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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시간] 혹한 속에 펼쳐지는 악과의 한판 승부 | 장르소설 2021-10-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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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61시간

리 차일드 저/박슬라 역
오픈하우스 | 201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영하의 맹추위 속 수많은 난관 아래 노부인을 지키고 적을 물리쳐야 한다. 버스 사고가 발생하고 잭 리처가 도착한 61시간 후, 마을에는 광풍이 몰아닥친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작가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현재 26권까지 출간된 인기 액션스릴러다. 미국을 떠도는 전직 미군 헌병 잭 리처Jack Reacher의 모험을 그린 이 시리즈 소설이 1997년 첫 출간된 이후 꾸준히 일 년에 한권씩 발표되고 있는 걸 보면 매우 착실한 작가라 하겠다. 195센티미터의 키에 110킬로그램의 몸무게라는 우월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눈에 띄지 않는 인간이 될 수 있는 능력자, 잭 리처. 싸움을 하면 5분을 넘기지 않는다. 손가방 하나 없이 내키는 대로 여행하는 떠돌이 생활 중인데, 그가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따라다니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또는 가만 두고 볼 수가 없어 급기야는 얽혀들고야 만다. 영웅이 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하는 게 싫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바로잡는다. 간단하다. 약하고 선한 사람들을 지키고 나쁜 놈을 응징하는 것. 물론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사느냐 죽느냐는 50 대 50이다.

 

“누구든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가느냐죠.”

 

시리즈 14권 [61시간]은 제목처럼 사건의 대단원을 맞이하기 61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잭 리처는 노인들의 단체관광버스를 얻어 타고 사우스다코타 리치모어산을 향해 가는 중이다. 쌓이는 눈이 빙판이 되는 영하의 맹추위 속에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나고 버스에 탑승한 일행은 볼턴이라는 낯선 마을에 머물게 된다. 궂은 날씨만큼이나 불길한 분위기로 뒤덮인 마을에서 수상쩍은 기류를 감지한 잭 리처에게 경찰이 협조를 요청해온다. 마약 밀매업자들과 교도소 면회객들로 이방인이 섞여드는 이 마을에는 24시간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노부인이 있다. 마약 거래 현장을 목격한 증인으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 잭 리처는 품위와 지혜를 갖춘 노부인의 굳은 의지에 마음이 동해 경호를 돕는 한편으로 마약 창고로 의심되는 건물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냉혹한 마약왕에게는 곳곳에 커넥션이 이어져 있고,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킬러가 움직인다는 건 경찰 내부에도 배신자가 숨어있다는 뜻. 과연 수많은 난관 아래 노부인을 지키고 적을 물리칠 수 있을까. 버스 사고가 발생하고 잭 리처가 도착한 61시간 후, 마을에는 광풍이 몰아닥친다.

 

“내겐 규칙이 있다. 사람들이 나를 내버려두면, 나는 그들을 내버려둔다. 그러지 않는다면, 나도 그러지 않을 뿐.”

 

제한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조금 느리게 진행되는 기분이 드는 건 일어나는 사건에 비해 구구절절 묘사와 대화가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액션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과격하게 때리고 부수는 폭력적 장면이 빈번한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잭 리처가 이토록 수다스러웠나 싶을 정도로 이번 편에서는 말이 많다. 특히 버지니아의 헌병 특수부대 책임자와의 전화 통화는 지루해질 정도였다.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Jack Reacher: Never Go Back>으로도 제작된 후속작을 위한 포석이라고는 하지만, 위기 상황임에도 대화를 이어가는 부분은 액션영화에 곧잘 등장하는 폭발 수초 전 키스를 나누는 장면과도 닮은 답답함을 안긴다. 특히 배신자 킬러가 누구인지 뻔한데도 교도소 사이렌이 울렸을 때 잭 리처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의아하다. 엄동설한에 감각이 둔해졌거나 여자와 통화하느라 긴장이 풀렸다기에는 너무 우수한 사람 아니었나. 등등의 이유로 시리즈 중 수작이라 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재미가 없지는 않다. ‘잭 리처’라는 캐릭터가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 작품은 저자 리 차일드가 추천하는 탑3 중의 한권이기도 하다. 아마도 ‘거친 싸움대장’ 잭 리처보다 ‘추리하는 탐정’ 잭 리처의 면모가 확실히 드러나는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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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駆けこみ交番]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사건일지 | 일본원서 2021-10-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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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驅けこみ交番

