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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een] 십대 소년들의 투명한 감수성을 통해 본 세상 | 일반도서 2019-04-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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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스틴 6teen

이시다 이라 저/이규원 역
작가정신 | 2016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연애와 실연, 앞날에 대한 불안과 방황, 삶과 죽음에 대해 한층 더 깊어진 고민을 안고 십대 소년들의 특별한 감수성이 펼쳐진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스타일리시한 작품을 쓰는 작가 이시다 이라의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4teen]에 이은 후속편이 바로 이 소설 [6teen]이다. 일본 도쿄 도 주오 구에 있는 작은 인공 섬 ‘쓰키시마 月島’를 배경으로 하는 소년 사인방의 이야기다. 2년전 쓰키시마 중학교를 다니며 진한 우정을 쌓아가던 소년들이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다. 사정에 따라 각각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연애와 실연, 앞날에 대한 불안과 방황, 삶과 죽음에 대해 한층 더 깊어진 고민을 안고 십대 소년들의 특별한 감수성이 펼쳐진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만 생각하며 역시 평범한 도립 고등학교에 진학한 ‘데쓰로’, 약간 냉소적인 수재로 도쿄 최고의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고 가이조 학원에 진학한 ‘준’, 남보다 몇 배 빠르게 나이를 먹는 조로증을 앓고 있어 양갓집 도련님들이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한 ‘나오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동거녀와 아기까지 생활을 책임지느라 낮에는 수산시장에서 일하면서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는 거구의 ‘다이’. 허름한 몬자야키 집 ‘히마와리’에 모여 배를 채우고 오가는 시시한 잡담 속에서도 진지한 고민을 나누는 네 소년은 오늘도 산악자전거를 타고 거리 이곳저곳을 누비며 달린다.


어떤 사연이 있건 간에 엄마는 평생 엄마다. (단칸방 할멈) XXY유전자를 가졌어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같은 나이임에는 다를 게 없다. (클라인의 요정) 어른스러운 다이를 보며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다. (유나의 우울) 팬클럽 제1호가 되어주지, 친구니까. (휴대전화 소설 작가를 만나면) 나오토의 마음을 훔쳐간 소녀의 전화번호 따기 작전. (메트로 걸) 마음도 연결되었으면 해, 열여섯이니까. (위크 인 더 풀) 홈리스 철학자 아저씨와 친구가 되다. (가을날의 벤치) 우정과 연애는 자리를 함께할 수 없는 법. (흑발 마녀) 정말 중요한 건 우리 끼리만의 비밀. (스위트 섹시 식스틴) 열여섯 살의 죽음이 남긴 것들. (열여섯 살의 이별) 


잊지 않기와 종종 추억하기. 그것은 산 사람이 죽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들 가운데 하나다.

p.254

우리한테 주어진 시간은 짧으나 기나 다 평등한 거다. 언젠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 작별을 고한다. 최후까지 발버둥 치나 깨끗하게 받아들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강인함도 없고 나약함도 없다. 우리 목숨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을 뿐인 거다.

p.289


어떨 때는 지금의 내가 열여섯 살보다도 못한 기분이 든다. 뭐 어차피 산다는 건 영원히 배우면서 걸어가는 길 아니겠는가. 신중하게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이를 먹어갈 수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인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에 수긍하면서 오늘도 또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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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라이크 헤븐] 믿을 수 없지만 믿고픈 이야기 | 일반도서 2019-04-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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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저스트 라이크 헤븐

마르크 레비 저/김운비 역
열림원 | 200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영혼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영혼과 사랑에 빠진 남자.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에서 등장한 설정이지만 소재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몰입도는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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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작가 마르크 레비. 드라마, 영화, 소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로맨스와 담을 쌓고 지낸지 오래이나 이분의 작품만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읽고 있다. 연금술사라지 않는가. 동감한다. 처음 작가를 알게 된 건 [행복한 프랑스 책방]으로 단순히 제목에 끌려 고른 책이었는데 너무나 마음에 들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추천해 인정을 받고 보니 더욱 친근감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데뷔작인 [저스트 라이크 헤븐]을 이제야 봤다는 건 팬이라 자처하기에 너무 부족한 자세이려나. 영화로 인해 너무 유명해지면 흥미가 사라지는 요상한 습성 탓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 비슷한 소리를 주입하며 책장을 펴들었다. 어쨌든 궁금했다고.


