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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다고 얕보지 마라 난 한없이 부러울 뿐이다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3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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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도서]간단 명쾌한 동양사상

세계사상사연구회 저/이소담 역/시마다 히로미 감수
시그마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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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고 명쾌한 풀이

  제목 그대로 <간단하고 명쾌하게> 동양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동양사상은 서양과는 달리 '철학'과 '종교'를 나누지 않고 결합하여 '사상체계'로 발달하였다. 이런 특징은 '사상'과 '다른 것'의 경계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정치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게 하였다. 이렇게 <동양사상>은 '철학'과 '종교'의 구분도 모호하고 정치와 생활에도 깊숙이 스며들었기 때문에 따로 '철학자'라든지 '종교인'이라는 구분도 모호해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동양에 철학자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종교인이 없었다는 말도 아니다. 일찍부터 중국에서는 <유교>와 <도교>가 성행하였고, 인도에서는 <힌두교>와 <불교>가 성행하였기에 각각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상가'도 일찍 있었다. 그런데 <유교>라는 말은 <유학>이나 <유가>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종교인>이면서 <철학자>였으며 동시에 <사상가>였다는 말씀이다. 서양에서처럼 <그리스철학자>와 <그리스도교인>처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서로 다른 점이다.

 

 일본인을 위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이렇게 운을 떼면서 <동양사상>을 크게 보아 <중국>과 <인도> 사상으로 보며 각각의 키워드를 끌어냈다. 그리고 나서 <일본의 사상은 어떠한가>로 마무리하였는데, 아무래도 일본인이 일본인을 위해서 쓴 책이다보니 <일본인을 위한 책>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크게 아쉬울 건 없다. 각각의 사상이 원류에서부터 일본으로 흘러들어오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나열하는 식의 설명이기 때문에, <원류의 사상>을 자세하게 소개하였고, 또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과정 가운데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활>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였으며, 매우 적은 분량이지만 한국과 관련된 정보에 큰 오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한국의 상황도 일본과 크게 차이는 없기 때문에 만약 한국에서 한국인을 위해서 발간한 책이었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을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그리 울컥할 만한 내용도 없이 <동양사상을 집대성>한 책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이렇게 쉽고 재미난 책들이 없는 것이 아쉬울 뿐..

  요즘 일본에서 출간된 책들 가운데 이런 <입문서>식의 책들이 많이 눈에 띄어서 부러운 시선을 쉽게 거둘 수가 없다. 우리 출판계의 상황은 <어른용>과 <어린이용>으로 나누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책은 수준이 너무 높고 내용이해하기 어렵고, 어린이를 위한 책은 수준이 너무 낮고 내용이 빈약하기 일쑤다. 이래서는 <교양인을 위한 책>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밖에 되지 않는다. 쉽게 간과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물론 요즘 <역사책>이나 <철학책> 가운데 일반대중을 위해서 쉽게 <개론>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와 같이 <중국과 인도의 사상>, 다시 말해, <유교와 도교, 그리고 힌두교와 불교>를 한데 엮어서 <동양사상을 집대성>한 책을 우리 나라 학자가 쓴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찾아보면 <중국사상>은 많은데 반해, <인도사상>은 찾기 힘들며, 애써 찾아서 읽어보아도 너무 어렵거나 쉬운 책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입문서>나 <개론서>를 찾기 힘들단 말이다. 비단 <역사책>과 <철학책>만 그런 것이 아니라 출판계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과연 어려운 책만 읽는 것이 교양인스러울까

  이런 풍토에서는 학문이 발전하기 어렵다. <유아>때 책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레 <어린이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마찬가지로 <어린이책>에서 <청소년책>으로, <청소년책>에서 선별적으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일반대중책>과 전문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전문서적>으로 차례대로 접근할 수 있는 일종의 <통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어린이책>과 <전문서적>만 있는 셈이다. 이래서야 어릴 적 아무리 책을 즐겨 읽었더라도 어른이 되어서도 책읽는이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간단계인 <청소년책>과 <일반대중>을 위한 책들이 참 많이 나와 주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비록 <철학과 종교>, 즉, <사상>을 다룬 책인데도 전혀 어렵지 않은 <입문서> 또는 <개론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가까운 일본은 <책읽는이의 천국>인가 보다. 다른 분야에서는 일본에게 뒤지는 것조차 정말 싫어하면서 <책읽는이를 위한 배려>에서 뒤지는 것에는 열도 받지 않는단 말인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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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풍 빠져드는 강 이야기 | Wish List 2010-10-3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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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4대 강 사업’. 왜 이렇게 강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운지 어린이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강을 개발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다르게 생각하면 강을 그대로 두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지요. 궁금해서 선생님들과 아빠,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쉽고 명쾌하게 답을 얻기는 어렵답니다.