乃南アサ 저
新潮社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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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첫발을 내민 신입 경찰 다카기 군의 성장기. 불안함과 기대감에 대한 공감으로 인해 경찰이나 범죄라는 벽을 뛰어넘어 인간적인 스토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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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로 제115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 노나미 아사乃南アサ의 [파출소 입성기驅けこみ交番]는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 [마을을 지켜라ボクの町]의 후속작이다. 추리서스펜스에 일가견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자 노나미 아사는 강렬한 스릴러만이 아니라 가벼운 터치의 미스터리까지 다채로운 글을 쓰고 있다. 정교한 인물상과 심리에 대한 묘사를 높이 평가받는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캐릭터이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신입 경찰 다카기 세이다이에게서 분출되는 풋풋하고 혈기 넘치는 에너지가 독자에게까지 전해져온다. 사회에 첫발을 내민 청년의 불안함과 기대감에 대한 공감으로 인해 경찰이나 범죄라는 벽을 뛰어넘어 인간적인 스토리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여자 친구에게 차이고 얼떨결에 경찰학교에 들어간 다카기 세이다이는 방황과 갈등 속에서도 지역실무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정식으로 파출소에 부임했다. 발령받은 세타가야구 도도로키 파출소는 한적한 주택가라서 큰 사건 같은 건 없을 듯한 동네다. 좋게 보면 위험부담도 적고 한가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라 하겠지만 혈기왕성한 이십대 초짜 경찰관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많다. 경찰 본부에서 흘러나오는 무선연락을 듣고 있노라면 시끌벅적한 번화가에서 맞닥뜨리는 사고현장에 자신도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현실은 불면증 할머니 후미에의 이야기 상대가 자신의 역할이다. 어쩌다보니 후미에 부인을 필두로 하는 일곱 명의 노인 그룹과 친해진 다카기는 그들에게 귀여움을 받는 한편으로 마을의 잡다한 정보를 얻게 된다. 알면 알수록 평범하지 않은 노인들이지만, 어쨌든 덕분에 다카기가 공을 세우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대체 그들은 어디에서 정보를 물어오는 걸까.

 

아무리 작고 조용한 마을이라 해도 사람이 사는 곳에 사건사고는 어떤 형태로든 벌어지게 마련이다. 작품에 수록된 4편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자 누구나 언젠가 마주할지도 모르는 삶의 단편이다. 또한 다카기가 근무하는 파출소 역시 조직사회의 일부이기에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성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고민 등에 리얼함이 있다. 가정불화, 노인학대, 아동방치, 블랙컨슈머, 피싱사기. 주변의 흔한 소재가 진지함과 유머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마을 도도로키等?力는 현대사회의 축소판이다. 한창 패션과 여자 친구에게 관심이 많을 나이, 노인들과 선배들에게 희롱당하는 모습마저도 귀여운 신입 경찰 다카기 세이다이가 동분서주하는 동안 어느새 일 년이 지나 계절은 또다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문제가 일단락되면 한숨 돌리는 한편으로 뿌듯함과 서글픔이 교차하는 파출소 근무, 세이다이도 조금은 성장했을 터이다.

 

도도로키세븐とどろきセブン
자동차 추돌사고 현장에서 시민을 도와준 남자가 알고 보니 수배 중인 살인범이었다. 의도치 않은 공을 세운 세이다이에게 후미에 부인은 파티를 열어주고 그곳에서 노인들이 결성한 그룹 ‘도도로키세븐’을 만난다. 그들이 제공해온 정보에 의해 어떤 집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충격적인 진실이 발견된다.

 

주사위サイコロ
꼭 주사위를 닮은 모던한 주택에 방치된 초등학생 형제가 있다며 울분을 토하는 도도로키세븐. 그러나 아동법이나 사회복지 등 절차에 따라야 하는 체제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된다. 유괴일까? 가출일까? 세이다이는 몹시 마음에 걸린다.

 

인생의 방과후人生の放課後
후미에 부인은 십 수 년 전 미망인이 되었다. 회사 간부로 승승장구하던 남편이 어느 비오는 날 길가에 쓰러진 채 발견된 것. 사인은 급성신부전. 부검에 의하면 살인은 아니라지만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나간 것과 우산이 사라진 점이 의심스럽다. 살다보면 아픈 과거는 누구나 있다. 그게 바로 인생이리라.

