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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한순간이라도 한 눈 팔지 마라 | 장르소설 2017-11-2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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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탈선

제임스 시겔 저/최필원 역
비채 | 200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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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번 잘못 폈다가 된통 당하는 남자 이야기. 그래도 손을 내밀 곳은 아내뿐이라는 건 오랜 진리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소설이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띄어 선택한 소설인데, 책장을 넘기면서 그보다는 어쩐지 마이클 더글라스의 <위험한 정사>가 떠올랐다. 바람 한번 잘못 폈다가 된통 당하는 남자 이야기. 그래도 손을 내밀 곳은 아내뿐이라는 진리도. 그야말로 인생의 나락으로 끝없이 떨어지는 남자가 한심하면서도 정도가 너무 심해서 불쌍하게 여기게 되는 전개가 그랬다. 서스펜스 스릴러라도 두 종류가 있다. 짜임새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오래오래 보고 싶은 마음에 아껴보게 되는 소설과 계속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이 빨리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속도를 내서 읽어버리는 소설. 이 작품은 후자다.

 

찰스 샤인은 교외의 주택가에서 뉴욕으로 기차 통근을 하는 광고회사 중역. 맞벌이를 하는 교사 아내와 반항기에 접어든 사춘기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안정된 중산 가정이지만 소아 당뇨를 앓고 있는 아이에 대한 걱정과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 하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일탈을 꿈꾸는 그에게 어느 날 막연했던 몽상이 현실로 다가온다. 늘 타던 기차를 놓치고 다음 기차를 타게 된 바로 그날, 기차에서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고 회사에서는 광고주에게 짤린다. 모든 푸념을 그대로 들어주는 지적인 그녀 루신다와의 만남이 깊어진 순간 마주친 악몽.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기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기만 하다. 헤어 나오려 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어 가고, 어떻게 해야 지옥 같은 늪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여자가 나오는 순간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빠른 속도감과 적당한 긴장감으로 인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책장이 넘어간다. 역시나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원제를 따라 <디레일드 Derailed, 2005>. 주인공 찰스 샤인 역에 클라이브 오웬은 괜찮은데 루신다 해리스 역에 제니퍼 애니스턴은 영 안 어울리는 느낌이다. 섹시하고 늘씬한 미모의 전문직 여성이라기엔 너무 평범하지 않은가. 어찌되었든 제임스 패터슨이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처럼 스릴과 드라마가 잘 어우러진 이야기다. 가장 뛰어난 부분은 화자가 3인칭에서 1인칭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교도소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나’는 작문 숙제를 내주는데, 그중 누군가의 글을 소개하는 것 같다가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라며 시점이 전환되는 동시에 급속도로 전개되는 사건에 미친 듯이 몰입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라니? 그것도 전생의? 그 궁금증으로 인해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라도 모두 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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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걸] 세피아 톤의 빛바랜 사진첩 | 장르소설 2017-11-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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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캘리포니아 걸

T. 재퍼슨 파커 저/나선숙 역
영림카디널 | 200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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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비열한 인간은 정치권이나 언론계나 마찬가지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병들고 편협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작가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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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변화를 겪던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인간 군상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은 베트남전을 치르고, 케네디는 암살당하며, 비틀스의 영향을 받은 록 음악과 함께 젊은이들의 반항과 저항이 꿈틀대고, 혼란을 틈타 마약이 상용되기 시작되던 시기. 소설의 배경인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터스틴 마을도 변화를 겪는 중이다. 베커 집안의 4형제 데이비드, 닉, 클레이, 앤디를 주축으로 어린 시절부터 오랜 세월이 흐르기까지 그들이 겪는 사랑과 갈등, 상실과 용기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제목이 <캘리포니아 걸>이냐고? 그들 형제를 둘러싼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라 미스 터스틴에 선발되기도 한 미모의 어린 아가씨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오렌지카운티는 부통령 리처드 닉슨이 머물던 곳, 우익단체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곳이기도 하기에 정부의 주의를 끄는 지역이기도 했다. 이 마을 출신의 하원의원 스톨츠는 드넓은 부지에 가득했던 오렌지 나무를 모조리 뽑아버리곤 오렌지로 방향제를 만드는 공장을 세운다. 베커 집안에도 변화는 찾아왔다. 목사가 된 데이비드, 베트남전에서 죽은 클레이, 형사가 된 닉과 신문기자가 된 앤디. 어린 시절 베커 형제와 폰 형제가 싸움을 벌이던 통조림 공장은 이미 폐허로 변해버렸는데 폰 집안의 막내딸 자넬이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된다. 닉과 앤디는 살아있을 때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자책감에 힘을 합쳐 범인을 추적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비열한 인간은 정치권이나 언론계나 마찬가지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병들고 편협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작가의 메시지. 그러나 완전한 인간은 없다는 걸,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해와 수용이라는 걸 따스하게 그린다. 빛바랜 세피아 톤의 사진첩을 넘기는 분위기가 흐르는 이 소설은 영미권 추리문학상의 하나인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제퍼슨 파커의 2005년도 수상작이다. 2002년 수상작인 <Silent Joe>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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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그렇게 계속 흘러가는 거야 | 일반도서 2017-11-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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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버 보이

