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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인간 풍자의 고전 | 일반도서 2018-07-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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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저/송태욱 역
현암사 | 2013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1905~1906년을 배경으로 고양이의 눈에 비치는 인간 세상을 그린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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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100년도 더 전의 작품이지만 작가 특유의 해학적 유머가 빛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도련님>이나 <마음> 보다는 무거운 편이다. 1905~1906년을 배경으로 고양이의 눈에 비치는 인간 세상을 그린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작품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작은 재미는 등장인물이 조롱하며 이야기하는 지인의 이름이 소세키라는 것. 나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을 묘사할 때 자신을 앞세우고 있으니 소설에서 조금 방대한 지식을 뽐내고 계시더라도 뭐라 할 수 없는 이른바 ‘쉴드’를 스스로 치신 듯하다.^^

 

어느 못된 서생에 의해 버려진 새끼고양이 ‘나’. 살기 위해 우연히 찾아들어간 집에 그냥 주저앉게 되는데 주인은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는다. 주인인 중학교 영어 교사 구샤미는 편협하고 소심한 인물로 돈에 구애받는 속물은 싫어하지만 지식을 뽐내고 싶은 세속적 욕심은 지닌 인물.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별 흥밋거리가 없어 보이는 위인이지만 그래도 고양이를 내치지 않고 무릎위에 앉혀 두는 건 나름 인간적인 측면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주인의 집에는 몇 명의 지식인들이 자주 방문하곤 하는데 이들을 관찰하고 인간의 한심한 작태를 꼬집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고양이 ‘나’인 것이다.

 

주인의 친구 메이테이는 이것저것 아는 지식은 많지만 그를 이용해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놀려먹는 취미를 가진 제멋대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친구인 도쿠센은 도에 빠져 선문답을 일삼지만 악의는 없는 역시 특이한 사람이고, 주인의 제자 간게쓰는 사람 좋은 호남으로 쓸데없어 보이는 물리학 연구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싫어하는 이웃의 실업가 가네다 부부는 돈이면 뭐든 다 되는 줄 아는 전형적인 속물로 유치한 방법으로 구샤미 선생을 괴롭히지만 우유부단하고 유유자적한 선생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견식이 넓어 세상을 걱정하고 시대를 개탄하는 ‘나’ 같은 고양이의 눈에 비친 주변의 여러 인간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한 세기가 흐른 지금은 그 한심함에 개인적인 이기심과 욕심이 더해졌으니 그래도 나름대로의 도의는 지켰던 그 시절보다 현대사회가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백년 전에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 종일 ‘나’라는 의식으로 충만해 있는 개성 중심의  개인 시대가 올 것임을. 그래서 사회는 점점 더 각박해질 것임을. 여전히 암울한 세상이라 생각하니 번뜩이는 해학으로 넘쳐나는 소설이지만 뒷맛은 조금 씁쓸하다.

 

‘현대인들은 어떻게 하면 내게 이득이 되느냐, 손해가 되느냐 하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으니까 자연히 탐정이나 도둑놈처럼 자각심이 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 말일세. 하루 종일 두리번두리번, 살금살금 눈치나 보고 잔재주나 피우면서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잠시도 편할 수 없는 게 현대인들의 마음이야. 문명의 저주가 아니고 뭐겠나? 어리석기 그지없는 노릇이지.’ (p.484)

 

스즈키씨는 주인에게 돈과 다수에 복종하라고 가르쳤다. 아마키 선생은 최면술로 신경을 진정시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진객은 소극적인 수양으로 안정을 얻으라고 설법했다. 주인이 어느 것을 택할지는 주인 마음에 달렸다. 단지 이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해졌다. (p.342)

 

자,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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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을 믿지 말라] 유쾌한 가족이야기 | 장르소설 2018-07-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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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 가족을 믿지 말라

리저 러츠 저/김이선 역
김영사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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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 발랄 가족의 유쾌하고 따뜻한 한바탕 소동, 책을 읽는 즐거움이 충만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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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국식 유머와 휴머니티가 살아있는 소설을 만났다. 리저 러츠의 ‘스펠만 가족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 [네 가족을 믿지 말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사립탐정 일을 가업으로 삼고 있는 스펠만 가족의 구성원은 하나같이 개성 강한 인물들이다. 아옹다옹, 티격태격, 서로를 골탕 먹이는 게 취미인 듯한 가족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 가득 담긴 애정이 눈물겹도록 애틋하다.

