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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전쟁에서 살아남기 | 스치듯이 2017-10-1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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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필요한 과학만 찾으면 그것도 인간의 이기겠죠? 메리 로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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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오늘 도착한 책 ㅡ 노블마인 ㅡ |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들 2017-10-1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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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오늘 도착한 책 ㅡ

#몽위
#온다리쿠
#노블마인
#웅진지식하우스
#몽위_리커버_개정판
#꿈에서달아나다
#양윤옥옮김
#제14회서점대상_156회나오키상동시수상작가_온다리쿠
#2017서점대상_2017나오키상_ 2007야마모토슈고로상
#2006일본추리작가협회상_2005서점대상_2004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수상작가
#세이초월드#미미월드#하루키월드#온다월드
#어서와_일본문학_월드는_처음이지?



몽위 ㅡ하면 잊히지 않는 두가지가 리듬이 있다 .

하나는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카락의 아가씨이고 ,

다른 하나는 사이교 법사의 짧은 싯귀로 내용은 이러하다 .
" 바라건데 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죽기를
부처님 열반하신 2월 보름경에 "

드뷔시의 멜로디는 책의 전반에 걸쳐서 히로아키를 유이코에게 안내해주는 , 아니 이끌어 주는 길잡이 역할을 , 사이교 법사의 시는 이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유이코의 유언 , 혹은 전언의 역할이라고 할까 . 마지막으로 건내는 ! 직접 하는 말이 아니지만 히로아키가 환영처럼 보게되는 장면에서 병풍의 그림과 시로 나타난다 . 아주 짧은 순간 신기루처럼 ...

그런데 잠시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것들이 가장 강렬하게 인상으로 남아 내겐 시간이 갈 수록 뚜렷해진다 .

꿈이란 게 그런 것처럼 . 꾸고나면 단편적인 것만 , 전체가 아닌 아주 인상적이거나 형편없이 흔하고 금방 생각나는 것만 또렷한 것처럼 형이상학적이거나 해석불가의 것은 그냥 잊히고 마는 꿈처럼 ,

익숙하고 간결한 리듬이 있어야 기억에도 쉽다는 걸 ㅡ 생각하게 만든다 . 몽위는 빠져드는 책이다 . 꿈해석사 ㅡ 히로아키 ㅡ라는 특이한 직업부터 , 제목 자체의 신비까지 ,

그렇지만 이전의 온다리쿠와는 또 다르다 . 색도 느낌도 , 전혀 다른 듯 하면서 결국은 온다리쿠 스럽다 .
다시 읽을 생각에 감격스러워 예전의 감상을 떠올려 봤다 . 다 털어내고 새로운 관점을 찾아볼 차례이다 . 떨린다 . 이 기분 ~

시작하기 전에 ㅡ

#일요일에도택배아저씬쉬지않으셨어_고마워요_미안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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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없애는게 아니라 마주하는 것 | 읽겠습니다 2017-10-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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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웬디 워커 저/김선형 역
북로그컴퍼니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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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 웬디 워커 ㅡ북로그컴퍼니 , e book ,

 

람보 하면 마초 영화로 기억이 남아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 불편한 진실을 잊고 재미만 남겨놓으려는 마케팅의 승리라면 승리고 미국의 웬지모를 승리라면 승리 , 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으로 람보 1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면 미국 자체의 실책을 (물론 공공연하게는 다 알지만 그때는 시대가 그랬으니 다 같이 살아야 해서 , 어쩔 수 없었어 무라무라무라 하며 대충 얼버무리며 잊는 걸로의문의 패) 인정하는 게 되서 미국은  베트남 참전영웅(?) 존 람보 1세대를 PTSD 에서 급 회전 시켜 람보 2 부터는 무적의 람보를 탄생시킨다는 , 뭐 그런 이야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 ㅎㅎㅎㅎ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고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 내 기억이 맞다면 국내 최초로 또 극적으로 보여준 전쟁 후 영화로 기억하고 있어서 이것만큼 PTSD를 잘 표현한 것도 드물지 싶기도해서 한번 주섬주섬 꺼내봤다 .  왜냐하면 이 책이 PTSD를 다룬 이야기니까 !

