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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지구별 방랑자 | 한줄평 2022-08-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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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이 책은 작가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된 그의 일생일대의 목숨을 건 삶의 기록이자 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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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방랑자』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8-09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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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별 방랑자

유최늘샘 저
인간사랑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 책은 어린 시절 세계지도를 보며 세계일주의 꿈을 키워왔던 작가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된 그의 일생일대 목숨을 건 삶의 기록이자 서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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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목숨 걸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일상의 삶을 잠시 뒤로 하고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해 특별한 곳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의 이유』에서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고 피력하고 있을 만큼 여행은 '일상의 쉼표'라는 말로 대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내 삶과 여행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과연 내 삶을 포기하고 여행을 선택할 수 있을까? 글쎄, 용기 없고 안전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여행을 위해 과감하게 내 삶을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나는 여행에세이를 좋아한다. 아마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경험들을 책으로나마 체득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해서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픔을 딛기 위해서 산티아고의 순례길을 걷는다고도 한다. 요즘 집안에 가슴 아픈 일이 생긴 뒤로 더욱 여행에세이에 관심이 생겼다. 어디라도 여행을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내 마음을 위로해 준 한 권의 책이 있다. 바로 『지구별 방랑자』란 여행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세계지도를 보며 '세계일주'의 꿈을 키워왔던 작가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된 그의 일생일대의 목숨을 건 삶의 기록이자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지구별 방랑자』, 유최늘샘/ 도서출판 인간사랑 : 2022년 7월 30일

 

 "한 걸음 한 걸음 지구에서 살아가는 별별 사람들의 미소와 슬픔을 마주했다."고 말하는 유최늘샘 작가는 2011년도에 38일간 한국,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54일간 아시아, 2018년부터 2019년 팬데믹 직전까지 535일간 아메리카, 유럽, 아라비아, 아프리카로 나름의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 <남한 기행-삶의 사람들>, <늘샘쳔축국뎐>, <지구별 방랑자>를 만들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에서는 서부에서 동부로 횡단한 미국 일정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 미국의 여정은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아름다운 요세미티 계곡과 LA, 애리조나 사막과 워싱턴 D.C., 뉴욕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새롭게 이어지는 여정인 중미 국가를 여행하는 첫 스타트로 쿠바와 멕시코의 여행담을 펼치며 1부의 내용은 끝을 맺는다. 2부는 주로 중앙 아메리카 대륙의 나라들을(중미) 여행한 일정을 담았다. 과테말라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 불리는 아티틀란 호수의 중심지 파나하첼 호수를 바라보며 경이로운 순간을 만끽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여정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티구아에서는 마침 한화로 3700원의 저렴한 숙소가 있어서 아흐레나 머무를 수가 있었다고 작가는 전한다. 숙소에서 친해진 여행자들과 아름다운 거리를 함께 다니며 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정든 여행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엘살바도로,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끝으로 중미의 여행은 막을 내리며 2부의 끝을 맺는다. 

 

 3부에서는 주로 라틴아메리카라 불리는 남미 국가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에콰도르에서의 여행담이 이어지고, 페루에서는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인 마추픽추를 다녀온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안데스 문명의 시원이라 불리는 티티카카 호수 주변의 마을들을 여행하고, 소금사막으로 유명한 우유니를 2박3일 코스로 여행사 투어를 하며 운좋게 은하수를 볼 수 있었다고 감회를 털어 놓았다. 남미 국가 중 1인당 GDP가 높은 안정된 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칠레를 중심으로 수도인 산티아고와 파타고니아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끝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대장정은 끝을 맺는다. 

 "마지막 날까지, 숙소의 브라질 룸메이트에게 휴대폰을 도둑맞을 뻔했고, 중미를 지나 남미에 들어서자 마자 대상포진에 걸린 채 모든 물건과 기록을 강도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건강하게 이곳까지 왔다."   (p.198)

 세계 여행 101일째, 남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소도시 포파얀으로 가는 장거리 버스에서 강도가 건넨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완전히 털렸다고 한다. 12시간 동안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서 깨어난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찌나 짠하던지, 그동안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그 험하다는 뉴욕에서도 일주일간 노숙했고, 목숨을 건 니카라과도 지나며 육로로 파나마까지 9개국을 지나며, 지난한 세계여행을 이어가던 중에 이런 일이 생기니 작가로서는 무척 허망하고도 망연자실했을 것이다. 정작 자신은 쓰지도 못하고 식빵으로 끼니를 떼우며 가난한 여행자로서 최대한 돈을 아끼며 100일간의 여행을 이어 왔는데, 엉뚱한 사람한테 자신의 모든 걸 뻿겼으니 그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그런데도 작가는 돈을 잃은 아쉬움보다 100일간의 여행의 기록이 담긴 사진과 인터뷰 영상들을 담은 카메라와 핸드폰을 잃은 것이 더욱 맘을 아프게 한다고 말한다. 