영혼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영혼과 사랑에 빠진 남자.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에서 등장한 설정이지만 소재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몰입도는 상당했다. 마르크 레비라는 작가의 필력 덕분이리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레지던트 로렌은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코마상태가 된다. 몇 달 후 그녀가 살던 집에 이사를 온 건축가 아더는 벽장 안에서 여자를 발견하는데 오히려 그보다 더 놀란 건 바로 그녀 로렌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영혼의 상태로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으나 그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다는 고독과 슬픔을 안고 지내던 로렌에게 자신을 알아보고 만질 수도 있는 아더는 구세주와 같았다. 범상치 않은 상황에서 피어난 사랑은 급속도로 진행되지만 기약 없이 병원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로렌의 육체는 안락사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바야흐로 필사의 탈출을 계획하는 아더와 로렌의 앞날은 예상치 못한 길로 나아간다.


“우리 모두는 이 마법의 은행을 가지고 있어. 그건 시간이거든. 째깍째깍 흘러가는 매초들로 이루어진 풍요의 뿔!”

매일 아침 깨어날 때 우리에겐 하루당 팔만육천사백 초의 시간이 예치되고, 밤에 잠들 때 다른 계좌로의 이월 같은 건 없다. 그날 살아지지 않은 것은 유실된다. 어느 때라도 삶은 멈출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우리에게 매일 주어지는 팔만육천사백 초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게 돈보다 더 소중하지 않을까, 삶의 순간들이?”

p.290~p.291


은근히 스릴도 충족시키는 후반 전개가 로맨스 장르의 부족한 부분을 꽉 채워준다. 소살리토 지역과 그 언덕에 달라붙은 가옥들, 몬터레이 만의 양기슭에 하이픈처럼 걸쳐 있는 금문교, 티뷰론 어항, 마리나까지 층계처럼 내려뻗은 지붕들을 감상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빅토리아 시대풍 아파트. 완벽한 배경도 한몫했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만담 스타일의 개그콤비를 보는 것 같은 대화에 배꼽을 잡게 만드는 아더와 그의 동업자 친구 폴의 우정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아더의 부탁을 오로지 신뢰 하나만으로 무조건 들어주는 폴에게 축복이 있기를.


딱 영화화되기 좋은 스토리이기에 2004년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영화 <Just Like Heaven>이 제작되었다. 내가 이 소설을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키가 크고, 커다란 눈에 예쁜 입, 행동과는 완전히 다른 부드러움을 지닌 얼굴.” 그런데 왜 리즈 위더스푼이란 말인가. 남자 주인공인 ‘마크 버팔로’도 별 매력을 못 느끼겠고. 제목 역시 2001년 출간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이 원제(만일 그것이 진실이라면 / 프랑스어: Et si c'etait vrai..., / 영어: If Only It Were True)에 가깝기도 하고 이미지도 잘 전달되는 것을 ‘천국 같은’이라니. 원작과 멀어지고만 요소들을 보니, 영화를 안보고 책을 선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더욱 굳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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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덴데케데케데케~] 웃음과 감동의 로큰롤 콘서트 | 일반도서 2019-04-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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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청춘, 덴데케데케데케~

