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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교실, 다시 설 수 있다 | 초등 단행본 2016-08-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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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넘어진 교실

후쿠다 다카히로 글/김영인 역
개암나무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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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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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학폭위(학교 폭력 위원회)'란 무거운 단어가 초등학교 입학한 지 두 세달이나 지났을 1학년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몇 번 들었다. 친구가 짓궂은 장난만 쳐도 '학폭위에 신고한다'고 발끈하는 1학년 꼬마를 보면, 그의 엄마아빠 모습이 겹쳐 상상되는 건 나만의 예민한 반응일까? 일부러 '왕따'라는 말도, '학교폭력'이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언어가 현실을 규정한다고. 그런 용어가 남용되는 사회에 실제 폭력도 꼬리물듯 더 커질지 모른다는 소심한 조바심이 들어서.  <넘어진 교실>을 10살 난 아이에게 건네 주면서 일부러 아무런 사전 정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도 분위기를 감지했을 것이다. "바로 선"이 아니나, "넘어진" 교실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 표지에는 널부러진 책상과 의자 사이에 무릎을 꿇고 있는 아이와 비장한 표정을 지은 아이가 보이니까.  <넘어진 교실>의 독자가 된 10살 꼬마는 두 번 내리 책을 읽는다. 심지어 세 번 째 읽으려고 할 때, 책을 뺏어들었다. '어쩜 그리 푹 빠져 읽는거지?' 또 다시 소심한 조바심과 호기심이 읽었다.

먼저 고백하자면, <넘어진 교실>을 읽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더 큰 폭력이 다음 페이지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주인공이자 1인칭 화자들이 다음 페이지에서 더 불행하고 아플까봐, 책장 넘기며 마음이 불안했다. 다행히 상상했던 무참한 결말도 아니었고, '가해자/피해자' 이분법의 증오감을 유발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책 제목이 <쓰러진 교실>이 아닌, <무너진 교실>인데도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쓰러졌"을 때보다 "넘어졌"을 때 자력으로 일어날 힘, 가능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넘어진 교실>에서도 교실 안 구성원들이 집단 따돌림, 경쟁, 질투, 두려움 등의 문제로 분열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새로 시작하는 희망을 보여주니까.

*

교육학을 전공한 현직 교사이자 작가인 후쿠다 다카히로는 전작 <흔들리는 학교>에서부터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 문제 제기해왔다고 한다. <넘어진 학교>에서는 같은 반 남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블루와,  떨떠름하고 죄책감 느끼면서도 자신이 그 희생양이 될까 두려워서 같은 반 친구를 따돌리는 데 동참하는 오렌지라는 아이를 내세워 1인칭으로 전개한다. '작가 후쿠다 다카히로가 자신이 실제 따돌림을 당해봤을까?'싶을 정도로 따돌림 당해 위축되고 불행한 아이의 마음을 1인칭 시점으로 너무나 실감나게 묘사해서, 그 어디에도 "왕따 하지 마"라는 문구가 나오지 않아도 "왕따 정말 무섭구나"하는 생각이 독자의 머릿 속에 맴돌게 한다. 1부의 주인공 블루와 2부의 화자 오렌지가 왕따 먹이사슬에서 벗어나오게 해주는 핵심적인 문구는 의외로 "왕따 하지 마"가 아니었다. 바로 축구 경기 중 감독의 열변이었다. "각자 자신이 가진 무기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뛰란 말야!" 부당한 차별과 따돌림 속에서도 '허허 실없는 웃음'으로 비참한 심정을 감춰왔던 주인공 블루는 "자신이 가진 무기"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칼날 없는 무기를 휘둘러 왕따 쇠사슬을 끊어낸다. 마찬가지로 2부의 화자 오렌지 역시 "자신의 무기"인 "설득력"으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왕따놀음의 부당함을 알리고 설득하는 일을 진행한다.

