때문에 영혼이 있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그녀에게 영혼이 있을까?

 

엘리지아는 환영처럼 나타난 알렉스의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되었지만 다행히 아직은 운명처럼 이끌려 그를 사랑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저 알렉스가 사랑한 즈하라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하다. 알렉스는 즈하라와 똑같이 생긴 엘리지아를 보며 사랑하는 연인이 죽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지만 엘리지아가 즈하라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 

 

낙원인 드메인에서 10대 청소년들은 락시아를 복용하며 아타락시아를 느낀다.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낙원을 느끼기 위해서? 아니, 클론들이 봉사하는 이곳은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다. 현실 같지 않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이런식으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점점 다가올 디펙트들과 치루게 될 전쟁을 부정하고 싶었을 것이며 이 아름다운 드메인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드메인에서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곳이 폐허가 되고 남아 있는 것이 없게 될지라도 인간들이 디펙트라고 이름 붙인 클론들은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자신의 삶을 위해서 싸울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고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으니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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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 기본 카테고리 2013-03-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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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저/이선희 역
예담 | 201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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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손에서 책을 내려 놓았는지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다시 한 번 후지슌의 죽음과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시간이 지날 수록 가슴에 남아 나를 울린다. 후지슌의 시간은 멈춰 버렸고 그는 엄마, 아빠의 가슴속에서만 조금씩 성장해 간다. 사나다 유와 사유리를 보며, 거리를 지나는 아이들을 보며 '후지슌이 죽지 않고 지금 살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리는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그 자식을 가슴에 묻고 평생 함께 하는 것이다. 그래서 20년 간의 사나다 유의 고백, 후지슌의 부모의 고통, '누가 후지슌의 죽음에 책임져야 하는가'에 대한 기자 다하라와 혼다 씨를 통하여 전하는 우리들의 통렬한 비판까지, 이 모든 것이 담겨진 이 책을 쉽게 내려 놓을 수 없었다.

 

20년간 이어진 사나다의 후지슌에 대한 기억은 독자들에게도 그 세월만큼 후지슌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사나다, 왜 후지슌을 지켜주지 못했지? 후지슌은 왜 부모에게나 선생님께 자신의 고통을 말하지 않았지?" 너무나 섬세하고 사려 깊은 감성을 지닌 후지슌은 부모가 받게 될 고통과 슬픔만을 생각하며 모든 고통을 온전히 홀로 감내하고 더 이상 버텨낼 수 없게 되자 자살을 하게 된다. "네가 죽고 나면 네 부모님이 받게 될 고통은 생각하지 않은 거냐. 네 고통이 너무 아파서, 힘겨워서 그런 생각하지 못했던 거야" 후지슌이 나의 눈 앞에 있다면 이렇게 묻고 싶었다. 후지슌은 자신이 죽고 난 뒤의 상황을 모두 그려 봤을 것이다. 자신이 떠나고 난 뒤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 제일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걸음만, 조금만 더 나아가 부모님께 손을 내밀었다면 지금 후지슌은 살아있었을 것이다.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를 그려 보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런 끔찍한 왕따 행위는 일어날 수가 없다. 부모는 자식이 태어나면 늘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해 끔찍한 고통을 당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부모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후지슌의 죽음으로 많은 이의 삶이 바뀌었지만 한 집단에서 제물이 되었던 이를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조금씩 그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었으리라.

 

20년간의 세월은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후지슌의 부모에게도 온전히 아들이 겪었던 고통 이상의 감정을 경험하게 했다. 가해자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그들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아들과 함께 이 세상을 놓아줄 수 있었다. 후지슌이 마지막 여정에 꼭 가고 싶었던 곳, 그곳에 가면 무엇이 보일까. 어떤 감정을 느낄까. 조금 더 세월이 지난 후에 이곳을 마주하고 싶은 사나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후지슌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은 과거의 페이지에서만 볼 수 있지만 가끔 그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면 후지슌이 가고 싶어 했던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그가 그곳에 가고 싶었던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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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 기본 카테고리 2013-03-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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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저/김선영 역
검은숲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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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질문하며 나에게 도전장을 던졌는가? 이 질문은 잘못 되었다. "살인범에게 인형 트릭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렇게 물었어야 한다. 두 가지 질문에 다른 점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나는 그저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을 볼 때면 꼭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공포심을 느끼기 때문에 인형에게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 문제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의견을 딱히 나누고 싶지 않다. 다만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의 질문을 받는 순간 범행 현장에 놓여지게 될 인형 또한 살해되었을 것이라 상상했기에 이 질문이 나의 상상력의 많은 부분을 막아버린 것이 못마땅하다. 뭐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범인이 누구인지, 범인이 누구인지 예측 가능했다고 해도 범인이 만들어낸 정교한 트릭은 밝혀낼 수 없었겠지만 아무래도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이 이렇게라도 하소연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제 1막에서 살인범은 기요틴으로 유리코의 목을 자른다. 그리고 마쓰시타 겐조가 참석한 신작 마술 발표회에서 유리코와 후쿠토쿠 경제회의 전무 미즈타니 료헤이가 '마리 앙투아네트 처형'이라는 마술을 선보이기 위해 인형 머리를 가져왔으나 마술을 선보이기도 전에 이 인형 머리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제 1막에서 살해된 유리코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유리코의 몸과 인형의 머리가 놓여져 있었으니 분명 마술 발표회에서 사라진 인형 머리일 것이다. 나는 이때만해도 제 4막까지 살인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지 못했는데 유리코의 아버지 아야노코지 사네히코에게 서녀까지 포함하여 딸이 네 명 있지 않았다면 가미즈가 해결 한 이번 사건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딸이 네 명이 아니었다면 가미즈가 아니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이렇듯 정교하게 딱딱 들어맞는 트릭이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범인으로는 나카타니 조지, 미즈타니 료헤이, 시인 스기우라 마사오가 의심되는데 미즈타니 료헤이가 범인 같다. 미즈타니 료헤이와 유리코와 관계가 있는데 유리코의 자매 요시코와 약혼을 하고 있으니 범인으로 지목되기에 딱 알맞은 상대다. 그러나 나의 실력으로는 트릭을 밝혀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니 가미즈가 범인이 누구인지, 트릭까지 밝혀낼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 가미즈는 처음부터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지 않았다. 이것이 범인을 도발했겠지만 범인의 자만심은 가미즈를 이 사건에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 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범인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 완전범죄라 생각했겠지. 가미즈 따위 아무 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 아무리 뛰어난 명탐정인 가미즈라 해도 범인을 밝혀낼 수 없을 것이란 자신감 말이다. 어쨌든 범인의 욕망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어 가슴 아플 뿐이다. 죽을 때조차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죽는지조차 모르고 죽어간 이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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