『풍, 빠져드는 강 이야기』는 이렇게 답답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강에 얽힌 역사 이야기책입니다. 어른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부딪히면 선조들의 지나온 역사나 남긴 글을 읽는다고 하지요. 역사를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을 수 있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의 소중한 강과 세계 인류를 위해서 어린이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생각해야하고, 작은 실천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통합 지식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지식세포 시리즈’ 네 번째 책 『풍, 빠져드는 강 이야기』 속에는 세계 강의 역사와 함께, 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토론 주제가 들어 있습니다. 부록에서는 우리나라 10대 강, 세계 10대 강, 북한의 강 사전을 만날 수 있답니다.

 

 

 

책내용

 

 

인류는 강에게 무슨 일을 저질렀나?

 세계 4대문명에서 한강의 역사까지, 출렁출렁 대는 강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을까요? 인류는 농사를 짓게 되면서 정착을 하고, 문명을 이루고, 나라를 세우게 되었지요. 이 모든 것은 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계 4대 문명을 비롯해서 세계 여러 나라는 강을 개발하면서 발전해갔지요. 하지만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 개발을 했을 경우에는 손을 쓸 수 없는 무시무시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강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답니다. 일본의 야나가와 강이 대표적인 경우이지요.

이 책에는 거대문명을 탄생시킨 강들, 경제발전과 나라의 성장에 바탕이 된 강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린 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류는 강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었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결국 자연의 심판을 받게 되었지요. 이 책의 주인공 거북이가 용왕님의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세계의 강을 둘러보면서 ‘살아 있는 강’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처럼, 어린이들도 강의 이야기 속으로 풍, 빠져서 ‘강 지킴이’가 되어 돌아오길 기대할게요.

 

 

강을 지키는 지혜가 가득 담긴 어린이 통합 인문서!

 

스스로 생각하기와 깊이 있는 토론을 끌어내는 ‘시크릿파일’에서는 논술의 주제로 등장할 만한 강과 관련된 주제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강이 인류 역사에 어떤 역할을 했으며, 현재 물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발이 정답인지,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 구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차례

 

시작하며

 

거대한 문명이 태어난 강들

황허 문명이 시작된 황허 강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낳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이집트 문명을 일으킨 나일 강

인더스 문명을 탄생시킨 인더스 강

 

경제 발전의 바탕이 된 강들

뱃길로 독일을 일으켜 세운 라인 강

미국 경제에 밑거름이 된 테네시 강

 

나라를 더 크게 성장시킨 강들

동남아시아 최대 왕조를 싹틔운 메콩 강

삼국시대의 최고 요충지였던 한 강

프랑스 대혁명의 물꼬가 된 센 강

 

자연의 소중함을 알린 강들

콜레라로 런던을 휩쓸었던 템스 강

숲이 파괴되면서 죽어가는 아마존 강

시민들의 힘으로 되살아난 야나가와 강

 

_ 마치며

 

풍, 빠져드는 부록 이야기

_ 우리나라 10대 강 사전

_ 세계 10대 강 사전

_ 초등 교과서 연계표

_ 강의 한국사 연표

_ 강의 세계사 연표

 

 

 

작가소개

 

저자 _ 꿈비행 www.dreamflight.kr

2004년 《어린이 삼국유사·삼국사기》로 역사 신드롬을 일으킨 꿈의 작가단이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지식세포를 무한 증식시키기 위해 다시 하늘로 날았다. 꿈비행의 작가들은 정성스레 배양한 수많은 지식세포가 어린이 독자의 두뇌 속에 쏙쏙 들어가 새로운 지식세포로 쑥쑥 자라나기를 꿈꾸고 있다.

 

◆ 꿈비행이 쓴 책들 ◆

《톡, 까놓는 씨앗 이야기》, 《쫑, 나지 않는 씨앗 이야기》, 《풍, 빠져드는 강 이야기》, 《세상 모든 건축가들의 건축 이야기》, 《벌렐레 1, 2권》, 《홍가왕》, 《더 그림》, 《어린이 삼국유사·삼국사기》, 《세계문학 갤러리》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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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못했더라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테다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2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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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도서]아름다운 우리 고소설

간호윤 저
김영사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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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암~좋은 책인데..선생들한테 참 좋은 책인데..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우리 고소설(이하 고소설)>에 대한 보고서 같은 책인데, 또한 아주 재밌기도 한데 일일이 모두 소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개를 안 하자니 주옥같은 <고소설>을 소개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뜬금 없겠지만 <고소설>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 줄 아시는가? 고등학교 교과서를 제외하고 <고소설>을 소개하는 책들이 손으로 꼽을 정도라서, 또 <고소설>을 모티브로 쓴 소설조차 손으로 꼽을 정도라서 솔직히 별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무려 '859종'이나 된단다.

