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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저
메멘토 | 2015년 04월

 

 

글쓰기는 '나'와 '삶'의 한계를 흔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삶'은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의 지루한 반복이다. 기쁨과 슬픔을 자아냈던 대소사의 나열은 삶의 극히 일부분이다. '나'의 범위 역시 피와 살이 도는 육체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신의 총체이기도 하며 관계의 총합이기도 하다. 나는 나 아닌 것들로 구성된다.

 

 내가 쓰는 언어를 보자. 그간 읽었던 책, 접했던 언론, 살았던 가족, 만났던 애인, 놀았던 친구의 말의 총합이다. 깊은 밤 빗소리에 홀로 상념에 젖어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썼다면 그것 역시 '비'라는 자연 현상이 마음을 건드린 덕분이다.

 

 한 개인의 사생활도 어떤 사람, 어떤 사물, 어떤 장소에 대한 기억이다. 남의 경험이 내 경험에 들어 있듯, 내 경험도 남의 경험과 연루되어 있다. 글쓰기에서 공과 사라는 영역은 그렇게 서로 유동하고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삶이란 '타자에게 빚진 삶'의 줄임말이고, 나의 경험이란 '나를 아는 모든 나와 나를 모르는 모든 나의 합작품'인 것이다. 누구도 삶의 사적 소유를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과 경험의 코뮨적 구성 원리를 인식한다면, '경험의 고갈'이라는 난감한 사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pp.53-54)

 

코뮨(commune) : 공동체

코뮨주의 : 국가와 자본에 사로잡히기를 거부하며, 자유로운 개인들의 개성과 차이가 존중되는 공동체적 삶을 꿈꾸는 사상적 경향, 자본주의 시장 경제나 그를 지지하는 정치 체제를 거부하고 삶의 전 부문에서 평등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동안 개인주의 문화에 물들어 나만의 생각과 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란 반성을 해보게 되는 글인 것 같다. 나의 글에는 내 생각 뿐만이 아니라, 내 삶의 전반을 이루는 여러 상황과 여건들, 그리고 나의 가족, 지인들과 수많은 책들을 통해 포개어지고 겹쳐진 생각들의 총합이 깃들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은유 작가는 빗소리를 맞으며 감성에 젖어 연인에게 편지를 썼다면 그것은 자신의 생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닌 자연, 즉 '빗소리'에 감성이 자극되어 연인에게 편지를 쓸 수 있었다고, 이 또한 자연의 도움 덕분이라고 말한다. 

 

 "삶이란 타자에게 빚진 삶"이란 글이 무척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작가는 삶이란 사람과 사람이 서로 더불어 사는 삶이라 했던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서로의 영향을 받고 공생관계를 이룬다면 우리의 삶은 곧 나만의 삶이 아닌 셈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글을 쓰는 일이란 내 경험 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경험을 논하는 것이며, 글의 소재 또한 무궁무진할 수 있음을 작가는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p.s: 우리 삶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작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타인에게 빚진 삶"이라는 표현으로 글을 썼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사고와 관념들 또한 우리 자체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이지요...따라서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소재는 우리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데, 자기 자신의 경험 뿐만이 아니라 내 가족들, 이웃들, 또는 책 속의 다양한 사연들이 우리의 경험이 될 수 있다고 하지요. 그렇기에 "경험의 고갈", 즉 글쓰기의 소재가 고갈되는 일이 없다고 작가는 다양한 사연과 경험들을 소재로 하는 글쓰기에 겁내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썼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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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24화 ::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 블로그 스크랩 2022-08-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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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제24화 ::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안녕하세요. 책방이십사 멤버들의 개인 책장을 살짝 들여다보는, 사사로운 책꽂이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책꾸러기가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장의 테마는,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입니다.

2013년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 아쉬움과 공허함, 그 밖에도 많은 것들에 대한 미련이 피부로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아무래도 연말이라는 시간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공허함이라는 감정은 현대인들에게 꽤 익숙한 성질의 것이지요. 차츰 나이를 먹고, 스스로도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성인이 된 지금 다시 펼쳐 보는 동화책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의 끝무렵 책꾸러기가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장 테마는, 바로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책꾸러기가 추천하는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4

 

 

 

#1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
오이겐 드레버만 저 | 교양인

 

어렸을 적 한 번쯤을 읽어보았을 법한 동화책 이야기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책입니다. 여기서 ‘그림’은 19세기 독일의 그림 형제가 옛이야기들을 수집해 엮은 ‘그림 동화’를 의미합니다. 제목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말 그대로 동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심리적 요소의 원형을 발견하여 쉽게 풀어 쓴 것이지요. 심층심리학적 동화 읽기의 대가인 저자 오이겐 드레버만은, 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책 안에서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비약이나 수수께끼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심리의 근원인 '나르시시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히스테리'와 같은 심리적 요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라푼젤이나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같은 장르의 동화책을 몇 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어린 시절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소 충격을 받을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동화 속에 존재하는 배경이나 인물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지요. 이를 테면 라푼젤과 그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극단적 모성의 이중적 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라푼젤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어야만 했고, 그런 라푼젤에게 어머니는 안락한 가정 외에 ‘감옥, 무덤’의 역할을 했던 것이죠. 이러한 점 외에도, 우리가 동화 속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습니다.

