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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 한줄평 2022-06-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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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마치 한 권의 잘 만들어진 정치학개론이란 생각이 들었다. 집단정체성은 양극화를 촉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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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6-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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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에즈라 클라인 저/황성연 역
윌북(willbook)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마치 한 권의 잘 만들어진 정치학개론을 읽는 것과 같았다. 인간의 집단 정체성은 정치적 정체성으로써 양극화현상을 촉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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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적인 이성이 냉철한 미국 사회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사건은 너무도 기이하고 황당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설마설마 했던 일이 미국에서 현실이 되었다는 점은 무엇이 그들의 의식세계를 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한 가설의 추측이 난무하게 된다.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대통령 정치체제는 미국 뿐만이 아닌 우리나라도 그대로 취하고 있기에 우리와 비슷한 미국의 정치 상황에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거대한 양당체제를 유지하는 우리나라 역시 심한 양극화에 지지 세력들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게 됨을 알 수 있다. 얼마전 대선을 치른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크게 환멸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도움을 준 한 권의 책이 있다. 바로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란 책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정치 구조를 신랄하게 파헤친 책으로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거대 양당의 양극화와 지지 세력들의 첨예한 갈등으로 민주주의의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정치 상황을 해박한 지식으로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미국의 정치구조와 닮은 우리나라,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의 혼돈 속에 있는 우리의 이야기란 생각이 들면서 많은 점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에즈라 클라인 저: 황성연 역/ (주)윌북, 2022년 6월 30일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장까지는 20세기 미국 정치가 정체성을 두고 왜 어떻게 양극화가 되었는지, 그 양극화는 우리가 세상과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이어진다. 5~10장까지의 내용은 정치 시스템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양극화한 정치적 정체성과 양극화한 정치 기관들 사이의 순환고리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즈라 클라인은 현재 미국 정치의 가장 날카로운 관찰자이자 영향력있는 저널리스트로 풍부한 정치적 의견이 오가는 대안 언론VOX의 창립자이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인 그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통계와 미디어 분석, 심리학 실험까지 동원해 넓고 정확한 분석을 내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책날개 발췌)

 

 어쩌다 민주당원은 진보주의자가, 공화당원은 보수주의자가 되었을까? <재분배의 정치학>이라는 책에서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은 경험적 개방성과 관련된 일련의 기본적인 심리적 기질, 다시 말해 환경의 위협과 불확실성에 대해 관용성 등 일반적인 성격 면에서 뚜렷하게 구별된다."라고 썼다. (p,75)

 위의 발췌문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인 정치적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양쪽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정치적 정체성에 따라 점점 심화되는 양극화는 미국 정치의 현주소가 되었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진보주의, 즉 민주당을 상징한다. 개방성이 높은 진보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에 순응하며, 다양성의 문화를 수용하며 인종 차별을 하지 않는다. 반면 파격적인 변화에 대한 회의론을 낳는, 질서와 전통에 대한 선호인 성실성은 보수주의 ,즉 공화당을 상징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보수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거부감과 전통을 존중하며, 질서를 추구하는데 있어 철저한 백인주의이기 때문에 인종차별 정책에 적극 반대하며, 그들만의 세상을 구축하려 한다. 이러한 심리적 분류는 정체성 정치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며, 심리적 자기표현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기질에 따라 양당의 선호도가 갈리게 되며, 이것은 양극화의 중요한 원인에 기인한 것이다.

 

1970년 헨리 타이펠은 <집단 간 차별에 대한 실험>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이것은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타이펠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인간이 속한 집단의 내부 사람들은 호의로 대하고 외부인에게는 적대감을 느끼는 본능을 너무 깊게 학습하는데, 그러한 본능은 사회적 경쟁과도 무관하게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그들'로 분류하면 그들에게 의구심을 갖고 대하거나, 심지어 적대적으로 대하려고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치 추위에 반응해 소름이 돋는 것과 같은 자동 반응이다. (p.84)

 외로움에 대한 과학적인 발견은 강력한 통찰을 제공한다. (p.90) 공동체에서 버림받았다는 느낌이나 다른 사람들의 비난은 실제로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며, 실제로 사회적 고립이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메커니즘은 진화적이다. 우리의 뇌는 생존하기 위해 집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집단에서 이탈했다고 느낄 때 몸 전체에 엄청난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하게 되는 것이다.

