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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환대 / 장희원 | R 2022-12-2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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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의 환대

장희원 저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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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에 나온 젊은 작가 상 작품집에 유난히 좋은 작가님들이 많았다. 장희원 작가님은 그때 처음 알게 됐는데 유명한 작가님들 사이에서도 글이 너무 좋아서 기억한다. 그러나 그 수상집을 내가 영원히 봉인하기로 결심한 뒤로^^ 잊어버렸는데 작가님이 첫 소설집을 내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감사하게도 책을 보내주셔서 바로 읽어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새로운 작가님들 책을 읽고 (특히 단편집)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던 적이 별로 없는데 이 책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022년을 보낼 준비를 하며 나는 올해에 두고 갈 것들과 다음 미래로 챙겨서 가지고 갈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원래 나는 과거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이 시기가 오면 혼자 쓸쓸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ㅠ 마침 책 속에서 여러 형태의 상실과 이별, 흩어져 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소소하게 위로가 됐다는 이야기..ㅎㅎㅋ

  똑같은 것과 이별한 사람들은 그 자체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라 남겨진 사람들은 서로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공통된 무언가를 잃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이별을 경험한 것은 아닐 것이다. 책 속의 주인공과 재희도 함께 친구를 떠나보내고 같은 공간에 서있지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친구의 아버지 역시 그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붙잡게 되는 것은 역시 우리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인간이기 때문일까?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주변의 모든 것이 고요해진다. 하얗게 변한 풍경에 나타난 불씨 하나는 모든 것을 태울 수 있을 것처럼 강렬하다. 그 속에서 허물어져 버린 무언가를 다신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쓸쓸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 손을 붙잡을 누군가를 찾게 된다는 사실은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2년만에 다시 꺼낸 2022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ㅎㅎㅎㅋㅋ 그때 당시에 우리의 환대라는 제목에 큰 감명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하고.. 저기 실려있는 우리의 환대가 이 책의 표제작이다. 저때 읽은 내 기억 속 우리의 환대는 동성애를 다룬 소설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그저 단순히 이별에 대한 소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굳이 이 소설을 동성애에 대한 소설로 기억하고 있는 나도 문제가 있지 않나하는 반성도 함께 했습니ㄷㅏㅠ)

  그러나 이 이별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큰 편견들이 가져온 것이다.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치우친 생각들이 소중한 무언가를 떠내보내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 자신을 지켜나가는 일은 아직도 힘들다. 우리는 몇시간만 비행하면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그렇다면 그냥 그곳을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어딘가로 떠나버리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일일지도? 흩어지는 모든 것을 붙잡아두지 않아도 그럭저럭 행복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2022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너무 필요한 글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기쁨을 느끼는 곳이 옳다.

옳다.

  수상집에 실린 작가님의 말에 나오는 글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인데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ㅠ 내가 기쁘다고 느끼는 곳이 옳다고 하루에 3번 생각하기 챌린지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상실의 온도가 더없이 차갑게 다가오는 지금 계절에 한번 쯤 읽어보면 좋겠다. 2023년에는 소중한 마음만 가지고 새해를 시작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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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 / 뱅자맹 콩스탕 | R 2022-12-1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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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돌프의 사랑

뱅자맹 콩스탕 저/김석희 역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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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을 다 읽고 일주일 정도 천천히 생각한 뒤 쓰는 기록.

-작가를 처음 들어봄

-낭만주의 시대에 나온 고전소설

-표지가 예쁨; 지적 허영심 충족 100%

등의 이유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아돌프의 사랑. 원래 처음 보는 책을 읽을 때 책에 적힌 정보 말고는 찾아보는 편이 아니어서 이 책도 그냥 읽기 시작했다. (친구가 옆에서 유명한 책 아니야~~?라고 하길래 헐 글쿠나..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사실 제목 때문에 읽기 전에는 전형적인 고전 연애소설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운 좋으면 오만과 편견, 나쁘면 개츠비 같은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 다 읽고 나니 연애 소설의 탈을 쓴 인간 내면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굳이 왜 제목을 이렇게 번역했지ㅠ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주일 정도 책에 대해 계속 생각했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번역된 제목을 더 좋아하게 됐다. 원제는 아돌프 개인의 서사에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 드는데 '아돌프의 사랑'이라는 제목을 보고 있으면 엘레노르가 함께 떠올라서 그렇다. 일주일 동안 내가 계속 생각했던 바로 그 엘레노르...

책을 읽으면서 엘레노르를 좋아하진 않았다. 아돌프는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 남성의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래 니가 그럼 그렇지..^^했다. 반면 엘레노르는 너무 안쓰러우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더 가슴을 팍팍 쳤다. 헤어질 결심의 서래 생각도 났고 여기서 인연이 길어지면 밝은 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이런 구도의 연인들의 이야기가 많은 것은 씁쓸하다.

책의 중반쯤 엘레노르가 아돌프에게 하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돌프는 자신이 사랑하는 엘레노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감정은 그저 동정일 뿐이라고 엘레노르는 말한다. 이걸 알고있다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찍어뒀다. 불행한 사람을 위해 인생을 바쳐 숭고한 사랑을 해내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형태의 관계는 과거부터 부와 권력을 가진 남자 - 그렇지 못한 여자를 통해 많이 볼 수 있다.