 

 

*

<넘어진 교실>의 마지막 장인, "이제 그만하자"는 두번이고 다시 읽게 될만큼 감동적이다. 실제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 생활을 하며 누구보다 왕따 문제를 피부로 느꼈을 저자는 '가해자/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었다. 또한 어느 특정 입장에서만 문제를 조망하지 않으면서도 '방치하고 무관심했던 선생님'에게 면죄부를 주지도 않는다. 결국, 문제는 어떤 특정 개인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동조하고 방치하는 사이 집단이 키운 것이다. 다행히 문제의 시작이 집단에서 일었다면 그것을 해결할 힘 역시 집단에서 찾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넘어진 교실>은 담고 있다. '숱한 어린이 문고' 중 한 권, 이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가볍게 넘길 책이 아니다. 일본은 물론이었겠지만 한국 어린이 독자가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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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 인문사회 2016-08-3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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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저/최인철 역
김영사 | 200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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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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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에서 초판 번역본이 나온 이래, 무려 54쇄까지 찍어낸 필독교양서 <생각의 지도 (원제The Geography of Thought:The Asians andWesterners Think Differently and Why> 를 이제서야읽어 본다.  중국에서 유학온 중국인대학원생의 다소 도발적인 지적, 중국인은 순환적 사고를 하는데 교수님은 (서양인 특유의) 직선적 사로를 하신다, 에 자극받기도 했거니와 여러 사회과학 문헌들을 섭렵하다 보니, 인간인지과정 보편론자로서의 생각에 변화가 왔다고 한다. 이후, 저자 리처드 리스벳 교수가 몸담고 있는 미시간 대학뿐 아니라 베이징 대학, 교토대학, 서울대학에서 교차 실험 연구를 하면서 동양인과 서양인 사고과정의 차이, 그기원을 밝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본격적 논의에 앞서 저자는 독자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용어에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동양' 이라 할 때, '동양'으로 지칭되는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밝힌다. '동양' '서양'이라는범주어도 단순한 이분법의 발로가 아니라, '평균적' 차이를고려하여 편의상 썼다고 한다.

"왜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과정이 다른가? 기원을 어디서찾을 것인가?"의 문제의식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고대 그리스와 고대 중국 철학의 풍경을 독자에게펼쳐 보인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은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자유와 개성, 사물의 본질을 중시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 증거로 저자는 영어 어휘에서추상 형용사를 '-ness' 접미사를 통해 명사화시키는데 반해 중국어에서는 추상 명사접사가 없음을 지적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개인의 자율성보다는 집단의 자율성과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중시했다고 한다. 그 예로, 음양 이론, 침술, 풍수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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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동양의더불어 사는 삶, 서양의 홀로 사는 삶'에서는 미국과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사례를 끌어와 동서양의 자기 개념(self-concept)을 비교한다. "당신에 대해 말해 보시오."라 하면 여러분은 어떤 서술을 할지? 북미인들이 성격형용사나 행위 위주의 서술을 한다면, 한중일 3국 사람들은 타인을 언급하거나 타인과의 관계지향성을 드러내는 서술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자아, 내집단, 외집단간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사회심리학 실험을 예로 더하고 있는데, 미국인과 한국인에게 볼펜을 마음대로 골라 가지라 했더니 한국인들은 가장 무난한 색을 대부분 골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인은? 가장 희귀하고 튀는 색의 볼펜을 골랐다. 멀리 이 실험까지 가지 않고,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생각해보자. 무채색 계열의 무난한 차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다면 캘리포니아의 프리웨이 위를 달리는 차량의 색은? 저자는 이런 일상의 예가 독립성(independence)을 강조하는 서양과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을 강조하는 동양의 사고과정 차이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연구 사례도 2장에서 소개되었는데, 경영학자 제프리 산체스 버크스가 이끈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영자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데에 피실험자였던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뛰어났다고 한다. 저자는 타인의 감정을 신경쓰며 자라온 데서 그 이유를 찾는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밥을 남길 ˖, "농부 아저씨가 너가 밥 남기면 얼마나 속상하시겠니?"라고 타인의 감정을 언급하지 않는가?


동양인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점화)되어 있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늘 점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1)

보다 상호의존적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보다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하는 사회적존재 방식이 세상을 보는 방법을 결정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동양인들은 개인의 힘보다는외부의 힘을 중시하는 집합주의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사회에 살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개인주의적이고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보다 분석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고 환경보다는 사물자체에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82)

상호의존성과 독립성이라는 단어는 3장에서도 대조군처럼 계속 등장한다. 동양인은 배경, 즉 맥락을 고려하며 전체를 보는 성향이 강한 방면 서양인은 사물 그 자체를 독립적으로 분석한다는 주장은 반복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심리학 사례가 다양하고 참신하다.

