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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행복은 인간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는 행복한 일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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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미옥 “생각이 멀리 뻗어나가는 독서” | 블로그 스크랩 2022-08-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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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옥 시인은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첫 시집 『온』을 출간했고, 김준성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 두 번째 시집 『힌트 없음』을 출간한 그는 단단한 시어와 명징한 이미지를 통해, 일상과 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펼쳐 보인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어릴 때는 책 읽기를 어려워했어요. 그러다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책의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학교 도서관에 가서 이 책 저 책 들춰보기도 하고 졸기도 하면서 늦은 밤까지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세상에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것이 많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사람처럼요.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책은 제가 고여 있지 않게 해줍니다. 오롯한 고요를 선물해줘서 충만해지거나, 몰랐던 것들을 알게 해서 충격을 주죠. 제 생각이나 마음 상태가 물렁해지고 좀 더 유연해져서 어디로든 뻗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책 읽는 시간이 없었다면, 세상이 한결 더 지루하고 답답했을 것 같아요. 책은 단단하게 굳은 지루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줘요.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저는 요즘 사람의 성장에 관심이 많아요. 모든 사람에게 태어나고, 자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다가와요. 아기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가 봐요. 도움이 필요해서 육아서적을 찾아 읽으려고 해요. 또, 그림책을 평소에도 좋아했는데, 『그 다음엔』, 『나는 자라요』『섬 위의 주먹』과 같은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찾아 읽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최근작 『힌트 없음』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는 질문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그걸 믿어왔고요. 그러다 질문만으로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만으로도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의문은 내가 살고 있는 곳 혹은 나 자신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물음이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는 감각은 달라지고 싶다, 변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해지고요. 내가 겪는 일들, 보는 상황들, 사람들이 있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이 의문인데, 요즘은 그런 태도가 그게 시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힌트 없음』엔 그런 생각 속에서 쓰여진 시들이 담겨 있어요. 시나 삶엔 힌트가 없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계속 의문을 가진다면요. 독자분들이 이 시집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삶의 의문을 만나게 되면 좋겠어요.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최성은 역 


끝과 시작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 | 최성은 역
문학과지성사


언제부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쉼보르스카를 떠올리곤 했다. 그의 시는 명징하고 깊어서 좋다. 그런 점을 닮고 싶어서 자주 읽곤 했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담백한 문장으로도 읽는 사람을 뒤흔드는 힘을 지녔다. .


『이름을 알고 싶어』

M.B. 고프스타인 글그림/이수지 역


이름을 알고 싶어
이름을 알고 싶어
M. B. 고프스타인 글그림 | 이수지 역
미디어창비


어렴풋하고 맑은 그림과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궁금해하는 문장들이 마음을 잔잔하게 만진다. 그러다 왜 이름을 알고 싶어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되는데, 그 페이지에서 한참 동안 책을 덮지 못했다. 


『긴 호흡』

메리 올리버 저/민승남 역 


긴 호흡
긴 호흡
메리 올리버 저 | 민승남 역
마음산책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쓸 수 있을까, 하고 낙담하게 될 때 메리 올리버의 문장을 읽으면 힘이 생긴다. 때론 삶을 움켜잡고, 때론 놓아주는 그 놀라운 균형감! 메리 올리버의 다른 산문집도 좋지만, 이 책이 유독 좋은 것은 서문만 읽어도 이미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저
사계절


인간의 존엄에 대해 놀랍도록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 작가는 잘못된 삶, 실격당한 삶이라 불리며 사회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에 대해 변론한다. 사회가, 법이, 개인이 그들을 어떻게 밀어내는지, 깊은 존중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숨그네』

헤르타 뮐러 저/박경희 역 


숨그네
숨그네
헤르타 뮐러 저 | 박경희 역
문학동네


수용소에 끌려간 열일곱 살 독일 소년의 비극과 고통이 이토록 처절하게, 이토록 시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좋은 시를 쓰고 싶어질 때마다 이 소설을 자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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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유진의 글 쓰는 식탁] 나의 여름과 당신의 여름이 만나면 | 블로그 스크랩 2022-08-0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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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쉬

“아, 여름 진짜 징그럽다.”

