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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마지막 한 수의 묘미에 박수를 | 일반도서 2019-05-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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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저/권영주 역
북폴리오 | 2012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로맨틱한 요소와 가벼운 터치의 수수께끼, 유머러스한 전개에 방심하고 있다 보면 오싹한 괴담이 등장하기도 하는 다양한 미스터리풍 소설집이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若竹七海의 데뷔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ぼくのミステリな日常]은 발표 이듬해인 1992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에 선정된 연작단편집이다. 일본에는 ‘일상계 혹은 일상의 미스터리’라는 범주가 있을 정도로 소소한 일상의 수수께끼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수많은 작가들이 한번쯤은 다루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애독자 층이 넓다는 반증이리라. 점점 더 미스터리적인 터치가 소설의 필수요소가 되어가는 바 당연한 추세일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폭력성이 날로 과격해지는 요즘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면 이렇게 쉬어갈 수 있는 작품이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힐링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아예 제목부터가 ‘미스터리한 일상’이다. 별다를 것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보면 일상에 무슨 수수께끼가 그리 많겠느냐 싶은데, 참 이야깃거리도 다양하다. 


갑자기 사보편집장이 된 작중 인물 와카타케 나나미는 사보에 실을 단편소설을 써달라고 대학 선배에게 매달린다. 그 선배가 소개해 준 미지의 인물에게서 다달이 받은 원고가 사보에 실리는 형태로 연재되는 구성의 작품이다. 순수한 창작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으로 해석 자체에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묘한 전제가 붙어 있기에 더욱 이야기는 생동감을 띤다. 로맨틱한 요소와 가벼운 터치의 수수께끼, 유머러스한 전개에 방심하고 있다 보면 오싹한 괴담이 등장하기도 하는 다양한 미스터리풍 소설은 회사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는 소설이라고 생각될 즈음 작가는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해 두었다.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일 년 동안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꾹꾹 눌러 참고 있던 와카타케 나나미가 드디어 익명의 작가를 만나러 가는 후기가 백미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동떨어진 내용 같았던 12편의 이야기 속에 감춰진 퍼즐이 존재했던 것이다.


사실 초반에 괴담이 등장할 때는 그만 때려치울까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아서 꿈자리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한 수 때문에 결국 나의 평점은 올라갔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가 하고 책장을 다시 되짚어 볼만큼 흥미로웠다. 나와 닮은 인간과 엄마랑 취미가 똑같은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도.


벚꽃은 4월, 새 학기의 상징이다. 나는 4월이 싫었다. 주변이 갑자기 어수선해지고, 반이 바뀌고 자리가 바뀌면서 좋든 싫든 익숙해진 것들과 헤어져야 한다. 인간관계를 처음부터 새로 쌓아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그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긋지긋하게 싫었다. 그런 주제에 소심했기 때문에, 학급 내 인간관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 친구를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p. 16


나쓰미의 어머니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눈이 크고 애교 있고 게다가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인데, 왜 그런지 상처의 딱지를 떼는 게 취미다. 초등학생 때 나쓰미의 여름방학 숙제를 도와주러 외삼촌댁에 가자, 어느 틈에 내 무릎에 앉은 딱지를 보고 “얘, 100엔 줄게 외숙모가 그 딱지 뜯자.” 하면서 슬금슬금 다가왔다.

p.92


뒷맛이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아도 저 밑바닥에 감도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벚꽃, 빙수, 보름달, 군고구마, 크리스마스 케이크, 밸런타인 초콜릿 등의 계절감을 소재로 한 것 역시 친근감을 주는 요소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각 편마다 표지처럼 등장하는 사보 ‘르네상스’의 목차였다. 전국의 지점 안내라든가 동호회나 취미 소개도 다채롭게 소개되어 있는데다 이런 사보라면 다달이 받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알차게 꾸며져 있다. 작가의 세심한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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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집사를 믿지 마라] 스펠만 가족의 좌충우돌 사건일지 | 장르소설 2019-05-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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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 집사를 믿지 마라

