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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애틋함이 묻어나는 일본문화여행 | 일반도서 2017-09-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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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초난난

오가와 이토 저/이영미 역
21세기북스 | 201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남녀가 서로 마음이 맞아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제목 ‘초초난난’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야나카 지역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끝에 스치는 듯 생생하게 묘사된 책 [초초난난]을 읽다보니 오랜만에 도쿄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에노와 아사쿠사엔 가봤는데 왜 야나카라는 마을은 몰랐을까. 하긴 짧은 여행길에 옛 정취가 살아 숨 쉬는 조용한 작은 동네까지는 무리였을 것이다. 닛포리역과 네즈역, 센다기역을 끼고 야나카와 네즈, 센다기를 따 ‘야네센’이라 불리는 이 지역은 에도시대의 전통을 간직한 서민 동네로 산보하기에도 최적의 코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주인공 시오리의 산책길은 절로 길동무가 되고픈 마음을 끌어낸다. 곳곳의 작은 공원과 가로수길, 정감어린 언덕길, 아기자기한 상점 앞 화초들, 전통 공예품과 외국 풍의 음식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마을로 이끌리듯 들어가면 정월부터 섣달그믐까지 일 년에 걸친 정성어린 안내를 받는다.

 

야나카에 자리를 잡은 지 4년 된 요코야마 시오리는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남자친구와는 헤어진 지 몇 년 째, 이혼한 부모님과 여동생 둘이 있지만 독립된 생활에서 오는 쓸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라는 남자가 찾아온다. 아버지와 닮은 목소리 때문인지 어쩐지 친근한 분위기를 지닌 그에게 운명을 느끼는 시오리는 결혼반지를 보고 유부남인 줄은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기노시타 역시 마찬가지여서 동네를 산책하고 밥을 함께 먹으며 둘의 사이는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러나 불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서정적이고 조심스러운 순애보라서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아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열적으로 확 불타오르는 사랑보다는 안타까움이 동반된 수줍은 연애라는 상황이 더 안 좋은 걸지도 모르겠지만, 시오리의 시선을 따라가는 독자의 입장으로는 애절하고 감미롭다. 남녀가 서로 마음이 맞아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제목 ‘초초난난(喋喋喃喃)’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지금껏 누군가와 밥을 먹으면서 서로의 몸이 조금씩 같은 물질로 채워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심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혼밥 문화가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의 세태이고 보면 같이 밥을 먹는다는 의미를 흘려버리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먹는 이야기가 유난히 많아 [달팽이 식당]으로도 유명한 저자 오가와 이토가 음식에 관해 각별한 관심과 깊은 조예를 갖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장어도시락, 닭고기전골, 튀김덮밥, 밤밥, 카레우동을 비롯해 여관의 일본정식과 반찬들, 전통디저트, 케이크와 차.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의 향연과 함께 일본문화 또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묘지이지만 공원처럼 꾸며놓은 야나카레이엔의 아름다운 벚꽃 가로수길, 야나카긴자 상점가 쇼핑 후 따뜻한 차 한 잔, 매화향기가 떠도는 언덕, 골목길 울타리의 치자향기, 스미다강 불꽃놀이와 고토토이바시(言問橋), 우에노의 야간동물원, 연꽃이 가득한 시노바즈연못, 무코지마 백화원에서의 달구경, 북소리와 함께 하는 가을밤의 국화축제, 새해를 준비하는 아사쿠사 복갈퀴 시장...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을 새삼 깨닫는다. 미래는 불투명할지라도 ‘새해가 가면 새봄은 찾아온다.’

 

함께 보면 좋은 드라마가 있다. 2014년 스페셜드라마로 시작해 2016년 12부작으로 방영된 [도쿄 센티멘탈(東京センチメンタル)]은 아사쿠사에서 대를 이은 전통 화과자점을 운영중인 50대 화과자 명인의 이야기로 로맨티스트인 주인공이 도쿄 구석구석을 안내하는데,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지역인 야나카부터 시작해 아사쿠사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닛포리역, 좁은 골목들, 소설 속 기모노 가게 주변에 있는 히말라야 삼나무, 시오리가 한없이 앉아있던 아사쿠라 조소관, 아사쿠사 고토토이 다리를 건너 전통 디저트 가게에서 먹는 마메칸, 우에노 공원 시노바즈 연못의 연꽃 등... 화면을 통해 함께 산보하며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어보는 시간들이 따사롭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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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 서평이벤트] 츠바키 문구점 _ 오가와 이토 | 서평이벤트 2017-09-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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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즈덤하우스

 

 

