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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るかめ助産院] 남쪽 섬 치유의 장소, 츠루카메 조산원 | 일본원서 2020-10-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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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つるかめ助産院

小川絲 저
集英社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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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하트모양을 한 작은 섬에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동안 마음속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어지며 점차 성장해가는 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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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의 치유소설 [츠루카메 조산원]은 국내에서는 ‘트리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하긴 원제목으로 하면 누가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마는 너무 동떨어진 제목이 아닌가 싶다. 조산원의 원장이 트리 하우스에 살기는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그리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날고 싶었던 마음을 담은 자유를 향한 희망 같은 장치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게는 별다른 감상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존재였다. 제목이야 그렇다 치고 무엇보다 평소 저자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먼저 본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본 NHK에서 방영된 드라마 <츠루카메 조산원 ~남쪽섬으로부터~>의 원작이다. 오래전에 본 드라마라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일단 캐스팅은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대범하고 다정다감하면서도 장난기와 엉뚱함을 갖춘 조산원장 츠루타 카메코 역할은 ‘요 키미코’ 말고는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딱 맞는 이미지가 아닐까싶고, 집을 나간 남편을 찾아다니다 섬에 다다른 임신부 마리아 역의 ‘나카 리이사’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오키나와의 하트모양을 한 작은 섬에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동안 마음속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어지며 점차 성장해가는 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리 배경이 조산원이라 해도 출산 장면이 몇 번이나 반복되다 보면 질리지 않겠는가. 네 번째 아이를 낳는 세 아이의 엄마, 상상임신으로 가짜출산을 하는 여자, 아직 10대 소녀인 어린 아내의 첫출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리아의 출산까지, 생명의 존엄과 출산의 고통을 다루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지루했다. 생각해보면 산모와 아기 모두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므로. 츠루카메란 원장인 츠루다 카메코鶴田龜子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학과 거북이라는 뜻을 지닌 つる(鶴)와 かめ(龜). 장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행운을 축하하거나 빌 때 쓰는 말이라고 하니 어쩌면 운명을 타고난 인물인지도 모른다.


私だけが、特別なわけではない。

誰もが、心のどこかに傷を抱えて生きている。

나만이 특별한 건 아니다.

누구나 마음속 어딘가에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


탯줄이 달려있는 상태로 버려진 자신의 출생을 아파하며 자란 마리아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삶을 지탱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지만,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들여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점차 자신감을 회복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 마리아는 타인에 대한 마음을 열고 먼저 손을 내미는 법을 터득한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힘들고 괴로운 건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까. 자신보다 더 큰 아픔을 지닌 사람도 많이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어째서 남편이 가출을 하고 오랫동안 소식 한 번 없이 무엇을 하며 살다가 꿈 한번 꿨다고 용케 찾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었지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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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향한 발자국] 새로운 삶을 향한 탈출 여행 | 장르소설 2020-10-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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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음을 향한 발자국

애거서 크리스티 저
해문출판사 | 199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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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크리스티의 스파이 모험소설. 이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로맨스가 살짝 곁들여있어서인지 미스터리 로맨스를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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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크리스티의 스파이 모험소설 [죽음을 향한 발자국]의 영국에서 발표된 원제는 [Destination Unknown]. 미국에서는 [So many steps to death]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1954년작으로 저자의 46편째 추리소설이니 비교적 후반기의 작품이다. 에르퀼 푸아로나 미스 마플처럼 복잡한 트릭을 밝혀내는 탐정소설 외에도 로맨스를 곁들인 모험소설과 국제적 음모를 다루는 스파이소설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스터리 소설을 쓴 여사의 풍부한 창작 능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추리소설 입문 시기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을 주로 몰아 보는 바람에 질리고 말아 사실 로맨스 모험소설은 거의 읽은 적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마주한 여사의 작품은 더욱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이를 잃고 남편과도 헤어진 후 삶의 의욕이 사라진 힐러리 크레이븐은 모든 것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영국을 떠나 모로코에서 자살을 꾀하고 있었다. 한편 올리브 베터튼은 사라진 남편을 만나러 가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하고 만다. 비슷한 연령의 같은 붉은 머리를 한 두 여인의 삶과 죽음은 운명의 장난처럼 비행기 한 대의 차이로 나뉘고 말았다. 힐러리가 호텔방에서 수면제를 먹으려한 순간 올리브를 감시하고 있던 영국의 비밀요원 제솝이 들이닥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모험이라도 한 번 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에 그녀는 위험한 임무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핵 과학자 토마스 베터튼의 부인, 올리브로 위장한 힐러리는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카사블랑카에서 고도 페즈로 관광에 나서고 마침내 기묘한 여행자 무리에 합류하게 되는데, 마라케시로 가는 줄 알았던 그들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사막 한가운데 비밀 과학연구시설에 도착한다. 철창 없는 감옥 같은 곳에서 그녀의 탈출은 삶으로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죽음으로 향할 것인가.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어서 위험에 처하면 오히려 삶에 대한 욕구가 불타오른다. 더구나 새로운 사랑이 싹튼다면 절대로 죽고 싶지는 않으리라.