리저 러츠 저/김지현 역
비채 | 2012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범상치 않은 유머, 개성 강한 인물들, 강한 불신만큼이나 단단하게 결속된 가족사랑, 다양하게 펼쳐놓은 사건들과 의외성, 등장인물들 간의 적절한 밀고 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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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리저 러츠(Lisa Lutz)’의 ‘스펠만 가족’ 이야기를 모두 읽었다. 물론 국내 출간 도서는 전4권뿐이지만. [네 집사를 믿지 마라]는 [네 가족을 믿지 말라 The Spellman Files], [네 남자를 믿지 말라 Curse of the Spellmans], [네 아내를 믿지 말라 Revenge of the Spellmans]에 이은 네 번째 이야기다. 원제는 (The)Spellmans strike again. 번역서의 제목은 어쩌다 믿지 말라 시리즈가 되었을까나. 가족, 남자, 아내, 집사. 모두 이자벨이 추적하는 사건 중 하나이기는 해도 딱히 전체를 대표하는 제목은 아닌데 말이다. 특히 이번 편에서는. 뭐 어쨌든. 나로서는 가장 짜임새 있게 느껴지면서도 재미있는 전개가 바로 이번 작품이었다. 이자벨이 정신을 좀 차린 듯해서이기도 하고, 얄미운 레이에게 제대로 된 벌이 내려져서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건의 흐름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이자벨이 조금씩이나마 나름대로 진화하는 것처럼 작가도 진화한 것일까.


전작의 방황을 끝내고 이자벨은 가족 사업인 사립탐정 사무소를 이어받기로 하고 복귀한다. 그녀에게 들어온 의뢰는 대저택 집사 실종사건과 파기된 시나리오 쓰레기 수거 정도. 그러나 타고난 호기심과 가족과 관련된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개인적인 용무 또한 바쁜 와중에 엄마의 협박으로 변호사와의 맞선까지 봐야만 한다. 여동생 레이는 오빠 데이비드와 열애 중인 매기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조사 일을 거들다 ‘레비를 석방하라’ 운동에 열을 올리고 급기야 하지 말아야 될 선을 넘는데, 덕분에 이자벨과 헨리는 다시 친구 관계를 회복해 가는 중이다. 한편 집안의 가재도구 실종 현상과 부모님이 숨기는 문제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입시 집사라는 배역에 몰입한 친구 렌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런저런 사건사고 속에서도 이자벨은 또 다른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 ‘드미트리어스는 무죄다.’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이지만 자신이 희망을 주었다는 책임감에 고민하는 이자벨. 그런 그녀의 곁에서 떠나는 친구들도 생긴다. 하지만 또 새로운 만남도 찾아오는 법. 그게 인생 아니겠는가.


나는 여러분에게 반전, 악당, 징벌, 깔끔한 결말이 있는 모범적인 탐정소설을 선사할 수 없다.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으니까. 현실에서 내가 맞닥뜨리는 의문은 대부분 풀리지 않았고 미스터리는 숙제로 남았다.

다만 이것만큼은 말해줄 수 있겠다. 아무런 해답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삶이 온전하게 느껴지고 인생을 뒤바꾸는 결단을 내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p.462


