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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안목』, (서평단 선정) | 서평단 발표 2022-06-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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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그대로 괜찮은 파랑 | 한줄평 2022-06-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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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각각의 색으로 구현되어 진솔한 서사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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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괜찮은 파랑』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6-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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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대로 괜찮은 파랑

진초록 저
뜻밖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아름다운 색채를 담고 있는 작가의 글에는 가족과 지인과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각각의 색으로 구현되어 진솔한 서사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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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색이 있다면 무슨 색일까? 불현듯 색이 주는 일상의 풍요로움에 눈이 뜨여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늘상 사소한 모든 것에도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 책이나 영상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사고는 많은 지각변동을 이루고, 그속에서 새로운 사고의 변혁들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이뤄지는 새로운 생각의 세뇌를 막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러나 비단 외부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들 중 모든 것들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와 분별력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만약 우리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좋은 것들을 뽑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것이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색이 주는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영감을 준 책이 있다. 바로 『그대로 괜찮은 파랑』이란 에세이집이다. 이 책의 저자의 필명 역시 진초록이다. 사랑하는 그녀의 가족들과 지인들, 그녀의 삶에 포함된 모든 물상들이 색과 관련되어 있었다. 또한 작가의 유려한 문체에 짐짓 놀라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문장 수집가가 되어 노트에 그녀의 출중한 필력을 자랑하는 문장들을 곱게 담아보기도 했다. 아름다운 색채를 담고 있는 작가의 글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각각의 색으로 아름답게 구현되어 진솔한 서사를 이루고 있다. 

 

『그대로 괜찮은 파랑』, 진초록/ (주)새움출판사(뜻밖), 2022년 5월 30일
 

 이 책은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46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너는 나의 닻이 되어"란 테마로 11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가족과 반려묘와 지인들에 대한 색에 대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선명하게 타오르는 밤"이라는 테마로 11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일상의 이야기들과 여행지에서 색으로 느꼈던 감동의 글들이 자세하게 펼쳐지고 있다. 세번째 파트는 "영영 그리운 것들의 노래"란 주제로 총 12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주시던 어머니의 각별한 정으로부터 따뜻한 그린색을 피력하고 있으며, 작가의 외갓집에서의 산딸기를 먹던 아련한 기억들과 추억들 속에서 진한 그리움과 향수를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파트에서는 "희게 개어오는 푸른 봄처럼, 아침은 오고"란 주제로 총 12편의 글들이 게재되어 있다. 주로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용기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과 이 글을 읽고 삶에 용기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기를 바라는 작가의 진심과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일상 속 이야기들로 마지막 파트를 장식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들을 소개하기에는 지면상의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가장 공감하고 감동 받았던 내용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라벤더색을 딱히 좋아해본 적이 없다. 보라색 계열의 어떤 색에도 큰 뜻도 취향도 없다. 그럼에도 아마 그 라벤더색 가운이, 그 가운의 연보랏빛이 딸들에게 그렇게나 편안하고 인기 있었던 건 늘 엄마가 입던 것이어서였을 것이다. 세상에서 내게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 온기와 휴식을 연상하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색이어서 나는 그것을 붙들고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가는 중인 거겠지. 나는 엄마에게 어떤 색을 주고 왔을까. 내가 없는 집을 버틸 무엇을 두고 왔을까. 충분한 마음을 남겨두고 왔을까. 새삼 무심한 나를 반성한다. "엄마에게 새 가운을 하나 선물해야지. 올해는 그래야지." 이런 심심하고 멋없는 생각이나 하면서.  (pp.55-56)

 작가는 목포의 지역 방송국에 취직이 되어 부모님 집을 떠나 직장 근처로 이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어머니가 유독 아끼는 라벤더색의 가운을 평소 같았으면 쉽게 내주지 못했을 텐데, 부모 품에서 완전 독립하게 되는 어린 딸이 못내 안쓰러워 목포로 이사하는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작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그렇게 아끼는 가운을 주셨다고 한다. 그녀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라벤더색의 가운과 크리스마스 전날 같이 만들어주시던 크리스마스 트리의 다정한 초록빛과 설렁탕에 송송 썰어 올려주시던 파 고명의 싱그런 연두빛이 생각난다며 그 시절의 추억들과 그리움들에 선연한 채색을 입힌다. 이렇듯 색이 우리의 일상과 만나게 되면 따뜻한 위안과 포근함으로 다가오게 된다. 저자는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그리운 마음을 담아 각각의 추억들에 고유한 색채를 입혀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하려 한다. 

 

 누군가를 생각할 때 그리움에 색을 입힌다면 더욱 잊혀지지 않는 자신만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 작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라벤더색과 싱그런 초록빛들을 떠올리게 되고, 작가의 동생을 생각하면 연분홍 발레슈즈가 생각난다고 한다. 가족을 생각하며 색을 연상해보는 일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재작년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하면 늘 파랑색 점퍼와 셔츠를 즐겨 입으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며 파랑을 연상해 보았다. 파랑만 생각하면 아빠의 멋진 모습이 내 기억 속에서 멋지게 재생될 것임을 알기에, 생전 아빠의 모습에 파랑의 색채를 곱게 입혀 나만의 아카이브를 구축해본다. 