아시하라 스나오 저/이규원 역
청어람미디어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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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순수했던 시절 순박한 시골 소년들의 성장기. 그들이 선사하는 열정의 로큰롤 콘서트. 시대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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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소설은 물론, 음악 관련 이야기는 모두 좋아하는 관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이유가 없는 소설이다. [청춘, 덴데케데케데케~ 靑春デンデケデケデケ] 제목이 참 묘하다고 생각했더니, 기타 연주 소리였다. 1960년대를 주름잡던 미국의 인스트루멘탈 록 밴드 ‘벤처스(The Ventures)’의 대표적인 연주곡 ‘Pipeline’에서 트레몰로 글리산도 주법으로 연주하는 일렉트릭 기타의 바로 그 소리다. 궁금해서 찾아 들어본 바로는 리듬에 맞춰 읽는다면 그럴듯하게도 들린다. 영화화도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제목으로는 ‘청춘 딩가딩가 딩딩딩 (靑春デンデケデケデケ: The Rocking Horsemen, 1992)’. 이게 뭐람.


그 순간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이 갑자기 검은 비로드 장막 같은 캄캄한 밤하늘로 바뀌더니, 그 장막을 커다란 면도칼로 내리 찍듯 벼락이 내리쳤다.

덴데케데케데케~~~~!


작가는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짜르르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라는데 딩가딩가 딩딩딩이 뭐냐고. 차라리 띵쿠쿠쿠쿠궁은 어떨까나. 뭐 그런다고 2020년을 바라보는 지금에야 내리꽂히는 번개에 감전된 것만 같은 충격적인 감동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작가가 1960년대 고교시절을 보내던 시절의 밴드 활동이다 보니 기대한 만큼의 흥은 나지 않았으나 비틀스에 열광하던 시대를 연상하면 어느 정도 공감은 간다. 책에 수록된 곡들을 배경음악 삼으면 더 재미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모아 플레이해봤는데, ‘콘서트 7080’을 보는 것처럼 갭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그냥 자신만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청춘소설로는 무척 재미있었다.


주인공 후자와라 다케요시(일명 칫쿤)와 시라이 세이지는 만나자마자 의기투합해 밴드를 만들기로 한다. “밴드를 만들자. 응?” “오케이. 만들자, 만들자.” “으아, 신난다아!” 아직 기타도 없고 연주할 줄도 모르면서 칫쿤은 팝송을 좋아하는 주지스님의 아들 고오다 후지오와 브라스밴드의 큰북주자를 지망하던 오카시타 다쿠미를 끌어들여 밴드를 결성한다. 여름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땀 흘려 모은 돈으로 악기를 장만하고 꿈에 부푼 소년들. 이미 실력이 대단한 시라이는 리드기타, 칫쿤은 사이드 기타와 리드 보컬, 후지오는 베이스 기타와 코러스, 오카시타는 드럼. 그리고 모든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해주는 지원군 다니구치 시즈오(일명 시이상)도 뭉쳤다. 밴드 이름은 ‘로킹 호스맨(The Rocking Horsemen)’. 록을 하는 기병들은 이제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고교 3학년 마지막 문화제에서 근사한 공연을 마친 ‘로킹 호스맨’ 멤버가 흘리는 눈물이 찌르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직 순수했던 시절 순박한 시골 소년들의 성장기. 그들이 선사하는 열정의 로큰롤 콘서트. 시대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전해지는 음악과 열기가 잠자고 있던 가슴 속 전원을 반짝 켜주는 느낌이다. 가가와현(香川?) 캉온지시(?音寺市) 출신인 저자 ‘아시하라 스나오(芦原すなお)’의 자전적 소설로 등장인물들의 시코쿠 사투리가 구수하다고 하는데, 원어의 감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로 웃기고 사랑스럽고 흥겹다. 이 작품으로 1991년 나오키상을 수상함으로써 20년 만에 다시 밴드 공연을 가끔씩 하게 되었다고 하니 작가에게는 그보다 기쁜 일이 없었으리라. 부럽다.


