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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9 | 내사랑 만화 2014-08-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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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9

박시백 글,그림
휴머니스트 | 2012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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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권의 주요인물들

왼쪽 : 흥선대원군, 신정왕후 조대비(효명세자빈), 흥인군 이최응, 이경하, 박규수 

       김병학·김병국 형제, 오페르트(남연군 묘 도굴), 민승호, 이항로, 최익현

 

오른쪽 : 고종(조선 20대 임금), 고종비 민씨, 민영익, 신헌과 가오루

       김윤식, 리홍장, 묄렌도르프, 다케조에 공사,

       위안스카이(갑신정변 제압), 김옥균·홍영식을 비롯한 갑신정변의 주역들 

 

19권은 고종실록이다. 사실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대원군과 민비(정확한 표현은 대원왕과 명성황후이다. 그러나 내게는 학창시절부터 귀에 익은 대원군과 민비가 더 익숙하다. 이 책의 등장인물에서는 고종비 민씨라고 표현했다.)의 암투, 그리고 개항과 합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시 보아야 하는 것이 어찌 즐거운 일이겠는가? 그런데 대부분 200쪽 정도이던 다른 책들과 달리 19권은 본문이 263쪽이나 된다. 그런 책을 마지막 쪽을 덮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예상 외로 흥미진진했고, 나의 배경지식을 반성했다. 대원군의 개혁과 민비와의 암투는 익히 알고 있는 바다. 학창시절에 유주현 작가의 『대원군』을 탐독했고, KBS에서 드라마로 꾸민『풍운』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그밖에도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서 이 시대의 각종 비화를 들을 기회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했던 이유는 정사(조선왕조실록)를 바탕으로 해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 시대를 조명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사라고 해서 모두가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고종실록은 일제강점기(1927년 4월 1일부터 1935년 3월 31일)에 편찬된 것이니 일제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종실록과 같은 형식으로 제작한다는 대원칙아재 제작되었으며,『승정원일기』나 『일성록』, 그 밖의 관찬기록(官撰記錄)의 중요 내용을 채록하고 있어서 사실 관계는 오류가 많지 않으리라고 본다.

 

나의 배경지식을 반성했다는 의미는 이 시대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정사를 바탕으로 한 책은 처음으로 읽는다는 부끄러움이었다. 흥미진진했다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점도 있으니, 마치 처음으로 대하는 사실처럼 호기심을 갖고 정독했다는 뜻이다.

 

둘째, 나의 배경지식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책에 의하면 대원군은 빈한한 환경으로 인하여 권문세가의 집에 기웃거리면서 생계를 유지하면서 파락호 생활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왕실에서는 왕족의 신분에 맞게 녹봉을 지급하였다고 한다. 철종이 몰락한 왕족으로 일자무식으로 성장한 것은 아닌 것처럼…….

 

아마도 야사나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인 듯하다. 박종화의 『목매는 여인』에서는 신숙주의 변절을 안 그의 부인 윤씨가 남편을 꾸짖으며 목을 매어 자진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신숙주의 부인은 사육신 사건 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그때 목을 맬 수는 없었던 것이다. 대원군의 파락호 시절의 이미지는 소설 『대원군』과 드라마 『풍운』의 영향으로 새겨진 듯하다.

 

셋째, 역사의 흐름에 아쉬움이 느껴졌다. 운요호 사건 이후 일본 대표 구로다와 만나 협약을 맺은 판부사 신헌에 대해 나의 선입감은 무능하게 일본에게 농락당하면서 불평등 조약을 맺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나름 당당하게 맞섰으며 당시로서는 최선의 다해서 협약을 맺었다. 또한 고종도 나름 균형감을 갖고 있는 인물로 개화파와 쇄국파, 온건 개화파와 급진 개화파의 갈등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문제는 임오군란·갑신정변 등으로 보수와 수구를 막론하고 양쪽진영에서 많은 인물이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아군끼리의 자중지란으로 자립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망국의 길로 간 것이 아닐까?

 

문득 우리의 현실이 떠올랐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이후 양쪽 모두 반대파들을 철저하게 숙청했다. 또한 북한의 실상은 잘 모르겠으나 남한에서는 김구 선생을 비롯하여 조봉암·장준하·인혁당 희생자 등은 사법살인을 당했거나 의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고, 박정희 대통령 역시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무거운 생각이 들었다.