 

멍멍 사기ワンワン詐欺
후미에 부인의 지인이 강아지 유괴를 파출소에 신고한다. 아무리 가족 같은 생명체라고 해도 인간이 아닌데 유괴라니? 그런데 강아지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되고, 돈을 요구하는 행태가 실제로 빚어지고 있었다. 사건을 쫓는 형사의 어시스턴트를 하게 되어 향후 형사를 지망하는 세이다이는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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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마의 신] 세상의 영화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 일반도서 2021-10-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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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키네마의 신

하라다 마하 저/김해용 역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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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자 세상의 영화에 바치는 러브레터. 영화를 매개로 연결되는 사람들이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스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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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전영화를 즐겨보는 중인데 우연찮게 읽게 된 작품이 하라다 마하原田マハ의 [키네마의 신キネマの神樣]이다. 키네마Kinema란 영화를 의미하는 단어 시네마Cinema의 독일식 표현으로, 제목 ‘키네마의 신’이란 주인공의 아버지가 멋대로 만들어낸 영화의 세계를 관장하는 신을 가리킨다. 마작과 경마에 심취해 빚만 가득인 구제불능 아버지이지만, 또 하나의 취미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계속된 아버지의 영화에 대한 열렬한 애정, 그 마음은 딸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 소설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자 세상의 영화에 바치는 러브레터다. 작가가 전하려 하는 영화 예찬이 절절하게 전해지는 가운데, 영화를 매개로 연결되는 사람들이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스해져온다.

 

여든 살의 아파트 관리인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 수술을 받게 되자, 마침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가 된 딸 아유미는 맨션 관리를 대신 맡게 된다. 17년 동안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일에만 전념하던 그녀가 암담한 기분일 때 관리인 일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건 아버지의 영화 감상문이었다. 처음 보는 아버지의 글, 비평이라고도 감상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노인의 혼잣말 같은 문장들에 끌려들어갔다. 아버지가 퇴원하기 전날 마지막 페이지에 충동적으로 자신의 감상을 끄적거린 종이를 끼워 놓았는데, 영화잡지 ‘에이유映友’의 편집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아버지가 딸의 글을 투고한 것. 덕분에 영화잡지사에서 근무하게 된 아유미. 그리고 아버지도 회사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는데, 쪼들리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은 건 바로 그 블로그 ‘키네마의 신God of Cinema’이었다. 미지의 인물 ‘로즈버드’가 아버지 ‘고짱’의 글에 달아놓은 비판성 댓글로 인해 이후 대결의 장이 된 블로그가 대단한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한편 아버지의 지인으로 오랫동안 운영해온 소극장 ‘테아트르 은막’이 폐업위기에 처한다. ‘키네마의 신이시여, 테아트르 은막을 구해주소서!’ 과연 아버지와 딸의 기도는 이루어질까?

 

일본에는 ‘메이가자’라는 전국개봉이 끝난 영화를 재상영하거나 명작을 다시 상영하는 극장이 있어, 대개 극장주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선택해 동시상영의 형태를 취한다고 한다. 그러나 복합영화상영관에 밀려 존속이 어려워지는 추세에 있는 듯하다. 사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집에서 편히 감상하는 안방극장시대에 돌입해 있으므로 극장 관객의 수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니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또한 안타까운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야말로 영화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법. 작가는 극중 영화비평가의 입을 빌어 이렇게 강변한다.

 

“좋은 영화는 영화관에서 본다. 그러지 않으면 진정한 가치를 모른다. 최근의 할리우드 사람들은 DVD를 만들기 위해 영화를 제작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관에서 반복 상영하여, 몇 번이고 극장을 찾아와 봐줄 만한 명작을 만들지 않으려면 영화 제작은 때려치워라.”

 

서울에도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다. 종로 낙원상가에 위치한 ‘허리우드 극장’. ‘어르신들을 위한, 어르신들에 의한, 어르신들의 극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운영되는 실버영화관이라고 하는데, 고전영화는 어르신들이 보는 거라고 누가 정했나? 명작은 언제든 빛을 잃지 않는 법이다. 좋은 영화일수록 모든 설비가 제대로 갖추어진 영화관에서 보아야 제대로 전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극장에서 감상할 때를 놓친 이들에게도 또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좋지 않을까. 내년에는 독립, 예술, 고전영화 등 비상업영화 전용관을 보유한 ‘서울시네마테크’가 건립될 예정이라는데, 그때쯤이면 이 지독한 바이러스에서도 해방되기를 ‘키네마의 신’께 기도해보자.