 

 

#2

 

 

 

어린왕자의 사람을 사랑하는 법

어린 왕자의 사람을 사랑하는 법
최복현 저 | 양문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든 탓인지 기분 탓인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여러 연인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을 흔히 ‘인스턴트 사랑’이라고들 하지만,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것 같아도 각자 나름대로의 스토리와 추억은 분명 있을 텐데요. 분명한 것은, 예전에 비해 만남의 기회 자체가 많아지고 개방적인 문화로 바뀌면서 ‘진정한 사랑’, ‘진정한 연인’의 참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유가 없어진 듯 합니다. 만약 저와 같은 성질의 아쉬움을 느끼고 계시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어린왕자를 불러 내어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배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린왕자는, 자신의 유일한 공간에 뿌리내린 장미에게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며 지극정성으로 보살핍니다. 지구에 왔을 때 자신의 장미와 똑같이 생긴 장미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만, 결국 본인이 정을 주고 공들여 키운 장미가 자신에게는 최고라는 걸 깨닫지요. 정성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관계를 형성하고,단순히 내 사람으로 길들이기에 앞서 관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사랑이라면, 사랑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저는 아직 그런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지만, 마치 제 자신처럼 아끼고 정성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3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저 | 동녘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성장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이 몇 살 때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다섯 살 꼬마 제제를 통해 접했던 이야기만큼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한참 사랑받을 나이에 그가 겪어야 했던 것은 가난이라는 현실과 가족들의 냉대였습니다. 다섯 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했을 때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었던 말썽이었지만, 어려운 형편에 다들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연민, 여느 아이들처럼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크리스마스 날 선물을 받지 못했던 상실감······. 다섯 살 난 아이에게는 너무도 무거운 현실이 아니었을까요.

 

 

너무나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제제에게, 뒷마당에 서 있는 라임오렌지 나무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말동무였습니다. 그러나 제제가 점점 자라면서 둘 사이의 대화는 줄어들었고, 결국 나무는 꽃을 피움으로써 제제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순수한 동심과 상상력의 빈 자리를 어른스러운 생각과 현실감이 대신하는 일련의 과정을, 라임오렌지 나무는 이해하는 듯 했습니다. 이처럼 어른이 된 후 다시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확실히 어렸을 때 읽었던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늦었겠지만, 저는 가능하다면 이 책을 통해 받은 따뜻한 느낌을 오래 간직하여 미래의 제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제가 라임오렌지 나무의 역할을 조금이나마 해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무척 기쁜 일이 될 것 같네요^^.

 

 

 

#4

 

 

증기기관차 미카

증기기관차 미카
안도현 저 | 문학동네

 

 

 

철길에서 증기 기관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정확히는 1967 8 31, 증기 기관차는 대한민국의 철길 위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습니다. 한반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힘차게 내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이제는 역사의 뒤편으로 조용히 물러나 철도 박물관에 자리하고 있지요. 미카는 그런 증기 기관차 252대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미카를 운전했던 기관사 ‘나’는 노인의 모습이 되어 미카를 다시 찾아갑니다. 마치 옛 친구와 눈물겨운 상봉을 하듯, 둘은 감격스러운 시간을 함께 하며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시인 안도현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미카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과 매우 흡사해 보입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젊음을 힘차게 누리고, 그것이 다한 후에는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고 조용히 물러나는……. 너무나 허무하지만, 이 또한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니, 안타까운 마음은 잠시 접고 따를 수 밖에요.

 

점점 빨리 달리다 보면 사람들은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될지도 몰라. 빨리 달리는 데 취해 있으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게 될 거야.”

 

책 속에서 미카가 했던 이야기입니다. 요즘처럼 누구나 바삐 살아가는 이 시대에,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살피고 챙기는 일,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에 취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내가 처음에 왜 달리기 시작했는지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라도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제가 하고자 했던 일에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아 볼 생각입니다.  시간이 지나 미카처럼 물러날 시간이 왔을 때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시간들을 추억하며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어른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 본 동화책, 어떠셨나요?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의 생각이나 주어진 환경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에게도 이번 책들을 만났던 시간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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