 

넷째, 홍영식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홍영식은 영의정을 역임한 홍순묵의 아들로 갑신정변이 실패한 뒤 고종 옆에 남았다가 박영교와 함께 살해당했다. 갑신정변의 무대가 그가 총판으로 있던 우정국에서 촉발되었으므로, 그도 주역 중에 한 명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갑신정변의 참가자 중에 현대에 가장 추앙(비록 일부이지만) 받는 이가 홍영식일 것이다. 그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제도인 우정총국의 초대 총판이었고,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를 발행하는 주역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렇게 발행된 우표는 갑신정변의 실패로 사흘 만에 폐지되었다. 최초의 우표를 만드는 주역 중에 한 명이라는 것이지, 근대 우편 사업을 펼친 것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표의 아버지로서 우정청 관계자나 우표수집가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보면서 신라 시대의 위홍이 떠올랐다. 진성여왕과 불륜 의혹이 있는 등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인물이지만, 대구화상과 함께 최초의 시조집인 『삼대목』을 편찬했다는 사실만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던가? 일연 스님이 고승으로서 업적보다는 『삼국유사』의 저자로 더 유명한 것처럼…….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이 『삼대목』이나 『삼국유사』의 저자, 한국 근대 우편의 아버지로 기억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이고, 역사란 무엇일까?

 

다섯째, 역시 인상적인 책이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 책마다 느낀 인상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다. 구한말의 역사를 담은 책을 많이 보았지만 이 책만큼 흥미와 더불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은 없었던 듯하다. 그 저력은 정사에 기초를 둔 구성과 저자의 객관적인 시각에 있을 것이다.

 

19권은 ‘쇄국의 길, 개화의 길’이라는 부제와 함께 갑신정변이 실패하는 1894년에서 멈췄다. 이제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20권 ‘망국’이 남았다. 나라가 무너지는 것이 무슨 즐거움이 있으랴만, 안중근 의사 등 우국지사의 충정을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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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7일의 풍경은? | 홀로 나누는 문답 2014-08-3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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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기장에서 나눈 문답입니다.

목연샘!

그대는 2014년 8월 27(수)일에 어떤 풍경을 보았는지요?

--------------------

05:34분에 일어났습니다.

이틀째 맑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일어나기 힘겨웠습니다.

그래도 습관적으로 5시대에 몸을 일으켰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을 들락거리다 보니 50여분이 지났습니다.

6:20분부터『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의

리뷰 작성을 시작해서 일단 퇴고까지 마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빠듯했으나

샤워까지 마치고 출근했고요.

 

7:58분에 집에서 나와서 8:03분에 교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수업은 1, 2, 5, 7교시의 4시간이었습니다.

수요일은 주중 수업이 가장 많은 날이니 당연히 고단했습니다.

 

3교시 때는 업무포탈(neis) 사이트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1시간을 허송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가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는지 모르겠습니다.

 

17:30분에 흥업면 신토불이에서

박00 선생님의 교감승진과 송별회를 겸한

상조회 회식이 있었습니다.

차가 없으므로 조00 선생님의 차로 회식장소에 갔고요.

 

오랜만에 술을 네댓 잔 마셨습니다.

나의 주량으로는 충분히 견딜 만한 양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피부 때문에 삼갔던 탓인지 취기가 느껴지더군요.

 

집에 돌아올 때는 허전했습니다.

무엇이라고 꼭 짚어서 지적할 수는 없지만

식당에서의 식사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돌아오면서 빵을 2개 사먹었습니다.

 

귀가하니 20:30분입니다.

샤워를 한 뒤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22:30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누웠습니다.

 

사흘째 커피를 안 마시고 있습니다.

문득 속이 허하다고 빵까지 사먹으면서

커피를 절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커피를 즐기는 것은 나로서는 거의 유일한 사치입니다.

중독된 기호식품에 대한 절제를 통해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의 행복한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리뷰를 블로그에 올림.

둘째, 진전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나름으로는 열심히 움직이고 있음.

셋째, 세월호 특별법 단식에 사흘째 커피 절제로 동참함.

 

오늘은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바라 본 풍경을 소개합니다.

 

의료원사거리

원주시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주는 곳 중에 한 곳입니다.