코미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 그런지 시트콤을 여러 편 이어서 보는 것처럼 쏠쏠한 재미가 있다. 범상치 않은 유머, 개성 강한 인물들, 강한 불신만큼이나 단단하게 결속된 가족사랑, 다양하게 펼쳐놓은 사건들과 의외성, 등장인물들 간의 적절한 밀고 당기기. 다채로운 요인들이 뷔페식당처럼 푸짐하게 차려져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실수도 잘하고, 약점도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진지해질 줄 아는 보통 사람들의 현실적인 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황당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원작은 앞으로 두 권의 이야기가 더 있어 예전에는 모두 출간되었으면 싶었지만 4권을 모두 읽은 지금은 어쩌면 이쯤에서 스펠만 가족과 이별을 하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자벨이 더 성장하게 되면 그만큼 아픔이나 고민도 커질 것 같으니 말이다. 스펠만 가족의 행복을 원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후의 관계나 인생은 나름대로의 상상에 맡기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면 스펠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계속 즐거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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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마크 트웨인이 남긴 이야기 | 일반도서 2019-05-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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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마크 트웨인 원저/필립 스테드 저/에린 스테드 그림/김경주 역
arte(아르테)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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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세상에 드러난 이야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교훈과 희망을 넌지시 얹어놓은 작자들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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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유혹적이다. 유년 시절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는지 모른다. <왕자와 거지>는 말할 것도 없고. 19세기 후반에 이런 걸작을 여러 편 써내다니 정말 천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교육이 아니라 공립도서관에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자학자습으로 지식을 쌓았다는데, 역시 참된 교육은 책에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신 분이라 더욱 존경스럽다.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The Purloining of Prince Oleomargarine>은 마크 트웨인이 딸에게 남긴 단 한편의 동화라고 한다. 기록으로 남아있던 미완성의 원고들이 발견되자 작가 필립 스테드와 삽화가 에린 스테드가 정리해 완성한 작품이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세상에 드러난 이야기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상을 수상한 부부 작가에 의해 아름다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젠 정말 뼛속까지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어려서부터 그림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 책은 동화(童話)와 그림책(picture book)의 경계에 있는 느낌이라 아이와 함께 보면 더 좋을 듯하다. 구성 또한 필립 스테드가 마크 트웨인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전개되므로 서로의 상상력을 주고받으며 읽는다면 훨씬 근사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16쪽밖에 안 되는 기록물만으로 이 정도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에린의 우아한 그림 역시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가난한 소년 조니가 마법의 씨앗을 얻고, 동물들과 친구가 되어 도난당한 왕자를 찾아나서는 간단한 플롯이지만, 이야기 중간 중간 마크와 필립이 끼어드는 부분이 별미라 할 수 있다. 어쩐지 까칠한 인물이 되어버린 마크는 해피엔딩으로 나아가지 않으려하고 필립의 반응은 심드렁한 가운데, 이야기는 산으로 가는 듯싶다가도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다.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관계로 흥미진진하게 빠져들지는 못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림이 있는 부분 또한 많았다.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단면을 고발하는 것만 같았다고나 할까. ‘그 땅에서는 운 없고 배고픈 사람들이 평생 운 없고 배고픈 채로 산다.’ 라든가, 우울한 닭의 이름이 ‘전염병과 기근’이라는 점, 멋진 모자를 위해 비버가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사실, 역사는 과장에다가 대부분 거짓이라는 역설,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목격자를 보호해달라는 청원 등등. 작중 꾀꼬리는 이렇게 노래한다.


“세상은 아름답고도 위험해. 기쁘기도 슬프기도 해. 고마워할 줄 모르면서 베풀기도 하고. 아주, 아주 많은 것들로 가득해. 세상은 새롭고도 낡았지. 크지만 작기도 하고. 세상은 가혹하면서 친절해. 우리는, 우리 모두는 그 안에 살고 있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교훈과 희망을 넌지시 얹어놓은 작자들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그리고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도 새삼 배웠다. 가령 이런 것들.


“자신의 목청에 지나치게 도취한 사람은 절대 믿으면 안 돼. 정직한 남자나 여자는 지극히 정상적인 소리로 분명하게 말하거든.”


“성품은 본디 못나게 태어나지 않지만, 못난 성품은 학습하게 된다.”


“아무리 낙관적인 사람이라도 세상의 수많은 크고 작은 비극부터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동화의 끝은 올바른 길로 향한다. 결말이야말로 결국 진짜로 중요한 부분이니까.


“아무리 돈을 벌어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딱 한 가지만은 살 수가 없는데, 그것은 바로 진정한 친구이다.”


그건 그렇고 소년의 호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노파가 준 씨앗이 꽃을 피우고 평생 배불리 만들어준다는 설정은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은가. <흥부전>의 ‘박씨 물고온 제비’ 말이다. 흥부전이 연대 미상이라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설사 천재라 해도. 마지막으로 왕자의 이름은 왜 하필 ‘올레오마가린’일까 생각해 본다. oleomargarine; 동물성 마가린, 인조버터. 딱 봐도 이 왕자, 대다수 동화에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님(Prince Charming)과는 달리 범상치는 않네 그려.