 

전직 경찰이던 앨버트 스펠만은 사립탐정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누군가를 미행하고 있던 올리비아를 만나 결혼하기에 이른다. 미행으로 만난 부부가 스펠만 탐정사무소를 차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들에게서 태어난 맏아들 데이비드는 완벽 그 자체의 인물로 잘생긴 외모는 물론, 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모범생. 둘째인 딸 이자벨은 완벽한 오빠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기로 작정하며 온갖 말썽을 일으킨다. 이후 늦둥이로 태어난 막내딸 레이는 모범생도 반항아도 아니지만 가장 엉뚱하다고도 볼 수 있는 꼬마. 요 귀엽고 깜찍한 막내에겐 모든 가족이 꼼짝을 못한다. 경찰 출신의 오랜 경력으로 다져진 노련함이 강점인 아빠, 정보 수집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엄마, 어릴 때부터 스펠만 사에서 탐정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 그리고 경찰 출신이지만 자유분방한 제2의 인생을 살다 이들 가족에 합류한 삼촌 레이까지 스펠만 가의 사건 사고는 쉴 틈이 없이 굴러간다.

 

가족끼리 서로를 미행하고 비밀을 캐어내 협박을 하거나 방문 자물쇠를 따고 침입하는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동을 일삼지만 결국 이 모든 일들은 서로를 각별히 아끼고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데서 기인한 것이다. 모두가 탐정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또 모두가 서로의 손바닥 안에 있는 것이다. 엉뚱 발랄 가족의 유쾌하고 따뜻한 한바탕 소동, 책을 읽는 즐거움이 충만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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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호텔 3 겨울] 피턴의 노래를 들어라 | 일반도서 2018-07-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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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리즌 호텔 3

아사다 지로 저/양억관 역
문학동네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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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모여든 이들에게 얽힌 사연이 삶과 죽음으로 대비되며 얼어붙은 암벽과 뜨거운 온천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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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프리즌 호텔 시리즈 4권 중 제3권인 ‘겨울 편’을 뛰어넘고 종장을 읽어버렸기에 잊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한권만 빼먹는다는 건 좀 찜찜했다. 뒤늦게야 전권을 완독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솔직히 3권은 건너뛰어도 상관없었을 뻔했다. 4권 중 가장 약한 고리가 아닌가싶다. 이 시리즈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프리즌 호텔 내에서 벌어지는 막장 소동극이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핑계로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소설가의 왜곡된 사랑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꾸역꾸역 읽은 보람이 없다고나 할까. 다만 겨울편인만큼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산의 위용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해서 무더운 여름밤 책과 함께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스노모빌은 깨끗한 눈을 가르며 숲길을 달렸다. 이윽고 숲도 끊어지고, 여기저기 대나무가 목을 내민 능선을 넘어서자 갑자기 눈앞에 웅대한 조망이 펼쳐졌다. 오카구라가 건장한 어깨를 떡 벌리고, 순백의 옷자락을 펼치고 있는, 센노쿠라자와의 설원으로 우리는 미끄러져 내려갔다. p.254

 

고요한 산골짜기, 눈에 파묻힌 한적한 여관, 오쿠유모토 수국호텔은 조용하기로는 이곳만한 곳이 없어 진정한 휴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최적의 여관이지만 문제는 야쿠자 출신의 오너가 경영하는 일명 ‘프리즌 호텔’이라는 것. 주로 야쿠자나 범죄자들이 투숙객이기 때문에 어쩌다 방문한 일반 손님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오너의 조카인 괴팍한 소설가 기토 코노스케가 투숙하는 동안은 우연과 기행이 남발하는데 이번에 모여든 사람들은 베테랑 응급간호사, 호스피스 의사, 유명 알피니스트, 왕따 중학생, 출판사 편집자다.

 

겨울 이야기인 만큼 호텔보다는 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많아 호텔 직원들의 활약이 너무나 미미하다. 다른 편보다 주제가 무거워졌다고 해야 할까. 사람을 살리고자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응급실의 간호부장과 가장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려다 안락사로 물의를 빚은 의사. 삶의 터전으로 산을 선택한 등산가와 자살을 위해 산을 오르는 중학생. 이들에게 얽힌 사연이 삶과 죽음으로 대비되며 얼어붙은 암벽과 뜨거운 온천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펼쳐진다. 손을 놓지 않는 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지침이리라.

 

잘 들어, 꼬맹이! 죽어도 좋다는 것과 죽고 싶다는 건 하늘과 땅 차이야. 최고의 남자와 최저의 남자 차이라고 보면 돼. 똑같이 보지 마!
누구라도 무서움을 느낄 때가 있어. 자기가 어디 서 있는지 모를 때도 있단 말이야. 그러나 당황하면 안 돼. 한 치씩 몸을 위로 치켜세우는 거야. 넌 머리도 좋고, 자일도 튼튼해. 네 스스로 손을 놓지 않는 한 떨어질 걱정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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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환영] 유전자 조작에 대한 고찰 | 장르소설 2018-07-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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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의 환영 상

알렉산드라 마리니나 저/ 안정범, 류필하 공역
문학세계사 | 200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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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문제와 부조리한 사회상을 다루는 동시에 관계를 통한 인간애 또한 간과하지 않는 알렉산드라 마리니나의 저력을 또 한 번 확인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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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마리니나는 러시아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추리작가이다. 전직 경찰 중령, 사건 분석가, 심리학 박사 등의 경력을 볼 때 작품 속 주요인물인 ‘아나스타샤 까멘스까야’는 저자를 투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독특한 분위기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그녀의 작품을 읽는 시간은 늘 즐겁다. 국내 번역서가 몇 편 되지 않는데다 오래전 절판되어버려 구하기 쉽지 않고 최근에는 작품 활동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아 팬의 입장에서 무척 아쉽다. 그러니 우연히 <악의 환영>을 발견한 기쁨이 클 수밖에. 이제는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 <도난당한 꿈>, <일곱번째 희생자>에 이어 국내 출간된 저자의 소설을 모두 찾아 읽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보련다.