4장, "동양의 상황론과 서양의 본성론"에서는 1991년 실제 발생했던 총기난사 사건을 사례로 같은 사건에 대해 미국인과 중국인이 어떻게 다른 해석을 내리는지 소개한다. 미국인은 총기 사건의 주범의 성격적 결함에 주로 주목하지만 중국인은 가해자의 상황적인 요인을 더 고려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인다. 마찬가지로 스포츠 게임에 대한 가쉽에서도 미국인은 주로 개별 선수의 능력으로 경기 결과를 파악하는 반면, 동양인은 팀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리처드 리스벳은 5장에서 "문화적 차이가 언어적 차이에 기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 전반에 걸쳐 기술하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인지적 차이와 언어적 차이 사이에는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이 있다는 말과 아울러. 가까운 예로 우리 국어 교육을 생각해보자.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도 일기장에 '나는' 이라는 주어를 쓰면 '꽤나 유치한' 어린이 취급 받으며 우리는 좋은 문장에서 주어 '나는'을 생략하기를 권고받는다. 반면 행위의 주체를 자신으로 두고 사고하는 영어권에서는 언어에서 주어에 집착한다. 비가 온다를 영어로 it's raining이라 하지 않는가?

<생각의 지도>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장을 꼽으라면, 6논리를중시하는 서양과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을 들고 싶다.  저자 리스벳 교수의 제자이자 번역자인 최인철 교수는 문화적 차이를 증명하기 위해 한국인과 미국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모순관계에 있는 진술들을 제시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1. 많이 알면 알수록, 더 믿게 된다. 2 많이 알면 알수록, 덜 믿게 된다.의 두 가지 진술에 대해 한국인 참가자들은 놀랍게도 1에 동의했더라도 2진술에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비약하자면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모순에 보다 호의적이며 변증법적 사고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서양인이 either/or로 사고할 때, 동양인들은 both/and로 사고하는 경향이있다는 것이다. 사고법의 차이에 대한 이런 가설이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더 점 보는 걸 좋아한다'는 진술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인이 일관되게 긍정 혹은 일관되게 부정인 진술을 신뢰한다면, 동양인은 모순 관계에 있는 진술에 더 융통성 있기 때문에 점장이의 점괘에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7장과 8장에서는 "서양과 동양 사고 방식의 차이, 그 기원은?"과 "누가 옳은가?"의 질문은 던진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까지 언급하는 7장에서는 사고의 차이를 생태환경의 차이 수준에서부터 검토한다. 쌀 농사가 중심이 되는 농경 사회인 고대 중국에서 협력이 중요했던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무역이 성행했기에 집단주의가 상대적으로 약했고, 이렇게 다른 사회구조가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물론 사고의 차이를 낳는 것은 생태환경 외에도 경제적 이유나 종교적인 이유도 있다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8장에서는 언어, 몸에 대한 접근, 법률, 경영, 계약에 대한 태도, 종교 등의 면에서 동양과 서양인의 인식 차이가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보인다. 8장에서 던진 "누가 옳은가?"에 대한 질문은 에필로그에서 답하는데. 리스벳 교수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과 서로 존중하며 중간쯤에서 수렴될 것이라는 견해에 동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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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저씨에게 배우는 불 아저씨 | 꼬마들그림책 2016-08-3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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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 아저씨는 늘 배고파

아고스티노 트라이니 글그림/U&J 역
예림당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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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아저씨는 늘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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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당" 출판사에서 아이들 좋아하는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관련한 출판물에 주력하는 줄 알았는데, '물 아저씨 과학 그림책'이라는 멋진 지식 정보그림책도 펴내주시네요. 시리즈 이름 그대로 '물 아저씨'라는 상상의 캐릭터와 함께 여러 자연현상을 탐색하는 그림책으로서 현재 12권까지 출간되었어요.