 

전쟁의 경우는 강도가 아주 높은  PTSD 를 남기는 대표적 사례고 그 때문에 참전 군인의 스트레스를 줄여 , 혹은 없애주고자  국방부는 여러 연구를 한다는 이야기도  한 가정에 못해도 한 명 이상은 군대에 보내본 혹은 가본 적이 있는 우리 나라의 경우 모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  다행히 사고없이 전쟁없이 병영생활을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면 몰라도 될 이야기는 더 많을 것이고 모르는게 약일지도 모른다 . 우리나란 아직 완전한 평화지대라고 할 수 없으니 말이다 . 하긴 어느 나라라고 완벽한 평화가 가능할까만 ... 전쟁이 아니어도 이젠 테러가 있고 , 테러가 아니어도 국가적 침몰이 있고 ,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다 . 인간이 살아 있고 , 자연이 숨쉬는 한 이 모든 것은 계속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이 책에선 두 사례를 통해 PTSD를 우리에게 소개시켜주는데 둘 다 만만치 않은 사례면서 어찌보면 뉴스나 신문에선 가장 흔한 사례로 뻔할 수 있는 얘길 뻔하지 않게 다룬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이 신선했다 .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는 PTSD를 다루는 인물 , 즉 정신과 전문의 닥터 포레스터이고 그가 문제의 인물들에게 이야기를 청해 듣는 입장이므로 글의 형식이 간접청취 형식이란 점 . 그럼에도 이미 지난 시점이지만 생생하게 그때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회귀하는 기억재생법은 물론이고 그때 그때 필요한 입장을 취함으로 듣는 독자 (아 , 나는 읽는 독자지만 , EBOOK을 듣기로 이용했기 때문에 ) 를 편하게 따라올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소설은 재미 또한 괜찮았다 .   

 

시작부터 쎄게 15살 여학생인 제니가  같은 학교 남자친구의 파티초대를 받고 처음 파티에 가서  설레는 마음으로 그 남자에게 고백을 하려다가 남자애 옆에 다른 여자애가 있는 걸 보곤 흔히 그 또래의 애들이 하듯 ( 비어있는 집에서 애들이 하는 파티가 그렇듯 술 또한 있었겠지 ?) 처음 술을 마시고 토하고 울고 슬퍼져서 그 집을 뛰쳐나왔다가 바로 옆 숲에서 한 남자에게 붙잡혀 끔찍하게 성폭행을 당한다 .

 

15살 짜리가 무려 한 시간동안 고문에 가까운 성폭력을 당하는 동안 옆에선 음악소리가 계속 들리고 , 잔디밭에선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 범인이 떠나고 제니는 엉망이 된 몸을 일으켜 보려고 애쓰지만 몸이 뜻대로 되지 않고 그저 소리만 계속 지른다 .  그때 숲으로 데이트 나온 커플에게 발견되서 경찰에 인도되고 , 구급차가 오고 정신을 놓지 않게 하려고 다들 노력을 해준다 . 왜 이렇게 하는지는 직접 읽어보셔야 더 잘 알텐데 , 아마 우리나라에선 이런 교육이 있는지 모르겠다 . 성폭력에 노출이 되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하는 교육말이다 . 내가 읽은 이 책이 교과서는 (전문 서적은 아니라는 말) 아니니 단정할 순 없지만 책의 전체 흐름을 보면 아이들 모두가 일정 교육을 받아 숙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고른 행동양식을 보이는 것만 같았다 .

 

이를테면 소란을 떨지 않고 , 곁에서 잠들지 않게 지켜준다거나 , 말을 계속 시키고 상태가 어떤지 , 주의깊게 지켜보는 것등 , 사건 장소에서 아무도 함부로 이탈을 하지 않는 것등 ..경찰이 오고 부모와 동행한 상태로 참고인 진술에 적극적인 점들을 볼 때 하루 아침에 뚝딱 교육해서 만들어진 행동양식으로 보여지지 않았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 다시 책의 사건으로 돌아가자 .

