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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케이프타운에서의 아찔한 추격전 | 장르소설 2021-09-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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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3시간

디온 메이어 저/송섬별 역
아르테 누아르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아름다운 케이프타운의 이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시대적 배경,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전체적으로 잘 짜인 스릴 서스펜스 로드무비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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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무대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13시간]은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작가 디온 메이어Deon Meyer의 ‘형사 베니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일단 흔히 접하지 못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와 문화, 사회상을 엿볼 수 있어 색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한 가장 고도화된 산업국이기도 하지만, 복잡한 역사를 거치며 그에 따른 각종 문제들을 안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식민지였던 과거의 영향으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백인을 밀어내고 흑인을 우대하는 소수 집단 우대정책이 등장하며 외면당하는 혼혈인에다 같은 흑인이라 해도 종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존재하는 대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작품에 녹여내는 작가의 솜씨가 일품이다.

 

케이프타운의 강력계 소속 경찰 베니는 베테랑 백인 형사이지만 알콜중독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상부에서는 그에게 멘토라는 형식을 빌어 후배 흑인경찰들을 지도할 것을 명하는데 어느 날 아침 두 가지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하나는 음반계의 스타 프로듀서 애덤의 살인 사건, 또 하나는 배낭여행 중이던 미국인 십대 소녀의 참혹한 죽음이다. 그런데 살아남은 또 다른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두려움 속에 오로지 달리고 있다. 그녀를 쫓는 여러 명의 남자들, 그들의 배후에는 누군가가 있다. 영리하고 용감한 소녀 레이철은 도망치던 중 추격자들이 경찰과 연관이 있다는 걸 엿듣게 되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한편, 후배 지도하랴, 상부에 보고하랴, 두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느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 속에 초조한 시간을 보내던 베니 그리설 경감은 드디어 각각이던 이들 사건의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필사의 추격에 휘말린 소녀만은 반드시 구해내고 싶은데, 시간은 이미 10시간이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13시간째. 고단했던 하루의 끝에 얼룩진 참상이 드러난다.

 

아름다운 케이프타운의 이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일부 억울한 죽음과 잔인한 폭력 장면이 섬뜩하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잘 짜인 스릴 서스펜스 로드무비를 한편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급변하는 시대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아프리카를 갈망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지만 해결되지 않은 빈곤과 인종 문제, 치안의 허점 속에 결국 인간의 욕망이 낳은 건 추악한 범죄의 얼굴이다. 가난은 폭력을 부르고 차별은 배척을 가져오며 정의로워야할 공권력은 부정부패가 난무한다. 모든 범죄의 동기는 금전, 원한, 복수, 치정에서 비롯된다고 했던가. 어느 나라건 인간사회는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인종과 성별에 대한 차별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굴하지 않고 자신이 나아가야할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기에는 인간은 너무나 미약한 존재인 것일까. 그래도 우리의 베니 형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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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 일반도서 2021-09-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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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위니프레드 왓슨 저/유향란 역
봄날(꿈꾸는사람들의블로그북) | 200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솔직해서 더욱 멋진 페티그루에게 찾아온 특별한 하루. 유쾌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순간 주위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에서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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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우연히 영화를 보고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맛본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클래식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접하면서 혼자 세운 지론에 빗대보자면,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그리는 이야기는 실패하는 확률이 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제목부터 점수를 따고 들어가기는 했으나, ‘특별한 하루’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작품이 꽤 많아서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그야말로 특별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원제는 Miss pettigrew lives for a day. 살아가는 나날 속에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새 아침을 맞이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하루’는 페티그루가 일생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놀라운 경험을 안겨준 시간들로 채워지고, 그녀의 인생여정에는 다른 문이 열렸다. 로맨틱 코미디가 이 작품만 같다면 그 끈을 놓지 않으련다.

 

저자 위니프레드 왓슨(Winifred Watson)은 1930년대부터 40년대 초기에 걸쳐 활동했던 영국의 여류 작가이다. 당연히 작품의 배경은 당시의 런던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놀라운 건 시대의 갭을 거의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로맨스의 전형을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긴장감을 유지한 채 등장인물의 뒤를 좇아가느라 바쁘게 만드는 건 역시 구성의 힘이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자신의 직업을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결혼과 함께 부자 남편의 보금자리에 안주하려는 신데렐라와는 조금 다른 리얼리티가 있다. 고지식하고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지닌 귀너비어 페티그루가 서서히 자신의 내면에 꿈틀대는 자유로운 욕망을 발견하고 유쾌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순간 주위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에서 해방된다. 바람둥이 여가수 델리시아 라포스도, 그녀의 친구 미용사 뒤바리도, 그녀들을 사랑하는 청년들 마이클과 토니도.