 

 시의 모든 귀퉁이가 전부 예찬의 대상이지만 그중에서도 색을 언어로 구현하는 구절은 특히 사랑스럽고 가끔은 희열마저 도사린다. 진정한 나만의 팔레트를 소유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언어로 쓰인 시 구절 속의 색은 내 머릿속에만 오감으로 재현된다. 나 말고는 아무도 그 색을 알 길이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과 색을 시인이 언어로 옮기고 그 옮겨진 언어를 통해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색을 나만의 세계에서 구현하는 과정이 시를 통해 색을 즐기는 일이다. 환상적이라 느낄 수밖에 없는 미학의 지점이 늘 시와 시의 색채 속에 있다. (p.221)

 시를 색으로 읽어내는 일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작가는 시를 통해 장면 속의 시를 읽어내고, 언어 속의 색을 읽어내는 것이 행복한 취미라고 말한다. 운문보다 산문을 좋아하는 나는 시를 읽어내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작가가 알려준대로 시의 언어 속에 깃든 색을 찾아 읽어낸다면 조금은 다채롭게 시를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란 희망 섞인 추측도 해보게 된다. 언어에 색을 입히는 일뿐만 아니라 언어 속의 색을 유추해보는 일은 분명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총천연색을 언어로 구현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무한대로 넓혀갈 수 있는 표현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언어의 미학이 깃든 한글이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생각된다. 

 

『그대로 괜찮은 파랑』은 '멍들고 깨지고 상처 입어도 우리는 여전히 푸르고 여전히 아름답다.' ,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은 모두 색과 함께 온다'는 모토로 일상의 색채를 담아낸 책입니다.   (작가의 말 발췌)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은 모두 색과 함께 온다"는 작가의 말이 무척 공감이 된다. 세 아이를 출산한 나는 산부인과에서 세 명의 아이들 모두 성별을 물어보면 의사는 색으로 알려주었기 때문에 더욱 이 문구가 의미 있게 들렸는지도 모른다. 결혼하여 부모가 되는 일만큼 아름다운 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파랑과 분홍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첫인상과 첫만남이 그렇게 색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되었음을, 기존에 알고 있었던 사실을 부각시켜 그 의미를 새롭게 다지는 일은 아마도 책이 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 『그대로 괜찮은 파랑』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깃든 이야기들과 기억하고 싶었던 일상의 찰나의 순간들과 유년 시절의 간직하고픈 기억을 소통의 언어로 색과 함께 구현하고 있으며, 작가의 성장과 아픔에 대한 치유의 이야기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에세이라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과 큰 오산이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책 한 권 속에는 작가의 모든 삶과 인생의 철학이 깃들어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힘들게 쟁취하듯 일궈낸 그녀의 삶 속에서 푸르고 청청한 청춘(靑春)의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픈만큼 성숙한다'라는 말처럼 그 빛나는 청춘의 길 위에서 느꼈을 고뇌와 시련 가운데에서도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그녀의 강인하고 결연한 의지에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작가의 글에는 단순한 미사여구로 사람의 마음을 미혹시키는 천박한 화려함이 아닌 단정한 언어에 곱게 채색을 입힌 유려한 문체로 진중한 그녀의 삶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렇듯 한 권의 좋은 책은 우리의 생각을 고양시켜주며, 삶에 있어서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준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푸른 바다가 밀려온다. 이 마음의 발끝으로 톡, 하고 물보라가 엄지에 닿으면서 숨이 탁, 터진다. 덩달아 등을 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게 된다. 살아야지, 이 물결이 너무 멋져서, 내일도 봐야 하니까, 모레도 손을 담그고 싶으니까 잘 살아야지. 그런 마음이 든다. 바다는 내게 그런 의미다. 색을 활자로 옮긴다면, 그럴 수 있다면 아마도 푸른 물빛은 그런 언어일 것이다. (p.21)

 

 미켈란젤로 언덕 위에 섰을 때가 그랬다. 아래로는 피렌체의 전경이 모두 보이고, 옆으로 혹은 위로 하늘을 간섭하는 것이 없었다. 다만 단지 그뿐이라면 쉬울 텐데, 여전히 그 짙음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완벽한 이해에 닿지는 못했다. 그리 짙은 오렌지빛의 하늘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날로부터 십 년은 훌쩍 지났는데도 그 숱한 날 동안 그런 노을을 다시 보지 못했다. (p.88)

 

 더 많은 것을 사랑하고 감탄하기 위해서 떠나고 또 떠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풍경을 매일 보며 살아간다면 너무도 내일이 소중할 것 같다고 느껴지는 나만의 장소, 나만의 색채들을 전부 만나고 싶다.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오늘의 노을에서 온전히 이해했다. 드물고 깊은 날이었다. 지금, 제주에 있다.  (pp.94-95)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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