 

  이 가운데에는 '1종 1편'도 있지만, <조웅전>과 같은 경우에는 무려 4백 편에 달하는 '이본(異本)'이 있고, <삼국지>만 하여도 <언삼국지>, <삼국지연의>, <무쌍언문삼국지> 등 2백여 편에 가까운 '이본'이 있는데, '859종'이란 숫자는 이를 '1종'으로 본 숫자란다. 만약 평균으로 어림잡아 '1종'에 '5편씩'만 잡아도 무려 4천여 편이 넘는 <고소설>이 있는 셈이다. 여러분은 얼마나 읽어보셨는가?

 

  물론 이 책에 이 모든 <고소설>을 소개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 고전문학의 진수를 정말 알차게 읽어볼 수 있도록 작품 하나하나 자세하게 소개하였다. 그래서 이 책의 소개는 각 작품의 소개를 하는 것보다 글쓴이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픈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왜 <소설>을 천대하였더냐..

  아무래도 우리는 역사적으로 <소설>이라는 장르가 그닥 발달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 소설장르를 배울 때에도 외국의 것을 먼저 접하고 배우기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특히나 <고전>쪽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명작소설>이라는 것도 어린이나 어른이나 대상을 가릴 것도 없이 <세계명작>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외국의 것을 읽으니 말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소설>장르를 허황된 내용을 다뤘다는 까닭도 있겠지만, <소설>장르가 당시 사회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비판하는 기능까지 있다는 점에서 당시 <지배층>이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며 검열(?)을 한 까닭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고소설>에도 당시 사회문제점을 비판하는 내용의 소설이 있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소설가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김시습>, <김만중>, <박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엄청난 뒷탈이 두려워 이름조차 밝히지 못한 <작자 미상>도 참 많다.

 

 우리 고소설의 특징을 말하자면..

  한편 대체로 <우리 고소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배계층은 대개 당시 사회질서를 옹호하는 내용을 <한자>로 썼고, 피지배계층은 당시 사회질서의 모순과 지배계층의 비리를 <한글>로 썼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고소설>이 이에 따라 구분지을 수는 없으나 대체로 이런 경향을 띄었다는 점에서 기억해둘만 하다.

 

  또 하나는, <우리 고소설>은 유독 <현실-꿈-현실>을 오가는 '몽유계열 소설'이 많은데, 이는 당시 모순된 사회질서를 비판하거나 지배층인 양반의 무능, 심지어 임금을 잘잘못을 비판할 때 유용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실에 불만을 품은 이가 대놓고 비판을 하면 뒷탈이 두렵기 때문에 <작가 미상>이라고 숨기기도 하지만, 행여 들키더라도 <꿈속에서 한 일>이니 억지로 엮지 말라는 <안전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이만큼이나 우리 나라는 <소설>에 대해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결과 <활발한 문예활동>을 벌일 수 없었던 것이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정조'임금마저 <문체반정>이라하여 <소설>을 쓰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였다니 우리 <고소설사>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고이자 으뜸인 인쇄술을 갖추고서도..

  더욱 아쉬운 것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활자 인쇄술>을 갖추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대중화시키지 못하고 사장시켰다는 점이다. 같은 시기 유럽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뒤진 인쇄술로도 <르네상스>를 이끌어 <문예부흥>을 이룩했고, 17~18세기에 급속한 발달로 이어져 현재 세계를 이끄는 자리에 오른 점을 보았을 때 정말 아쉽고도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것을 더욱 아끼고 사랑할지어다

  그런데 이미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서 옛 상처를 아파하기보다는 지금 현재 가려운 곳을 긁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고소설>도 수적으로도 외국의 것 못지 않고, 질적으로도 외국의 것에 못지 않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고소설>에 대한 몰이해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렇게나 많은 우리 고소설을 통해 나름의 고찰과 연구를 하지 않고서 어찌 외국의 것에만 그리 열을 올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과거에는 어쩔 수 없다손치더라도 왜 현재에도 이런 고찰과 연구에 열을 올리지 않느냐는 물음에 적당한 답을 구할 수 없었다. 아니 실제로는 한창 연구 중인데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훌륭한 일에 홍보가 부족하냐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남을 탓할 처지는 못 된다. 나름 아이들과 <고전문학>을 공부하여서 꽤나 안다고 자만하고 오만했던 나이기에 이 책을 훑어보고 또 훑어보면서 가슴 한켠에 무거운 짐을 둔 것마냥 짐스럽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은 기회를 계기로 삼아 꾸준히 <고전문학>을 또 더 나아가 <우리 고소설>을 접해볼 작정이다. 짧은 시간에 헐레벌떡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었다.

 

  곁에 두고 한쪽 한쪽 주석을 달려 읽어볼 작정이다. 구할 수 있다면 고소설을 탐독하며 연구도 할 작정이다. 물론 아이들과 수업할 때 필요하기도 하여서 그런 것이지만 한국인으로서 제 나라의 것조차 섭렵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것을 탐독하는 것만으로 교양을 쌓을 수는 없다고 본다. 이래저래 <한국다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서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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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마라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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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폭력과 성스러움

르네 지라르 저/김진식,박무호 공역
민음사 | 200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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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깜냥이 부족한 걸..