 

영화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원작소설을 읽어보니 책 쪽이 훨씬 산뜻하다. 영화처럼 꼬인 데가 없고, 페티그루의 모험은 한층 버라이어티하게 흘러가서 밝은 기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화장과 옷차림으로 변신하는 마법의 시간과 ‘한방 먹여요!’ 소동 후 우르르 몰려나올 때의 후련함은 마치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또한 마지막 로맨스의 주인공이 된 페티그루와 조의 데이트도, 모든 이에게 만족감을 안겨주는 결말도, 시원하게 마무리된다. ‘진짜 해피엔딩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듯이. 인생을 뒤바꾸는 사건은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그리하여 미스 페티그루는 자신의 인생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사랑을 가져다주었다. 어쩌면 가정부와 가정교사 의뢰를 착각하고 페티그루를 라포스에게 보낸 직업소개소의 소장이야말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솔직해서 더욱 멋진 페티그루의 매력에서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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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さいはての彼女] 땅끝에서 만난 ‘SAIHATE’의 그녀 | 일본원서 2021-09-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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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さいはての彼女

原田 マハ 저
角川書店 | 201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살다보면 찾아오는 슬럼프의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지친 마음에 희망의 빛을 비추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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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라다 마하는 아트 미스터리로도 유명하지만 또 하나의 전문 분야가 있으니 바로 여행을 테마로 풀어내는 이야기다. 본인이 여행을 즐기기 때문이라는데 작품을 통해 몰랐던 곳을 알게 되거나 과거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재미와 더불어 따듯한 위로 또한 받을 수 있어서 요즘 저자의 소설을 종종 찾게 된다. [さいはての彼女 사이하테의 그녀]는 4개의 중편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악착같이 일만 하다 인간관계를 놓치고만 여성경영자, 나홀로 여행을 처음 경험하게 된 프리랜서, 순조롭던 사회생활에 위기가 닥친 워킹우먼, 남편을 잃고 딸과 둘이 살아 온 중년 여성. 살다보면 찾아오는 슬럼프의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지친 마음에 희망의 빛을 비추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느낌이다. 모처럼 뒷맛이 좋은 작품이었다.

 

1. さいはての彼女 사이하테의 그녀
맹렬히 일에 전념한 결과 사업가로 성공한 젊은 여성경영자 스즈키 스즈카. 일도 연애도 지친 나머지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믿었던 비서가 사직하며 마지막으로 준비해준 티켓은 엉뚱한 곳으로 그녀를 보내버렸다. 남국의 오키나와에서 호화로운 휴식을 취하려 했거늘 최북단의 메만베츠女滿別 공항에서 고물차를 렌트하고는 화가 폭발하는데, 돌연 눈앞에 할리데이비슨을 탄 여성이 나타났다. '나기'라는 이름의 그녀는 눈부신 젊음과 사람을 이끄는 자석 같은 마력을 지녔다. ‘사이하테サイハテ’라 이름 붙인 모터사이클 뒷자리에 얼떨결에 올라타고 함께 여행하게 된 스즈카. 이름처럼 땅끝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바람이 되어 달리는 동안 옭아매어져있던 자신 안의 매듭이 풀려나가는 걸 느낀다.
もう一度、一緖に走ってみない?
다시 한 번 함께 달려보지 않을래?

 

2. 旅をあきらめた友と、その母への手紙 여행을 포기한 친구와 그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작가의 소설집에 자주 등장하는 하구波口와 나가라長良 콤비 이야기. 그런데 이번 여행길에는 하구 혼자다. 이즈 슈젠지 부근 산속에 위치한 온천여관에 어렵사리 예약하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나 나가라의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신 것. 여행계획을 취소하려는 하구를 나가라는 부드럽게 떠밀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고즈넉하고 정취가 어린 여관에서 보내는 시간은 처음의 불안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이고, 훌륭한 음식은 위축되었던 하구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혼자일수록 당당하게 행동할 것. 늘 함께 여행하던 나가라를 그리워하다 하구는 나가라의 엄마에게 편지를 쓴다.
娘と、そしてご自分のために、人生を、もっと足搔いてください。
딸과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인생을 좀 더 힘껏 살아주세요.