 

 위의 발췌문은 인간의 '집단 정체성'에 기인한 아주 중요한 내용들이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가 이 대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인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집단생활을 통한 문명의 진화를 거듭했다. 따라서 집단 정체성은 자신의 본연적인 정체성보다도 더 큰 상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우리"라는 말을 "나"보다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인간은 우리가 아닌 부류의 사람들은 타인으로 분류하고, 이질적인 적대감으로 배척하고 있기에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는가"의 실존적 물음에 대한 근원적인 답이 될 수 있는 "집단 정체성"에 의한 정치적 정체성은 양당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세력 다툼과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일 게다. 

 

"나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나라 대표들이 무슨 이리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때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슬람교도들의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차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은 충격적이고 위헌적인 제안이었고, 그런 발언이 없었더라면 크루즈의 입후보와 트럼프의 하락을 강조했을 지도 모르는 미디어를 트럼프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해주었다. (p.215)

 정치미디어는 가장 강렬한 정치적 정체성을 가진 일부 사람들을 향해 편중되어 있고, 그들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우리의 정체성을 활성화하는 정치적 이슈와 인물들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언론과 방송사들의 정치화에 대한 문제점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는 무엇보다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가장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며, 이러한 사람들은 정치화한 미디어를 선택한다. 따라서 양극화를 촉발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정치미디어를 둘 수 있겠다. 이는 언론이 정치를 좀 더 양극화한 방식으로 다루면서 양극화한 청중들의 취향을 기대하거나 흡수할 때, 정치 현실은 더욱 양극화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민주당은 공화당과는 달리 양극화의 힘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 가지다. 민주당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있다. 공화당은 그렇지 않다. (p.284)

 민주당 내부는 더 다양하고 공화당 내부는 더 비슷하다. 민주당은 이익집단의 결성체이고, 목록 작성자들의 당이고, 아주 긴 점호가 필요한 단체이다. 그렇기에 이데올로기를 통해 당원들을 결집할 수 없었다. 다양한 인종과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이념적 접근법 이상의 교류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이념적으로 굵어진 정치적 정체성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민주당의 특징은 양극화에 대한 당의 대응을 완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은 압도적으로 백인 유권자들과 기독교인들에 의존했으며, 변화를 원하지 않는 고정된 정치적 정체성을 가진 유권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화당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당원들에게 쉽게 호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곧 집단 정체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했으며, 결국 이들은 이성적인 판단력을 망각한 채, 트럼프의 모순된 행동에도 열광했던 것이다.

 

우리 자신의 탈양극화를 위한 방법으로 정체성 마음챙김과 장소의 정치학 재발견하기가 있다. 정체성 마음챙김 마음챙김은 명상과 동의어가 아니다. 저명한 정치 저널리스트이자 불교학자인 로버트 라이트는 "번역될 당시 사용된 '마음을 챙기는'이라는 단어는 '생각하거나 보살피고, 주의를 기울이고, 기억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조작하려는 음모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머물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p.319)

 장소의 정치학 재발견하기 (p.320) 우리는 국가 정치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지방 정치에는 너무 적은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적 관점을 거시적인 안목에서 미시적인 안목으로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정체성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정치적 정체성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정치에 활성화시킨다면 우리의 정체성은 덜 양극화할 것이다. 이 말은 곧, 우리가 사는 곳은 비교적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과 가까이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집단 정체성을 이루기에 탁월한 지역적 특색을 갖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상징과 이념을 추구하는 국가 정치보다는 좀 더 실체적이고 건설적이며, 덜 적대적인 지역 정치에 참여를 하게 된다면, 국가 정치보다 우리는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정치세력의 길들여진 노예가 아닌 주체성을 지닌 한 개인으로서의 정당한 정치를 비로소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는 마치 한 권의 잘 만들어진 정치학개론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미국의 200년 역사 속에서 밝혀지는 추악한 민주주의의 민낯을 마주하니 조금은 생경했지만, 이 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되어준 것은 분명하다. 오랜 세월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었지만, 공화당에 비해 성숙된 어른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개방된 문화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민주주의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각 정당별로 수용과 관용의 자세와 이해의 마음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쉽게 읽혀질 책은 아니었기에 지난한 독서의 과정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어려운 책을 완독했을 때의 보람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인식하는 사고의 체계는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여러 정체성들의 일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들이 정치적 정체성에 쉽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정체성 마음챙김" 과 "장소의 정치학 재발견하기"를 해보라는 작가의 냉철한 조언에 스스로를 살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마음챙김 훈련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조작하려는 음모를 가진 정치집단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는 정치적 음모와 속임수에서 우리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이 가동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우리의 목적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것과 우리의 정체성이 정치에 이용당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배움을 통한 각성과 통찰을 통해 우리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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