  역시 <사상>이나 <종교>를 다룬 책은 활자를 그냥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물론 특정한 사상이나 이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배경이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두루 익히고 물들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그것에 대해 배격하거나 맞서게 된, 그래서 결국에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그것>이 대두되는 일련의 과정을 단 한 권의 책을 읽고서 모두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찬가지로 <종교>를 읽어낼 때에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물론 사상이나 이념과는 달리 종교는 그 끊임없는 생명력 때문에 완전히 사라지거나 새로운 종교로 인해 완전히 달라지기는 그것보다 어려울 테지만, 종교 또한 비슷한 과정을 통해 <생성-부흥-쇠퇴(또다시 새로운 종교 등장)>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틀림없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한 권을 읽고서 이 책의 모든 것을 단박에 알만한 내용을 풀어낼 깜냥이 없기에 이 책의 뒤에 수록된 <역자 해제>를 참고 삼아 어려운 활자가 주는 난해함을 간단히 도식화하여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때로 비약적인 설명과 잘못된 이해가 보인다면 이는 이 책을 잘못 읽는 내 탓이지, 이 책이 하등 가치가 없다거나 오류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그래도 간신히 이해한 것은..

  오만하게도 이 책을 단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한 폭력은 없다>이다. 지라르는 폭력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는데, 하나는 <이로운 폭력>이고, 다른 하나는 <해로운 폭력>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지라르는 <희생양>을 예로 들었다.

 

  <희생양>이라는 것은 원래 종교적 제사의식 때 희생물로 바치던 양을 이르는 말인데, 지금은 의미가 확대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화를 끼치기 전에 그 화를 대신 덤터기 씌우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다수>가 피해를 받는 것을 대신해 <소수>가 피해를 받아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꼭 필요한 대상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어떠한 폭력이든 나쁘다는 것은 사실이고..

  여기서 <해로운 폭력>이란 모두(다수)에게 끼칠 피해를 끼치는 대상이 저지르는 억압을 일컫고 <이로운 폭력>이란 모두에게 끼칠 피해를 축소시켜 일부(소수)만이 희생을 당하도록 이끄는 대상이 저지르는 억압을 일컫는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 <해로운 폭력>을 [폭력]이라 부르고, <이로운 폭력>을 [성스러운 행동]이라 일컫기 마련인데 지라르는 이것이 과연 그렇느냐고 되묻고 있다.

 

  살짝 처지와 관점을 바꿔보면 그 어느 것도 [폭력]임에 틀림없다. 위에서 보듯이 <해로운 폭력>이든 <이로운 폭력>이든 강압적이며 억압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은 같다. 그런데도 어느 하나는 있어서는 안 되는 [폭력]으로 단정짓고, 다른 하나는 [성스러움]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느냔 말이다. 누구나 당하는 처지가 되면 어떠한 폭력이든 [폭력]으로 느낄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이는 희생양으로 선택된 이들이 <외국인>이거나 <장애인>, <여성> 등 대개 제대로 저항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이들인 것만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처럼 저항하기 힘들고, 저항한다해도 <다수의 횡포와 폭력> 앞에서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기에 더욱 폭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진짜 폭력이 무엇인지 <속이려 한다>는 점에서 정말 무시무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버젓이 폭력이 일어나고..

  그런데 전세계 곳곳에서 이런 속임수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상과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 되고 있으며, 심지어 그렇게 희생당하는 처지에 놓이고서도 <영광>이라든지 <영웅> 대접을 받기에 이르는 것을 볼 적에는 심한 혼란을 일으키고도 남는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지라르도 이 책을 통해서 이를 여러 가지로 입증하려고 하였지만 정작 <지배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폭력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으로 <피지배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땐 그 어느 것도 폭력이 아닌 것이 없다>라는 <인식의 전환점>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고 본다. 궁극적으로 모든 폭력을 막을 도리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본 것이다.

 

 애써 자신은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려하지 않는다

  단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당연하다는 <공리주의적 성스러움> 따위로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하는데 그쳤다고 본다. 물론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고 불의는 반드시 패배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만, 정의가 승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너무도 길고, 불의가 판을 치는 혼란한 시간은 너무도 길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폭력>에 길들여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길들여진 우리는 쓸데없이 <폭력>을 구분하고, 그 일부를 정당화하려 애쓰며 <성스러운 폭력>도 있다고 자위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는 얼마든지 폭력을 저지를 힘을 갖추고도 <정의의 사도>처럼 구는 <슈퍼히어로>의 등장에 열광하는 모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이 슈퍼히어로가 <도덕적>으로, <정신적>으로 살짝 불안정한 모습을 띔에도 아무런 걱정없이 <정의의 폭력>이 <불의의 폭력>을 잠재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권력> 또한 불의에 맞서는 정의의 폭력으로 둔갑하여 제대로 무장조차 하지 않은 시민들을 최루탄으로, 몽둥이로, 물대포로...이제는 음향대포까지 갖추고서 폭력을 저지를 대상을 찾는 형국이다. 물론 어떠한 형태로든(언어폭력도 폭력이니까) 폭력에 맞서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폭력을 저지르고서도 떳떳하게 드러내놓고 자랑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참을 수 없는 폭력의 가벼움

