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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 기본 카테고리 2013-09-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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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
밝은세상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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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를 읽어보지 않아서 이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으나 '템테이션'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파리 5구의 여인'에 등장하는 해리였다. 영화학과 교수 해리는 제자와의 스캔들로 모든 것을 잃고 파리로 떠난다. 해리는 그곳에서 시작한 삶을 놓지 못해 파리에서 계속 삶을 이어간다. 자신은 사랑을 택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성공한 작가 데이비드가 한 순간에 바닥까지 곤두박질 친 것과 다르게 해리의 모든 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것이고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리기엔 많은 부분 무리가 따랐다는 것이다.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는 해리와 데이비드를 통해 바닥까지 내려간 그들의 삶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데이비드가 몇 군데 글을 표절했다며 맥콜이 계속 싸움을 걸어왔을 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한 가지 밖에 없었다. 데이비드의 삶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예측가능함에도 긴장되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를 느끼게 된데는 데이비드의 삶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모든 것이 무너진 후 자신의 능력조차 믿지 못하게 된 데이비드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예전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힘내자며 두 주먹 불끈쥔다고 지금의 상황이 해결 될 수는 없을테니 그에게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성공한 후 과거의 삶을 버리는 것이 꼭 예정된 수순은 아니지만 데이비드는 <셀링 유>로 성공하게 되면서 당연하게 루시를 버린다. 능력은 없었지만 자신을 믿어줬던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한 아내 루시를 버렸을 때 그는 알고 있었다. 지금의 성공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 한 샐리와의 새로운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의 성공이 여전히 신기루 같아서였을까. 이를 잘 알면서도 루시와 함께 하는 삶에 다시 발을 들이기를 주저한다. 데이비드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마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명하게도 마사는 드라마 같은 사랑을 선택하지 않는다. 감정이 흘러가는대로 두었다면 데이비드와 마사의 사랑은 이루어졌겠지만 그 시간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데이비드에게 사랑은 성공한 지금의 삶과 같은 의미일 뿐이다.

 

