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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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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를 만드는 공식 따위는 제발 생각지도 마세요 | 2017년에 쓴 리뷰들 2017-11-19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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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천재가 아니야

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글/나오미양 그림/김민숙 역
시공주니어 | 201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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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자녀가 천재가 아닐까하는 착각은 흔히 한다. 그리고 그 '착각'은 아이의 생애 첫낱말이 입밖으로 나오고 첫걸음마를 뗄 때까지 '환상'으로 성장한다. 그러다 보통은 5~6살이 넘어갈즈음에 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환상이 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그 '환상'이 기대감으로 바뀐다. 이때쯤부터 부모의 '기대'는 아이에게 '성장'으로 작용한다. 부모의 기대가 크고 강할수록 아이의 성장은 '무럭무럭'이다. 아이는 스폰지처럼 흡수할 시기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 폭풍성장을 보여주는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혹은 그런 부모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 아이는 불행한 걸까?

 

  이 책은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함(?) 소녀와 천재 피아니스트인 오빠를 둔 부모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행복한 가족을 이룬다는 울트라초특급서스펜스스릴러를 다룬 이야기는 아니고, 천재적 재능을 가진 오빠에게 기대를 거는 엄마와 그러는 엄마에게 살짝 제동을 걸며 아들이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아빠 사이에서 평범하다 못해 자기 꿈을 핑계로 말썽을 피우는 여동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평범한 이야기다.

 

  살짝 복잡한 것 같아 다시 정리하면, 아빠, 엄마, 오빠, 여동생이 등장하는 이야기에 여동생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런데 오빠는 천재인데 여동생인 주인공은 평범한 아이다. 아니 축구선수로 활약하는 여자아이니까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빠가 천재 피아니스트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탓에 여동생이 평범해 보일 뿐이다. 이런 오빠가 자랑스러운 엄마는 천재인 오빠가 더욱 완벽해질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도 이런 오빠를 위해서 자신처럼 기꺼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빠는 생각이 다르다. 천재적인 소질을 가졌다고 해도 특별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냥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려고 노력(?)한다. 오빠는 그런 엄마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열심히 피아노 연습을 하지만 콩쿠르가 다가올수록 예민해져가는 자신에게 더욱 짜증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막내인 주인공은 축구 대회에서 큰 활약을 하는 꿈을 꾸며 나름대로 열심히 축구를 한다. 온가족이 온통 오빠에게 쏠린 관심에 속상해하면서도 유명한 오빠를 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한...평범한 소녀처럼 말이다. 그러다 오빠의 중요한 콩쿠르 대회와 주인공의 축구대회 날짜가 겹치며 사건이 벌어지는데...

 

  난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에게 '99%의 노력'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지만 '만들어진 천재'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어울리지 않는 비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천재가 타고나지 않고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아니 좀더 자세히, 천재를 만드는 '공식'이 있다면, 수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천재로 만들기 위해 아이의 삶을 그 '공식'에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삶이 부모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끔찍(?)한 일일 것인데, 부모가 믿는 공식(!)에 하나뿐인 내 삶의 전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은 더 끔찍하지 않을까.

 

  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가 어릴 적부터 그 재능을 꽃 피워 더욱 갈고 닦아 인류의 발자취에 크나큰 획을 긋고, 족적을 남기며, 나아가 인류 공영을 이루는 위인이 되기까지를 '공식' 나부랭이로 만들 수는 없다. 아니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의무적'으로 살아가야만 한단 말인가.

 

  흔히 우리 나라 교육과정으로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는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의 공교육과 사교육이 무작정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비록 천재를 키워낼 수는 없지만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데 어느 정도 성과는 낸 교육방식이기 때문이다. 정작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며 대다수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바로 '만들어지고 있는 천재'들이 아닐까 싶다.

 

  결국, 천재 피아니스트 오빠는 모두가 합격을 예상한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런 오빠를 인정하고 자연스레 받아주는 가족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내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오빠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박차고 나오는 모습이었다. 독설을 날리는 것을 즐기는 기성세대들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오빠를 탓할지도 모른다. 자기 음악을 하기에 앞서 먼저 대중적인 성공(!)을 이룬 뒤에 모색을 해야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성공했다한들 이미 '자신의 본 모습'은 없지 않은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대중들이 원하는 천재의 모습에 맞춰져 만들어져 버린 가짜 천재 말이다.