팀 보울러 저/정해영 역
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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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빛을 만나더라도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우리의 인생은 지금 이 순간도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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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소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삶과 죽음, 이별에 대한 이야기. 어차피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임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별은 늘 아쉬움과 슬픔을 동반한다. 늘 곁에 계실 것 같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제스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간다. 나도 그랬으니까. 가족과의 이별이란 누구나 겪는 일임에도, 이미 겪었던 일임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법이다.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여행에서 만난 신비한 존재 ‘리버보이(River-boy)'를 통해 제스는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얻는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그림 ‘리버보이’를 함께 완성하며 느꼈던 공감과 온기와 추억을 밑거름으로 앞으로 아름답게 성장해 가리라.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영혼인 동시에 제스의 분신이기도 한 것이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건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에 감사한 날들이지만 내 안에 소중한 추억을 저장해둔다면 언젠가는 닥칠 이별도 그리 슬픈 일만은 아닐 것이다.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순리대로 살아라.’ 수많은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빛을 만나더라도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우리의 인생은 지금 이 순간도 그렇게 흘러간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막연한 미래를 고민하기 보다는 지금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고 마음속으로 곱씹어 본다.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지?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난 이 모든 것에서 안식을 찾아.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 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아름답지 않은 건 죽음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겠지.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192-1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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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진실과 마주할 준비가 되었는가 | 장르소설 2017-11-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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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저/김승욱 역
황금가지 | 200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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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그리고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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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수용소가 있는 섬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같은 이야기는 아닐까 싶어 망설였다. 정신병을 다룬 내용은 조금 두렵다. 그래도 <미스틱 리버>가 너무나 감동적이었기에 데니스 루헤인을 믿고 읽기 시작한 소설 <살인자들의 섬>. 정신병동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에서 보편적으로 다루곤 하는 환자들의 위험한 폭력성이나 지나친 억압 같은 내용과는 다르게 스릴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긴장감을 더한다.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에 빠져들어 읽다보니 또 작가가 쳐놓은 덫에 걸렸다. ‘과연 이 고립된 섬에서 떠날 수 있을까’에 집중을 해버린 것이다. 배경이 정신병동인만큼 주제는 신체가 아니라 정신에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되었는데. 덕분에 반전을 제대로 만끽하긴 했지만, 역시 결말은 데니스 루헤인 답다. 사회에, 그리고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회의 현실을 소설적으로 파고들면 그 끝에 범죄소설이 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다. 미국의 급소에 대해 쓰고 싶다면, 아무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미국의 다른 얼굴에 대해 쓰고 싶다면, 범죄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어 있다.” 데니스 루헤인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셔터 섬에 있는 애시클리프 병원은 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들을 수용하는 병원이다. 그 외의 건물은 삐죽이 솟아있는 등대뿐, 아무것도 없고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고립된 이 섬에 테디 대니얼스와 처크 아울, 두 명의 연방보안관이 찾아온다. 탈출한 환자 레이첼 솔란도를 찾기 위해서라지만 병원에서 비밀리에 불법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배후를 조사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병원의 의사 콜리 박사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시핸 박사도, 악의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교도소장도, 모든 인물이 수상해보이기만 하는데 가장 위험한 환자들을 수용하는 C병동에 잠입한 두 사람에게 위기가 닥친다. 아내 돌로레스 샤날를 죽게 만든 방화범 앤드루 레이디스에 대한 잠재된 복수심이 과거의 기억과 교차되며 악몽에 시달리는 테디. 그는 무사히 섬을 탈출할 수 있을까? 폭풍우가 몰아치는 나흘간의 이야기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고립된 섬의 정신병원을 사회로 본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극히 현실적이고 급진적인 지배자는 교도소장이, 이상적이며 온건적인 지도층은 박사가 맡고 있으며, 사회라는 시스템에 갇혀 생활하는 집단은 상태에 따라 A, B, C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그 속에서 튀는 경우는 요주의 인물이 되는 것이다. 받아들이면 속으로 아픔을 삼켜야하고, 거부하면 외부의 압력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스트레스, 콤플렉스, 트라우마... 이런 정신적 외상들을 키우는 건 자신일까, 사회일까,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걸까. 과연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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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초 이야기] 그립고 따스한 추억 앨범 | 일반도서 2017-11-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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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저/이선희 역
바움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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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연작소설을 읽다보면 오래된 앨범을 한 장씩 넘기며 옛이야기를 듣는 듯 푸근한 감상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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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초(霞町)란 '안개마을'이라는 뜻으로 지금은 사라진 도쿄의 지역이다. 아오야마(靑山)와 아자부(麻 布), 롯본기(六本木)로 둘러싸인 그 곳에서는 밤이 깊어질수록 안개가 솟구친다고 한다. 한자로 쓰고 우리말로 읽으니 국내에도 유명한 그 번화가의 이름이 청산과 마포였다니, 더더욱 친근감이 든다. 도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사립중학교를 다녔다고 알려진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자전적 소설로 8편의 연작소설을 읽다보면 오래된 앨범을 한 장씩 넘기며 옛이야기를 듣는 듯 푸근한 감상에 젖는다.