 

제니는 이제 병원으로 실려가 필요한 조치를 받는다 . 출혈이 심해 할 수없이 진정제를 맞게되고 잠이 드는데 , 이 부분을 읽자니 원래라면 기억의 보존을 위해 진정제 투여에 몹시 신중함을 또 먼저 , 힘들어도 사건 때의 기억이 생생 할때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으나 , 우선 피해자의 신체적 훼손이 심해 생명이 위독할 때라는 판단아래 진정제 투여를 하는 걸로 읽혔다 .

 

그리고 연락을 받은 부모는 막 병원으로 오고 있는 중이고  , 이 부분 역시 닥터 포레스터가 얘기로 듣는 입장으로 처리가 되는데 , 이 때 양쪽 , 엄마인 샬럿과 톰의 행동을 닥터 포레스터는 집요하게 설명을 해 놓는다 . 그게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 엄마 샬럿은 집안의 실질적 대세로 겉으론 아빠가 주도권을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 실력행사자는 엄마 샬롯이라는 부분을 분명하게 언급을 한다 . 부부는 처음 경찰의 연락에 파티에 초대받아 간 제니가 그저 술에 취해 사고가 난 것으로 연락을 받고 달려 왔고 둘은 딸을 어떻게 벌줘야하나 그 생각만으로 왔다가 벌어진 일의 참상을 듣고 놀라며 , 엄마는 현실적 대응을 , 아빠는 감정적 대응을 한다 .

 

닥터 포레스터는 이때 , 엄마 샬럿의 성격과 자라온 환경 , 그리고 그녀의 비밀등을 천천히 우리에게 앞으로 풀어놓게 될 거라고 암시하고 , 톰 역시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려주며 왜 샬럿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며 스스로 그 화를 참고있는 상태가 되고 있는지 , 이 가족들 전체를 상담하며 치료해 나가게 된다 . 

 

하지만 그건 한참 뒤의 일이고 ,  우선 벌어질 일은 닥터 포레스터 와 만나기 전으로 이 병원의 처치에 관한 일로 돌아가서 , 제니는 끔찍한 일을 당했다 . 엄마 샬럿은 베어드박사에게 이야길 전해듣고 마코비츠 박사의 처방으로 사건 발생 후 2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니 지금 PTSD 치료로 알려진 약물(고농도 모르핀) 요법으로 제니가 사건 자체를 잊기를 바라고 그렇게 요구한다 . 아빠 톰은 그게 옳은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샬럿에게 져서 끌려가고 만다 . 그리고 사건은 잊혔지만 제니의 몸엔 범인이 남긴 사인이 남았다 . 아주 깊고 깊은 상처가 . 그리고 그 상처는 닥터 포레스터와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 

 

페어뷰라는 지역이 얼마나 좁은 사회인지는 내 머리에선 잘 그려지지 않지만 , 흔한 미드 속의 마을 단위 , 하나를 뚝 떼어다 페어뷰라고 이름 붙이며 나름의 상상을 이어가본다 . 이 지역은 외지인이 오면 드물기 때문에 눈에 잘 띄고 , 몰라볼 수가 없다고 한다 . 차 역시나 마찬가지여서 못보던 차라면 , 그러니까 내 이웃의 이웃 , 내 친구네 친구의 차까지라면 모를 수가 없는 그런 곳이라고 상상하면 될 것 같다 . 그런 곳에서 벌어진 사건에 범인이 9개월이 지나도록 잡히지 않는다 . 물론 그 범인은 무척 영악해서 , 체모를 밀고 , 살정자제를 쓰고 콘돔을 쓰는 치밀성을 보였으며 스키마스크까지 써서 완벽하게 숨었다 . 그래도 유령이 아닌 이상 드나든 흔적은 있어야 할 텐데 , 그 조차 찾을 수없다는 건 너무 기이한 일이다 .