'템테이션'은 책 제목처럼 데이비드가 처한 상황에 대하여 그가 선택하여 얻은 수많은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자인 우리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는 필립 플렉을 대신 내세워 신랄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은 네가 선택한 거잖아"라고. 나는 데이비드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고 성공한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그 상황이라도 오게 된다면 좋겠다는 당돌한 생각을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가 데이비드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알고 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켜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고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이것을 함께 기뻐해줄 가족이 없어 불행한 데이비드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일 뿐이다.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는 죽을 때까지 불안해하며 살아갈 것이다. 또 다른 유혹이 손을 뻗어오면 잡고 말겠지. 그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길이 아니길 바라며.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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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아비규환. | 기본 카테고리 2013-09-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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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스티븐 킹,마이클 크라이튼 공저/엄일녀 역
톨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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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편의 글들이 담겨져 있는 '안 그러면 아비규환'은 '공포'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가들이 저마다 다른 색채를 가진 글을 담아 놓았다. 그러나 이 글들을 읽으며 공포심을 느끼지는 않았다. 허구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 뿐이라 좀비들이 등장하는 [고스트 댄스]처럼 영화와 책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내용과 성장소설 같이 보이나 6주 후에 세상에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된 아이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신의 삶의 해피앤드에 대해 말해주는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읽으며 공포심을 느끼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6주 후에 세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쩔 건데?라고 되묻고 싶어질정도로 나에게는 현실감이 없었다. 세상이 그대로 있게 된다면 마사와 미래를 꿈꾸면 되는 거지 뭘, '나'와 마사는 지금과 크게 바뀌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 어쨌거나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면서도 가슴 한쪽이 뻐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해보지 못한 십대의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마지막의 행복한 결말이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때문일 것이다. 역시 세상이 사라진다는 것을 떠올리기 보다는 이 이야기는 그저 허구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겠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글이 있다면, 아무래도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의 글에 관심이 더 가는지라 스티븐 킹의 [그레이 딕 이야기]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괜찮은 글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아마도 '다크타워'의 번외편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으로 여기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다면 이 글에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단편은 [정상에서 천천히 내려오다]였다. 단편 [벌], [고스트 댄스]처럼 강렬하게 끌어당기는 인간의 욕망, 복수, 공포 등을 담고 있지는 않으나 리타의 곁에서 긴 시간 동안 함께 호흡한 듯한 생생한 느낌에 그녀를 쉽게 마음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녀의 곁에서 내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20편의 글들이 모두 같은 느낌을 전하지는 않았다. 지루했던 글도 있었고 공포심을 느꼈던 글도 있었다. 여운을 남기는 글도 있었다. 무엇보다 살아남기 위해 행해진 것들에 의해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은 책장을 모두 덮은 후에도 나의 곁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는데 이 세상 어디쯤에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심 때문일 것이다. 저기 모퉁이를 돌면 뭔가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나를 잡아채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각 단편들의 첫 문단을 읽을 때마다 느꼈던 것이며 막상 그 실체는 나의 마음 속에서만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되자 헛웃음이 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역시 공포심은 그 실체를 모를 때 가장 무섭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알록달록 예쁜 삽화가 그려져 있거나 강렬한 그림의 책표지를 선호해서 책을 선정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 참고로 하기도 하는데 '안 그러면 아비규환'은 각 단편들이 시작될 때 그려져 있는 삽화들은 색채감이 없어 오히려 각 단편들과 잘 어울린다. 이런 점이 사실적으로 느껴져 삽화와 단편들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지만 좀 강렬한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많은 작가들의 글을 한 권에 책에 담아 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독자들은 그저 즐기면 될 뿐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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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 기본 카테고리 2013-09-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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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저/임호경 역
다산책방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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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가는 곳에는 오직 죽음뿐이었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그녀는 살인자가 되어 있었고 어린 레오가 죽어 있는 것을 봤을 땐 최소한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조차 꿈 꿀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이름을 얻기 위해 소피가 할 수 있는 일들이란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일 뿐이었다. 이렇게 수많은 위험속에서도 근원적인 자신의 모습을 잊지 않고 지키고 있는 소피에게 새로운 삶을 준 프란츠는 지금 소피에게 유일한 보호자이며 소피가 그와의 결혼생활이 행복해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유일한 존재다. 그러나, 소피가 가는 곳마다 죽음들 뿐인 이유, 무슨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알지 못했던 나는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에서 다룬 전반부는 온통 죽음뿐인 암흑속에서 소피를 따라다니는 것조차 내게는 힘겨운 시간들이었으며 그녀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벌을 받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 자신의 죽음이든 그 어떤 것이든 죄에 대한 댓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 '알렉스'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소피에 대한 시선이 바뀌게 된 것은 프란츠가 쓰고 있는 일기때문이었다. "왜 알렉스여야 했을까?"에 이어 "왜 소피여야 했을까?"란 의문은 피에르 르메트르가 전혀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는 두 작품을 비슷하게 이끌어가고 있기때문이지만 알렉스와 소피 두 주인공이 타인에 의해 파괴된 자신의 삶의 결과를 어떻게 바꾸는지는 완전하게 상반된 결과를 보인다. 알렉스는 자신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했지만 감히 자신의 행복을 꿈꾸지 못했고 소피는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남아 있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너무나 많은 불행한 일들이 있었지만 이를 바로잡기 보다는 안정된 삶을 원했던 소피가 알렉스처럼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소피가 겪은 불행과 아픔만큼 그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또 다른 끔찍한 사건을 만들어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과 같은 결말은 뭔가 부족해 보인다.

 

