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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다섯째주 제 30호 | 다락편지 1999-12-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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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세기말의 날도 추운 12월의 끝자락.... 자꾸만 게을러질 수 밖에 없는 겨울의 꽁무니 뒤에 웅크리고 앉아 인사드립니다.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는지요? .. 여느해와 다른 추억을 챙기기 위해 당치도 않은 치기를 부리다 몸이 혹사당하진 않으셨는지요? 전 토끼를 가방에 넣고 2 3일 크리스마스 파티를 쫓아 다니느라 몸도 마음도 혼줄이 났답니다. 여담삼아 마지막날 저녁의 에피소드를 정리해 보자면.....

 

  전날의 별볼일없는(?) 크리스마스 음주가무 파티에 너저분해진 몸을 눕힌 채 송지나 극본의 SBS "러브 스토리"(눈물이 글썽글썽하게 만드는게... 정말 대단한 드라마인듯....)를 보면서...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카펜터스가 오버랩 됩니다. "! .... 뭐라 잘 설명할 순 없지만... 왠지 카펜터스가 듣고 싶은걸..." 이렇게요.

 

  그렇게 빈둥빈둥 선문답이나 주고 받으면서 시간을 죽이다.. 결국 토끼를 다시 가방에 넣고 집에 갈 시간이 되었지만, 이내 그 녀석들은 다시 한 번 의기투합 "딱 한잔만 더"의 기치 아래 배도 채울겸 고기집으로 향했습니다. 지버릇 개 못준다고 2, 3.. 결국 평소에 가끔 들리던 라이브 재즈카페로 향했는데... 문제는 바로 그 라이브 재즈 밴드였습니다. 다른 손님들은 다 가고 우리만 남은 분위기 좋은 시점에... ... ... 평소에는 레파토리 축에도 끼지 못했던 "카펜터스"의 곡을 연이어 두번이나 부르는 것입니까? 융이라면 싱크로니시티 운운하며 좀더 근사하고 침착하게 대처했을법도 한데... 쥐뿔도 아닌 녀석들은 그만 그 분위기에 혹해... 그 비싼 잭 다니엘스를 시켜 흥건하게 취해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 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고... 다만 크리스마스 선물로 쟁취했던 도자기 거피잔이 사라지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토끼가 찬장(친구는 장식장이라고 주장하지만)에서 그르렁대고 있었으며, 친구 지갑은 온데간데 없고, 제 지갑이 친구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는 기억뿐...  .. 정말... 망연회가 연이어 기다리고 있는 세기말 12월에.... 좀더 강인한 대처 방안이 있어야 할듯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디 엔드 오브 크리스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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