 

3. 冬空のクレ-ン 겨울하늘의 크레인
도쿄 도시개발 주식회사에서 개발팀 과장보좌로 일하던 진노 시호陣野志保. 엘리트 부하를 조금 나무랐을 뿐인데 괘씸하게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제기하고, 일이 시끄러워지길 원치 않는 윗선에서는 그녀에게 사과를 종용한다. 불합리한 처사에 불끈한 그녀는 장기 휴가를 쓰고 사태를 지켜보는데, 예상과는 달리 회사는 조용하기만 하다. 톱니바퀴인 줄 알았던 자신의 위치가 그저 나사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불안해진 나머지 고층빌딩이나 건축현장과는 동떨어진 고요한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연말의 홋카이도는 온통 하얗게 눈에 덮여있고, 관광차 들른 두루미 보호구역 쓰루이무라鶴居村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눈밭만이 펼쳐져있다. 두루미는 영어로 Crane. 현지에서 만난 인연에 원기를 되찾은 진노는 확 트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도쿄의 풍경 속 크레인을 연상한다.
どんな大それたことでも、誰かがそう考えるところから始まるんじゃないかな?
어떤 엄청난 일이라도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거 아닐까?

 

4. 風を止めないで 바람을 멈추지 말기를
표제작이자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한 나기의 엄마 미치요道代의 이야기다. 나기는 정기적으로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훌쩍 길을 나선다. 선천적으로 귀에 장애가 있는 딸아이를 남편은 모터사이클 뒤에 태우고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느 날 부녀는 사고에 휘말리고 남편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나기는 이후 모터사이클을 업으로 삼고 커스텀빌더로서 일과 여행을 즐기는 멋진 여성으로 성장했다. 나기가 여느 때처럼 땅끝으로 여행을 떠난 날 중년의 신사가 찾아왔다. 나기를 할리데이비슨 홍보 모델로 기용하고 싶다는 요청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일단 딸이 근무하는 모터사이클 샵으로 안내했다. 죽은 남편과 너무나 닮은 모습에 미치요의 마음은 다시금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いい風が吹いてきます。この風、止めないでね。これからも、ずっと。
좋은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이 바람 멈추지 말아요. 앞으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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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러브] 평행선을 걸어가는 사람들 | 일반도서 2021-09-1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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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슈크림 러브

나가시마 유 저/김난주 역
한스미디어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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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슈크림을 먹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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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나가시마 유長嶋有의 소설 <유코의 지름길>을 꽤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라 저자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는 [슈크림 러브]는 어떨까 기대했으나 영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았다. 역시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와는 잘 안 맞는 느낌이다. 원제는 ‘패럴렐パラレル’. 부부가 별거 끝에 이혼에 다다른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결국 다시 사이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는 평행선을 나란히 걸어가기 때문이고, 친구와 이러니저러니 하면서도 중요한 일이 생기면 항상 함께 하는 건 역시 닮은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이리라. 그런 상황이 어떻게 해서 국내 제목의 ‘슈크림’과 연결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는데, 번역자 후기를 보니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슈크림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과 부드러움의 환상이 다 먹고 난 후 입안에 남아 있는 아쉬움과 허망함의 현실과 어우러진다.” 과연 결혼이란 달콤한 환상과 아쉬운 현실이 복합된 문화라는 것인가.

 

게임 디자이너인 나, 시치로는 회사의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사했다. 그리고는 곧 아내와 거리가 생겨 버렸다. 아내가 바람이 난 건 회사를 그만둔 일과 관계가 있을까?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른 남자가 생긴 아내와 더 이상 함께 할 수는 없어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시치로의 결혼도, 이혼도, 증인이 되어 준 오랜 친구 츠다는 좀처럼 결혼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안면 지상 주의자인 츠다에게 있어 여자는 어떤 존재일까. 술집에서 일하는 사오리와는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일까. 속물 같은 츠다이지만 제법 멋진 결혼 축사를 준비했다. “결혼은 다름 아닌 문화입니다.” 문화가 어떤 나라와 민족이 공유하는 고유한 것이라고 했을 때, 가장 작은 단위로서의 가족, 즉 부부는 결혼을 통해서 두 사람만의 문화를 가꿔나간다는 것이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슈크림을 들고 나타난 아내. 커다란 슈크림을 하나씩 먹고 한 개가 남았다. 애인이 있는 전 아내, 만나는 여자가 생긴 전 남편. 여전히 두 사람은 ‘잘 지내?’라는 문자를 주고받는다. 회사 일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교제하는 모든 사람들을 챙기는 츠다는 여전히 바삐 지내고 있다. 결혼이라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슈크림을 먹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몫인 것이다.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이미지화하여 구성을 했다는데, 과거와 현재를 마구 오가는 와중에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걸까? 시도는 좋으나 재미는 부족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평범한 일상이라 해도 뭔가 두근거림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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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曜日の水玉模様] 연작 미스터리, 월요일의 물방울무늬 | 일본원서 2021-09-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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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月曜日の水玉模樣