 

엄마 샬럿은 잊기를 바랐으니 정말 모든 것을 잊은 걸로 기정 사실화 했는지 몰라도 , 아빠 톰은 여전히 범인의 실마릴 잡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 특히 그날 밤 외지에서 들어온 차로 보이는 파란 혼다시빅을 찾느라 여름을 다 보낸다 . 그리고 제니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아빠의 얼굴을 읽고 자신이 지어야하는 표정을 연출할 만큼의 여유는 가지고 있지만  갈수록 무너지게된다 .

학기는 무사히 마치고 , 일상도 그럭저럭 이어가지만 친구들도 아무렇지 않게 친절하지만 , 제니의 몸 안에 남은 공포는 늘 덜거덕 덜거덕거리고 있었고 그 수위는 찰랑찰랑 발 끝에서부터 서서히 제니를 적시기 시작해 이내 목까지 차오르고 곧 제니를 숨막히게 할 것이다 . 곧 벌어질 일이었다 . 뭔가의 뚜껑을 그냥 덮는다는 일이나 , 그냥 지운척 한다는 것이 그렇듯 ... 제니의 표현은 괴물이 그대로 있다고 아무리 달려도 괴물이 그대로 거기 있다고 한다 .

 

그리고 제니는 마침내 무너진다 . 괴물에게 .

이 책의 인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나는 엄마 샬럿을 꼽을거다 . 그치만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의 여지를 둬야겠기에 제니의 일만 다루려고 한다 . 언제고 샬럿이란 인물은 다른 이야기로 또 말할 기회가 있겠거니 하면서 , 다행히 샬럿에게 구해진 제니는 악몽같은 현실로 다시 호출을 당하고 만다 . 제니의 표현이 그렇다 . 눈을 떴는데 아직도 그 성폭행의 날이네 . 아직도 그대로네 하면서 . 살아난 자신을 저주하는 제니 . 살아난 제니에 감사하며 아파하는 아빠 톰 , 그리고 심리의 한 쪽이 무너진 엄마 샬럿은 마침내 PTSD 전문의의 닥터 포레스터를 찾기에 이른다 . 제니를 살려달라고 .  사건 9개월만에 앨런 포레스터 박사가 등장하며 , 제니의 기억도 다시 찾기위해 여러 방법이 시행된다 . 그리고 여기서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인물 숀 로건이 있다 .

 

숀 로건은 포레스터의 말에 의하면 모든 것을 다 가진 인물 이라고 표현된다 . 그러니까 정신 쪽을 빼면 외모와 신체의 밸런스가 너무 훌륭해서 보는 사람마다 홀리는 류의 인간이란 뜻이다 . 불안의 종류도 여러가지인데 숀의 경우는 에너지가 넘치는 불안쪽이어서 , 주변을 휩쓰는 쪽의 사람 . 아...상상만 해도 지친다 . ㅎㅎㅎ 암튼 이 남자는 가족 , 그러니까 형제 일곱 남매 중 넷째로 부모의 관심 밖에 자랐다고 한다 . 이렇게 아름다운 청년이 , 자라기 전엔 그저 천덕꾸러기일 뿐이었다니 상상해보라 ... 많고 많은 형제중에 관심을 받으려고 얼마나 애를 써야 했을지 . 그의 불안증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알것도 같다 . 문제 아들로 취급 받다 17살에 해군 특수부대에 들어가면서 넘치는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이 계속 되는 훈련의 반복으로 , 그러니까 몸의 혹사로 인해 불안해 할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갔다고 하면 될까 ? 그러니 숀은 계속 긴장을 유지하는 곳으로 자신을 보내야만 살 수있는 인물이란 소리이다 . 

 

그러니까 저 위의 람보는 만들어진 전쟁형 인물이라면 , 숀은 태생이 그렇다고 봐야하는 인물로 살기 위해 극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는 점에선 같다니 참 , 기구한 운명들 아닌가 ? 대부분의 사람은 전쟁을 겪고 심리반응이 변한다는데 , 숀은 원래 가진 심리가 불안하기에 불안의 요소가 있는 곳에 가서는 죽을지 살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정상이 된다는 것이다 .

