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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인간] 얽혀있는 비극의 가정사 | 장르소설 2019-03-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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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하인간

로스 맥도널드 저/ 강영길 역
동서문화사 | 200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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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작가 로스 맥도널드의 ‘사립탐정 루 아처’ 시리즈. 경우에 따라 자신의 뿌리를 안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20세기 중후반의 미국을 조용히 바라보며 가정의 위기를 파헤치는 작품들로 유명한 하드보일드 작가 로스 맥도널드. 그가 창조한 대표 캐릭터 ‘사립탐정 루 아처’ 시리즈 중 하나인 [지하인간 Underground Man] 역시 거미줄처럼 엉킨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다. 경우에 따라 자신의 뿌리를 안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라고 했던가.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에 상처를 입는 사람은 아무 죄 없는 후손들이다. 막장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가운데 루 아처는 그의 스타일대로 꼼꼼하게 탐문수사를 계속한다. 의혹의 씨앗이 남김없이 거두어질 때까지. 덕분에 독자로서 궁금해 하던 자초지종의 꼬인 매듭은 완전히 풀리지만 남은 자들의 인생은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결론이랄까.


산타 테레사 지역의 세 가정이 있다. 오랜 지주 가문인 브로더스트, 모텔 사업을 하는 크란돌,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킬패트릭. 브로더스트가의 차세대 지주 스탠리는 자신의 실종된 아버지를 찾느라 여념이 없고, 무엇 때문인지 여대생 수전 크란돌이 그의 계획에 동참한다. 그들이 간 산장 근처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스탠리의 아내 진은 사립탐정 루 아처에게 함께 간 아들 로니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그러나 도착해보니 스탠리는 살해당하고 현장에 있던 수전과 로니는 행방이 묘연한데, 추적 끝에 불안정해 보이는 청년 제리 킬패트릭과 함께 요트를 타고 운항중임을 확인한다. 세 집안을 돌아다니며 뭔가 연결고리가 있음을 탐지한 루 아처. 생각보다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진실에 접근할수록 마음은 편치가 않다.


사람들은 각자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 스스로 진 짐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나누어지게 된 짐이기도 하다. 핏줄로 이어진 경우라면 쉽게 내팽개칠 수 있는 무게도 아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의 결과는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 그 어떤 경우라도 범죄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 형벌의 대를 물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힘껏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순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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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온천] 사랑일까, 사랑이었을까, 온천에 가는 이유 | 일반도서 2019-03-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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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저/민경욱 역
미디어2.0(media2.0) | 200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작가가 섬세하게 묘사해 놓은 전통 온천의 풍경을 떠올리자니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욕구가 뽀글뽀글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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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일정에 온천을 끼워 넣어 계획을 짜는 나로서는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다. [첫사랑 온천 初戀溫泉]이라니. 그것도 깔끔하고 유려한 문체로 인해 좋아하는 작가인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작품이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일본 각지의 유명한 온천 다섯 군데를 배경으로 각각의 사연을 그린 소설집이다. 그동안 꽤 많은 온천 여관에 투숙해보았지만, 사실 다른 투숙객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대부분의 경우 그저 좋아서 왔을 거라고만 여겼지 이런저런 사정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나 남녀 커플은 많이 못 본 것 같기도 하고.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종류의 여관에 묵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온천 여행의 이면에는 실로 다양한 사연들이 존재하겠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첫사랑 온천 初??泉

- 아타미, 호우라이 온천(熱海 ‘蓬?’)

지키고 싶었던 첫사랑을 잃어버린 남자. 가장 행복한 순간만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행복한 순간만을 이어 붙인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야.”


흰 눈 온천 白雪?泉

- 아오모리, 아오니 온천(?森 ‘?荷?泉’)

서로가 말이 많은 이른바 조연 커플. 하지만 진심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법이다.

“느꼈어? 순간적으로 모든 소리가 사라져 버린 느낌. 가끔은 잠자코 좀 있어 봐.”


망설임의 온천 ためらいの湯

- 교토, 기온 하타나카 (京都 ‘祇園畑中’)

만나면 남편 또는 아내에게도 미안하지만 서로에게도 미안하다는 불륜 커플, 이대로 괜찮을까?

서로 누군가를 배신한 사이인데, 그 배신자들이 어느새 서로를 배신할까 두려워 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온천 風??泉

- 나스, 니키클럽 (那須 ‘二期??部’)

보험 영업일을 하다 보니 성과가 좋을수록 사람들은 곁을 떠난다. 아내가 바란 건 돈이 아니었건만.

“둘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전에 갔던 하코네, 그 전에 갔던 쿠사츠, 당신은 거기 없었잖아.”


순정 온천 純情?泉

- 구로카와, 난조엔 (?川 ‘南城苑’)

둘만의 첫 온천여행. 고교 커플의 순정은 변치 않을 사랑을 꿈꾼다. 별이 반짝이는 산속 노천탕에서.

