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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 넷째주 제175호 | 다락편지 2002-10-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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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그는 가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온다 간다 말도 없고, 한 번 가고 나선 어떻게 지낸다는 엽서 한 장 없는 계절을, 오면 반기고 가면 서운해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계절을 좋아하는 것은 마치 오 년 후쯤에나 만날 연인을 미리 사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작 만나고 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를 뿐더러 이 사람이 그 사람인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죠. 내년에도 가을은 10월 달력을 명찰처럼 차고 찾아올 테지요. 내년 10월, 그는 이 가을이 예전 그 가을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겠지만, 변한 듯 비슷한 얼굴을 보고 미소 지을 것입니다.
'작년에도 내가 이렇게 외로웠을까?'
작년 이맘때쯤 그린 작품이었다. 바위 틈에서 뻗어 나온 가녀린 풀꽃이 있고, 그 풀잎 끝에 메두기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제시에 이렇게 적었다.
"메뚜기가 가을 풀잎에서 떨고 있구나!"
--- 조정육 저, 『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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