‘로킹 호스맨’의 고교 시절을 마감하는 콘서트 곡 중 다섯 곡만 꼽는다면 나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The Ventures ; ‘Pipeline’

- The Beatles ; 'I Feel Fine’

- Little Richard ; ‘Long Tall Sally’

- Bob Dylan ; ‘Mr. Tambourine Man’

- Chuck Berry ; 'Johnny B. Go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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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패밀리] 수상한 가족의 블록버스터급 라이프 | 장르소설 2019-04-1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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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험한 패밀리

토니노 베나키스타 저/이현희 역
민음사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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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세계의 연대기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육탄전에서부터 바주카포까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급 액션이 살아 숨쉬는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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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 연출, 마틴 스콜세지 감독 제작, 로버트 드 니로, 미셸 파이퍼, 토미 리 존스 주연이라는 초특급 멤버의 할리우드 영화 [위험한 패밀리(The Family, 2013)]는 프랑스 작가 ‘토니노 베나키스타’의 소설 [Malavita]가 원작이다. 미국을 주름잡던 마피아 라 코사 노스트라의 보스가 조직을 배반하고 법정에서 증언하는 대신 FBI의 보호를 받으며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로 이미 몇 차례나 마피아 연기를 인상적으로 보여준 바 있는 ‘로버트 드 니로’야말로 적역을 맡지 않았나 싶다. 이십년의 집요한 추격 끝에 거물 마피아 ‘조반니 만초니’를 잡아들이는데 성공했지만 덕분에 책임져야하는 골칫덩이를 떠맡은 FBI 역의 ‘토미 리 존스’ 역시 믿음직스럽다. 이런 조합이 가능했던 건 마피아 세계의 연대기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육탄전에서부터 바주카포까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급 액션이 살아 숨 쉬는 원작의 힘 때문이리라.


프랑스 노르망디, 조용한 소도시 숄롱쉬르아브르에 블레이크 가족이 야밤을 이용해 몰래 숨어들 듯 이사를 온다. 베란다에서 발견한 고물 타이프라이터에 빠져 자칭 작가가 되겠다고 하는 아버지 프레드, 새로운 삶의 위안을 자원봉사에서 얻으려하는 엄마 매기, 천사 같은 미모에 온갖 재능을 지닌 딸 벨과 영리한 두뇌를 활용할 줄 아는 수단 좋은 아들 워런. 평범한 것 같지만 카리스마로 무장한 수상한 패밀리가 조용한 마을에 뜬 것이다. 앞집에서 FBI가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다지만 이들 가족은 결코 만만치가 않으니 조만간 폭탄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삼대 멸족이라는 피의 복수를 하고야만다는 마피아의 세계에서 이들 가족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는지. 받아들이기 힘든 시련과 암울함 속에서 불만 가득한 자식들은 방황도 하지만 위기의 순간 결국 하나로 뭉쳐지는 것이 가족이라는 관계다.


그러나 분명 속도감도 있는 편이고, 가족 구성원 각각의 사건도 계속 벌어지는데다, 화려한 액션으로 마무리됨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은 떨어진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타일과 코드가 맞지 않는 걸까? 원어로 읽으면 느낌이 다를까? 나로서는 책소개글의 한줄평 만큼이나 웃기거나 감동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 작품이었다. 가장 뛰어난 점을 꼽는다면 이 가족의 강아지 ‘말라비타’라는 존재다. 원제가 왜 ‘말라비타 Malavita’인지가 최종장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영화를 보진 않았는데, 스틸 컷을 보니 내로라하던 왕년의 스타들, 주름살이 참 많이 늘었다. 소설로 미루어봤을 때는 아이들도 아직 고등학생이고 그보다는 조금 젊은 느낌인데 말이다. 