 

관객은 반드시 영화관으로 돌아올 것이다. 영화관은 일급 미술관인 동시에 무대, 음악당, 가슴 뛰는 축제의 현장이기도 한 것이다. 이 세상에 영화가 있는 한,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을 것이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혼자 눈물 흘리고 싶을 때는 그냥 혼자서. 견딜 수 없을 만큼 가슴 뛰는 한순간을 찾아, 인간은 틀림없이 영화관을 찾을 것이다.
p.27

 

이 작품에 등장하는 영화 몇 편이나 보았나? 과연 다시 보고 싶어지고, 안 봤으면 찾아보고 싶은 명작들이다. 작가의 일번 추천작은 <시네마 천국>인데, 갑자기 ‘당신의 인생 최고의 영화는 무엇입니까?’라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바로 딱 한편만 짚어낼 수 있을까? 영화도, 책도, 음악도, 내게는 무리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 자체가 싫어진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어떤 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노래는? 드라마는? 영화는? 최고로 꼽는 여행지는? 등등 말이다. 그때 그때 달라요!!! 변덕이 심한 것도 있지만, 사람의 감정이란 원래 그런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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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헤드] 살아남은 것이 비극이다! | 장르소설 2021-10-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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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슬리피 헤드 SLEEPY HEAD

마크 빌링엄 저/박산호역
오퍼스프레스(OPUS press)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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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설 ‘톰 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여자들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차례로 발생한다. 그런데 한 여자는 살았다. 뒤이어 도착한 범인의 편지로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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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인간 말종 사이코패스가 다 있나, 싶은 이야기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신체를 해방시켜 준다는 명목으로 남의 인생을 제 멋대로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짓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설사 죽고 싶다고 해도 개인의 목숨에 다른 이가 개입할 자격은 없다. 하물며 전혀 알지도 못하는 타인에게 습격당하는 억울함이라면 법의 심판을 받는다 해도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너무 기가 막히고도 충격적인 범죄인 탓에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며칠 동안 울분에 싸인 채 지내야했다. 영국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상인 셜록 상에 빛나는 작가 마크 빌링엄Mark Billingham의 [슬리피 헤드Sleepyhead]는 경찰소설 ‘톰 쏜Tom Thorne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여자들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차례로 발생한다. 처음에는 살인이라고도 인지하지 못했으나 어떤 예리한 검시관 덕분에 연쇄살인이라는 게 밝혀지는데, 같은 수법에 당했지만 목숨을 잃지 않은 한 여자가 병원에 이송되어 온다. 20대 여성 앨리슨. 그러나 그녀는 락트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상태에 빠진다. 즉. 보고 듣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신체의 그 어떤 부분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 모든 근육과 신경조직에 명령을 내리는 뇌의 부분이 망가져버린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눈을 깜빡이는 정도일 뿐, 사실 그것마저도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다. 과연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을까? 경찰청에 특별 수사팀이 꾸려지고 주인공 톰 쏜 경위도 합류했지만 좀처럼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던 중 그에게 범인의 편지가 전달된다. 앨리슨의 상태는 살인의 실패작이 아니라 성공사례라는 내용에 톰 쏜은 잔인한 범행이 계속되리라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대체 범인의 목적은 무엇일까. 피해자의 몸에 신경안정제를 투여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정교하게 목 뒤의 동맥을 비트는 수법에 비추어 의학전문지식을 가졌으리라는 추측에 의거해 수사를 진행하던 톰 쏜의 레이더에 용의자가 한명 걸려든다. 하지만 증거도 없을뿐더러 그 누구도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기계에 묶여서 안전하고 깨끗하고, 아주 편안하고 느긋하게 온갖 생각을 할 수 있잖아. 어설픈 동작으로부터의 자유, 단조롭고 똑같은 하루하루로부터의 자유. 남들이 먹여주고 씻겨줘. 모니터해 주고 보살펴줘. 우리 몸에서 나오는 모든 더러운 체액들도 치워줘. 시체라면 그게 씻겨진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 그런 것들을 다 알고 느낀다는 건 분명 아주 근사할거야. 잘 자, 잠꾸러기...”