 

  진짜 천재는 많다. 모든 사람은 한 가지 재능을 타고난다는 말도 있으니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만 있어도 천재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초능력을 갖춘 영화 속 히어로마냥 특출날 뿐만 아니라 대중적 사랑까지 듬뿍 받고, 돈도 많이 벌어야 진짜 천재라고 오해하는 사회 분위기는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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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4        
3번만 읽어봐. 장담컨데, 넌 역사 100점!! | 2017년에 쓴 리뷰들 2017-11-1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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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 근대·현대 편

송영심 저
글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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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한다. 좋은 책을 읽을 때면 끝도 없이 끄적끄적거리는 나쁜 습관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는 느낌이 있더라도 이 책의 핵심만 짚고 나가야겠다. 그리고 이 책의 좋은 점을 3가지만 꼽겠다.

 

  첫째, 교과서에 충실하다. 이 책 표제에 '중학생'을 위해 썼다고 써있으니 당연히 '교과서'에 충실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미 수많은 '대체교과서'가 시중에 풀렸으나 교과서 내용에 충실하기는커녕 되려 교과서 내용과 상반된 내용이 수록되어 혼란만 가중시키는 책도 부지기수였으며,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수록하여 읽으나 마나 한 책들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특히, 교과서에 나오는, 다시 말해, 시험에 꼭 나오는 역사사건들을 꼼꼼히 나열하였다. 그것도 '시간순서'대로 늘어놓아서 역사흐름을 '시각적'으로도 익힐 수 있도록 편집한 점은 이 책이 빼어날 수밖에 없는 으뜸 요소일 것이다.

 

  둘째,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내용에 충실하다 자칫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읽어도 읽어도 뭔 내용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설명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애초에 독자를 중학생으로 선정한 이상 글을 이해하기 쉬워야만 한다. 그런데 이게 또 쉽지 않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작가가 어른의 관점에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을 하려다가보면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풀어 쓴 분이 '현직교사'라는 점이 이런 쉽지 않은 일을 해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수업에서 겪은 경험이 녹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나 역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건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 사건의 앞과 뒤를 인과 관계로 설명하려 드는 순간 내용은 방대해지고 복잡해져서 쉽게 풀어 설명하려는 선생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었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되도록 분량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때때로 함축적인 표현을 쓸 때도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했다. 그래서 교과서를 읽으면서 2% 부족했던 부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한국사와 세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미 시중에 한국사와 세계사를 한 권으로 마스터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실제로 읽었을 때 둘을 하나로 아우른 책은 그닥 많지 않다. 그 까닭은 단순하다. 방대한 역사를 한 권으로 담아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가능했다. 어떻게? 바로 '3단'으로 편집한 점이다. 물론 이런 '다단편집'을 한 책이 최초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앞선 책들이 불가능했던 '한 눈 편집'이 이 책에서는 가능했을까? 그건 첫째와 둘째 장점을 '3단 편집'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편집을 한 것이 기본이다. 뭐, 편년체니 기전체니...어려운 설명은 피하겠다. 마치 일기를 읽듯, 날짜의 흐름에 따라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여기에 맛깔나게 삽입된 '사진 편집'은 동양의 여백의 미를 서양의 채색으로 완성한 듯하다고 표현하면 적절하려나...암튼 읽을 수록 '사건의 흐름'이 머릿속에 새겨지는 편집의 기술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리하면,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편집된 역사내용의 주요골자는 '세계사'로 삼고, 그 세계사 틈바구니에 '한국사'를 낑겨 넣는 평범한(?) 편집인데도 세계사가 한국사인듯 한국사가 세계사인듯 자연스런 흐름의 역사 설명이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책은 많다. 그러나 쉽게 읽히는데 내용까지 충실한 책은 많지 않다. 거기에 또 학교 시험에 나오는 것만 쏙쏙 수록되어 군더더기가 없는 책이라면 '필독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단언한다. 이 책을 3번 읽고서도 '근현대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뻔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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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유비네 사람들의 이야기 | 2017년에 쓴 리뷰들 2017-11-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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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문열 삼국지 세트