  [폭력과 성스러움]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고 가벼운 것이 아닐까.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진면목은 이 점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정말 보석과도 같은 책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는데 정말 난해한 설명을 한다는 점이 아쉽고 또 안타깝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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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카이사르를 읽냐고? 얼마나 재미있는데!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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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도서]엠퍼러 1

콘 이굴던 저/변경옥 역
소담출판사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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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을 허구로 읽다

  <역사>를 <소설>로 읽는다는 것은 묘한 흥분을 일게 한다. 역사는 <사실(fact)>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전하는데 반해, 소설은 <허구(fiction)>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 <역사소설>을 <팩션(faction)>이라고도 부르는데, 하여튼 역사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온갖 흥분에 휩싸이는 경험이다.

 

  더구나 <로마>라니, 거기에 <카이사르>라니. 그가 실제로 행한 업적(사실)만으로도 흥분에 휩싸일만한데, 그에 대한 이야기(허구)는 또 어찌 펼쳐질지 정말정말 흥분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기대는 두터운 분량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이 더해주었고, 앞으로 이런 손맛을 6권이나 더 느낄 수 있다는 사실(fact)에 정말정말 행복(fiction)했다.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이 펼쳐지고..

  이야기의 시작은 가이우스(카이사르의 어릴 적 불렸을 이름)와 그의 친구 마르쿠스의 <악동시절> 이야기다. 사내아이의 어린 시절이 대개 그렇듯이 말썽을 피우며 돌아다닌다. 이런 아이들을 부모님은 걱정반 기대반인 심정으로 무탈하게 지나가길 기대할 뿐인 것까지는 보통의 집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제왕(emperor)으로 키울 아이는 뭔가 다른 것이 있는 만큼 이 말썽꾸러기들은 곧 제왕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이란 이름으로 때론 고통스럽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위험천만한 일도 겪는다. 과연 요즘 부모님들 가운데 이런 장면을 보고서도 태연히 지켜볼 수 있을까 싶다. 그렇지만 가이우스의 아버지는 당연한 교육을 한다는 듯이 그저 이겨내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 선생인 처지에서 이런 부모님을 만난다면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런 직업병이 또 도졌다. 교육이야기만 나오면...

 

 더 이상의 줄거리는 쉿!

  이 이상 줄거리는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하소설>에서 줄거리를 주절주절 거리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장편소설을 쓸 수 있을 테고, 또 유명한 인물의 이야기이니 웬만한 굵직한 사건은 조금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테며, 또한 유명한 이야기일수록 아껴야 읽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하나쯤 귀띔을 한다면, 뒤친이(옮긴이)가 <뒷이야기>에 써놓기도 했지만 변변한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뼈대에 살을 덧붙여서 풀어놓았다는 점이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일망정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밝히면서 말이다.

 

  카이사르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카이사르가 비교적 늦은 나이에(마흔살 넘어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 노련한 정치가이자 용맹한 군인이며 희대의 바람둥이였던 카이사르의 어린시절이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 <엠퍼러 1권>은 이런 카이사르의 어린시절을 빠른 전개로 보여주면서 피를 튀기는 장면에서도 그저 큰 강이 흐르듯이 담담히 펼쳐진다. 이는 글쓴이의 필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보여줄 수 없는 담담함일 것이다.

 

 강력히 추천한다

  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 줄거리를 뺀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알아야 할 사항들은 이쯤에서 그쳐도 충분할 것이다. 이제는 이 책을 읽을 때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2권을 넘어 마지막 권까지 읽을 것이고,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고 해도 마지막 권까지 다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장르를 좋아하고, 그 가운데 로마를 좋아하며, 수많은 인물 가운데 <카이사르>를 보다 생생히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1권의 마지막에서는 <술라의 독재시절>이 한창이다. 이제 공화정을 회복하려는 세력이 꿈틀대고, 그 가운데 카이사르는 또 다른 독재관이 되려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아직은 소년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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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가 뜬금없이 열받은...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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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도서]색깔을 먹는 나무

원유순 저/조수경 그림
시공주니어 | 200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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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고는...

  제목이 <색깔>을 먹는 나무라길래 나름 판타지 동화쯤으로 생각했었다. 카멜레온처럼 이색 저색으로 바뀌면서 색깔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풍경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래된 나무 이야기를 말이다. 그런데 웬 걸? 처음부터 <영어교육>과 <조기유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니 <해외입양>의 문제를 지적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색깔 먹는 나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푸근한 이미지도 없고 아주 나쁜 캐릭터로 나온다.