 

알렉산드라 마리니나의 작품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인물인 아나스타샤 까멘스까야 형사는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다. 논리적인 사고와 고도의 집중력, 끈기 있게 펼치는 수사력으로 범인에게 다가간다. 두뇌게임이 주를 이루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스타일이다. <악의 환영>은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떤 부조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의학의 발달은 인간을 이롭게 하지만 악용될 경우 비극을 가져온다. 능력을 증명하고자 자신의 아이들에게 실험을 일삼은 의사와 그 결과를 이용하려고 살아있는 아이를 매매하려는 사람들. 누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인간으로 생각하기는 한 걸까. 스스로의 선택이 아님에도 괴물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한없이 가엽다.

 

가쓰라 노조미의 <런, 런, 런>에서도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천재로 태어난 형은 자살을 선택했고 우수한 신체적 능력을 지닌 동생은 달리기를 포기했다. 누구를 위한 과학의 발달이란 말인가. 동물복제도 이미 성공한 시대다. 복제인간이 실현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악의 환영에 사로잡혀 서로를 괴물이라 여기며 영화에서처럼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철학적인 문제와 부조리한 사회상을 다루는 동시에 관계를 통한 인간애 또한 간과하지 않는 알렉산드라 마리니나의 저력을 또 한 번 확인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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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탈취사건] 일곱 가지 기묘한 이야기 | 일반도서 2018-07-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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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버스탈취사건

미사키 아키 저/전새롬 역
지니북스 |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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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부재, 기억의 차이, 사랑과 이별 등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비현실적이지만 어쩌면 있을 법도 한 기이한 현상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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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아키의 단편집 [버스탈취사건]을 읽으며 문득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이 떠올랐다.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히 엮어가면서도 기묘한 어떤 현상이 가미된다는 설정에서, 각자가 감각적으로 느껴보라는 듯 범상치 않은 상황을 던져주는 스타일에서, 작중 인물이 당면한 현실을 통해 뭔가를 보고 깨닫는다는 전개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처럼 이 소설집의 주인공 역시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소통의 부재, 기억의 차이, 사랑과 이별 등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비현실적이지만 어쩌면 있을 법도 한 기이한 현상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 전쟁을 그렸던 첫 작품 [이웃마을전쟁]에서 그랬듯이 무엇을 느끼는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아내가 친정에 간 사이 갑자기 모든 집의 2층에 문이 달려 있다는 걸 깨달은 남편. 회람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2층 문을 달아 주세요]. 우연히 언덕에 올라 바라본 자신의 집에서 빛과 함께 그리운 과거의 모습을 발견한 남자. 열심히 살아온 당신, 이제 행복의 빛을 찾을 때가 되었다. [행복한 빛]. 어긋난 기억을 지닌 남녀. 그래도 사랑으로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으리라. [두 사람의 기억]. 버스탈취가 붐이라서 행하는 사람들이나 당하는 사람들이나 묘한 기대감과 희열을 갖는 사회, 그러나 그 무엇이든 룰은 지켜져야 한다. [버스 탈취 사건]. 비 오는 날 밤이면 도서관인 줄 알고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는 그녀. 이유야 뭐 그리 중요할까. [비 오는 날 밤에]. 관람객에게 자신을 동물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재주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눈이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동물원]. 집 나간 엄마를 찾아갔더니 그곳에는 마네킹처럼 보이는 인물들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이별의 여름].

 

요청에 따라 한 권씩 집어 든다. 그 책을 읽은 무렵을 떠올린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서 느꼈던 설레는 마음, 첫 페이지를 넘기는 긴장감, 빨리 읽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찬찬히 음미하고 싶기도 한 초조한 마음, 나는 그런 마음을 말에 담아 그녀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때론 꿈을 꾸듯, 때론 책 속에 빠져든 듯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p.93 -비 오는 날 밤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음악을 들어도 느낌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타인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소통의 첫걸음이 아닐까. 책을 통한 소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와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나도 다음과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 찬찬히 읽고 싶었는데 그만 빨리 읽어버렸다고. 온전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게 되었노라고. 언젠가 날아오를 그때를 위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봉황은 무한히 펼쳐진 자유로운 하늘을 올려다보고, 딱 한 번 크게 날갯짓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 날아갈 수 있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이곳에 머무를 것이다. p.156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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