​동서로 서원대로, 남북으로 남원로가 지나고 있고요.

멀리 롯데시네마 상가들이 있습니다.

 

동보노빌리티타워

의료원사거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원주국민체육센터 입간판도 보이는군요.

 

원주국민체육센터 조형물

손에 무엇인가 들고 있습니다.

최근에 세워진 조형물인데,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아직 모르겠고요.

 

원주국민센터에서 바라 본 조형물

앞의 사진과 반대쪽에서 본 풍경입니다.

 

따뚜공연장

예전에 원주따뚜 군악제를 할 때 지은 건물입니다.

따뚜 축제는 없어졌지만 여러 용도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따뚜운동장

밤마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입니다.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쉼터 중에 한 곳이고요.

 

원주국민체육센터 주변

사진과 약도를 함께 보시면 위치를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원주국민체육센터 밑에 진한 빨간 원으로 표시된 곳에 조형물이 있습니다.

 

* 자료 출처 : 사진은 2014년 8월 27일의 풍경이고,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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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기준 | 정운복샘의 편지 2014-08-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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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4년 8월 29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

안녕하세요?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만 해도

지능화된 아파트에, 혁신적인 스마트 기기의 보급

각종 문명의 이기로 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합니다.

 

같은 시각 아프리카 어느 종족은

오늘도 활과 창 등 변변치 못한 도구를 들고 수렵에 나섭니다.

같은 지구상에 거주하면서도 이렇게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은

문명을 만들어낸 조상을 가질 수 있었느냐의 차이이지

개별 능력이나 지능의 차이는 아닙니다.

 

우리는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을

미개하거나 지능이 낮다고 치부하고

내가 누리는 문명의 우월성에 빠져 상대방을 업신여기기 쉽습니다.

 

실제 지능을 검사해보니

그들이 현저하게 낮았다는 결과를 보고한 인류학자도 있지요.

그들의 지능은

그들의 삶의 방식을 통하여 측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문명화된 그룹의 척도와 판단으로 그들의 지능을 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들도 같은 교육의 기회와 문명 속에 놓여 있었다면

개개인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인데 말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갖고 있는 절대적이라고 믿는 척도라는 것이

그리 훌륭한 것이 못됩니다.

 

어쩌면 자유롭고 객관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객관화된 지표로 나타냈다고 하는 숫자들이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부유하고, 잘생기고, 남들이 알아주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사회에 진출한 친구와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엘리트 의식에 빠져

자기주장에 쉽게 함몰되고

남이 들어올 여지는 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삶의 멋스러움은

아파트 평수나 대학의 학위에 있지 아니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모습 속에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문명인의 한 사람으로 자신의 영역에 함몰되어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벽한 부족민이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 목연생각

지능을 측정할 때 수렵민족의 기준에 의해

짐승의 이름이나 특성 맞추기,

짐승의 울음소리나 사냥 시기 등을 중심으로 문제를 편성해서

지능을 측정한다면 우리는 대부분 지진아에 속할 것입니다.

 

학창시절에 평범하게 보았던 친구가

성인이 된 지금은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가족이나 사회에 부담을 줄 만큼 뒤쳐진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면을 평가의 척도로 삼느냐에 따라

엘리트의 기준도 천차만별로 다양하게 나오겠지요.

어떤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엘리트면서

다른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지진아인 경우가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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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8 | 내사랑 만화 2014-08-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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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8

박시백 글,그림
휴머니스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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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룬 문학, 만화, 드라마, 영화 중에서 내가 아는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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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권의 주요인물들

왼쪽 : 헌종(조선 24대 왕), 김유근과 김홍근, 정하상, 김대건,

       이지연, 기해박해 때 처형된 신부들, 정원용

       조만영, 조병구, 조병현, 조인영, 순원왕후(순조의 비. 양대에 걸쳐 수렴첨정)

오른쪽 : 철종(조선 25대 임금), 권돈인, 김정희, 백낙신, 박규스,

       김홍근과 김좌근, 김좌근의 애첩, 임칙서, 페리 제독, 최제우

       고종, 흥선군, 신정왕후(효명세자 빈. 고종 초 수렴첨정)

 