* 이 리뷰는 출판사 ‘아르테(arte)’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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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은 남자] 발란더 형사, 경찰에 복귀하다. | 장르소설 2019-05-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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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소지은 남자

헤닝 만켈 저/권혁준 역
좋은책만들기 | 200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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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만켈의 발란더 시리즈. 영국에서까지 [형사 월랜더]라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과연 재미있었을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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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낚.였.다.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소개에. ‘발란더(Wallander) 형사’ 시리즈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는 이력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었다는 사실에. “헤닝 만켈의 소설을 읽는 독자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단숨에 들이킨다고 할 수 있다. 단번에.” 라는 홍보문구에. 그동안 북유럽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영국에서까지 '형사 월랜더'라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과연 재미있었을까? 의문이다. 배우 케네스 브래너는 자신이 배역을 맡은 ‘Kurt Wallander’라는 인물에 대해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매일 일을 왜하는지, 그리고 폭력 행위가 결코 정상이 될 수 없는지에 관해 질문하고 있는 실존주의자"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인간 사회에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건가본데, 하지만 사회성을 띠고 있지만 흥미진진한 추리소설도 많지 않은가 말이다.


발란더는 지난 번 수사 과정에서 한 사람을 죽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해 병가를 내고 쉬고 있었다. 그는 여행이나 술로 죄책감을 잊고자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경찰 생활을 그만두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변호사 친구가 찾아와 자신의 아버지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대해 알리고 도움을 청하지만 거절한다. 얼마 뒤 신문을 읽다가 그 친구가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범죄를 통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 번민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책소개 중


이렇게 지루할 수가 있을까. 프레드 바르가스의 롱폴(ROMPOL) 소설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이후 이런 느낌은 처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끈기가 필요했던 마루야마 겐지의 <납장미>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아름다운 문체와 전편을 아우르는 비장감이나 은근한 스릴은 멋스러웠다. 그런데 이 소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발란더 형사가 경찰을 그만두려고 한 이유가 전작에 있었는지는 몰라도 현직에 복귀하기까지 서두가 긴데도 불구하고 간추린 사건 설명도 없고 감정이입이 될법한 표현도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다. 어차피 형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정당방위에 의한 살인’이라는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오했을 것 아닌가 말이다. 이 책으로 처음 발란더 형사를 만나는 독자에게 불친절한 도입부에, 발란더가 그토록 오랫동안 방황하던 시간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에, 시작부터 등장한 수상한 인물에, 이미 흥미는 식어버린 채 긴 여정을 시작하려니 앞이 깜깜할 지경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읽기에 방해가 되었던 문제는 책의 판형이다. B6, 128*188mm(?) 직접 재어보니 125*215mm다. 가로는 좁고 세로는 긴 이 두꺼운 책을 부여잡기가 너무 힘들다. 잠들기 전 누워서 책을 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도대체가 각이 나오지 않는 자세로 읽다보면 놓치기가 일쑤. 재미도 없고 긴장감도 없는데다 궁금하지도 않은 전개에 그냥 잠이 들어버리기가 며칠째. 중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기가 정말 어려운 나날이었다. 번역도 한몫 했다. 선후배 관계없이 ‘자네’라 부르고 반말을 해대니 인물의 이미지가 잘 떠오르질 않는다. 가독성 떨어지는 문장은 원작이 원래 그런 건지 번역의 문제인지... 그래도 끝을 보기 위해 노력했다. 왜? 추리소설이니까. 그나마 끝부분의 추격전에서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았다고 위안을 삼아본다. 그러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시켜줄 만큼은 아니었다. 어차피 범인이나 동기는 뻔했으니 그럴 수밖에. 고로, 안녕, 헤닝 만켈. 바이바이, 발란더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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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문제] 공감 백배 우리 이웃의 이야기들 | 일반도서 2019-05-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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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저/김난주 역
재인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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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것처럼 우리네 삶과 어찌나 닮아있는지.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들으며 갈등하는 문제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들을 수록한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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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에서 드라마화된 오쿠다 히데오의 ‘우리 집 문제(我が家の問題)’와 ‘우리 집의 비밀(我が家のヒミツ)’은 일종의 시리즈 소설집이다. 저자에 대한 팬심으로 읽었던 [오 해피데이]가 꽤 재미있어서 2편 격인 [우리 집 문제]도 은근 기대를 했는데, 조금 실망이다. 3편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집의 비밀]이 왜 번역되지 않았는지 납득이 간다. 그래도 재미 면에서는 별로이지만 생활 공감 부분에서는 월등하다. 뉴스나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것처럼 우리네 삶과 어찌나 닮아있는지.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들으며 갈등하는 문제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역시 오쿠다 히데오라고 생각하다보면 마지막편에 등장하는 인물에게서 작자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풋’ 웃음이 나온다.