이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로맨스가 살짝 곁들여있어서인지 미스터리 로맨스를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로코(Morocco)에는 어디를 가나 메디나로 불리는 구시가지가 꼭 있다고 한다.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시키는 거리에는 수많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있고, 별천지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이곳에서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자주 비가 내리고 음침한 날씨가 계속되는 영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햇빛이 가득한 지중해로의 휴가여행을 꿈꾼다고 하니, 로맨스나 미스터리의 배경으로 이 지역이 즐겨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북아프리카의 이국적인 풍경을 체험할 수 있었던 미스터리 여행,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온통 고도 페즈의 벽뿐이었다. 좁고 고불고불한 거리, 높은 벽, 때때로 출입구를 통해 내부나 안마당이 띄엄띄엄 들여다보였다. 주위를 움직이고 있는 것들이라곤 짐을 실은 당나귀, 짐을 진 남자들과 소년, 베일을 쓰지 않은 여자들뿐이었다. 무어인 도시의 수수께끼 같은 생활이 바쁘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눈과 귀만 크게 뜨고 꿈속의 세계를 걸어가고 있었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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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로맨스 전문 고서점의 미스터리 | 장르소설 2020-10-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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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와카타케 나나미 저/서혜영 역
작가정신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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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라는 가상의 해안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수수께끼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시리즈, 이번에는 고서점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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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미스터리 소설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古書店アゼリアの死體]는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대표작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건 역시 로맨스의 기류가 흐르기 때문인 걸까. 작품 속 회원들처럼 로맨스 소설에 열광하는 팬은 아니지만, 한때는 즐겨 읽었던 소설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던 데다 지난 작품보다 유모어가 한층 잘 살아난다는 점도 한몫 했던 것이리라. 하자키葉崎라는 가상의 해안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수수께끼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시리즈, 이번에는 고서점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서점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포인트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설정이다.