 

 4부는 원래 계획엔 없었던 유럽을 경유하게 되면서 포루투갈의 여행담과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그의 여동생을 2년여 만에 만나 9일간 숙소에서 함께 머물면서 회포를 푼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 대상포진이 걸린 채 콜롬비아에서 강도를 만나 그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만신창이가 된 작가가 오랜만에 그리운 동생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갑고 큰 의지가 되었을까. 그에게 세계여행의 꿈을 꾸게 한 사람도 바로 다름아닌 여동생이었다고 한다. 땡전 몇 푼 없어도 여행을 시작하고, 세계 각지의 다양한 친구들과 더불어 사는 집시 같고 히피 같은 사람이라고 그의 동생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여정은 지중해 건너 첫 아프리카인 모로코의 여행담을 상세히 펼치고 있다. 

 

 5, 6부에서는 아프리카 서쪽 모로코에서 동쪽 이집트로 가는 비행기 삯이 비싸서, 계획에 없던 동유럽을 경유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던 발칸반도의 나라들을 거쳐 실크로드의 종착지였던 터키를 여행한뒤, 이집트부터 다시 아프리카 여행을 이어가자고 마음먹고 첫 기항지로 동유럽 중간에 위치한 헝가리를 시작으로 그의 여행은 세르비아,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그리스, 터키, 조지아, 이집트로 이어진다. 특히 헝가리-세르비아 국경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낸 작가는 난데없이 들이닥친 난폭 경찰의 강압에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경찰차의 좌석이 아닌 차 바닥에 웅크려 앉으라고 하는 인격을 무시하고 인권을 짓밟는 짐승 취급에 수치심과 증오가 몰려왔다고 그날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리스 국경 에브조노이의 버려진 건물 지붕에 누군가 써 둔 문장 하나가 심장을 흔들어 놓았다고...,

 "No one is illegal!" 사람은 그 누구도 불법이 아니다."   (p.251)

 

 7부는 주로 아프리카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 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행을 끝으로 이 책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특히 에티오피아의 여행담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아프리카 여행 중 만난 한국인 여행자 정대호 씨와 작가는 숙소에 짐을 풀고 공원을 산책하던 중 칼로 위협하는 네 명의 강도를 만났다고 한다. 정대호 씨는 강도들이 위협하는 칼을 맨손으로 붙잡고 그들을 발로 밀쳐내고, 피를 뚝뚝 흘리며 뺏은 칼을 들고 작가를 위협하는 강도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달려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작가에게로 급히 달려온 덕분에 강도들은 도망쳤고, 다행히 죽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작가는 그날의 공포를 현현(顯顯)히 되새기고 있다. "눈앞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칼이 번뜩였던, 평생 겪지 않아야 할 아픈 경험이다. 동행이 칼을 뺏지 못했다면...,"    (p.334)

  그 외에도 <동물의 왕국>으로 잘 알려진 케냐의 세렝게티에서 2박3일간의 사파리투어를 하면서 수만 마리의 야생 동물을 보고 수백 수천 장의 사진을 찍은 여행담과 탄자니아에서 마사이족의 청년을 만나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본 이색적인 여행담도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이 책 『지구별 방랑자』를 읽으면서 자신의 꿈을 이룬 작가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솔직히 여행에세이라서 가볍게 읽힐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작가가 여행한 나라별로 상세한 내용의 덧붙임으로 그의 해박함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세월 식민지로 있으면서 강대국들의 강탈과 지배를 받아온 라틴 아메리카의 지난한 역사와 아픔에 대해 작가는 그의 생각을 서슴없이 밝히고 있다. "아메리카의 역사는 끊임없는 침략과 지배의 역사였다. 강한 자의 침략과 수탈은 언제나 약한 자의 고통과 슬픔을 동반한다."   (p.128)

아마도 작가는 우리나라와 같이 식민지였던 라틴 아메리카의 비애를 깊이 공감하며 애정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글은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던가. 그의 글에서는 세상의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는 정의가 깃들어져 있는듯 했다. 

 

 "넉넉한 삶이 항상 좋은 삶이 아니듯, 가난한 여행이 나쁜 여행이 아니다."   (p.369) 

 작가는 이동비를 아끼기 위해 애리조나 사막, 니카라과 국경, 페루 해안, 파타고니아 골짜기, 보츠와나 등지에서 승용차와 덤프트럭, 오토바이와 나룻배까지 히치하이킹을 했고, 종종 호스텔 청소와 베이비시터, 영상 편집과 농장 일을 하면서 숙식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가난하고 말도 못하는 내가 살아서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건 길 위에서 만난 숱한 사람들의 가없는 도움 덕분이다." 라고 피력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이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여행도 어찌보면 길 위에서의 삶이란 생각이 들었다.

 "꿈은, 이루라고 있는 게 아니라, 깨지라고 있는 것인가 보다. 그런데도 또 꿈을 꾸는 게, 살아있는 나와 우리의, 삶의 길인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는 동안은, 아마 다시 꿈을 꿀 거야."  (P.111)

세계여행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작가의 빛나는 청춘을 응원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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