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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친구 4인방 | 꼬마들그림책 2016-12-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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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징글 친구 시리즈 세트

엘리즈 그라벨 글/권지현 역/정종철 감수
씨드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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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친구 시리즈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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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친구? 징글? 시즌이 시즌인 만큼 저는 크리스마스 징글 벨의 '징글 jingle'로 알아들었어요. 하. 지. 만. '징그럽다'의 '징글'이더군요. 이 전무후무 독특한 시리즈의 징글 친구 4인방을 소개해보지요. 먼저, 상상만 해도 온 몸이 근질거려지는 징그러운 '머릿니,' 어쩌면 깨끗한 생물일텐데 아이들이 유독 징그럽게 여기는 '지렁이', 마찬가지로 쓸모가 아주 많지만 징그러운 곤충의 대명사인 '거미,' 마지막으로 쓰레기를 먹고 살아 징글징글 징그러운 ‘파리'가 징글 4인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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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즈 그라벨(Elise Gravel)만큼 파리를 유쾌하게 소개할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기름 뚝뚝 햄버거, 너 없인 못 살아!≫의 작가로서 유머코드가 대단합니다. 그녀의 홈페이지(http://elisegravel.com/en)를 방문해보세요. 재밌어서 자꾸 다시 보게 되는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일품입니다. 이 징글 친구 시리즈는, 작가가 어려서부터 작고 징그러운 동물에 흠미를 가져온 덕분에, 유독 재미난 일러스트레이션을 자랑하지요. 예를 들어 파리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작가는 '중2파리'까지 설정해두었어요. "뭘 봐?"하면서 독자를 껄렁거리며 쳐다보는 눈빛이 딱 중2병 청소년 파리입니다. 하긴, 중 2라고 해봤자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안 된 파리일거예요. 파리의 수명이 15일에서 30일에 불과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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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이 짧은 대신, 파리는 한 번에 많은 자식을 낳습니다. 암컷 파리는 한 꺼번에 1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지 않겠어요? 저출산 대한민국 사회에 온다면 '다산 파리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 있겠네요. 알이 구더기가 된 후, 다시 어른벌레인 파리가 된다고 작가 엘리즈 그라벨이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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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꼬마는 '징글징글' 파리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머핀을 맛있게 잘 먹네요. 파리라면 음식 위에 소화액을 토해내어 음식을 녹여 빨아 먹을 텐데, 꼬마는 앞니빠진 이로도 머핀을 잘 먹습니다. 엘리즈 그라벨 덕분에 징그럽지만 신기한 곤충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집니다. '징글 친구 시리즈'를 샅샅히 살펴보아야겠네요. 본문의 표현을 빌자면, "탁월한 선택"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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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부탁해 | 초등 단행본 2016-12-2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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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강아지를 부탁해