무더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절로 나오는 소리다. 호숫가에 있는 우리 집은 여름이 되면 끝내주게 습하고 덥다. 설상가상으로 에어컨이 고장 나서 일주일도 넘게 수리 기사님을 기다리는 중이다. 내 생에 그 어떤 사람도 나를 이토록 애태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요즘 우리 가족은 저녁이 되면 습식 사우나 같은 집 안을 탈출한다. 반려견은 혀를 길게 빼고, 나와 반려인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천천히 해가 지는 호수로 향한다. 공원에 들어서면 이미 행렬이 시작됐다.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찾아 나왔거나 일몰을 보러 온 사람들이 호수를 따라 걷는다. 여름만큼 사람이 싫은 계절이 없는데 사람의 행렬이라니... 그러나 그 저녁에는 어쩔 수 없이 호수의 둥근 어깨를 나눠 갖는다. 사람뿐 아니라 벌레, 개구리, 두꺼비도 함께. 오늘은 두꺼비 세 마리가 행렬에 합류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엄마야!”, 주저앉은 여자들, “만지지 마.”, 손을 뻗는 아이들에게 소리치는 어른들,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길을 가던 두꺼비는 어쩐지 조금 더 원초적인 시간으로 들어오라는 여름의 손짓인 것만 같았다.

두꺼비의 등장에 뒷걸음을 치다가 “할머니도 ○○이 사랑해.”를 외치며 영상 통화도 아닌데 머리 위로 반쪽짜리 하트를 그리는 노인을 봤다. 지는 해를 두고 해가 물에 빠졌으니 당장 구하러 가겠다는 아이의 우렁찬 목소리도 들었다. 중년 여성이 개구리의 울음을 듣고 옛 만화 영화 주제곡을 부를 때는 몰래 화음을 얹기도 했다.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필릴리 개굴개굴 필릴릴리~” 

모르는 사람의 어깨 위에 모기가 앉았다. 차마 손바닥으로 내리칠 수 없으니 기침만 두어 번.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은 서로의 취향을 말했다. 삼겹살보다 치킨이 더 좋고, 고소한 커피보다 산미 있는 커피가 더 좋은, 취향이 닮은 두 사람. 그러나 역시 냉면에서 갈리고 말았다.

“나는 비냉이 좋아.”

“어, 나는 물냉이 더 좋은데.”

연인들은 잠시 걸음을 멈췄고 서로를 마주 보다가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부터 네가 좋아하는 냉면을 좋아해 볼 테야.”

나는 서로 손뼉을 마주치는 그들을 보며 내가 건너왔던 어떤 여름들을 떠올렸다. 취향을 맞대고 오려서 너와 닮은 무언가를 갖고 싶었던, 너와 닮은 것들로 나를 꽉 채웠던 시절. 그때 그 여름에 나도 물냉면의 맛을 배웠었는데... 나는 지금의 내가 지나간 사랑의 총합인 것 같고,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여름도 뭔가를 부지런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저 연인은 이제 한겨울에 우동을 먹으면서도 여름에 먹은 냉면의 맛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몇 번의 사랑을 반복하다가, 날씨와 사람과 기분에 따라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적절하게 고를 수 있는 냉면의 고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을, 다른 냉면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가 기나긴 별들의 시간보다 하루살이 풀벌레의 시간을 더 좋아했던 것처럼, 사랑도 별들의 시간이 아닌 풀벌레의 시간을 살아야 하니까. 사랑의 시간은 늘 ‘오늘’이어야 한다.

“겨울보다 여름이 더 좋습니까?”

한국어를 배우는 반려인이 연인들의 대화를 듣다가 내게 물었다. 낮에만 해도 여름이 그렇게 지긋지긋하다고 말했던 나는 뻔뻔하게 말을 바꾼다.

“겨울보다 여름이 더 좋습니다.”

“왜?”

“지금은 여름이니까. 겨울이 되면 겨울을 더 좋아할 거야.”

풀벌레의 시간 속에서 나는 오직 여름만을 산다. 그리고 그 여름은 이렇게 반쪽짜리 하트와 해를 구하려는 소년의 마음과, 모기로부터 구하지 못한 어떤 이의 어깨 그리고 연인들의 손뼉으로 기록되어 누군가의 여름과 만나기를 희망한다. 나의 여름과 당신의 여름이 만난다면 어떨까? 내게 더 좋은 것들과 당신에게 더 좋은 것들이 포개진다면, 여름 동안 우리의 사랑의 총합이 조금 더 커지지 않을까? 그러니 대답해 주기를! 지금 당신은 어떤 풀벌레의 시간을 살고 있는가? 물냉면을 좋아하는가, 비빔냉면을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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