나관중 저/이문열 역
민음사 | 200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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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완독을 했다. 다 읽고 난 소감은...이문열의 필력은 대단했다는 정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익숙한 책이라 내용면에서 새로울 것도 없겠거니와 역시나 다 알고 있는 2000여년 전 역사 인물이 전하는 메시지가 그렇게까지 감동스러울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완독한 까닭은 우선,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에 끝내 다 읽지 못했던 책이었기 때문이었고, 둘째, 이문열이 피력했던 <소설 삼국지>를 써야만 했던 까닭이 내게는 <소설 삼국지>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로 읽혔기 때문이었다. 끝으로 어릴 적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삼국지 속의 인물들이 펼치는 역사적 매력을 불혹을 넘긴 나이에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학적 독해력이 문외한 수준인 독자로서 조심스레 풀어본다는 전제를 밑밥으로 깔고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이문열은 이 책 <평전 삼국지>를 내면서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지은 <소설 삼국지>의 차이점을 부각하며 <소설 삼국지>속에서 심할 정도로 치우친 '촉한정통론'을 벗어나 나름 균형잡힌 <삼국지>를 쓰려 한 듯 싶다. 대개의 <소설 삼국지>들이 유관장 3형제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이끌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유비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위나라를 세운 조조의 세력이나 장강(양쯔강) 남쪽에 자리 잡은 오나라의 손씨 왕국에 비추어도 왜소한 세력으로 보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문열은 '촉한정통론'이라는 대세를 거슬러서 후한말의 혼란을 극복하고 각지의 영웅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위촉오 삼국시대가 정립되었고, 그후 '삼국시대'를 종횡무진하던 인물들이 물러나고 그들의 후예들이 후임을 이어 갔으나 결국 위나라의 삼국통일과 사마씨로 이어진 진나라가 건국되기까지의 거친 역사의 흐름과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싶었던 듯 싶다.

 

  '촉한정통론'이야기를 잠깐 언급하자면, 역사적 승자는 삼국 가운데 위나라인데도 호사가들은 망국의 끄트머리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한 촉나라에 깊은 애정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 때문에 <소설 삼국지>가 역사적 사실과의 먼 거리가 돋보일 정도로 '유비'를 호의적으로 평가한다는 점, 또 그로 인해 역사적 왜곡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유비'에게 관대한 점 따위가 '촉한정통론'의 문젯거리로 대두가 된다. 그래서 한 때는 <소설 삼국지>의 관점을 유비에서 조조로 바꾸어 보려는 시도도 만만찮게 대두되었으나, 지금은 다시 유비를 정통으로 보는 시선으로 되돌아 가는 판국이다.

 

  그렇다면 '왜?' 조조가 아니고 유비가 사랑받는지 아니 물을 수 없다. 출신배경으로 본다면, 조조는 환관의 양자이고 유비는 한왕실의 후예다. 얼핏 보면, 조조보다는 유비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비록 조조가 환관에게 입적된 양자임에도 대대로 한왕실에 충성을 다한 명문가의 자제인데 반해 유비는 왕실의 후예라고는 하나 돗자리나 짜서 팔아 근근히 입에 풀칠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았던 거렁뱅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사가들은 여기에서도 조조를 밉게 보고 유비를 좋게 볼 근거를 찾고 있다. 조조가 대대로 한왕조에 충성을 바쳐왔던 신하임에도 결국 한나라를 멸망시킨데 반해, 유비는 그 기초는 미약하지만 끝내 촉한을 세워 끊어진 한왕실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한고조였던 유방의 행보와 오버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는 간신배에게 놀아난 왕실의 무능과 정책의 혼선으로 끝내 나라를 혼란스럽게 했으며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그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조조의 행보에 정정당당함을 부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 역사에서도 한나라가 망하고 위나라가 들어서는 과정은 크게 무리가 없어보인다. 대개의 왕조가 그러한 부침을 겪으며 흥하고 망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 한왕실에 충성을 다했던 신하들이 대다수 조조의 편을 들어 위나라를 건국하였다고 해서 '역적'이라는 타이틀로 매도할 수 없을 것이다. 고려말 정도전이 이성계와 손잡고 새나라 조선을 세운 것처럼 이미 망조가 든 나라를 개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는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개국공신인 정도전도 마지막까지 고려의 충신으로 남은 정몽주의 인기를 사그라들게 할 수는 없었다. 오죽하면 훗날 조선의 왕들조차 끝까지 충성을 다한 정몽주를 드높이는 까닭은 비록 적일지라도 '주군을 향한 충정과 충심'만은 부럽고 또 부러웠던 까닭일 것이다. 그리고 권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서민일지라도 '변치 않는 절개와 지조'는 수많은 가치관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정도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동양적인 정서관은 망할지라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경향과 시기와 때에 따라 제 이익만을 챙기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기에 '촉한정통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 약자의 편을 드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지상정이기에 비교적 초반부터 강력했던 조조와 지리적 이점으로 힘을 기르기에 유리했던 손책-손견-손권으로 삼부자보다는 변변한 세력도 이루지 못하고 소수의 인물들이 '의리' 하나만으로 똘똘 뭉쳐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유비 일행'의 모습은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딱 적당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 <소설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제갈량'이다. 제갈량 또한 '유비쪽 사람(촉한정통론)'을 내세우다보니 그가 살면서 실제로 쌓았던 업적보다 훨씬 부풀려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람조차 자기 편에게 유리하게 바꾼다든지, 스스로 움직이는 운반수레를 만든다든지, 또 신출귀몰한 진법을 사용해 아군을 구해내거나 적군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전설 따위가 실제 그의 능력인지는 둘째치고, 사람이 할 수 없는 능력을 능히 해낸다는 점에서 '신격화' 시켰다는 점을 비난하는 호사가들도 있는지라 '허구의 영역'이 아닌 '역사의 단편'을 본다는 점에서 <소설 삼국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오늘날에는 과학이 발달하여 전설적인 인용구에 혹할 독자도 없으니 <소설 삼국지> 속에서 보는 제갈량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허나, <소설 삼국지>에서 초반부에는 '유관장 3형제'가 나오지 않으면 잘 읽히지 않는 것처럼 후반부에는 '제갈량'이 나오지 않으면 그닥 재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소설 삼국지>를 잘 보면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유비쪽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고, 또, 다른 인물의 시간과 분량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반면에 '유비쪽 사람들'의 이야기는 길게 늘이고 또 늘여서 천천히 흐른다는 점도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소설 삼국지>에서 독자들이 읽고 싶은 것은 '유비네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나관중을 비롯해 글쓴이들은 간파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삼국지> 속의 다른 인물들을 재조명한 책들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또, 다른 작가가 쓴 <삼국지>는 어떤 맛일지도 궁금해진다. 이문열은 '어쩔 수 없이' 유비네 사람들 이야기로 썼지만, 분명 다른 나라, 다른 작가의 손에서 쓰여진 <소설 삼국지>는 또 다른 맛일 것이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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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랑 출판사 블로그