한상남 글/이현정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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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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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남동생마냥 키우는 친구를 부러워한 나머지, 날마다 강아지 타령인 8살 꼬마라면 <강아지를 부탁해>를 더욱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은 꼬마는 이 동화를 어려워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유기견 돌보고 키우기'라는 표면상의 소재 아래 심각한 내용을 다루고 있거든요. 바로 이혼의 과정 및 이혼 가정의 현실적 모습, 그리고 부모의 이혼을 통해 일상이 깨어져 버린 어린이의 역경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줄거리 상의 어려움이라기 보다는 주인공 소녀 '성미'가 겪어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성미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8살 독자에게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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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삽화는 일러스트레이터 이현정가 그린 성미와 엄마입니다.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오뎅을 시켜 놓고 마주 앉은 모녀라니, 다정해 보여야 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는 말없이 떡볶이를 포크로 찍는 데 열중하고, 엄마는 얼굴이 벌게진 채 코를 '팽'하고 풀어댑니다. 딸 아이와 전남편이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한 번만 들어가 보게 해달라고 애걸하다가 눈물이 터졌나 봅니다. 사실 성미는 엄마아빠가 왜 이혼을 하셨는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습니다. 도박벽이 있는 외삼촌의 감옥행을 막으려고 엄마가 무리하게 사채를 끌어다 쓰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성미가 엿들었던 대화 중에는 "아가씨가 그러더라. 내가 당신 앞길을 망친대. 우리 아버지랑 승준이가 다 같이 당신 등에 빨대를 꽂고 산대...(중략)... 당신까지 신용불량자 될까 봐 겁도 나고. 적금, 보험 다 깨서 친정에 주고는 무슨 말을 하겠어. (83쪽)"라는 엄마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서 세세한 내용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한들, 아이 입장에서 이런 부모의 대화를 듣는 것은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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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남 작가는 마치 이혼을 겪은 초등학생들을 가까이서 겪어보았거나 직접 인터뷰라도 한 듯, 아이들의 시선에서 부모의 이혼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아내 대신 빨래 돌리고 아이들 식사 챙기는 일까지 하시는 아빠, 엄마가 떠나고 난 후 더욱 게임에 빠져들고 무절제한 탐식으로 살이 쪄가는 오빠, 반 친구들이 자신이 이혼 가정의 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조바심을 내는 주인공 성미를, 너무 과장하지도 감상적으로 묘사하지도 않았습니다. <강아지를 부탁해>를 읽어 나가다 보면, 유기견이었던 '미니'를 돌봐주고 싶어 하는 성미의 마음은 결국 자기 자신을 보듬어주고픈 자기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가정의 붕괴'와도 같은 거대한 사건 앞에서 어린 성미는 어른들의 세계도 이해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한층 더 성숙시키려는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작은 강아지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통해 그 자기 성숙이 표현되고 있는 것일 테고요. 초등 저학년에는 살짝 어려운 듯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다양한 세대와 연령대의 독자에게 공감받을 <강아지를 부탁해>, 많은 분이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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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바위 | 초등 단행본 2016-12-2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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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울보 바위

우지현 글그림
청어람주니어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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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바위

 

"자꾸 울면, 호랑이가 물어간다." 전래 동화에서 많이 듣던 무서운 말이지요. 요즘은 아이들 키우면서 그런 으름짱도 없어져 가는 듯합니다. 저출산 한국 사회, 하나만 낳은 아기 옥이야 금이야 키우다 보니 울면 부모가 바로 반응해주는 편이니까요. 아기의 울음소리, 아이의 떼쓰는 소리에 반응하는 속도가 몇십 년 전 한국 사회에 비한다면 LTE 수준으로 빨라졌으리라고 상상합니다. <울보 바위>를 읽으면서, 어쩌면 우지현 작가님이 우리 사회 육아에 대한 풍자를 의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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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보 바위>에는 커다란 바위가 등장합니다. 앙앙 엉엉 잘 우는데, 울 때마다 돌멩이 눈물을 쏟아내니 천지가 우르르 시끄러워집니다. 이런 울음을 환영할 어른, 찾아보기 어렵겠지요? 그렇습니다. 바위가 울자 어른들이 "아이코, 어이쿠"하며 당황스러워합니다. 혹은 화가 나서 소리칩니다. 당장 눈물 좀 그치라고. 코끼리 할아버지는 울보 바위를 향해 벼락처럼 호통을 쳐보지만, 눈물은 오히려 더욱 세집니다. 이야기책으로 울보 바위를 달래보겠다던 할머니도 실패합니다. 그만 저도 모르게, 잔소리 삼매경에 빠져들었으니 울보 바위가 좋아했을 리가 없지요. 윽박지르면 윽박지를수록, 말리면 말릴수록 울보 바위의 돌멩이 눈물은 많아졌습니다. 아무도 울보 바위의 눈물을 이겨낼 자가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시끄럽고, 이렇게 마음 불편한 채로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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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다음 날 아침, 해가 떴을 때 울보 바위는 더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더 이상 돌멩이 눈물에 맞아 아플 사람도 없고, 울보 바위도 더 이상 '울보'가 아닙니다. 우지현 작가는 바위의 밝아진 마음을 노란 색 배경으로 표현했습니다. 무슨 비결이 있었느냐고요? <울보 바위>를 직접 읽어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 잔소리도 훈계도 사랑의 매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아이와 함께 놀기, 즐겁게 놀아주는 것만 한 약은 눈물병에 없었답니다. 아이가 운다면, 행복하지 않다는 신호랍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아이스크림도 잔소리도, 꾸중도 아니에요. 놀아주면 되지요. 아이가 즐거우면 결국, 가족, 사회, 세상이 밝아지니 우지현 작가는 <울보 바위>를 통해 참 현명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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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 구경하며 새우등 아파온다 | 초등 단행본 2016-12-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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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싸움 구경