소피가 자신의 삶이 뒤틀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바로잡을 수는 없었을까. 누군가의 시선이 계속 따라다니는 것을 느꼈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을까. 소피는 몇 번이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놓아둘 수 밖에 없었으며 결국엔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되었다. 소피의 일상이 타인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아갔다면 아이를 낳고 뱅상과 함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인데 이제는 그녀의 행복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타인에 의해 철저하게 삶이 파괴된 사람은 소피가 아닌 그 누구나 될 수 있었지만 꼭 소피여야만 했다. 이것이 너무나 끔찍해서 타인의 집 안까지 훤히 바라다 보이는 아파트에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게 되고 내밀한 사생활이 세상에 드러나고 살인이 이렇게 손쉽게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 우리가 살아가는 그 어느 곳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경찰이 등장하여 소피를 쫓고 또 다른 축으로 그녀와 프란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지금과 다른 느낌의 소설이 만들어졌을 것인데 무척이나 아쉽다. 그랬다면 지금보다 좀 더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얻어질 수 있는 결말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미 '알렉스'에서 카미유에 의해 해결된 사건을 봤기에 경찰이 등장하여 소피를 쫓게 되었을 때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가 '알렉스'와 다른 소설로 차별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카미유가 등장하지 않은 아쉬움은 쉽게 달래지지 않는다. 카미유가 등장했다면 그에 의해 모든 진실이 드러났을 것이다. 누구의 손에 의해 진실이 드러난들 무슨 상관이냐만은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좀 아쉬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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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 기본 카테고리 2013-09-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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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저
한겨레출판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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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게 된 가장의 삶은 그동안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들도 함께 불투명한 미래, 행복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불행한 시간만을 보내게 된다. 그나마 김영수는 돼지엄마의 소개로 부업이라도 하면서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마늘을 까면서 마음껏 눈물을 흘리고 곰인형 눈 붙이기를 하며 본드를 흡입해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환상으로 보는 시간을 거쳐서야 세렝게티 동물원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모습 볼 수 있게 된다. 동물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동물의 탈을 뒤집어 쓰고 우리에 갇혀 근무해야 하는 삶이란, 동물원 우리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수 밖에 없다.

 

세렝게티에 근무하는 동물들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묻는다. 바나나를 던지며 "물어" 지시하는 김영수의 행동에 폭발하는 대장 만딩고, 조풍년, 앤의 행동은 그런 의문을 담고 있는 것이다. 김영수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는 의문이기도 하다. 소생이라고 말하며 상품을 팔러 동물원에 방문하는 잡상인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사람답게 사는 것을 버렸을 때만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역설하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살지 않고 세렝게티 동물원에서 동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조풍년 씨, 내가 그에게 동물원에 오는 관람객들이 동물원에서 보게 될 동물들이 진짜 동물들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오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지금의 생각을 고수할 수 있을까. 너무 잔인한 질문이 될 것이다.

 

세렝게티 동물원에서 동물로 살아가는 것은 대단히 해학적이다. 실제 삶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여겨질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세렝게티 동물원이 탈인간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인간적인 삶을 원하는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과장님, 대리님 하며 직급을 붙여 이름을 부르는 것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와 다르지 않다. 고릴라들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오르며 한 번에 5천원의 돈을 벌어가는 것은, 진짜 동물들은 할 수 없는 이 일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기에 행해져야 하는 것이며 이는 고릴라의 슬픔을 극대화 시킨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가에 대한 의문 또한 계속 제공한다.

 

인간보다 동물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사람들이 궁극적인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는 길 뿐이다. 문명, 문화 등의 모든 걸 버리고 원시상태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여야만 가능한 행복이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은 세렝게티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을 기다리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말하니 문명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 꼭 불행하기만 할 것 같으나 자연상태로 돌아간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천적들이 나타났을 땐 어떻게 되겠는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도 약육강식의 세상이라 위험하긴 하지만 살아남기 위하여 서로 잡아 먹는 행동은 하지 않으니 자연상태보다는 덜 위험하다. 이것 모두 쓸데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행복을 찾아 떠난 사람에게 그 어떤 이유든 문제가 되진 않을 테니까.

 

끝까지 알 수 없었던 돼지엄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세렝게티 동물원에 사람들을 소개해준 그녀의 존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요정이 아니었을까. 돼지엄마는 이제 누구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있을까. 또 누군가에게 부업을 소개한 후 시에서 운영하는 거라 공무원이랑 똑같다며 세렝게티 동물원의 일을 권해주고 있을 것이다. 세렝게티 동물원에는 많은 동물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 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게 되겠지.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동물로 살아가게 되겠지만 조풍년 씨 말처럼 동물로 지내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편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듣고 그들의 삶을 너무 가슴아프게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4월의 노래>를 부른 송과장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살아있기는 하나요? '굿바이 동물원'에서조차 잊혀져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슬프다. 마음이 헛헛하여 송과장의 노래를 들으며 동물의 탈을 벗은 인간들과 함께 '아무거나'를 안주삼아 '안중근 소주'를 한 잔 마시고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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