 

빌딩의 계곡 사이를 흘러가는 안개에 시선을 고정하자,
마치 엄청나게 많은 스틸 사진을 흩뿌린 것처럼
흑백의 나날이 되살아났다.

 

어쩌면 이토록 아름답게 글을 쓰는지, 사진관 집 도련님이 이야기하는 추억들이 내 눈앞에도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리움을 담은 영상으로 떠올라 아스라이 흘러간다. 1960년대 고도성장기에 청춘을 보낸 주인공들은 리젠트 머리를 하고 오티스 레딩의 노래를 들으며 밤의 가스미초를 활보한다. 마치 영화 ‘이유없는 반항’이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장면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물론 그런 미국 영화보다 훨씬 순박하고 귀여운 수준의 일탈이지만. 청소년기의 사랑은 미숙해서 예쁘고 허세 때문에 더욱 사랑스러운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뿌옇게 바랜 흑백사진처럼 흐릿한 기억으로 남을 것을 당시에는 왜 그리 아프게 느껴지는지. 그런 성장통을 겪으며 성숙해지고 변화하는 것이 인간의 일생인 것이다.

 

· 가스미초 이야기 - 가스미초에서 이루어진 하룻밤 만남과 긴 이별
· 푸른 불꽃 - 펑 터지는 불꽃과 함께 멋진 꽃전차 사진을 남긴 노스승과 제자
· 굿바이 닥터 해리 - 사제라기보다 동지가 된 임시직 원어교사 해리와의 추억
· 평지꽃 - 노란 유채꽃에 얽힌 할머니의 아픈 옛사랑
· 해질 녘 터널 - 저녁놀이 물드는 연인곶에서 만난 큐피드 유령
· 유영(遺影) - 할머니의 사진 곁에서 눈물 흘리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진심
· 여우비 - 진짜 남자를 알게 된 여우비가 오던 날
· 졸업사진 - 노망난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

 

긍지 높은 명사진사 할아버지 이노 무에이, 데릴사위로 사진관을 이어받은 아버지, 철없는 한량이지만 선량한 마음을 지닌 손자. 이들 3대 이노 집안을 중심으로 따스한 가족애가 넘쳐흐른다. 명문 고등학교의 학생인 이노의 청춘도 가족이라는 뒷받침이 있었기에 그토록 빛날 수 있었으리라.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전쟁으로 인한 비극 또한 그저 지나칠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집안에 희생자 한 명 없는 가족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전쟁은 일본이 일으켰으나 국민들이 원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 나라에도 학도병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아들, 남편, 형제가 있다. 대학에 보내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까, 애간장이 녹을 만큼 후회 가득한 할아버지의 모습에 한국전쟁 때 아들을 떠나보낸 우리 할머니의 모습이 오버랩 되며, 가슴 속에 지울 수 없는 응어리가 남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덕분에 새삼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둘러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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