 

 대강의 이야기는...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귀가 아주 얇은 엄마는 영어를 꽉 잡는데에는 유학만한 게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아들을 해외유학길에 오르게 한다. 그러나 아들은 숫기도 없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소심한 아이이기 때문에 순전히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영국으로 떠나는 것을 마뜩찮아 한다.

 

  물론 혼자 떠난 것은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영국유학 경험이 많은 친구 편에 같이 가는 것이긴 하지만 친구라고 있는 게 영국가서는 한국말로 하지 말고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고 단단히 주의를 주는 밥맛이다. 주인공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도 두려운데다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에 더욱 겁을 먹게 된다.

 

  문제는 이 뿐이 아니다. 주인공이 유학길에 오르기 위한 비용을 마련한 것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살던 옛집을 팔아서 만든 돈이었다. 이 일로 할아버지께 죄스런 마음이 들었고, 유학을 가는 것에 반대하던 아버지마저 영어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며 부담을 주어서 더욱 주눅이 들었다.

 

  영국에 무사히 도착은 했지만 예상한 대로 유일하게 말붙이가 되어 주어야 할 친구는 안면을 싹 바꿔서 영어로만 말하기 시작하고, 식사시간이 되어 먹는 음식은 온통 버터투성이라 느끼해서 입맛마저 뚝 떨어졌다. 그래도 학교에 가니 몇몇 한국학생들이 있어서 어려운 가운데에서 한줄기 빛이 되곤 했다. 그런데 주인공을 유난히 째려보는 듯한 여학생이 등장하는데...

 

  결론부터 말을 하면, 이 여학생은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계 스웨덴사람이다. 물론 한국말은 거의 못하고 한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분노를 품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이 유학을 오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여학생은 한국말과 영어에 서툴고, 주인공은 영어에 서툴러 서로 의사소통조차 하지 못한 채 말 한마디 못하고 아웅다웅하게 된다.

 

  이렇게 힘들게 유학생활을 하던 주인공은 결국 향수병에 걸리고 만다. 문화도 낯설고, 음식도 입에 맛지 않은 데다가 배우려고 한 영어도 쉽게 배우질 못해 끙끙대는 데도 같이 온 친구는 영어도 배울 겸 여학생과 시시덕거더리기만 하니 병에 걸릴 만도 하다. 이 즈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색깔 먹는 나무>다.

 

  <색깔 먹는 나무>는 보통의 사람에게는 보이질 않고 <말벗도 없이 외롭게 지내는 이>에게만 보이는 나무다. 나무의 이름은 바벨인데, 이름에 걸맞게 <색깔>을 바벨에게 내주기만 하면 두둥실 나무 위로 올라가서 누구하고도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답답한 마음을 떨치고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는 신기한 나무다. 이름에 걸맞다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이기 때문이다. 외롭게 지내던 주인공에게는 딱 안성마춤이었다. 그러나 흠이라면 자신이 내준 <색깔>은 영원히 잃어버린다는 점이지만...

 

 <색깔>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색깔>을 내준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색깔>이란 '자기 자신의 개성이나 자아정체성, 더 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를 일컫는 것'일 게다. 지은이는 <색깔>을 말하면서 여러 가지 뜻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자 하였던 것 같다.

 

  다시 말해, 색깔 먹는 나무 바벨에게 자기 색깔을 내어주는 것은 작게 보면 자신의 개성을 잃어버리고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뜻하며, 동시에 자국의 문화를 잃어버리고 강대국 또는 선진국의 선진문물을 주체없이 받아들여서 자기 나라 전통문화를 훼손하거나 잃어버림을 뜻한다.

 

  지은이는 이에 대해 서문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밝혀 놓았다. 외국의 친구가 말하길. 한국친구들은 왜 자신의 원래 이름은 놔두고 영어이름을 짓느냐고 물었단다. 이에 대해 지은이의 대답은. 외국사람들은 한국이름을 발음하기 힘들어하니 부르기 편하라고 그런다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외국 친구는 "퍽이나 친절하구나"라며 비아냥 섞인 말을 들었다는 경험담을 옮기며 이 책을 쓴 동기를 밝혔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왜 외국인에게, 특히 서양사람들에게 이토록 친절(?)을 베푸는 것일까? 더이상 '동방예의지국'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듯 하다. 이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것, 우리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드높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의 이름이 서양인이 발음하기 힘든 것마저도 '한국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이름을 부르는 것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이 진국'이라면 이름을 부르기 어렵다고 놀려먹거나 따돌리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는 애써 감추려 하고 심지어는 아예 없는 듯이 행동한다. 아니 더 나아가서 외국스럽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기에 이른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민족주의나 국수주의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점점 세계는 좁아지고 각 나라의 문화는 서로 섞이는 마당에 우리 것만 옳다고 좋다고 우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시대라고 하더라도 '우리것'을 주체로 삼고 '남것'을 품는 식으로 나아가야지 '우리것'을 미련없이 버리고 '남것'을 쫓을 수는 없지 않느냔 말이다.