헌데 드라마와 원작소설의 제목, 순서가 마구 뒤엉켜버린 모양으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내가 본 소설은 어느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된 건지 헷갈려서 정리해봤다.


일단 소설집의 발간은 아래 순서와 같다.

家日和(2007年4月 集英社 / 2010年5月 集英社文庫)국내도서 [오 해피데이 (2009)]

我が家の問題(2011年7月 集英社 / 2014年6月 集英社文庫)국내도서 [우리 집 문제 (2017)]

我が家のヒミツ (2015年9月集英社 / 2018年6月 集英社文庫)


드라마 ‘우리 집 문제(我が家の問題)’는 두 번째 소설집 [우리 집 문제] 그대로. 다음의 ‘우리 집의 비밀(我が家のヒミツ)’은 첫 번째 소설집 [오 해피데이(家日和)]와 세 번째 소설집 [우리 집의 비밀]을 섞었다. 그렇다면 드라마로 그려낸 에피소드는 어떤 이야기일까?


우리 집 문제 (我が家の問題, 2018)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네 편 모두 아내는 미즈카와 아사미 水川あさみ가 연기했다.

第1回「夫とUFOに?む妻」

-夫とUFO 남편과 UFO (출연; 고이즈미 고타로 小泉孝太?)

남편이 UFO를 봤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결국 아내는 강했다.

第2回「仕事ができない夫に?む妻」

-ハズバンド 허즈번드 (출연; 오타니 료헤이 大谷亮平)

회사에서 무시당하는 것 같은 남편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아내는 도시락을 쌌다.

第3回「初めての里?りに?む妻」

-里?り 귀성 (출연; 카츠지 료 勝地?)

결혼하고 처음 맞는 추석, 어느 집에 먼저 가야할까. 시댁과 친정, 며느리와 사위, 그래도 정겹다.

最終回「甘い生活?に?む妻」

-甘い生活? 달콤한 생활? (출연; 코이케 텟페이 小池徹平)

아직 신혼인데 집에 일찍 가지 않으려는 남편, 아내의 고민에 대한 답은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소설집의 총 6편 중 부모의 이혼을 눈치 채고 고민하는 고3 딸의 입장을 그린 「에리의 4월」과

소설가 남편이 전업주부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마라톤을 응원하는 이야기 「아내와 마라톤」이 빠졌다.



우리집의 비밀 (我が家のヒミツ, 2019)

네 가족의 비밀을 부부 중심으로 유머러스하게 그린 드라마. 아내 역할은 사토 히토미 佐藤仁美.

第1回「IDはサニ?デイ」

-サニ?デイ(家日和 수록)Sunny Day (출연; 타나카 나오키 田中直樹)

옥션 중고물품 판매에 중독된 아내. 더 이상 팔 물건이 없자 남편 소장품까지 눈독을 들인다.

第2回「夫のカ?テン屋」

-夫とカ?テン(家日和 수록)남편과 커튼 (출연; 야시마 노리토 八嶋智人)

1년마다 직장을 때려치우는 남편. 이상한 건 그럴 때마다 아내의 일러스트가 잘 그려진다는 거다.

第3回「妊婦と隣人」

-妊婦と隣人 (我が家のヒミツ 수록) 임산부와 이웃 (출연; 나가이 마사루 永井大)

출산이 다가오면서 휴가가 지루한 아내는 옆방에 이사 온 수수께끼에 싸인 이웃이 궁금하다.

第4回?最終回「小?家の妻」

-妻と玄米御飯 (家日和 수록) / 妻とマラソン (我が家の問題 수록) / 妻と選? (我が家のヒミツ 수록)

(출연; 키시타니 고로 岸谷五朗)

소설가 남편이 문학상을 수상하자 생활에 여유가 생긴 아내가 친해진 이웃부부는 재수 없는 스타일.

생활이 달라진 후 소시민인 이웃들과 멀어진 아내의 유일한 취미는 달리기. 그렇다면 마라톤은 어때?

내리막길에 들어선 소설가 남편.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던 아내가 시의원선거에 나가자 응원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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