18권은 헌종·철종실록이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역사에 대해서는 취미가 있었고, 정사와 야사 등의 사서도 읽을 만큼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헌종에 대해서는 이렇다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고, 철종은 시골에서 무식하게 자란 ‘강화도령’이라는 이미지 정도였다. 그러므로 두 임금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게 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의 마지막 쪽을 덮으면서 머릿속에 남는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헌종·철종과 대해서는 기록 자체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았다. 두 임금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많지 않다는 것은 나만 겪은 일이 아니라 저자인 박시백 화백도 느낀 고민이라는 것이다. 실록에서 조차도 기록이 부실하여 이렇다 할 내용을 엮어가기가 힘겨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두 임금의 재위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다. 헌종은 15년이 왕위에 있었고, 철종 역시 14년이나 왕위를 지켰다.

 

계유정란으로 유명한 수양대군(세조)의 재위 기간도 14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두 임금의 재위기간이 결코 짧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임금에 대한 실록의 기록이 부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때부터 왕권이 흔들리고 망국의 조짐이 짙어지기 시작했다는 증좌가 아닌가 싶다.

 

둘째, 헌종과 철종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헌종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전혀 없었고, 철종은 몰락한 왕손으로 무식하게 성장한 강화도령으로서 척신인 안동김씨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두 임금의 재위기간도 10년 이내였으리라고 막연하게 나의 선입감이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두 임금은 10년 이상 왕위에 있었고, 헌종은 나름으로는 총명하고 위엄이 있어서 안동김씨의 힘을 제어하려는 시도도 했다. 그가 23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지 않았다면 조선 역사는 바뀌었을 지도 모르겠다. 철종 역시 야사에서 전하는 것처럼 천학비재한 무지렁이는 아니었다. 초야에서 성장하여 백성의 처지를 잘 아는 왕답게 수시로 삼정의 문란을 지적했고, 신하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강단 있게 대처하면서 그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두 임금 모두 임금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존재가 미미하게 비쳐진 것은 망국을 앞둔 혼란으로 인해 기록이 부실한 탓이 아닌가 싶다. 또한 조선 왕조에서 유일하게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철종의 생애가 너무 극적이다보니 그의 무지함이 과장된 면도 있을 것이다.

 

셋째, 민중의 자각이 고무적이었으나 그 한계가 아쉬웠다. 철종 13년 진주민란을 계기로 해서 성주·익산·함평·장흥·부안·은진 등 삼남 곳곳에서 성난 민중의 봉기가 진동했다. 그들은 토호와 아전을 잡아 죽였고, 그들의 집을 불태웠다. 관아를 습격하여 수령을 능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수령을 욕보이기는 했지만, 탐관오리를 처형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토록 분노가 컸으면서도 부패의 원흉인 조정이나 그들의 하수인인 수령에 대한 응징은 없었던 것이다. 각 고을끼리 연계하지도 않았다. 이곳저곳에서 봉기했을 뿐 다른 곳으로 전파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왕을 단두대에서 처형 한 프랑스혁명과 같은 저항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민란의 한계였다.

 

생각해보니 우리 역사를 살펴 보아도 민중의 손에 의해 처형된 임금은 한 명도 없었다. 유일한 사례가 있다면 3·15 부정선거의 원흉인 이승만을 축출한 것 정도일까? 그러나 그의 목을 자르지는 못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기득권층이 오만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18권에서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철종의 수렴첨정을 한 순원왕후의 품격이었다. 그녀는 철종의 무지함을 구실로 해서 좀 더 오래 권력을 잡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2년만에 수렴첨정을 마치고 철종의 친정을 열어주었다. 철종이 왕위에 올랐을 때 순원왕후가 내린 언문하교가 인상 깊었기에 이곳에 소개한다.

 

이렇게 망극한 일을 당한 가운데서도 오백년 종사를 부탁할 사람을 얻게 되어 다행스럽소. 주상은 영조의 현손으로 지난 날에 어려움도 많았고, 오랫동안 시골에서 살아왔오. 하지만 옛날의 제왕 중에도 민간에서 성장한 이가 있었는데, 백성의 괴로움을 알아서 빠짐없이 정사를 하면서 매양 애민을 위주로 하여 끝내는 명주(明主)가 되었오.