아름다운 손편지로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츠바키 문구점의 가슴 뭉클한 기적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소설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가와 이토의 신작 장편소설 『츠바키 문구점』이 예담에서 출간됐다. 문구를 파는 평범한 가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대로 편지를 대필해온 츠바키 문구점을 중심으로 가마쿠라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츠바키 문구점’은 에도 시대부터 여성 서사(書士)들이 대필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아메미야 집안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가마쿠라에 터를 잡고 운영해온 소박한 문구점이다. 연필은 HB부터 10B까지 갖춰도 샤프펜슬은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집하면서, 대필의 종류는 주소 쓰기부터 메뉴판까지 글씨를 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주된 일은 대필 간판을 내걸지 않았어도 입소문으로 간간이 들어오는 편지 대필이다. 외국을 방랑하던 이십 대 후반의 일명 포포(아메미야 하토코)가 그곳에서 할머니를 뒤이어 십일 대 대필가로 재개업한다.

『츠바키 문구점』에는 자신만의 내밀한 상처를 안고서 대필을 의뢰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사연, 그리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기도록 편지를 쓰는 자세부터 필체와 어투, 필기도구의 종류, 편지지와 편지 봉투의 지종, 우표 모양, 밀봉 방식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포포의 대필 과정이 가슴 뭉클하게 그려진다. 우편물이라고는 각종 고지서와 광고물뿐 정성 어린 손편지가 사라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손편지를 소재로 선택한 『츠바키 문구점』은 간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 한 통으로 어떻게 기적 같은 순간이 만들어지는지, 편리한 이메일과 메신저와 SNS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운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포가 편지에 진심을 담는 방법

어린 시절부터 엄한 할머니 밑에서 대필가가 되기 위한 혹독한 수련 과정을 밟다가, 포포는 다른 사람인 척 편지를 대신 써주는 것은 ‘사기’라고 반항한다. 그때 포포의 할머니는 ‘대필’을 ‘제과점의 과자’에 비유한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어도, 제과점에서 열심히 골라 산 과자에도 마음은 담겨 있어. 대필도 마찬가지야. 자기 마음을 술술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위해 대필을 하는 거야. 그편이 더 마음이 잘 전해지기 때문에. 네가 하는 말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이 좁아져. 옛날부터 떡은 떡집에서, 라고 하지 않니. 편지를 대필해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대필업을 계속해나간다, 단지 그것뿐이야.” (54쪽)

마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도무지 전해지지 않는 진심 때문에 서로 오해가 쌓이고 상처를 받는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츠바키 문구점으로 포포를 찾아온다. 포포는 그들에게 의자를 내어주고 맛있는 차를 대접하며 온 마음으로 귀 기울일 준비를 한다. 편지를 대필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리고 의뢰인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춘 후 편지를 받을 상대방의 기분까지 고려하여 진심을 가장 잘 배달할 수 있는 편지의 적정 온도를 조절한다. 의뢰인의 성별과 성격, 의뢰받은 내용에 따라 포포는 한 통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혹은 필요하다고 미처 생각지 못한 모든 요소에 세심하게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운다. 가령 조문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슬픈 나머지 벼루에 눈물이 떨어져 옅어졌다’는 의미에서 옅은 먹색을 선택하고, 지나간 첫사랑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선한 의뢰인의 투명한 마음이 전해지도록 유리펜을 골라 든다. 돈은 절대 빌려줄 수 없다는 거절 편지를 의뢰받았을 때는 편지의 기세를 위해 약간의 술기운을 빌려 초안 없이 굵은 만년필로 단번에 써내려가고 무서운 금강역사상이 그려진 우표로 거절의 의지를 확고히 한다.

포포는 “그 사람의 마음과 몸이 되어” 자신이 쓰는 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포가 편지에 진심을 담아 감동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포포가 쓴 편지들의 원본은 ‘포포의 편지’로 묶어서 실어놓았다.

편지의 복잡한 규칙과 형식에 연연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딱딱한 편지가 되어서 어색하다. 요는 사람을 대할 때와 같아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갖추어 대하면,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다는 것뿐. 편지에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 (116-117쪽)

특별한 편지로 만드는 위로의 시간,
츠바키 문구점에서만 팝니다!

