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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쪼그만 역사보다 빅 히스토리가 마음에 들 것입니다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9-2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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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빅 히스토리 BIG HISTORY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공저/조지형 역
해나무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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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거대사'를 접해본 분들은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역사'는 인류의 발자취만을 따라가다보니 최초의 인류와 구석기-신석기를 다룬 고작 10만 년을 거슬러 올라갈 뿐이고, 주로 다루는 기간은 '기록(사료)'이 남아 있는 5000년 역사가 전부이니 말이다. 반면에 <빅 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거대한 역사를 보여준다. 우주가 탄생한 137억 년 전부터 시작하는 장대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어찌보면 '과학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읽어보면 안다.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지구의 역사를 만나고, 최종적으로 우주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탐색하게 되는 경험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우주-지구-인류의 역사를 나열한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같은 글쓴이가 쓴 <세계사의 새로운 대안 '거대사'(서해문집)>의 확장판 같은 느낌도 든다. 새 소식과 새로운 내용만 덧붙인 '증보판'과는 다른 더 넓고, 더 깊은 내용을 다뤘다는 의미로써 말이다. 앞선 책이 단순한 나열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 책은 '우리는 왜 기나긴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하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그렇다면 기나긴 역사를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하는 질문으로 마무리하여, 앞선 책보다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맺는 책이 과연 재미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수업과 역사수업을 동시에 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분명 시작은 과학으로 시작한 것 같은데, 배우기는 역사를 배운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아, 물론 질문에 대한 답도 친절하게 담겨 있으니 부담없이 읽으면 저절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어보았는가? 이 책의 부제가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라서 그런지 몰라도 두 책이 전개해나가는 방향이 사뭇 흡사하다. 빌 브라이슨의 책이 글쓴이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며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반면에, 데이비드 크리스턴의 책이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답변으로 독자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점이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과학적인 증명 방법으로 역사적인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은 참으로 흡사하다.

 

  최재천은 지식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통섭'이라는 말을 꺼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에는 교과서에서도 '융합교육'을 접목하였다고 할 정도로 '지식의 융합적 만남'이 어색하지 않다. 다치바나 다카시도 <도쿄대 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책에서 '이과와 문과의 통합'을 일찍이 이야기했지만, 이젠 시대적 대세가 아닌가 싶다. '융합' 말이다.

 

  우리 역사교육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답답한 것이, 아직도 우리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통합하지 못하고 여전히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 배우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세계사라는 큰 틀에 우리 역사를 녹이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우리 역사 스스로도 세계사를 품지 못한 까닭이 더 크다고 본다. 이는 매우 근시안적인 교육방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더 웃지 못할 일은 그런 좁디 좁은 프레임(틀) 안에서조차 진보와 보수 적인, 종북과 극우 적인 '사관논쟁'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좁은 안목으로 세계 일류를 꿈꾸는 것인지 알 턱이 없지만, 암튼 '거대사'라고 하는 융합적 사고를 통해 유연한 사고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쫌.

 

  역사는 종종 바다처럼 넓고 깊은 학문이라고 빗대곤 한다. 역사라는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려면 굉장한 실력을 쌓거나 엄청난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요. 왜냐면 바다는 꽉 차있기 때문에 더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헤엄치기 위해 엄청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대사'는 우주처럼 넓고 또 팽창하는 학문이라고 빗댈 수 있겠다. 우주라는 공간은 텅 빈 공간이기 때문에 우주선이나 우주복의 도움만 받는다면 굉장히 안전하게(?) 우주헤엄(유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력'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힘이 자유롭고 광활한 우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기에 초반에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든든한 우주선, 또 우주복이 되어 그 힘든 고난을 쉽게 이겨내게 해줄 것이다.

 

  단언컨대, 이 책이 딱딱한 역사책에 대한 편견을 날려보내 줄 것이다. 역사와 과학의 문외한이라도 이 책만 읽으면 역사도, 과학도 단박에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짓말 쬐끔 많~이 덧붙여서 말이다. 재미는? 보장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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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는 참 대단해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9-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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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일주

박유찬 저
나무자전거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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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유행인 듯 싶다. 우리 말로 뒤치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목록' 쯤 될텐데, 이런 목록이 전부터 없었으면 모를까. 이제서 새삼스레 유행처럼 번지는 까닭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에 연연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잘'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 탓이 아닐까 싶다. 아닌게 아니라 '버킷 리스트'가 유행하기에 앞서서 '웰빙'이라는 말이 들불 번지듯 번졌던 때가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삶은 여전히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까닭에 '웰빙'이니 '버킷 리스트'니 그닥 관심밖이다.