안선모 글/강경수 그림
청어람주니어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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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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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눈높이에서, 입장에서 한국의 어린이 동화책들을 읽다보면 살짝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왜 그리 한국의 엄마들은, '타이거 맘 tiger mom,' '헬리콥터 맘 helicopter mom,' '캥거루 맘 kangaroo mom'으로 자주 묘사되는지. 정녕 엄마들이 한국의 비뚤어진 교육열, 그 악의 근원인지 하는 회의마저 듭니다. 그렇다고 동화책 속에 그려진 엄마들의 초상을 완전히 부인할 수도 없는 것이, '내 아이 이미 최고거든. 내 아이, 이왕이며 최고 중의 최고로 만들어 낼 거거든.'하며 아웅다웅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싸움 구경>의 주인공인 시우의 엄마가 바로 그 전형입니다.

<싸움 구경>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한 강경수 작가가 시우 엄마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바로 아래 그림입니다. 시우는 같은 반 친구 유민이와 신나게 '장풍 날리기' 장난을 치다가 책상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칩니다. 시우 얼굴에 멍이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시우 엄마는 바로 외할머니에게 전화합니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 먼저 찍게 하고, 안심이 안 되는지 종합병원에서 CT까지 찍게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문제없다'고 하셨는데도 불안해진 시우 엄마는 친정 엄마에게 시우 얼굴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닦달입니다. 시우 눈이 충혈되었다고 호들갑을 떨며 안과에 데려가라고 친정엄마를 종용합니다. 이번엔 놀란 맘을 진정시켜야 한다며 한의원에 가서 약을 지어달라지를 않나.....극성도 이런 극성이 없습니다. 시우 할머니는 딸(시우 엄마)의 폭풍요구에, 굽 있는 구두를 신고 손자 병원 순례를 하느라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시우 엄마 한 명의 욕심으로 시우뿐 아니라, 시우 외할머니도 힘들어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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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시우는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마음도 평안한데 시우 엄마가 다 헤집어 놓습니다. 시우와 함께 놀던 유민이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 유민이더러 "말썽장이" 낙인을 찍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가해자"라고 부릅니다. 유민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그 집 아이가 당했으면 이렇게 새까맣게 잊을 수 있겠냐?"고 유민 엄마를 닦달합니다. 듣기만 해도 피곤하고, 피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시우 엄마의 모습은. 시우 엄마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유민이를 가해자 폭력 아동으로 만들고 싶은데, 동조하지 않는 남편에게 쓴소리하고, 시우 담임 선생님께 연락해서 문제를 키우려고 합니다. 이런 엄마, 정말이지 딱 질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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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은 유민이와 시우입니다. 시우 엄마가 게거품을 품으며 화를 내고 다니지만, 정작 시우와 유민이는 둘도 없는 친구랍니다. 과연 시우 엄마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화를 내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우는 가상으로 스포츠 캐스터가 되어 엄마들의 싸움을 '생중계'하는 놀이를 합니다. 시우 엄마가 그토록 떼어놓으려고 한 유민이와 함께 말입니다. <싸움 구경>은 욕심으로 일그러진 부모, 특히 한국형 헬리콥터 맘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재미난 작품입니다. 웃으며, 감동 느끼며 읽다 보면, '아, 저런 부모는 절대 되어선 안 되겠구나. 가족뿐 아니라 사회에 민폐구나!'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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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잎 성에 담긴 정조의 백성 사랑 | 초등 단행본 2016-12-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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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뭇잎 성의 성주