『츠바키 문구점』에서 포포는 할머니를 줄곧 ‘선대(先代)’라고 지칭한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괴로운 기억만 떠올라 할머니의 사망 소식에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포는 선대와 함께했던 공간을 지키기 위해 선대가 강요했던 대로 대필가로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아내의 새로운 사랑을 위해 이혼을 결심한 남자가 결혼 십오 년째에 맞은 이혼을 지인들에게 알리는 편지, 수술을 앞둔 남자가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니 당신도 행복하라고 첫사랑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 사별한 남편의 편지를 아직도 기다리는 노부인에게 천국의 남편이 보내는 것처럼 보내는 편지, 오랜 우정이 거짓말로 이어져왔음을 알고 친구에게 먼저 절교를 선언하는 편지 등을 의뢰받아 대필하는 동안, 포포는 뜻밖에도 그녀의 편지가 의뢰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커다란 위안이 되어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편지를 대필하는 동안 어린 시절에는 가혹하게만 느껴졌던 선대의 가르침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포포에게 선대와의 기억을 새롭게 바라보고 선대의 진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할머니’와의 기억을 재구성하고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은 새로운 인연을 맺는 토대가 되어준다.

츠바키 문구점에서 파는 것은 단지 문방구나 대필용 글씨와 문장뿐만이 아니다. 의뢰인의 몸과 마음이 되어 정성껏 쓰는 포포의 편지가 기적처럼 만들어내는 위로의 시간도 함께 파는 셈이다.
포포의 ‘츠바키 문구점’을 제외하고 『츠바키 문구점』에 나오는 가마쿠라의 사찰이나 카페, 맛집, 역 등 모든 명소와 풍경은 다 실재하는 곳이다. 포포와 그녀의 이웃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더 실감 나게 상상할 수 있도록 가마쿠라 안내도도 함께 실려 있다. 번역가는 이 소설을 옮기는 동안 가마쿠라 구석구석이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지은이에 대하여_ 오가와 이토(小川糸)
1973년 일본 야마가타 현에서 태어났다. 2008년 에 첫 소설 『달팽이 식당』을 출간했다. 데뷔작이 스테디셀러로 8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2010년에 유명 배우 시바사키 코우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외에 『초초난난』, 『패밀리 트리』,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바나나 빛 행복』,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등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작품들을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옮긴이에 대하여_ 권남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쓴 책으로는 『번역에 살고 죽고』와 『길치모녀 도쿄헤매記』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오가와 이토의 『달팽이 식당』,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바나나 빛 행복』 외에 가쿠다 미츠요의 『종이달』, 마스다 미리의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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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참여 방법]

 

1. 이벤트 기간: 2017.9.1~ 9.9/ 당첨자 발표 : 9.11

​2. 모집인원: 10명
3. 참여방법
①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② 스크랩 주소,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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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칵테일]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 일반도서 2017-09-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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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이언스 칵테일

강석기 저
MID 엠아이디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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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들은 몰랐던 지식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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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고 하면 나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심오한 분야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어려운 과학’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 있다는 걸 알았다. 과학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대한민국 대표 과학 저술가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이번에 출간된 [사이언스 칵테일]은 벌써 네 번째 책이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현상들, 내 몸과 마음에서 비롯되는 증상들이 모두 과학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데 흥미가 생겼다.

 

8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들은 몰랐던 지식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준다. 첫 번째는 핫이슈 편.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에볼라 역병이 1976년에 처음 발생한 병이라는 것도, 말로만 듣던 위밴드 수술이 어떤 것인가도 이제야 알았다. 두 번째 파트는 건강/의학 편.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다. 근육이 많아야 살이 찌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근육이 너무 많아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새로 습득한 지식. 하긴 움직이길 싫어하는 주제에 앞으로도 근육이 많아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단식이라고 해도 음식을 완전히 끊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만 한 끼 굶는 것도 못하는 정신력으로 어찌 500칼로리로 하루를 버티랴. 다이어트는 정녕 내 것이 아님을 통감한다. 세 번째 식품과학  편. 커피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데 몸에 안 좋다는 설은 무시해도 되겠다. 사과의 프리바이오틱스 작용을 설명하는데 엉뚱하게 지금은 없어진 옛 사과 품종만 떠올리고 있으니... 네 번째로 넘어간다. 인류학/고생물학 편. 그러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키가 커서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태어난대도 평균과의 차이는 별로 없을 거라니 그저 생긴 대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하다.