빌라 이름 ‘매그놀리아(Magnolia)’가 목련이었다면 고서점 이름 ‘어제일리어(azalea)’는 진달래다.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몰라도 첫 작품의 느낌은 하얀색이었던 것 같고, 이번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핑크색이다. 하자키 경찰서의 고마지 형사반장은 여전히 밉상이지만, 런던 경시청의 도버 경감에 비하면 양반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기에 부하 이쓰키하라 경사의 매력에 업혀 넘어간다. 인물 하나하나에 저마다의 드라마를 담는 저자의 솜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한다. 특히 시종일관 험한 꼴을 당하는 마코토에게는 응원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지독하게도 운 나쁜 여자 마코토는 도망치듯 바닷가를 찾아 “나쁜 놈아!” 하고 외쳤는데,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건 익사체였다. 참고인으로 이곳에 발목이 잡힌 그녀는 우연히 들른 로맨스소설 전문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임시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불운은 끝나지 않았으니 첫날은 도둑이, 다음날엔 시체가 등장한다. 하자키 마을의 명문 마에다 가를 둘러싼 의문의 사건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걸까. 마에다 가문의 일족인 헌책방 주인 베니코 여사, 돈과 권력에 사로잡힌 여성실업가 마치코, 멍한 미소녀 시노부, 친절한 호텔리어 마이. 그리고 하자키 FM 방송국 직원인 열혈 디제이 치아키, 낙천주의 아르바이트 사원 유키야, 악당 사무라이 같은 프로듀서 구도, 오징어 같은 비서 후루카와. 그 외 중국집, 커피숍, 부동산소개소 등등 히가시긴자 거리는 왁자지껄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헌책방의 이름은 고딕 로맨스의 마니아인 주인 베니코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핏빛 어제일리어>에서 따온 것이다. 고딕 로맨스란 공포와 로맨스가 결합된 소설이며, 낭만적이고 초자연적인 소재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정의되어 있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작품들로 볼 때 로맨스가 곁들여 있는 서스펜스 미스터리라고 추측해본다. 디킨스나 윌키 콜린스가 로맨스 작가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고 미스터리 걸작이라고만 여겼던 <레베카>가 고딕 로맨스의 대표적 작품이라는 걸 처음 알았기 때문에 ‘로맨스 소설의 분류 기준’이 나도 궁금했는데, 베니코 여사가 단순하게 정리를 해주었다.


“우선, 남자와 여자의 애증을 그려야 한다. 라는 조건은 있지만 말이야. 기본은 지극히 단순해. 내가 로맨스라고 정한 것이 로맨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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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선택] 피해자는 과연 누구인가? | 장르소설 2020-10-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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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자의 선택

에드 맥베인 저/박진세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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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과정을 충실히 안내받은 기분이다. 각기 개성을 지닌 87분서의 형사들은 장단점을 지닌 인간으로서 모두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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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에드 맥베인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87분서 시리즈’ 5번째 작품 [살인자의 선택 Killer's Choice]은 코튼 호스 형사가 최초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비교적 점잖은 지역의 30분서에서 잡다한 범죄로 늘 바쁘게 움직이는 87분서로 전근해 온 호스 형사의 첫 사건은 거리에서 죽음을 당한 동료 형사 로저 하빌랜드에 대한 수사다. 호스는 카렐라와 함께 행동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예감하지만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동료를 위험에 처하게 만든다. 어이없는 실책을 만회하고자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만 최초로 남긴 오점은 두고두고 회자되리라. 미혼에 잘생긴 영웅을 요구하는 편집자에게 보란 듯이 창조해낸 인물이건만. 갑의 압력에 나름대로의 저항을 하는 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저자 에반 헌터는 참 재미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한편 87분서에서는 주류 판매점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여인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었다. 처음에는 ‘누가 그녀를 살해했지?’로 시작한 질문은 탐문 수사를 해나갈수록 ‘누가 살해당한거지?’ 라는 의문으로 바뀐다. 피해자 애니 분이라는 여자는 그녀를 아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마치 각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명랑한 빨강머리, 이혼한 여자, 정부, 어머니, 딸, 사교적 음주가, 술고래, 눈먼 청년의 말 상대가 되어 준 여자...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이제는 알 길이 없을뿐더러 어떤 애니가 살해당한건지, 특정 애니를 목적으로 한 건지, 그 모든 걸 다 합친 애니를 죽이고자 한 것인지, 수사의 방향을 잡기도 어려운 사건이 되고 말았다. 살인자가 충동적인 행동만 하지 않았더라면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결국 살인자의 선택이 스스로를 옭아맨 것이다.


87분서 시리즈 중의 수작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경찰 수사 과정을 충실히 안내받은 기분이다.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며,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듣고, 정보는 입수하되 흘리지는 않으며, 증거를 찾고, 용의자를 특정하고, 추격하고, 심문하고, 법정 증언까지, 과연 경찰의 일이란 안락의자 탐정과는 확연히 다르다. 1957년작이니 과학수사대도 요즘 같지 않던 시대에 쉽게 해치울 수 없는 작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겠으나, 몸담은 조직의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확실한 솔로에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미남 영웅이 아니더라도 각기 개성을 지닌 87분서의 형사들은 장단점을 지닌 인간으로서 모두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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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소 그랑 오텔] 보소반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일반도서 2020-10-0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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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소 그랑 오텔