加納朋子 저
集英社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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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스터리 연작소설집.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또 일주일, 보통의 날들이지만 매일 다른 빛이 찾아오기에 우리의 인생은 다채롭게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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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집 [월요일의 물방울무늬月曜日の水玉模樣]는 일상 미스터리를 유머와 로맨스를 섞어 풀어가는 형식의 작품을 여러 편 발표한 작가 가노 토모코加納朋子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이번의 주인공은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이십대 여성 가타기리 도코片桐陶子.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기 때문에 대학생과 비슷한 나이임에도 이미 사회초년병 딱지를 떼고 제법 커리어가 쌓인 총명한 인물이다. 예쁘장한 얼굴에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착실한 성격의 도코이기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사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면이 있다. 그런 그녀에게 파트너가 생겼다. 통근 전철에서 늘 마주치는 샐러리맨 하기 히로미萩廣海와 우연한 기회에 알고 지내게 된 이후로 두 사람은 마치 셜록과 왓슨처럼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 월요일의 물방울무늬 月曜日の水玉模樣
늘 같은 루틴으로 옷을 갈아입는 남자. 화려한 물방울무늬 넥타이만은 반드시 월요일이었는데 갑자기 매일같이 그 넥타이를 매고 도코의 사무실 근처에 나타나는 이유는? 과연 그가 어떤 금고나 열 수 있다는 소문의 사무실털이일까?

 

■ 화요일의 두통 발열 火曜日の頭痛發熱
감기에 걸린 도코는 병원에서 역시 감기로 코를 훌쩍대는 하기와 마주친다. 그런데 약 봉투가 바뀌었다. 그것도 엉뚱한 사람과 삼중으로. 약을 교환하러 나온 남자에게서 수상쩍은 느낌을 받은 그들은 은밀히 조사에 나선다.

 

■ 수요일의 탐정 지원 水曜日の探偵志願
퇴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도코에게 하기는 자신의 과거 미행담을 들려준다. 혼잡한 출근 전철에서 어떤 상황에 의해 눈여겨보게 된 중년의 샐러리맨을 뭔가에 이끌리듯 탐정처럼 쫓아갔다는 이야기에서 하기가 살짝 감춘 진실은?

 

■ 목요일의 미아 안내 木曜日の迷子案內
상가의 연중행사인 대대적인 세일 기간은 마치 축제처럼 북적거린다. 마침 그때 옛 직장선배가 도코를 찾아오고, 한편 후배 마리로부터 미아가 된 아이에게 잡혀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도코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 금요일의 목격증인 金曜日の目擊證人
사무실에서 회비가 사라졌다. 용의자는 두 명. 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여직원과 정기적으로 화분 관리를 하러오는 용역회사 직원. 그러나 그에게는 다수의 목격자가 있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고, 여직원은 궁지에 몰린다.

 

■ 토요일의 쑥부쟁이초밥 土曜日の嫁菜壽司
갑자기 오사카로 출장을 가게 된 도코. 할머니가 싸주신 쑥부쟁이초밥을 들고 신칸센에 오른다. 3인 좌석을 마주보고 앉도록 세팅된 여섯 자리 중 네 명은 떠들썩한 여대생 일행. 도코의 앞좌석 빈자리에 우아한 중년여성이 합석한다. 

 

■ 일요일의 우천결행 日曜日の雨天決行
하기는 운전기사를 유인해낸 후 트럭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며 은근히 흥이 올랐다. 한편 도코는 사장에게서 느닷없이 친목 소프트볼 시합을 준비하라는 명을 받는다. 날짜는 일요일. 비가 쏟아져도 무조건 결행이란다.

 

하기 군은 리서치회사에서 일하는 것치고는 좀 얼빵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지닌 올곧은 청년이다. 도코는 우연처럼 자꾸만 마주치는 하기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탐정과 조수’처럼, 때로는 데이트하는 연인처럼 신변에서 일어나는 의문들을 해결해 간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또 일주일, 보통의 날들이지만 매일 다른 빛이 찾아오기에 우리의 인생은 다채롭게 물들어간다. 미스터리로는 허술한 면이 있지만 약간은 씁쓸하고 때로는 상큼하고 전체적으로는 귀여운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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