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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7호 :: 6편의 단편만화, 인연을 이야기하다 | 다락편지 2013-11-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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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만화,

인연을 이야기하다

신인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지만, 조금은 두려운 일이다. 바쁜 생활 속에 쪼개어 한 편을 고르면서 신인작가에게 도전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고나 할까? 이런 두려움 때문에 신작이 고플 때면, 신인작가의 만화를 대상으로 1년에 한번씩 시상하는 일본의 [이 만화가 대단하다]의 수상목록을 참고하기도 한다. 『결혼식 전날』은 이 시상식의 여성부문 2위를 수상한 호즈미 작가의 단편 만화집으로 다양한 두 사람의 관계에 주목하는 6편의 단편 만화로 이루어져있다. 책에는 세상에서 가장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단둘이" 라는 말 속에 형제, 남매, 부녀 등 다양한 우리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일상적인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다가 숨겨진 반전들이 드러나는 순간이 이 만화의 묘미이다. 이 작품의 호흡은 매우 특이한데 템포가 매우 느린 전개이고 반전이 충격적인 것도 아닌데도, 덮고 나면 이상하게 자꾸 떠오르며 사랑이라는 여운을 남긴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갔던 작품은 두 번째의 부녀 이야기로 언제나 먹을 것을 사오는 것밖에는 애정표현을 못하는 나의 아버지와 걱정을 빙자한 잔소리밖에 못하는 나의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책 속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독자들 모두 자신의 어떤 사람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데,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연의 느낌은 『결혼식 전날』의 잔잔함처럼 가족에서 형제, 친구에 이르기까지 담백하고 작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 사랑을 가늠하기가 어렵고 마음 씀씀이를 알아채기는 어렵지만 언제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고 소중한 인연들의 손길 속에 삶이 존재한다. 거대한 담론이나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을 만나는 것 역시 가슴 뛰는 일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나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소박한 만화를 만나는 일도 참 즐거운 일이다.

 

- 도서3팀 김수연 (uriel2@yes24.com)

201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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