 

더 기막힌 건 이런 불안형 인물들이 도처에 있어도 그들의 정신적 문제를 개성으로 알지 ,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것 . 그건 우리나라도 같지 않을까 ? 평소엔 참하다가 한번 욱하면 무서워요 . 라던가 ... (화내서 무섭지 않음 그게 화내는거라고 할 수있나 ?) 한번씩 꼭지가 돌면 사람이 변해요 라던가 ... 흔히 듣지 않던가 ?

그런 숀이 작전 중 사고로 같이 나간 후배와 부대원들을 잃고 자신의 팔도 잃는다 . 그리고 바로 제니처럼 망각(약물)요법을 받고 , 사고의 기억을 잊으며 고통을 받는다 . 먼저 있던 불안증은 그대로 인채 망각요법으로 고통스런 기억만 도려냈다고 치자 . 원인을 모르는 불안이 남아서 계속 사라진 원인을 찾아 돌아다닐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 제니 역시 범인이 남긴 사인이 그런 역할을 한다 . 그날의 기억은 없는데 상처는 남았고 공포는 계속 공포가 어디서 왔는지 기억을 찾아 온 몸을 돌아다닌다 . 불안하고 공포스러울 것이다 .

 

숀과 제니는 PTSD 단체모임에서 만나 서로의 몸에 기억엔 없고 공포로만 남은 귀신 , 괴물을 이해하며 가까워진다 . 숀이 고통받을 땐 그 귀신을 제니가 낮의 밝음으로 데려가 지워주고 , 제니가  고통받을 땐  가득 찬 괴물의 쓰레기 봉지를 숀이 멀리 치워주는 식으로 ...

 

한편 제니의 아빠 톰은 형사 파슨스의 도움으로 계속 시빅을 찾고 있었다 . 톰의 일이 원래 자동차 판매점이란 잇점도 있었지만 , 톰은 어떻게해서든 이 범인을 찾아야 제니가 영혼 자체의 구원을 얻고 자신도 딸을 지키지 못한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았다 . 그리고 그 때는 마침 왔다 . 찾던 시빅이 수사망에 걸려들었고 파슨스는 그 시빅의 주인이 그간 마약소지죄와 판매죄로 여러번 법망에 걸렸던 이력을 찾아내 현장에서 검거 . 이제 제니의 사건 범인인지만 확인하면 되는데 , 사건은 급 회전되면서 닥터 포레스터의 아들 제이슨에게  혐의점이 생기는 상황이 된다 . 혼다 시빅의 주인인 크루즈 더마코가 그날 파란 후드티에 빨간 새가 그려진 옷을 입은 소년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하고 , 더마코는 사건의 시각에 다른 곳 CCTV에 잡힌 채 강간에 대한 건은 무죄 증명이 된다 .  포레스터는 제니와 숀의 기억 구성이 거의 끝난 시점에 와 있었다 .

 

이제 범인만 잡으면 되는데 , 시원하게 잡고 갈까 , 미끼만 던지고 말까 . 아까 나는 분명 제니의 상처와 연관해서 포레스터와 제니가 필연이라고 이미 말했다 .

그렇다고 그말은 범인이 포레스터라는 건 절대 아니다 . 정신과의사라는 건 참 힘든 직업이다 . 신뢰를 형성해야하고 ,  거리도 유지해야 한다 . 치료도 해야하고 그러면서 효과 역시 보여줘야한다 . 극단적 성과는 아니어도 차츰 호전되는 것을 면담자가 같이 가면서 느껴야 한다 . 그래야 지치지 않고 계속 치료를 마칠 수 있다 .  꼭 정신 분야만 그런건 아니겠지만 . 의사라는 직업의 윤리나 양심이 때로 자신의 이익 , 혹은 자신의 가족들과 연관되어 문제가 될 때 . 방향을 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 직격으로 올 충격을 완화시킬 최선의 방법이 있다면 ... 아마 사람이라면 누구든 생각 안할 수 없을 것이다 .