한영미 글/유기훈 그림
청어람주니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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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성의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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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 성?' <나뭇잎 성의 성주>라는 제목만 보고는 화성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 성주처럼 어린 시절 화성에서 열린 글짓기 대회 매년 나갔던 기억은 있지만, 화성을 '나뭇잎 성'으로 부르기도 함은 처음 알았습니다. 게다가 그 속뜻이 감동적입니다. <정조실록> 39권에는 "아까 성터의 깃발 세운 곳을 보니 성 밖으로 내보내야 할 민가가 있었다. 어찌 이미 건축한 집을 성역 때문에 철거할 수 있겠는가. 이는 인화를 귀중히 여기는 뜻이 아니다. 먼 장래를 생각하는 방도에 있어 더욱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중략)...성을 쌓을 때 버들잎 모양을 본뜨고 내천 자의 형태를 모방하여 구불구불 돌아서 기초를 정하고 인가들도 성 안에 들어와 살게 해야 할 터인데 경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문장이 기록되어 있다합니다. 즉, 화성 건축이라는 물리적인 목표보다, 백성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백성의 삶을 보존하겠노라는 정조의 뜻이 담긴 문장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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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화성과 가까운 경기도 화성의 농촌 마을에서 나고 자란 한영미 작가는 "화성"을 소재로 환타지 동화를 썼습니다. 주인공이자, 엄마의  높은 교육열에 고되게 시달리는 소년 성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성주는 "헬리콥터 맘" 엄마가 세워준 인생 계획표에 따라 "영어학원, 미술학원, 글쓰기 학원"에 끌려 다닙니다. 엄마는 한 술 더 떠, 성주가 참가하는 각종 프로그램이며 대회에서 자료 검색과 지도 등 철저한 매니저 역할을 합니다. 성주의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매의 눈'을 자랑하는 엄마가 수원 화성 문화제 백일장과 그리기 대회 소식을 놓칠 리가 없지요. 엄마는 아빠까지 동원하여 하루에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동선까지 짜 놓습니다. 성주는 솔직히 대회에 나가기 싫었습니다. 마지못해 나갔지만, 뭐 딱히 쓸 이야기도 없었고요. 마음이 심란하여 혼자 성곽을 따라 걷던 성주는 우연히 제 또래의 남자 아이를 만납니다. '황골'에서 온 '부길富吉'이란 이름의 아이인데, 좀 독특합니다. 목수인 아버지 심부름으로 대패를 찾으로 왔다 합니다. 부길이는 화성의 성곽이 달라진 모습을 보더니 당황스러워합니다. 전엔 마을이 있던 곳을 휑하니 밀고 뚫어서 자동차가 달리게 하고, 공원을 만들어놨지요. 물론 수원시청에서요. 부길이는 성주에게 묻습니다. "그럼 사람들이 사는 집들을 다 부순 거네?" "여기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같았던 거야?" 그 말에 21세기에 사는 성주는 현실적인 답변을 합니다. "시市에서 하는 일인데 나 하나 싫다고 버틸 수는 없어. 이 공원 한가운데 집이 한 채 있다고 생각해봐. 웃기잖아."

 2016년에 사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기묘한 경제 논리에 따라, 종로의 피맛골이 황폐화되었고 수원 화성의 원형이 크게 달라진 것을. 저자 한영미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의식이 있나봅니다. 그녀 덕분에 <나뭇잎 성의 성주>를 읽는 꼬마 독자들은 '무조건 개발' 논리의 공허함을 생각해 볼 기회를 얻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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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는 부길이와의 대화 덕분에 '나뭇잎 성'으로서의 화성을 부각한 동시를 써서 '수원 화성 문화제 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합니다. "화성에서 정조 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여유로운 마음을 찾아냈다"는 평과 함께. 독자 역시, 1997년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귀한 자산으로서의 화성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정조의 마음과 옛사람들의 정서를 상상력을 발휘해 더듬어 보게 됩니다. <나뭇잎 성의 성주>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화성과 조선시대의 삶을 이모저모 알수 있습니다. 다양한 지도와 옛문헌 등 실사 자료와 함께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절로 역사공부, 현장체험을 하는 셈이니 동화도 읽고 조선시대를 탐험하는 1석2조의 경험을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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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봄에 찾았던 화성은 30년 전 기억 속 화성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뭐랄까 속을 싹 긁어내고, 관광명소로서의 건물들을 배치한 느낌. 아쉬운 느낌이 칠할이요, 반가운 마음이 삼할이었습니다.

*

<나뭇잎 성의 성주>를 읽었으니, 다시 한 번 더 찾고 싶어지네요. 성주와 부길이처럼 성곽을 따라 걸으며 성곽의 아래층과 위층 벽돌도 직접 만져보고 차이도 느껴보고 화성을 쌓던 우리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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