 

 책 읽다가 슬슬 열받기 시작하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점점 '우리것'을 잃어가는 형국이다. 말글살이부터 그러하다. 우리말은 태고적부터 있어 왔으나 우리글이 없었던 시절이 길었던 탓에 이웃나라의 글을 빌어와 썼으나 이마저도 '이두'나 '향찰'로 '우리식'대로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래도 우리것을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학문>과 <사상>을 빌어온 것이 삐걱대어 마침내 '우리것'을 업수이 여기기 시작하였다. 이를 심히 걱정하던 임금께서 우리말글살이를 풍부하게 하고 흥성하게 할 <우리글>을 손수 만들었으나 이 또한 500여 년이나 소홀히 여기는 바람에 결국 나라를 빼앗기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일깨었던 것이다. 곧 우리말글살이는 그저 우리가 편히 쓰고 말 것이 아니라 '우리얼'이자 '우리혼'이라던 선각자의 말씀을 온 백성들이 깨우쳤단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우리것'을 업수이 여기던 놈들(매국노, 친일파 따위)이 해방 뒤 어수선한 틈을 타 정권을 휘어잡고서 또다시 '우리얼'이고 '혼'인 말글살이를 <오염>시키기에 바빴다. 그것이 저들이 영구히 정권을 잡을 유일한 길인 것처럼 말이다.

 

 흥분하더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고..

  우리의 학문과 사상체계를 우리말글로 채우지 못하고, 이를 간단히 도식시키자면, <한자어(중국어)>로 채워놓더니 일제가 강제로 <일본어>로 채우고, 해방 뒤 이 빈자리를 <영어(미국어)>로 채워놓았단 말이다. 그래서 우리말글살이는 온통 한자어투성이에, 일본어잔재가 남고, 이제 영어가 우리말글을 오염시키는 형국이란 말이다. 이는 출세하려면 한자어에 능하고, 일본어, 영어를 잘해야 하던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한자와 일본어, 영어를 배우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한자어는 우리 역사를 돌아보아도 '중국것'이기보다는 '우리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고, 일본어에서, 영어에서 유래한 용어를 단박에 솎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요는 이렇게 오염(?)되었으니 이제는 점점 우리말글살이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진데 되려 거꾸로 가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국어와 자국문화를 왕성하게 습득할 어린 나이에 <조기유학>을 보내버려 '한국인'도 그렇다고 '그나라사람'도 아닌 사람으로 길러내는 풍조를 우려하는 것이며, 아무리 영어를 배우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자녀의 혀뿌리를 잘라내는 등 유난스러울 까닭을 모르겠다는 말이다. 이제는 온 국민이 해외유학을 갈 수 없으니 국가가 나서서 곳곳에 <영어마을>을 만들어 국민들의 목마름을 해갈하려하고 있다. 막아도 시원찮을 마당에 말이다.

 

 급기야 해결방안까지 내놓으니...

  '오렌지'를 애써 '어륀지'라고 하지 말자. 하려고도 말자. 그냥 '귤'이라고 해도 무방하고 꼭 품종을 따지고 들어 궂이 구분해야 속이 시원하다면 그냥 생긴 것에 따라 '큰귤', '동그란귤' 색깔에 따라 '진노랑귤', '연노랑귤' 또는 '외국귤'(좀더 세분하여 '브라질귤', '캘리포니아귤'이라고 해도 좋다)이라고 해도 큰일나지 않는다.

 

  현재 패션잡지를 보면 가관이다. <이공일공 에프더블유 트랜드는 스티치한 디테일과 빅버튼이 큐트한 오렌지 컬러 코트가...> 이를 우리글로 뒤쳐보면 <올 가을겨울엔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마무리하고 큰 단추가 아주 귀여운 브라질귤색 외투가 인기를 끌...> 난 이런 문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또 <스티치>라는 단어가 언뜻 해석이 안 되어 검색까지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을 때는 머리가 띵~할 지경이었다.

 

 진정이 되나 싶었는데..마지막 하이킥! 아니아니 높이차기!

  어린이를 위한 책 한 권을 보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내 자식은 <외국어공부>보다 <우리말글살이>부터 꼼꼼히 다지는 데 중점을 둘 것이며, 우리 <색깔>이 무엇인지부터 가르친 연후에 <해외유학>을 보내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그리고 나에게, 더구나 <사교육계의 현실>에 빠삭한 나에게 '그런 식으로 가르쳐서야 자식 잘 가르쳤다고 할 수..' 이따위 소리를 한다면. 그 예쁜 입에 식용버터 좔좔 바른 총각김치를 꼭꼭 씹어드시게 할 테다. 이 멀마나 어울리지 않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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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온..(20) | 異之我...또 다른 나 2010-10-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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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불편하다.

