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고전읽기를 왜 해야하는지, 전 어떤 고전을 골라 시작했는지 포스팅했었어요. 다시 한번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우리 고전 문학은 우리만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 정서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요. 당시 사회 모습과 옛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서 조상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해학 등을 배울 수 있지요.
지난 번 홍길동전에 이어 이번에는 키위북스의 우리고전 [변신도사 전우치 나가신다!] 읽어보았어요. 전우치 이야기는 아이가 전에 짧은 만화로 된 책을 본 적이 있어 아주 흥미로워 했었어요. 키위북스 우리고전은 아직 7세가 혼자 읽기에는 글밥이 많은 편이라 저랑 같이 목이 터져라 읽었네요. ㅎㅎ
먼저 전우치전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할께요.
「전우치전」은 지은이와 지은 시기 등을 알 수 없는 고전 소설입니다. 조선 중종과 명종 무렵 살았던 실존 인물 전우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어진 것으로, 조선 중기 이후에 소설이 창작되었을 거라고 짐작됩니다. 이 책은 여러 형태로 전해지는 「전우치전」을 모아 어린이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은 거르고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전우치는 중종 무렵 지위가 아주 낮은 벼슬을 지내고, 벼슬을 그만둔 후에는 산속에 들어가 도술을 익혀 도술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구미호의 혼 구슬을 먹고 신통한 능력을 얻게 된 전우치가 바람과 구름을 부리고 호랑이나 용으로 변신하는 등의 신기한 도술은 전우치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책은 114 페이지로 긴 글을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어요. 얼마전 새벽달님 유투브를 보니 긴 글 읽기가 되어야 한다고, 장편소설을 읽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려운 소설보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내용의 책으로 시작하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어린이들이 가장 흥미를 느낄 만한 전우치의 도술 솜씨를 좀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자 공을 들였습니다. 각종 도술을 부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하는 장면은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하게 너무 잘 묘사했더라구요. 또 읽으며 통쾌했던 건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거나 백성들을 괴롭히는 벼슬아치들과 무능력한 임금을 혼쭐내는 도구로 도술을 부리는 것, 어려운 백성들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통해 괜한 쾌감을 느꼈네요.
마지막 부분에는 <고전 소설 속 역사 읽기> 부분이 있어요. 전우치나 서화담이 실제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나오고, 이 글을 쓰여졌을 당시의 시대상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이 부분은 아이가 어려워하면 엄마가 먼저 읽은 후 책을 읽을 때 아이가 궁금해하면 첨언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고전을 읽는데 오늘날이 보여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