 

  그렇다. 난 '버킷 리스트' 같은 낱말을 앞에 두고도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한 사람이다. 요즘 사람치고는 참 별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난 '버킷 리스트', 별루다.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도 '잘' 살까 말까 하는 판국에 '유유자적'하는 신분이나 계급 들의 입에서나 주워 섬길 법한 '사치'스런 말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염세주의자들의 입속에서 굴러다니는 말이 어쩌다가 서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말로 여겨져서 유행처럼 번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암튼 내게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그처럼 섬뜩하게 다가온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궁금해서 어원을 조사해본 적이 있었다. 서양에서 자살한 사람의 머리를 받는 통에서 비롯된 말이란다. 목 매달아 죽는 것도 아니고, 자살할 때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꼴이 볼썽사나워서 잘린 머리가 골~인하는 통이라니...그때부터였나보다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살갑게 다가오지 않은 까닭은.

 

  여하튼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목록' 가운데 으뜸이 바로 '세계일주'라고 이 책을 쓴 글쓴이는 말한다. 뭐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다. 그 말이 맞든 틀리든, 그만큼 '여행'에 대한 요즘 사람들의 희망과 갈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할 테다.

 

  '지구 한 바퀴'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나라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또 '모험'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성향 탓에, '안전제일주의'까지는 아니라도, 간간히 들려오는 외국에서 벌어진 안 좋은 풍문을 접할 때면 나라밖 구경은 되도록 책이나 영상으로만 하고 싶다.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 떠나면 알차게 보내고 오기 일쑤다. 나랑 여행을 다녀와서 즐겁지 않고, 기억에 남지 않았다고 한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워낙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사람이라서 어느곳, 어느장소에서 벌어진 역사적이거나 과학적인 사건 또는 인물 등의 유래를 줄줄 읊어대면 다들 좋아라 했다.

 

  난 단지 '준비'가 귀찮을 뿐이다. 그런데 글쓴이는 '세계일주'를 위해 1년 동안 철저히 준비를 했단다. 아오~난 못해. 거기에 다니던 직장까지 정리하고 떠나야만 하는 여행이라니...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사람이 쫌...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예전에 '바람의 딸, 한비야'가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라고 했을 때만 해도, 정말 '대다나다' 했는데, 그 뒤에 이런저런 제목을 달고 나오는 '세계일주' 책을 읽어보고 있노라면, 그 대단한 업적이 평가절하가 된 것은 아닌지 싶을 정도다.

 

  물론 세계는 넓고, 판에 박힌 듯이 똑같은 '세계일주'는 없겠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초록은 동색이고, 그 나물에 그 반찬인 듯한 느낌은 지우기 점점 힘들어져만 갔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쓴이도 그런 책들을 보며 꿈을 키웠고, 철저한 준비 끝에 드디어 실행에 옮긴 '꿈'일테니 절대 책의 가치를, 글쓴이의 여행기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내 입맛이 까다로워진 까닭에 이 책이 달갑게 읽히지 않은 탓이 크다.

 

  세계일주는 참으로 대단하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해서 예전보다 편해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늘 새로운 문제가 나와 온갖 불편을 감수하고 싸워 이겨야만 해낼 수 있는 '인간 한계의 극복'이기에 더 그렇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하나 있겠냐마는 그래도 세계일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다못해 비행기에 앉아만 있어도 수십 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 꼼짝없이 견뎌야 하는 극기의 일일텐데 말이다. 참 대단한 여행이 바로 세계일주일 것이다.

 

  감히 글쓴이의 마지막 여정을 상상해본다. 돌고 또 돌아 고국의 땅에 다시 발을 딪는 그 순간의 감흥은 무엇으로 표현할 것인가? 가슴 뿌듯하고 벅찬 느낌이 아니라 다시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버스, 또는 택시에 노곤한 몸을 실어야 하는 짜증 섞인 느낌은 아닐까? 대한민국의 교통체증이 어딜 도망가지는 않았을 테고, 온몸 가득 너저분하고 지독한 냄새에 주변 사람들이 왠 거지가 탔느냐고 짜증을 부릴 것도 같고...세계일주를 했다는 뿌듯함 뒤에는 이런 일상다반사스런 짜증나는 일들이 가득한 것은 아닐까?

 

  물론 겉은 꼬질꼬질할 지라도 일주를 마치고 난 뒤에 '변화된 나'는 꼬질꼬질하지 않을 테니...그깟 짜증쯤은 금세 떨쳐낼 수 있을 테고...보고, 듣고, 그리고 또다시 배운 한 바퀴, 새삼스레 대단해 보인다. 해보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고!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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