 

제목의 ‘슬리피헤드’란 잠꾸러기라고 하는데, 지 맘대로 잠재워놓고 할 소리는 아니지 싶다. 정신은 멀쩡히 깨어있으나 자신의 몸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남에게 신체의 모든 걸 내맡기며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이 소설의 강렬함은 바로 그런 상태가 되어버린 앨리슨의 독백에 있다. 도대체 어떻게 미치면 말도 안 되는 논리에 빠지게 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심리에 있어, 뭔가로 인한 트라우마라기에는 범죄를 계획하게 된 계기나 동기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처음부터 톰 쏜을 콕 찍어 도전장을 보낸 이유도 모호하고. 자신이 그렇게 잘났다? 자신의 설계에 따라 경찰이 움직이기를 바랐다?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여줄 만큼 똑똑한 인물이 톰 쏜 밖에 없었다? 결국 톰 쏜은 범인 손바닥에서 놀아난 게 아닌가. 혼자였다면 마지막 비극 또한 막을 수 없었으리라. 살아남은 피해자 앨리슨은 끝까지 강했고, 그 누구도 마음의 평화를 맞이하지 못했다.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톰 쏜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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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均ちゃんの失踪] 긴짱의 실종과 세 여자 이야기 | 일본원서 2021-10-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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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均ちゃんの失踪

中島京子 저
講談社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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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긴짱에 대해 각각의 생각을 가슴에 품고, 하코네로 함께 여행을 떠난 세 여인. 이 책을 읽는 여자라면 누구나 자신 또는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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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쿄코中島京子는 여성들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다루는데 탁월한 기량을 갖춘 작가다. 일본배우 쿠로키 하루에게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작은 집小さいおうち>의 원작자로,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의 경우, 이 책을 읽는 여자라면 누구나 자신 또는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릴 것이다. 소설 [긴짱의 실종均ちゃんの失踪]에 등장하는 세 여자는 20대 중반, 30대 중반, 50대 초반의 각 연령층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으로 독자의 공감대를 자아낸다. 그녀들의 생각에 공감하기도 하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며 ‘나라도 그랬을 거야. 나라면 그렇게는 하지 않을 텐데. 그건 못 참지. 그러면 안 돼! 잘했어!’ 등등의 맞장구를 치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긴짱’이라 불리는 우치다 히토시內田均라는 남자의 집에 도둑이 든 사건에서 비롯된다. 솜씨 좋은 빈집털이범이 동네를 돌며 범행을 저지르다가 발자국을 남긴 유일한 그 집에 살고 있는  우치다 히토시는 알고 보니 실종 상태다. 그로인해 ‘긴짱’의 걸프렌드가 줄줄이 경찰서에 소환된다. 집주인인 미술교사 나시와 게이코는 전처, 중역비서 기무라 우츠보는 파트타임 애인사이, 10대 타깃의 잡지편집자 가타기리 가오루는 일로 만나 사귀게 된 연인.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세 여인의 조우는 그렇게 황당한 시추에이션에 의한 것이었으나, 실종 상태가 길어짐에 따라 그들은 이따금씩 소통을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긴짱에 대해 각각의 생각을 가슴에 품고, 하코네의 고급 온천 여관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 세 여인과 어쩌다 합류하게 된 긴짱의 배다른 동생 아쿠츠 유스케는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긴짱은 40대의 방랑벽이 심한 남자로, 게이코와의 결혼생활 중에도 종종 훌쩍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으니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하지만, 누구나 제자리에서 떠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

 

긴짱은 쓸쓸해하는 여자, 슬픔이 엿보이는 여자, 가련한 상황에 놓인 여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일은 먹고살 정도로만 하면 되고, 어디에도 묶이고 싶지 않아하며, 느긋하게 나날을 보내는 한량 같은 일러스트레이터다. 따라서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고, 상황이 일단락되면 있던 자리로 돌아올 뿐이다. 센스가 있는데다 상냥하고 친절한 성격에 여자들은 은근히 이끌리고 마는 것인데, 제멋대로인 남자를 과연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는 것인가.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는 없지 않은가. 연하의 남편을 무심히 받아주던 게이코였지만 이제는 중년의 나이에도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하고, 유부남 애인을 좀처럼 정리하지 못하던 우츠보는 새로운 미래에 용감하게 도전하며, 마지막까지 미련의 끈을 잡고 있던 가오루는 드디어 진정한 자신의 마음과 마주한다. 그럼 긴짱은? ざま見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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