내가 제일 놀랐던 건 200년 전에 나온 이 책이 정확히 그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책 중에서도 저러한 형태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책들을 나는 정말 싫어하는데 낭만주의 시대에 나온 책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물론 책에서는 정말 나 같은 생각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그것이 사회적 질서에 대항할 수 없는 개인의 상태라고 말한다. 엘레노르는 그것을 알면서도 아돌프를 계속 사랑했고 그러한 점이 엘레노르의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표현되는 것 역시 유감이다. 그렇지만 계속 말했듯 이 책은 200년 전에 나온 책이다. 그런 고전 소설에서 저런 말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후반에 나오는 아돌프의 사색인데 앞서 말한 사랑의 형태를 낭만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하루에 3번씩 꼭 읽었으면 좋겠기에 찍어뒀다. 밝은 밤에 나오는 남편의 속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본인에게 심취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믿고 일을 벌이다 결국 마주하게 된 현실 앞에서 아돌프는 결국 엘레노르의 선함을 부정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돌프가 하는 여러 독백이 한줄 한줄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랑이라고 시작한 감정이 저토록 추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조사한 논문 한 편을 읽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무리 열정적인 감정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질서에는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책의 마지막에 발행인의 편지에 나오는 말이다. 아돌프는 주변의 시선에 점점 자신의 밑바닥을 마주하며 엘레노르를 떠나려 하지만 확실하게 결정하지도 못한 채 애매모호한 모습만을 보인다. 진짜 너무 답답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ㅠㅠ 그렇지만 주변의 모두가 두 사람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이 다르다고 한들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 결국 아돌프와 엘레노르를 파멸로 몰아간 건 부조리한 사회적 질서의 탓이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나라면 절대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저 발행인의 편지 때문일까 책을 다 읽은 후 계속 Rewrite The Stars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책 초반에는 엘레노르가, 뒤로 갈수록 아돌프가 부르는 것처럼 가사가 맴돌았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 계시면 꼭 같이 들어보세요..ㅎㅎㅋ

#문지스펙트럼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아돌프의사랑
문지 스펙트럼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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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 허주은 | R 2022-12-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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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저/유혜인 역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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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있었던 가슴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동시에 소설의 재미까지 완벽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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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통해 공녀 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됐다. 학자였던 이곡이 원나라 황제에게 이에 대해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읽고 작가님은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작가님은 캐나다에서 거의 평생을 사셨고 나는 한국에서 26년을 살고있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반성반성..ㅠ 이 책이 외국에서 먼저 출판되어 화제가 된 후에야 내가 알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알아야지 대체 누가 알겠냐고,, 책 소개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처음 듣는 이야기라 판타지 소설인가..?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이렇게 무식할 수가 없다.. 반성해라 최미모... 가제본 도서와 함께 예쁜 엽서를 보내주신 창비 출판사 감사합니다,, 역사 공부 열심히 할게요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말이나 모피와 같이 여자를 바친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였다. 포로로 잡혀가는 것도 아니고 무슨 물건 마냥 사람을 바친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진짜 여자를 뭐라고 생각했으면 저런 일이 일어날까? 사실 저 시대 이후로도 비슷한 일이 수없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제일 끔찍했다.

  제주도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공녀 제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점점 나오는데 속상한 마음과 별개로 책이 진짜 재밌었다. 거의 민매월, 민환, 나 이렇게 세명이서 같이 다닌 수준;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민매월, 민환, 미모 이 세 사람의 이별 너무 슬펐다. ㅠ

  나는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내용을 미리 찾아 읽고 보는 걸 좋아한다. 심장이 아픈 느낌이 너무 싫어서..ㅋㅋㅋㅋ 근데 이 책은 내가 한창 읽고 있을 당시엔 출간 전이라 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말 책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읽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래서 더 좋았다. 물론 진짜 너무 궁금하고 답답해서 미치는 줄 알았지만^^... 그렇기에 엄청난 과몰입 상태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다시 읽었었는데 그래서 더욱더 제주도라는 배경이 슬프게 다가왔다. 딸이 태어나면 숨겨야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소중한 자식이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 상황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었을까. 공녀로 바쳐진 수많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을지 생각하면 화가 나기도 하고 마냥 슬프기도 하다.

  이렇게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책을 읽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이 들기도 한다. 이미 지나간 일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렇게 남겨진 기록들을 읽고, 기억하며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른 채로 살아왔던 26년을 다시 한번 반성한다..ㅠ

  조선시대 기록에 남겨진 114명의 여성들. 그리고 기록에도 남지 못했을 수없이 많은 여성들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책 읽으면서도 별로 안 울었는데 작가님이 책 앞뒤로 쓰신 말을 읽다가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전혀 슬픈 말이 아닌데 어째서?ㅠ 힝.. 근데 눈물이 났다. 혹시 창비 관계자님 이 글을 읽고 계시면 작가님 사인회 한 번만 추진해 주세요 제발요.. ktx 타고 올라갈게요...

  나한테 겨울의 제주도는 원래 작별하지 않는다의 눈밭 같은 느낌이 강했다. 겨울에 제주도를 갔다가 눈이 너무 많이 오고 추워서 실제로 울었던 적도 있다^^.. 근데 다음에 다시 제주도를 가게 되면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 슬픈 역사가 생각나는 건 똑같지만,, 두 자매와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조금은 따뜻한 기억으로 제주도를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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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 김금희 | R 2022-12-0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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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저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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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음 해를 준비하며 사람들은 올해의 허물과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을 작년에 두고 온다. 그런 이별은 항상 겪어도 매년 쓸쓸한 기분이 든다. 작가의 말 한켠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우리는 무엇도 잃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것을 잃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자연재해처럼 다가오는 상실을 전부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안다. 그래도 작가님의 말처럼 결국 모두 내 손안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창비에서 감사하게도 가제본 도서를 보내주셨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너무 차갑게만 느껴질 때 다들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의 책 중에서도 유난히 위로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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