 

지금 주상도 백성의 일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오. 백성을 사랑하는 도리는 절검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비록 밥알 한 톨이나 한 자의 베라 할지라도 백성으로부터 나오지 않은 것이 없소.

 

만일 절검치 않는다면 그 피해는 즉각 백성에게 돌아갈 것이오. 백성이 살 수 없으면 나라가 유지될 수 없으니 모름지기 일념으로 가다듬어 애민 두 글자를 잊지 마오.

 

지난날의 공부가 어떠한지는 비록 알 수 없으나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옛일에 어둡고, 옛일에 어두우면 다스릴 수 없는 것이오. 아무리 슬프고 경황이 없는 중일지라도 수시로 유신을 접견하고 경사를 토론하여 성현의 심법과 제왕의 치모(治謨)를 점차 익힌 연후라야 처사가 올바르게 되는 것이오.

 

뒤로 종사의 막중함을 생각하고 아래로 백성의 곤고(困苦)를 보살펴 공경하고 조심하며 검소하고 부지런하여 만백성이 바라고 우러르는 뜻에 부응토록 하오.

 

임금은 비록 극히 존귀하다고는 하나 본래부터 조정 신하들을 가벼이 여기는 법이 없으니, 대신들을 예로 대하고 대신들이 아뢰는 바는 정성을 기울여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두기 바라오.

 

19권은 고종실록이고, 이어서 20권은 망국의 역사다. 무거운 내용일 것이나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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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 남부군 : 최초로 공개된 지리산 빨치산 수기 | 읽고 싶은 책 2014-08-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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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아이들

[서평단 모집]

 

남부군


: 최초로 공개된 지리산 빨치산 수기 (2014 개정판)













이태 지음

594쪽 / 16,000 

 






한국전쟁 당시 남한 빨치산을 대표하던 '남부군'을 다룬 첫 체험 수기

남과 북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채 죽어간 젊은이들의 비극적인 실화!

50만 명의 독자가 읽고 지리산 답사 열풍을 이르킨 화제의 책!

 

 

"이 책은 6·25전란 중 남한 빨치산을 대표하던 '남부군'을 주제로 한 체험적 수기이다.


…… 피아 2만의 생명이 희생된, 그 처절함이 세계 유격전 사상 유례가 드문 이 엄청난 사건에 실록 하나쯤은 남겨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죽음이 모든 것을 청산한 지금, 그렇게 죽어간 그 많은 젊은 넋들에게 이 기록이 조그만 공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 나는 이 기록을 통해 북한 정권에 의해서마저도 버림받은 채 남한의 산중에서 소멸되어간 비극적 영혼들의 메아리 없는 절규를 적어보고 싶었다.

…… 냉혹한 자가숙청 등 빨치산 사회 내부의 모습을 목격한 그대로 적어봤다. 그것은 주의, 사상은 물론 전쟁 그 자체와도 아무 상관없는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 머리말 중에서


"이 수기는 이때까지 내가 읽은 수기나 소설들을 통틀어서 가장 역사의 현장에 가까이 가 닿아 있다. 그 생활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도저히 상상만으로는 써낼 수 없는 것들이다."  - 이호철(소설가)

 

 

<차례>

보완판을 내면서 / 머리말 : 나는 왜 이 기록을 썼는가 / 이 수기를 읽고 - 이호철(소설가)

1. 엽운산채의 두령들 / 오식도에 미군이 / 전쟁이 끝나거든…… / 남으로 가는 후퇴길 / 빨치산은 세번 죽는다 / 아바이 억울합니다 / 4중대의 출진 / 말티재의 매복전

2. 섬진강의 만추 / 부흥리의 조우전 / 총과 생명의 가치 / 오르지 않는 횃불 / 맹사령의 밥먹기 작전 / 역습 당한 오수공격 / 신발과 당증과 노령학원

남한 빨치산 약사 / '10월사건'에서 '4·3'까지 / 후기: 그후의 남부군 / 저자 이태(본명 이우태) 연보

 

 

<지은이>

본명은 이우태(李愚兌)로, 충북 제천군(당시는 중원군)에서 태어났다. 국학대학(고려대학교로 흡수된 우석대학의 전신) 국문과와 '조선신문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신문'에 수석으로 합격한다. 이후 '합동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한국전쟁을 맞는다.

1988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출간된 이 책은, 당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0년에는 정지영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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