 

다섯 번째 파트는 심리학/신경과학 편. 늘 온갖 꿈에 시달리며 자는 편이라 관심이 높은 분야다. 악몽과 개꿈의 차이는 꿈을 꾸다 깨면 악몽이고 안 깨면 개꿈이라니 내 꿈은 거의 개꿈임이 입증되는 참이다. 그래도 나쁜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으련다. 여섯 번째 파트는 문학과 영화 편이다. 도스토옙스키가 간질을 앓고 있었다니. 간질은 선천적인 정신질환이 아니라 어떤 충격에 의해 발병하는 신경질환이라는데 내심 꺼려하던 나의 편견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우리는 깨어 버려야할 편견을 얼마나 갖고 있는 걸까. 대중문화를 통해 과학에 접근하니 알기도 쉽고 무척 흥미롭기도 하다. 로봇이 친구가 되는 세상, 먼 미래라고 여겼지만 어쩌면 내 노년의 벗이 로봇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곱 번째 물리학/화학 분야 또한 의외로 재미가 있다. 수영장 원래 좋아하지 않지만 공중도덕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재확인한다. 마지막 여덟 번째는 생명과학 분야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면면을 읽노라니 현대문명의 발달을 가져와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는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이 일상생활에 이토록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나의 무지함을 깨닫는다.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사람은 평생 배워야한다고 이 세상에 알아두면 좋을 지식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한 것 같다. “뭐라도 열심히 해봐라. 고생하고 힘이 드는 것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야. 사람은 어차피 병들어 죽는 거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지쳐서 죽는 건 매한가지야.” - 모옌, 「모두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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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선계] 앞을 다투는 세상 | 장르소설 2017-09-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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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쟁선계 세트 (하)

이재일 저
로크미디어 | 2017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 앞에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구도 알 수는 없지만 세상을 향한 길은 여러 갈래로 향해 있다. 남은 건 나의 선택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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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종장을 맞았다. 곤륜산 무망애에서 시작된 악연은 다시 그곳에서 앞을 다투는 자들의 무대로 끝을 맺는다. 무엇이 옳고 뭐가 그른가를 떠나 대의와 명분을 정리하며 제작기 자신의 길로 떠나는 강호의 사나이들. 2002년부터 시작된 앞을 다투는 세상은 2015년 11월, 희망의 여운을 남기며 또다시 아침을 맞으러 나아간다. 우리 앞에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구도 알 수는 없지만 세상을 향한 길은 여러 갈래로 향해 있다. 남은 건 나의 선택일 뿐.

 

석대문은 앞을 가리켰다.
“봐라.”
석대전의 눈길이 형의 손가락을 좇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활인장 전방의 대로를 향했다.
“너와 내가 지금 바라보는 앞이 같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앞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저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권력일 수도 있고, 황금일 수도 있고, 절세적인 무공일 수도 있고, 어쩌면 네가 말한 대의일 수도 있지. 그것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도 있고, 더디게 기어가는 사람도 있고, 저만치 앞쪽에서부터 출발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뒤편에서 출발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남과 다투는 것이다. 바라는 자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석대문은 다른 방향을, 길이 아 있지 않아 나무에 가려졌거나 담벼락에 막혀 있는 방향을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앞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는 왼쪽을, 누구는 오른쪽을, 또 누구는 뒤를 앞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 어쩌면 한자리에 붙박인 채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지 않는 쪽이 가장 좋다고 여기는 이도 있겠고. 앞을 다투는 자들에 의해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이 작은 ‘다름’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본문 중에서-p94~p95)

 

아마도 ‘다름’이 있어 세상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똑같은 길로 달려간다면 숨 쉴 틈 없이 다투어야할테니. 서로 다른 우리들, 선택의 길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결국 행복을 추구하는 바람만은 같지 않을까. 산다는 것은 고난과 불행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러다 마주치는 행복의 순간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그 작은 행복이야말로 삶의 보람이며, 드물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기쁘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고해(苦海)인 삶은 본디 불행하다.
모든 사람들이 삶의 목표로서 추구하는 행복이란 불행이 부재하는 시간과 공간에 나타나는 그늘 같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한여름 이 그늘에서 저 그늘로 피해 다니는 작은 벌레들처럼, 인간은 불행이 이글거리는 삶의 길 위에서 행복의 작은 그늘을 찾아 이리로 또 저리로 뛰어다니며 위안을 찾는다. 자체로 어떤 기준을 갖는 자리가 아니라 불행이라는 뚜렷한 기준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진 자리, 그 자리가 바로 인간들이 말하는 행복이다.
불행은 잦고 강성한 반면 행복은 드물고 미약하다. 불행이 야기하는 고통은 차라리 운명 같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삶은 가치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불행이 삶의 원형, 고통이 삶의 규칙이라면, 그 삶에 이미 적응되어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불행을 외면하고 고통을 망각하는 능력이 모든 인간에게 이미 내재되어 있다. 인간은 허무감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된 강인한 종이기도 하다. 그들은 언제나 극복한다. 그 극복의 수단이 치졸한 변명이든 나약한 회피든 굴강한 돌파든, 허무감을 견뎌 내고 다시금 불행과 고통의 바다를 건너 항해할 준비에 나선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라고 자조해도 괜찮다. 삶은 ‘삶’이기에 가치 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다. (분문 중에서-p359~p360)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삶이 너무 힘들어 울고 있을 때 할머니께서 해주셨다는 말씀. “어쩌겠노. 사는 데까지 살아야지.” 내게 이재일이라는 작가를, 그리고 쟁선계라는 책을 가르쳐준 오빠도 끝까지 함께 읽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저무는 한해를 보내며 아쉽고 그립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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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선계] 무협소설의 최고봉 | 장르소설 2017-09-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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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쟁선계 세트 (상)