“그러니까...... 한 여자와 12시간은 잘 지내고 12시간은 싸우지, 뭐.”


어느 지역이나 온천이 있다는 점이 부러운 일본. 작가가 섬세하게 묘사해 놓은 전통 온천의 풍경을 떠올리자니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욕구가 뽀글뽀글 솟아난다. 마지막 편의 주인공 겐지처럼 나도 어렸을 때부터 목욕탕을 좋아했다. 아주 꼬마였을 때도 탕에 넣어 놓으면 땀을 쫄쫄 흘리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한다. 가정의 욕조와는 다른 맛이 있는 온천탕의 운치. 머릿속은 어느새 이번에는 어느 온천에 가면 좋을지 여행에 대한 꿈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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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로 그린 초상] 내 머릿속의 그녀를 찾아서 | 장르소설 2019-03-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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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기로 그린 초상


북스피어 | 200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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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이나 [기나긴 순간]과는 또 다르지만 역시 사랑에 빠진 사나이의 순정을 소재로 삼았다. 순식간에 읽혀지는 만큼 일단 재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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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의 서스펜스 작가 ‘빌 S. 밸린저’에게는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 사건을 쫓아 범인을 찾는 형식이 아니라 주요 인물들을 따라가며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글자들이 꿈틀꿈틀 캐릭터의 옷을 입고 일어나 사랑과 욕망과 음모와 배신이 존재하는 플롯 속에서 각자의 색깔로 독자를 향해 도전적인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자. 내 생각을 읽어봐. 내 감정을 느껴봐.’ 하면서. [연기로 그린 초상 Portrait in the smoke]은 작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이나 [기나긴 순간]과는 또 다르지만 역시 사랑에 빠진 사나이의 순정을 소재로 삼았다. 순식간에 읽혀지는 만큼 일단 재미는 있다.


대니 에이프릴이라는 청년과 크래시 알모니스키라는 여인이 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입장에서 번갈아가며 진행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동시진행 시점이 아니라는 것. 채권 수금 일을 하는 대니는 우연히 보게 된 사진 속의 미인 크래시에게 홀딱 반하고 만다. 꿈속의 여인을 만나고 싶다는 일념 하에 그녀의 자취를 추적하는 나날을 보내는 대니. 그가 단서를 하나씩 찾을 때마다 크래시의 여정은 조금씩 독자에게 드러난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여자. 뛰어난 미모와 타고난 감각을 지녔긴 해도 남자들의 마음을 장악해가기 위해서는 기다림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능력도 충분히 있는 여자가 왜 남에게 자신의 인생을 저당 잡히려고만 할까 싶기도 하지만 아마도 개미처럼 일해서는 큰 부자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일찌감치 파악한 모양이니 대단하지 않은가.


이제껏 팜므파탈을 그린 작품은 많이 등장했으나 어쩐지 완전히 미워지지 않는 묘한 매력의 캐릭터다. 물론 당한 남자들이 딱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전에 [지푸라기 여자]를 읽고 여자가 너무 불쌍하다고 했더니 오빠가 허황한 꿈을 꾸느라 당했으니 자승자박이라고 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차피 환상이라는 ‘연기로 그린 초상’이었으니 추적의 끝이 핑크빛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감은 오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평생을 지옥에서 살게 되는 사람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니라 꼬드김에 빠지고 만, 어떻게 보면 순진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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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희망을 찾는 사람들 | 일반도서 2019-03-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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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오기와라 히로시 저/김난주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갑작스럽게 다가온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담하면서도 따스한 온기를 담고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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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기와라 히로시(荻原浩)에게 드디어 제155회 나오키상을 안긴 작품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런저런 삶을 담은 단편집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갑작스럽게 다가온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담하면서도 따스한 온기를 담고 그려진다. 어떻게 보면 작가가 작정을 하고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평소에 잘 사용하던 유머코드를 싹 배제하고 순수문학에 가까운 단편들로 채워져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따라서 재미보다는 감성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작품집이다.


성인식 成人式

중학생이던 딸을 사고로 잃고 삶의 의욕을 잃은 부부. 살아있다면 성인이 되었을 딸의 성인식에 대리로 참가함으로써 쳇바퀴 돌 듯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삶의 고리를 다시 연결하고자 한다.


언젠가 왔던 길 いつか?た道

강압적이던 엄마로부터 도망치듯 독립한 지 16년. 남동생의 간청으로 오랜만에 집에 가보니 화가였던 엄마는 이미 치매 증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엄마는 소녀가 되고 소녀는 어른이 되었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海の見える理?店

제법 입소문이 났다는 바닷가 이발소에 찾아간 청년. 나이 지긋한 이발사는 정중하고도 숙련된 솜씨로 이발을 하면서 자신의 신상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아버지’와 ‘아들’.