 

포레스터가 방향을 돌려 찾기도 전에 , 먼저 다른 방향을 몰고 와서 물꼬를 터주는 일이 생긴다 . 덕분에 (이걸 덕분에라고 하긴 좀 그런가 ? 하지만 나쁜 놈이긴 하지 ) 한 남자가 죽는 일이 발생한다 . 하지만 아무도 그가 죽은 것에 깊은 애도는 하지 않는다 . (아마도 그랬을 것 같다 ) 그나마 숀과 톰이 조금만 빨랐다면 그 둘이 살인범이 되었을 거라는것과 그렇게 되면 포레스터 역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 일이었다는 점 정도로만 언급하겠다 . 하지만 그는 제니의 범인은 아니었다 . 제니의 범인은 엉뚱한 곳에서 사실 먼저 죽었었노라고만 해둬야겠다 .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은 기억의 소실과 재생에 있다 . 나쁜 기억따윈 잊으면 다 잊어버리면 될 것 같지만 인간의 기억은 참 오묘해서 그 부분만 도려낸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거나 하지 않는다 . 무의식이 그저 자가치료를 위해 살짝 덮어 놓는 경우나 왜곡은 있을 수 있지만 , 완벽한 사라짐이란 뇌가 죽기 전이 아니라면  , 살아 있는 사람에겐 그 자체로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그러니 제목처럼 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ㅡ는 차라리 너의 안좋은 기억을 제자리에 돌려 놓고 이길 수 있게  함께해줄게 ㅡ라는 말로 다시 들어야 맞을 것이다 .

 

장르소설이었지만 ,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 예의 크로우 걸을 읽었던 맛만큼 쫀득함을 느꼈다 . 다만 그 소설과 다른 점은 이 소설은 페미니스트적인 입장보단 살짝 기존의 남성적 가치관이 우선이던 때의 소설이 아닌가 싶었다는 점 . 예전이라면 별로 느끼지 못했을 차이를 요즘은 느끼면서 읽게 된다는 것 정도이고 , 다음 소설도 기대해보고 싶다 . 이 작가 ! ㅎㅎ

 

"여자들은 그냥 알아요 . 아마 남자들도 그러지 싶은데 ,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 뭔가 변화가 생기면 , 이를테면 남자가 그 '짓'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금방 알 수 있어요 . 대학에 다니는 동안 마주했던 남자애들한테도 느꼈고 , 북적거리는 술집에서도 느꼈죠 . 직장 동료한테도 느낄 수 있었어요 . 그걸 그레그한테도 느꼈던 거예요 . 최선을 다해 무시하려고 ,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 옷도 더 껴입고 , 치마대신 바지에 터틀넥을 입고 , 플랫슈즈를 신었어요. 다 소용없었죠 . 언제는 그런 게 효과가 있던가요 ? 아까도 말했지만 일단 남자가 하고 싶다고 마음 먹으면 그 무엇도 그걸 바꿔놓지 못해요. " ( 본문 중에서 ㅡ 샬럿의 얘기 )

 

붕괴된 일상이 영원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매번 새삼스럽게 강렬한 감정을 느껴야한다고 상상해보자 . 참는 것 자체가 실로 고통스러우며 , 결국 견뎌낼 수가 없을 것이다 .

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런 고통을 어떤 형태로든 불안이라고 진단한다 . 강박장애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불안 장애라고 한다 . 정신 질환이 다 그렇듯 불안 장애도 다른 정신병들의 연속선에 있다 . 우리 눈에 보이는 증상을 상담하기 위해 병명을 붙여야만 하지만 감기같은 신체질환을 진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 정신질환은 현미경으로 볼 수있는 작은 벌레가 아니다 .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관찰력 정도이고 그나마 지적 추론이라도 맞으면 다행이다 . (본문 중에서 ㅡ포레스터의 말 , 숀에 대한 얘기로 들어가기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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