이재일 저
로크미디어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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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무협소설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는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이 책에는 엄청난 중독성이 내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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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온통 빼앗아버린 책 [쟁선계].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2002년부터 시작해 일 년에 한두 권씩 발행되던 책이 2006년 9권 출간 이후 기약도 없는 휴지기에 머물다 2013년에야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데다, 실로 방대한 내용에 수많은 협사들이 등장하는 만큼 나의 기억력으로는 새로운 책을 읽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하니 말이다. 하지만 몇 번씩 다시 읽는 건 단순히 잊어버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단순히 무협소설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는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이 책에는 엄청난 중독성이 내재되어 있다. 너무 황당하게만 느껴지던 옛 무협지의 이미지를 확 깨버린 김용의 [영웅문] 3부작을 접하고 무협소설이라는 장르에 눈을 뜬 이래 최고의 작품을 만났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중국 무협에 슬슬 식상하던 무렵 용대운의 [태극문], 좌백의 [대도오]를 거치며 신무협의 새로운 경지에 한껏 빠지게 되었지만 근래에는 판타지의 영향으로 정통 무협의 맛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런 최고의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 하루 종일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인적인 시간을 몽땅 빼앗는다고 해도 그저 즐겁다.

 

쟁선계의 대단한 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기존의 무협소설과 다른 점은 주인공이라 할 만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수호지]처럼 문파도, 나이도, 성격도, 재능도, 실력도, 모든 면이 제각각인 협사들이 등장해 강호를 누빈다. 석대원이라는 청년이 중심에 있긴 하지만, 한 장에 전혀 등장하지 않을 때도 있을 정도로 이야기는 여러 갈래로 뻗어간다. 하지만 결국에 대결해야 할 상대는 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는 큰 줄기는 흔들리지 않는다. 흩어졌다 모이고 꼬였다 풀어지는 사건들,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또 다른 갈림길로 향하는 사람들, 엇갈린 사랑과 뜨거운 우정, 숨어있던 반전의 묘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투, 장쾌한 명승부, 유머와 해학...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내공에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의 주목할 점 중 또 한 가지는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부모를, 내 사부를 죽인 그들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강호인들의 법칙에 따라 산다면 돌고 돌 수밖에 없는 세상. 내게는 원수지만 누군가에겐 은인인 관계에서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 것인지 누구를 위한 복수인지 무엇을 위한 승부인지 상실감과 허무함 속에 각자의 화두에 던져지는 무림인들. ‘나는 무엇을 얻고자 이리 애써 왔던가?’ 하나의 대답을 구하면 또 다른 의혹이 생겨난다. “행하려는 것을 행하게. 그러면 얻으려는 것을 얻게 될 걸세.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얻음과 잃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지. 그것이 자네에게 드리운 끈일세.” 난세에 접어드는 무림에서 앞세우는 명분이란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한 욕망과 이익을 위한 얄팍한 껍질에 불과한 것인데, 그런 혼란의 세상에도 영웅은 탄생하고 희망도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다.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 또한 이 작품을 대작으로 만들어주는 요인이다. 소림, 무당, 개방을 비롯해 매화, 화산, 형산, 사천당문 같은 유명 문파는 물론, 신무전과 무양문, 황궁의 동창과 금의위, 서장 밀교와 자객, 녹림과 하백, 기타 가문들을 대표하는 고수들이 즐비하다. 덕분에 온갖 종류의 무공과 기인들을 만날 수 있으며, 주원장이 건국한 이후의 명과 몽골 오이라트 등 당시의 정세까지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인생에 대한 명제들까지 곳곳에 등장하니, 웬만한 문학작품 못지않은 무협소설의 완결판이라 해도 좋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조심하라. 해결하라. 만족하라.”
“삶이란 문제의 연속이다. 조심하라. 그러면 문제를 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문제를 만나게 되면, 문제가 야기한 압박감에 휩쓸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 해결하라.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결과에 만족하라. 이 세 가지 경구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네 삶에 큰 실패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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