고시가야 오사무 저/정선옥 역
소미미디어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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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달빛의 백사장이 아름다운 보소반도의 어느 작은 마을이라고 상상하노라면 그곳의 바닷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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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가야 오사무越谷オサム의 소설은 늘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라면 강력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보소 그랑 오텔 房總グランオテル] 또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푸른 바다와 달빛의 백사장이 아름다운 보소반도의 쓰키가우라月ヶ浦 마을이 무대다. 보소반도는 도쿄에서 특급열차를 이용하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데다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기 때문에 소설의 배경으로 즐겨 사용되는 지역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나쓰미의 반딧불이>도 이곳이었는데, 그때는 산골마을이었지만. 소설 속 마을이 실제인지 가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소반도의 어느 작은 마을이라고 상상하노라면 그곳의 바닷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낮은 산괴가 남서 방향으로 뻗은 형태의 보소반도는 태평양의 파도에 깎이면서 곳곳에 남쪽 방향으로 난 모래 해변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 쓰키가우라다.

p.9


낡은 ‘후지히라 장’을 리모델링해 바다가 바라보이는 이층 방은 객실로, 일층은 식당과 주인집으로 사용하는 깔끔한 민박집 ‘보소 그랑 오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이 와이키키보다 더 좋다는 자긍심을 갖고 사는 발랄하고 영리한 소녀 후지히라 나쓰미는 17세의 고교 2년생으로 이곳 주인내외의 외동딸이다. 비수기라 빈방이 있을 때면 미소녀 동갑내기 사촌 하루카와 객실에서 묵을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으로, 개교기념일이라 휴교인 내일이 바로 그날이다. 고대하던 날은 드디어 다가왔는데, 마침 이 시기에 찾아온 손님들의 상태가 하나같이 이상하다. 지나치게 유쾌한 아저씨, 지나치게 음침한 여인, 지나치게 소심한 청년. 과연 이 2박 3일,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음악인생에 대한 절망감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한 왕년의 가수, 직장상사 스트레스에 지쳐 청춘시절 추억의 장소를 찾은 잡지 편집자, 첫눈에 반한 소녀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무작정 찾아온 사진작가 지망생 프리터 청년. 이 세 명의 숙박객과 나쓰미의 시선으로 교차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죽으려는 사람도, 죽으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받는 사람도, 어쩌다보니 거짓말을 하게 된 사람도, 모두가 돌발 상황에 부딪치며 엎치락뒤치락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이 소설, 읽고 있는 내내 웃음이 난다. 기적이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인생은 일상의 우연에 의해 바뀌기도 하는 것이니 섣불리 단정하거나 미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톡 쏘는 탄산음료처럼 속을 뻥 뚫어주는 해피엔딩 소설을 원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 하나. ‘아~ 여행 가고 싶다!!!’ 철지난 바닷가, 인적 드문 시골 마을의 평화로운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다 물결, 하얗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 멀리 희미하게 맞닿아있는 푸른 하늘과 수평선, 깔끔한 민박집에서 먹는 푸짐한 지역 요리, 친절한 사람들의 웃음소리, 밤이면 달빛 모래사장이 꿈처럼 펼쳐지고, 따끈한 노천온천에 몸을 담근 채 캄캄한 하늘을 바라보면 무수히 빛나는 작은 별들... 화려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대규모 특급호텔보다 이렇듯 웅대한 자연을 품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곳이야말로 그랜드 호텔이라 불려도 좋지 않을까.


길이 해안 도로와 합류하자 시야가 단번에 트였다. 가는 길 왼편에는 주택에 섞여 음식점이나 낚시 체험을 할 수 있는 숙소, 민박집이 늘어서 있다. 오른편에는 완만하게 활 모양으로 굽어 있는 넓은 백사장, 석양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물결 이랑에는 웨트슈트 차림의 서퍼들, 그리고 내 머리 위에서는 키가 큰 야자나무 가로수가 바닷바람에 큰 잎을 흔들고 있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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