 

 

 

 

 

 

이 책은 독특하게도 작가 아고스티노 트라이니(Agostino Traini)가 이 책을 집필한 과정과 주안점 등을 카툰형식으로  실어주었어요, 1993년 데뷔 이후 꾸준히 어린이 책을 만들어왔다는 그는 잉크, 물감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리지만 <물 아저씨> 과학 시리즈의 삽화는 컴퓨터로 작업했다고 하네요.  색채가 밝고, 발랄해서 아이들이 딱 적합합니다. 물, 불, 해, 나무 등의 자연물을 귀여운 캐릭터로 의인화했으니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요.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삽화 군데 군데, 유머감각이 스며있는 엉뚱한 상황들이 그려져 있어요. 예를 들어, 불이 없어 토끼를 날로 잡아 먹는 옛 인간의 조상에게 "구워 먹으면 더 맛있을 텐데, 그걸 몰랐지."하는 식으로 응수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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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위주의 여느 그림책과는 달리, 줄거리 외적으로도 새로 알아갈 거리, 살펴볼 거리가 많아서 인지 아이들이 <불 아저씨는 늘 배고파>를 외출할 때마다 가지고 다녔습니다. '보고 또 보고'하면서 물 아저씨랑 친해졌는지, 책 제목 대신 '물 아저씨' 책이라고 부르네요. 12권을 먼저 읽기 시작했으니 시리즈의 나머지권인 1권부터 11권까지도 읽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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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아저씨는 늘 배고파>. '배가 왜 고플까? 그럼 무얼 먹을까?'하는 궁금증을 절로 들게 하는 제목입니다. 게다가 불 아저씨, 물 아저씨가 서로 친하답니다. 오랫 동안 알고 지난 사이라는 것을 책 속 주인공인 아고와 피노가 알게되었어요. 캠핑에 나섰다가 저녁으로 먹을 스프를 끓일 수 없었던 아고와 피노는 해 아저씨, 물 아저씨와 공기 아줌마의 도움으로 불 아저씨를 불러 올 수 있었어요. 불 아저씨는 세상에 불려 나오자마자 배가 고프다면서 마른 장작을 먹어치웠지요. 덕분에 아고와 피노도 맛있는 스프를 먹을 수 있었고, 옛 인간 조상들도 이런 식으로 물고기와 토끼를 익혀 먹었겠지요? 불 아저씨는 처음엔, 음식을 익히는 용도로 주로 쓰였지만 인간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광범위한 용도로 쓰였어요. 도기와 유리 제작, 철강 제작, 배와 기차 등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었지요. 이처럼 유용하다고 불 아저씨가 순하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잘못 길들여지거나, 잘못 썼을 땐 불 아저씨가 사람에게 큰 피해를 끼친답니다. 물론 전쟁으로 인한 화마가 순전히 불 아저씨만의 잘못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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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스티노 트라이니는 불의 성질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표현했어요. '먹어도 먹어도 자꾸 배가 고프다'는 표현 이면의 무시무시함을 어른들은 잘 알지요. 요새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진화되지 않은 산불 때문에 문제가 크다는데요. <불 아저씨는 늘 배고파>를 읽고 나니, 불의 성질, 물과의 관계, 불의 유용성과 동시에 양면적인 특성에 대해 잘 알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다양한 독후활동이 소개되었는데, 굉장히 창의적입니다. 아이는 '불 아저씨'를 그렸는데, 왠지 양배추인형처럼 보이더라고요. 사과 껍질과 사과 속살로 물고기 만드는 활동도 소개되었어요. 조만간 따라해볼 생각입니다. '물 아저씨 과학 그림책'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에 미취학 아이들 뿐 아니라 초등 과학입문서로도 훌륭합니다. 13권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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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들려준 이야기, 진주현 박사에게 배우다 | 인문사회 2016-08-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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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뼈가 들려준 이야기

진주현 저
푸른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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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들려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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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산 글로벌 인재의 삶을 엿보는 것은 행복이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를 읽으며 몇 번이나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물론 책 내용이 너무나 흥미로웠던 이유도 있지만, 저자 진주현 박사의 진솔한 성품과 열정에 감복해서였다. 일반인을 주 대상으로 집필하긴 했어도 꽤 전문적인 내용인데, '저자의 삶'에 감동받았다고 하면 진주현 박사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지만 진심, 그녀의 삶이 아름답다. 90년대에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그녀는, 자신의 뼈와 맺은 인연을 사적인 에피소드들로 소개한다. 고등학교 신입생이었던 청소년 진주현은 강남역 노래방을 갔다가 교통 사고를 당해 팔골절을 겪는다. 이후로도 2번 더 뼈가 부러지고 다시 붙는 과정을 경험했다는 개인의 이야기를 뼈에 대한 기본적 상식에 녹여 소개하니 문외한 독자의 귀에도 쏙쏙 와 박힌다. 서울대학교 고고학과에 입학한 그녀는 전공과목 숙제로 <최초의 인간 루시>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뜨거운 그녀는, 아프리카 올두바이 계곡으로 필드를 떠난다. 학부생으로서 말이다. 이미 1, 2학년 때는 온두라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필드 스쿨을 다녀온 그녀인지라 먼 대륙, 이국 땅에서도 잘 적응하며 뼈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이처럼 당차고 똑똑한 그녀에게 한국고등과학재단은 해외유학을 지원했고 그녀는 인류학 박사 학위를 따고 현재 하와이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에서 근무하고 있다.