말라비타. 시칠리아 사람들이 마피아를 지칭하는 숱한 이름들 중 하나. 말라비타, 나쁜 인생. 나는 언제나 이 말이 마피아, 오노레볼레 소체타, 문어 혹은 라 코사 노스트라보다 훨씬 더 리듬감 있다고 생각해 왔다. 라 말라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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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 | 일반도서 2019-04-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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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사단장 죽이기 세트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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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이다. 유려한 문체는 여전하고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독자의 사고회로를 분주히 움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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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다운 작품을 만났다. 1, 2권 합쳐 천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騎士團長殺し]. 하루키 소설만은 발간되자마자 구입하던 예년과는 달리 이렇게 몇 년을 묵혔다 읽은 건 근간 만난 작품들에 조금 실망을 했기 때문인데, 이번만큼은 과연 ‘하루키 문학의 집대성’이라는 평에 공감하는 바이다. 유려한 문체는 여전하고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독자의 사고회로를 분주히 움직이게 한다. 하루키 문학은 이미지와 음악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작품은 화가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기에 더욱 색채가 생생하게 표현된다. 


제1부. 현현하는 이데아 第1部 顯れるイデア編

제2부. 전이하는 메타포 第2部 遷ろうメタファ-編


육안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통찰되는 사물의 순수하고 완전한 형태 ‘이데아(idea)’. 추상적인 무언가에 대하여 마음속에 떠오른 구체화된 이미지 ‘메타포(metaphor)’. 전편을 아우르는 철학적인 접근은 읽는 사람에 따라, 또는 읽는 순간의 기분에 따라 다른 감상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는 시간이 즐거웠던 이유는 작가의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공통적인 요소들이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는 지라 기억의 서랍을 열어보는 잔재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아내의 부재, 옆집 소녀, 전쟁기의 난징과 만주, 구덩이와 우물, 지하 통로의 여정, 고즈넉한 별장과 한적한 요양소, 60센티미터의 인물들, 비현실적인 임신 등, 그리고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주인공 ‘나’와 굉장히 흥미로운 남자 ‘멘시키 와타루’와의 관계도 [태엽감는 새 연대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 [1Q84]의 이야기들과 연결된 듯해 하루키 월드의 또 다른 나라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여기까지 제가 거쳐 온 길은 ‘메타포 통로’입니다. 그 길은 사람마다 각기 달라요. 똑같은 통로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에게 길안내를 해드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유명한 노화가(老?家) ‘아마다 도모히코’가 그린 그림 <기사단장죽이기> 속에서 ‘긴 얼굴’이었던 메타포가 ‘나’의 앞에는 여동생의 목소리를 통해 기억 속 풍혈로 나타난다. 울퉁불퉁 바위투성이 황야를 가로질러 세찬 물살이 흐르는 강을 건너고 울창한 숲을 빠져나가 다다른 암흑의 세계에서 눈을 뜬 주인공. 하루키 작품은 등장인물의 이름에도 의미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태엽감는 새]에서 출세지향주의자가 와타야 노보루(綿谷 昇)였던 것처럼. 이번에 눈여겨봐야할 이름은 멘시키 와타루(免色 ?). 색을 면한 백발의 핸섬한 멘시키 씨는 왼손잡이다. 강을 건너서 왼쪽으로. 그리하여 ‘나’는 자신이 속한 세계로 돌아왔다. 그의 여정에서 무의식중에 잃거나 혹은 얻게 된 자아로 인해 새로이 뜬 눈에 비친 세상은 조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등뒤는 울창한 수해, 눈앞은 가파른 절벽, 그리고 어두운 입을 벌리고 있는 동굴 입구 하나. 인생의 길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리라. 부조리와 폭력, 상실감과 상처, 희생과 시련을 딛고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라는 메시지를 얻으며 책장을 덮은 날, 우연히도 이런 메일을 받았다. 신기하네. 이런 게 바로 하늘의 계시라는 걸까.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익숙한 나와 결별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

내 인생만큼은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시선으로 살아갈 자유가 있다.

변화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과거의 나를 뜯어 고칠 때 변화가 일어난다.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익숙한 나와 결별하는 것이다.

얻고자 하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때로는 불편함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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