 

 누구의 <리뷰>를 읽고

 <호기심>이 일거나 <공감>을 해서

 '그 분의 리뷰를 읽고 책을 구입하는 거예요'라는

 뜻으로 책을 구입하려고 하는 데.

 

 책을 여러 권 몰아서 구입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분 것, 저분 것 담아도

 모두에게 <에드온 적립금>이 돌아가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카트에

 '이 책은 <어느 분>에게 에드온이 달린 책입니다'라는

 뜻을 담아 조그만 <꼬리표>라도 달렸으면 좋겠다.

 

 매달 5만 원 이상의 책을 구매하고 있는데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리뷰를 쓰는 분들에게 작은 보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에드온>이 시작 될 즈음부터

 이런 의미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미미하고

 딴에는 하릴없는 이벤트가 된 것 같아서

 아쉽다.

 

 활성화만 된다면 대박날 수도 있을 텐데..에휴~

 혹시 나만 못 받은 건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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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대학 안내서를 앞에 두고서.. | 2010년에 쓴 리뷰들 2010-10-1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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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도서]MT 화학

이익모 저
장서가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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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대학..대학

  우리 나라만큼 온 국민이 대학에 가길 바라고, 국가는 그런 국민들의 열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대학입시>를 관리해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학생활에 대한 <안내>는 태부족이라서 학생들은 막연히 대학에 진학하길 꿈꾸고, 아무런 준비도 없고, 꿈도 목표도 희망도 없이 대학에 입학한 다음에는 방황 아닌 방황을 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학부>나 <학과>도 많아서 웬만한 정보력 없이는 당최 대학에 들어가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 지도 모르는 학생들 참 많다. 이런 현실에서 학생들은 오로지 <성적>만으로 자신이 들어가야할 대학을 선택한다. 그래서 대학을 <간판>으로 생각한다던가 얼마 배우지도 않았는데도 <전과(과를 바꿈)>나 <편입>을 하려는 학생들도 많다.

 

 대학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이런 차에 청어람에서 <Map of Teen> 시리즈가 나왔다. <나의 미래 공부>라는 부제를 달았을 정도로 예비대학생들에게 참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먼저 <관련학과>에 대한 예비지식으로 '학과'를 <계열별>로 구분해 놓았다. 물론 실제로는 더욱 세분화되어 있지만 대략적인 정보로는 충분할 것이다.

 

  다음으로 글쓴이가 직접 관련학과에 대한 배경지식을 소개한다. 이 부분은 시리즈마다 다를 테니 자신의 관심분야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화학>을 '우리 주변 물질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소개하였다. 또 현대 문명의 원천으로서 건강과 복지, 환경, 에너지 등 미래의 유망 산업이 동력원이자 현대 문명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학문이라고 하였다. 이는 화학 뿐만 아니라 과학분야라면 모두 해당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역시 <기본>에 충실한 것 만큼 훌륭한 설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엿보이고..

  또한 <화학>공부를 잘 하는 비법을 소개하였으며, <화학관련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지, <화학과 대학생>의 대학생활은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한 소개도 있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을 읽는 이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 아쉬웠는데 <분량>이 얼마 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아쉬운 점을 보완하려는 것인지 <화학과>를 선택하면 <무엇>을 배우는 지에 대한 내용은 아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현직 교수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여서 <미래의 화학도>로서 <무엇>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지 궁금증을 해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아쉬운 것이 중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벅찬 내용이라서..어쩌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경험'이 될 것 같은 우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화학과>에 진학하면 앞으로 어떤 전망이 있는 지 설명하며, 글쓴이가 들려주는 <자신의 경험담>이 실렸다. 앞의 전망하는 내용은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목표를 삼는데 아주 소중한 조언이 될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지만...좀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닌 것이 조금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전문가>와 <초보자>, 둘 사이의 깊은 골

  전체적으로는 조율이 잘 된 악기처럼 훌륭한 안내서였다. 그러나 이 책을 연주할 당사자, 다시 말해, 초보자인 학생들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를 생각하면 전문연주가가 막 감동적인 연주를 마치고 놓아둔 악기를 들고서 똑같이 연주하려 흉내를 내는 모습이 떠오른다. 좀 더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책이 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말이다.

 

  하긴 딱히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만큼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격차는 크고, 깊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기 때문이다. 아니 다양한 분야의 모든 과목을 보통 이상으로 잘 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공부법과 한 가지 분야를 깊고 깊게 공부해야 하는 대학교의 학문하는 법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이 자신이 공부할 전공분야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자신의 적성을 살려서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부를 한다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둘 사이의 골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성적지상주의>나 <과도한 경쟁구도>를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는 더이상 좋은 해결법을 찾긴 애초에 글렀을 테지만..

 

  좋은 책을 앞에 두고서 어리석은 고민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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