멀리서 온 편지 遠くから?た手紙

일이 우선으로 가정은 뒷전이 되어버린 남편에게 화가 나 친정으로 가버린 아내. 할머니의 방에서 유품 구경을 하던 날 묘한 문자가 왔다. 문득 생각난 자신의 과거 연애편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연서.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空は今日もスカイ

편모가정이 되고 바뀐 생활환경이 불만스러운 10살 소녀는 바다를 향해 가출을 감행한다. 신사에서 만난 기묘한 아이는 가정 학대를 당하고 있었고, 어른들의 세상에서 두 아이는 하늘을 향해 절규한다.


때가 없는 시계 時のない時計

아버지의 유품인 고장 난 시계를 수선하러 오래된 시계방을 찾은 남자. 사방에 가득한 시계 속에 유독 시간이 멈춰진 탁상시계를 발견한다. 되돌리고 싶은 순간, 후회해도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을.


“누구나 시계바늘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겠죠.”

잠시 생각하고서 나는 노인에게 대답했다.

“아니오. 그런 생각 없습니다.”

시곗바늘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던 팔락팔락 넘어가는 시계처럼.

p.266/267


살다보면 후회되는 일이 누군들 없으랴. 그래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절망을 끊고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마음에 담고 질질 끌어오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장 정리를 하는 수순을 밟도록 하자. 아플수록 끄집어내는 편이 쉽고 빠르게 아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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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 바다와 커피 향기를 담뿍 담은 소설집 | 일반도서 2019-03-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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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저/이수미 역
샘터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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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절벽으로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오는 곳, 한가롭고 다정한 모습으로 은은한 온기를 머금고 있는 파란 색 찻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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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공부도 할 겸 원서와 번역서를 함께 붙들고 겨우내 씨름한 끝에 드디어 마지막장을 넘기고 보니 이 작품의 첫 장과도 같이 계절은 어느새 봄이 찾아와 있었다. 따스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감성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森?明夫)의 힐링 소설 [무지개 곶의 찻집 虹の岬の喫茶店]은 바닷가 찻집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화들을 계절을 달리 해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사계절은 일 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아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몇 년 씩 세월이 흐르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물론 책을 읽는데 오래 걸린 탓도 있겠지만 아주 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절벽으로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오는 곳, 한가롭고 다정한 모습으로 은은한 온기를 머금고 있는 파란 색 찻집으로.


<맛있는 커피와 음악♪ ? 카페 ‘곶’ 여기서 좌회전>

<おいしいコ?ヒ?と音樂♪ 岬カフェ ここを左折>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고민이나 아픔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 이곳 ‘미사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맛있는 커피와 주인장이 골라준 음악을 들으며 답답하게 짓누르고 있던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각자의 무지개를 발견한다. 봄. 아내를 잃고 어린 딸과 함께 무작정 차를 타고 무지개 찾기 모험을 떠난 도예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는 바로 아내가 남겨준 보물 같은 존재 ‘딸’임을 깨닫는다. 여름. 취직활동에 지친 대학생이 우연히 들른 찻집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은 인생의 나아갈 길을 다시금 바라보게 도와준다. 사랑은 덤. “걸즈 온 더 비치(Girls On The Beach)”. 가을.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은 도둑이었다. 그러나 커피향속에 울려 퍼지는 음악 “더 프레이어(The Prayer)”로 인해 결국 구원을 받고 본업인 칼갈이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겨울. 노년의 사랑은 그만큼 애틋하기도 했는데,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에 실려 보낸 마음은 그저 친구로 남은 채 석별의 정을 나눈다. 다시 봄. 고지는 예전의 밴드 멤버가 모두 모여 다시 한 번 연주할 수 있으리라는 꿈을 안고 에츠코 이모의 카페 옆에 라이브하우스를 짓고 있다. 폭주족에서 벗어나 가슴속 응어리를 풀도록 도와준 음악과 친구가 너무 그립기 때문에. “땡큐 포 더 뮤직(Thank You For The Music)” 


그리고 여름. ‘곶과 바람과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美味しくなれ, 美味しくなれ。” 주문을 외며 커피를 끓이는 우아하고 지혜로운 에츠코 씨. 점점 기력이 약해지는 자신을 느끼자 외로움이 사무친다. 먼저 떠난 남편이 그린 그림과 똑같은 무지개를 보고 싶어 찻집을 차렸건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불어넣은 거대한 태풍이 휘몰아치던 밤이 지나고, 기적처럼 아름다운 아침놀이 뜬다. 새롭게 기운을 차린 그녀의 마법에 걸린 커피는 특별하게 맛있고, 그녀가 들려주는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리라. 작가는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음악 선곡만은 그다지 나의 취향이 아니었는데, 아마도 노래보다는 제목과 가사에 치중한 선곡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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