 

 

 

 

 

 


  2차대전 당시 실종 미군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본업 외에, 그녀는 뼈와 관련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그 전문적 식견을 제공한다. 타고난 학자이자 에너자이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인류의 진화를 공부하며 받았던 억울한(?) 비난에 대한 해명에, 비타민 D결핍증에 대한 현대한국인들이 새겨들을 만한 피부색 관련 이야기. 고고학 발굴 이야기, 공룡뼈 밀수 사건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 놓는다. 동시에, 해외 여러 기관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면서 한국에서 뼈 연구에 투자는 커녕 그 가치조차 몰라준다고 학자로서 쓴소리와 충고를 해준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 단연코, 우리 인간 종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라면 놓치면 아까운 수작이다! 너무 재밌어서 지하철 왕복 5시간이 지루한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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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뇌! | 건강과 먹거리 2016-08-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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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장뇌력

나가누마 타카노리 저/배영진 역
전나무숲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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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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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화두로 떠오르던 90년대, "나는 몸사람, 너 아직도 머리사람이니?"식 나누기가 유행이었다. <장뇌력>의 저자이자 일본 웹진 '생명과학정보실'의 대표인 나가누라 타카 역시 '뇌'에 무게중심을 두는 현대인들을 당황시키는 주장을 한다.  인간이여, 당신들은 "장에서 생겨났다. 뇌는 우리의 기원이 아니다 (21쪽)"라며. 즉, 장은 단순히 음식물 처리하는 장기가 아니라, '제 1의 뇌'로서 생명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시종일관 '장, 장, 장!' 건강에만 주목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의식의 기원은 장(腸)에 있으되, 각각 지 (知), 정(情), 의 (意)와 연관된 뇌, 심장, 그리고 장의 균형을 염두에 두라고 충고한다.

*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장뇌력'은 무슨 뜻일까? 장뇌력은 장이 곧 생존본능이자 살아갈 힘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장이 활성화되었다는 의미는, 직관을 바탕으로 '생물로서의 자아'를 의식하는 영적인 힘이 발달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원초적인 장과 영적인 힘?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드는 독자는 저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보자. 나가누라 타카의 주장에 따르면, 장이 깨끗하면 사람이 우울해질 틈이 없다 한다. 즉, 장 건강이 마음 건강과 직결된다는 뜻이다.

*

한국에도 최근 우울증이 공중보건위협 요인으로 떠오르다보니, 그 원인을 '세로토닌 부족'으로 아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실제 그 90%가 뇌가 아닌 장에서 분비된다 한다. 다시 말해,  장 활동이 안정되면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 마음에도 안정이 찾아든다. 건강한 장의 잇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장이 건강하면, 자연면역력도 높아지니 각종 감염증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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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뇌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면, 다음 단계로 독자가 취해야 할 것은 장건강법. 저자는 "세포 속 쓰레기 처리하기"라는 소제목 아래, 아침 단식(아침에 일어나면 충분한 양의 물과 제철과일만 먹기), 장 마사지, 육식 대신 채식, 느긋한 호흡, 운동, 발효식품 섭취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장에 좋은 음식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현미로 대표되는 정제하지 않은 곡물, 콩류, 채소와 과일, 해조류와 버섯이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다보면 저절로 변비가 해소되고 장내 유익균이 늘어나게 된다. 건강한 장에서 나온 대변에서는 악취가 덜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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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단순히 "내 몸 하나" 잘 살아보자고, 장건강 챙기자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음식이 발효되듯, 개개인의 인성도 발효되어 성숙해지면 타인에게, 결국 모든 생명체에게 서로 이익이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장뇌력>을 읽은 다음 날 아침, 책에서 권해준 대로 생수와 제철과일인 무화과 복숭아로 아침을 대신했다. 비우고 가볍게, 그리고 장의 소리,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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