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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이미령 저
샘터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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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ㅡ 이미령 , 샘터


“나는 늘 슈베르트의 유작이 된 소나타 작품들에 경의를 품어왔지만, 그와 동시에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도 느꼈다. 인생에서 또 한 번 새 시기를 맞이하면서 이들 유작 소나타를 마침내 연주해볼 용기를 가져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25년만의 솔로 레코딩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59 & D.960]을 오늘의 선곡리스트에 넣습니다 . 이 계절의 투명한 차가움과 지메르만의 슈베르트 피아노 독주는 지독하게 잘 어울립니다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을 부를 때 또하나 붙는 수식은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 라는 찬사입니다 . 같은 피아노 연주자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음악을 연주하는 이에겐 악보가 평생 자기만의 스타일로 읽어 내야할 숙제일테죠 . 그렇다면 그저 삶을 사는 우리에겐 우리만의 악보가 있어얄텐데 , 말입니다 . 저는 그것이 책입니다 . 오늘 제가 나눌 책은 , 어쩌면 , "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 같은 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저 역시 책을 읽는 사람이고 , 책으로 세상에서 받지 못하거나 찾지 못한 것들의 답을 찾는 우매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 번번히 네모난 책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 곧 다시 돌아와 넉넉한 책 세상 품에서 위안을 구하는 어리광쟁이에 불과합니다 .

그러나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내가 읽고 누군가에게 내 식으로 건낸 책의 이야기가 , 책의 전체 스토리나 그 부분이 의미하는 진짜 의도와는 다르더라도 , 오늘 어디선가 상처 받고 좌절한 이에게 가닿아 소독약이 되고 , 진물이 흐르지 않게하는 거즈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새 살은 상처받은 이의 몸과 마음에서 스스로 돋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 그리고 지금은 제게 새 살이 돋는 시간입니다 . 이 책으로 인해 .

대충만 일별해도 이 책속에서 언급되는 도서만 40여편이 넘습니다 . 시작하는 말에서 닫는 말까지 하면 저는 고작 2주만에 어마어마한 독서를 한 셈이 됩니다 . 뿐만 아니라 재독까지 시켜줍니다 . 리스트가 길어서 일일이 적진 않겠습니다만 3분의 2에 해당하는 책은 다시 만나 반가운 책이었고 , 나머지 3분의 1은 처음 만나 기쁜 책이었습니다 .

시적인 제목에 끌려 에세이일거라 생각했었습니다 .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했다면 저는 아마 읽지 않았을 겁니다 . 왜냐고요 ? 늘 이웃님들의 리뷰를 읽는 블로그를 하고 있기에 타인의 독서 기록이라면 , 넘치고도 넘치며 필요하다면 어디를 찾아가면 내 입맛에 맞고 내 기분에 지금 적절한 글을 볼 수 있는지 아는데 , 그렇다면 차라리 재미있는 소설이나 한편 더 읽는 게 제 계산엔 정답이니까요 . 헌데 이 책은 제대로 잘 한 실수 같습니다 . 실수가 만족스러울 때도 있다니 사는 건 , 또 선택하고 나오는 결과들은 가끔 참 우숩습니다 .

타인의 슬픔은 , 내 슬픔과 마주해야 끝이 난다면 , 그 슬픔이란 단어를 대신해 채워 넣을 것은 너무도 많은 감정의 물결일 것입니다 . 분노도 있을 것이고 기쁨도 있을 것이며 , 어떤 말로도 숨기지 못할 애정도 있을 것입니다 . 저는 저자가 이끄는 데로 손목 잡힌채 여기저기 끌려 다녀 보았습니다 . 그냥 이렇게 손을 내 맡겨도 편하구나 , 힘쓰지 않아도 , 억지로 이해하려 ,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되게끔 쉬운 말로 책의 영혼을 풀어줍니다 . 전체 줄거리를 다 말해야 한다는 강박도 없고 ,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감동을 줘야한다는 계산도 없는 듯 자연스러운 글 앞에 , 한없이 편안해졌습니다 .

매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 어떻하면 더 능숙하게 , 더 매끄럽게 이 작은 속삭임의 말을 , 당신을 이해한다는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 그리고 저 또한 이 무기력한 삶에서 건져질 수 있을까요 ?

어제와 오늘에는 맥락이 없습니다 . 그저 이어지는 생이 있을 뿐입니다 . 책의 긴 서사로 읽힐때에만 비로소 극적 구도에 맥락이 필요해집니다 .
우리 삶은 요약도 요점도 맥락도 없는 순간들의 연결이 무수히 뻗어 있을 뿐입니다 .

그런 삶에 돌연 마주치는 개인의 슬픔이나 불행의 감정 앞에 무엇으로 당신을 이해한다 함부로 단정하며 동의를 할 수 있을까요 . 미처 다 살아내지도 못한 인생들끼리 ...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아마 추체험의 힘 , 인간의 상상력 , 문학의 이해 일 것입니다 . 그렇기에 동떨어진 시대의 저 발자크에서 도스토예프스키를 , 줌파 라히리를 , 박완서를 , 카뮈를 , 윤흥길을 , 쥐스킨트를 우리 앞에 데려다 놓으며 양팔 간격보다 먼 나와 당신의 거리를 좁혀 줄 수 있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제 마음은 마주할 곳이 없습니다 . 타인의 슬픔을 마주하고 , 내 슬픔을 끝낼 수 있다면 저는 방법이 없습니다 . 저는 지금 마주보고 있을 대상을 잃었습니다 . 아니 대상은 있지만 그 대상은 저를 마주할 수 없습니다 . 그것들은 책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 다시 또 찾아 읽고 읽을 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 마치 이 책을 읽고나면 이 책에서 찾은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서듯 계속 책의 모험이 이어질 뿐입니다 .

누가 책이란 깊은 우물에 빠진 저를 구원할 수있을까요 ? 당신이 ? ? 아아 , 그렇다면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오시기를 바랍니다 . 아직 이 책 에서 소개한 나머지 책들을 저는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

"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 어떤 의미를 자꾸만 덧붙이고 모호한 관념으로 대할 때 인간은 그런 불행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 불행이 반복될 때 또다시 절규할 수밖에 없다 ."
(본문 96쪽 페스트 , 카뮈 편 : 갑작스레 닥친 재난에 대처하는 자세)

잔인한 현실에서는 연애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어렵습니다 . 그래서 사랑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 책으로 읽습니다 . 아마존 밀림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는 틀니를 아끼고 돋보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한 노인이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 아름다운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이 현실 . 소설 속에서나마 그 사랑의 행복한 결말을 꿈꾸고픈 바람인가 봅니다 .
(본문 128쪽 연애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편 : 자연을 파괴하는 오만한 현실에 사랑의 자리는 없다 )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과 샘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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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거미줄에 걸린 소녀 | 스치듯이 2017-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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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넘고 전작을넘고 우리가 바란게 뭔지알려줘요.이 이야기가 제대로 끝을보는것 그걸바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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