 

평전 박헌영

박종성 저
인간사랑 | 2017년 10월

 

 

 

책 내용

평전 박헌영

투쟁을 귀족처럼, 혁명을 벼슬아치처럼 감당한다는 게 옳은 것인지, ‘외교투쟁도 시급하며 혁명공조또한 절실하다 해도 미국은 멀고 중국은 모호했음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러시아도 평등 조선을 기약하긴 아득했다. 하지만 거기서 솟구친 혁명의 바람을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겠다는 생각조차 순진하기만 했다면, 느닷없는 해방은 더 허망하였을 터다. 동강난 땅에서 일궈낸 과업이 모조리 반역이요 미움과 저주로 돌팔매 해야 할 악마의 표상이라 믿는 한, 세월의 해석은 매양 거기서 거기다.

삶의 대가를 빨갱이로 치러야 할 얄궂음 앞에 서럽도록 억울한 사람은 박헌영 자신이다. 해방 후 행적이 마뜩치 않아 강점기 투쟁마저 미워하며 말살시킴은 허투루 넘기지 못할 문제다. 일제 향한 고난의 저항이 워낙 감동적이라 그것만으로 사회주의 조선혁명과정의 과오를 온전히 맞바꾸려 듦도 유치한 과장이다. 어쩌랴. 바위 눌린 가재처럼 오도 가도 못한 채,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헤매는 그를 놓아줄 방도란 이제 살아남은 자들 몫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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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 3 ~  2017.11.8

    • 당첨자 발표

    2017. 11. 9(댓글에 당첨자 아이디 발표)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도서 수령 후, 2017년 11월 30일 이내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셔야 합니다.

  • (기간 내에 힘드시면 댓글이나 쪽지 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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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다 | 2017년에 쓴 리뷰들 2017-11-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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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찔아찔 높이 솟은 집

게리 베일리 글/모레노 키아키에라,미셀 토드,조엘 드레드미 그림/홍주진 역
개암나무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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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의식주'라고 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이 세 가지를 단순히 생존수단으로 여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션, 맛집, 투자의 수단'으로 확대했지만 말이다. 암튼 이 세 가지를 한 가지라도 빼고서 살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 그 중에서 이 책은 '집'에 초점을 맞췄다. 다시 말해, '건축물'을 통해서 과학, 수학, 기술, 예술,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지식을 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구성한 어린이책이다. 특히 저학년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100쪽 이하의 분량으로 편집하여 여러 시리즈로 기획 되었다. 소개된 시리즈를 보면, 흥미로운 모험의 집, 예쁜 동화의 집, 그리고 비밀에 싸인 고대의 집 등을 소개하였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높이 솟은 집, '고층 건물'을 소개하였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집을 소개한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만, 그밖에 더 다양한 집은 무엇일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미래에 살게 될 집' 정도 아닐까 싶다. 물속이나 공중, 그리고 우주 밖으로 나가서 다른 행성에 정착하게 될 그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한편 '건축물'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왜 높다란 건물을 세우려고 하는지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첨탑마냥 뾰족뾰족 올린 고층건물을 볼작시면 '저 딴 건 왜 짓나 몰라?'라며 불퉁거린 적이 많았기 깨문이다. 과거 프랑스인들도 파리 한복판에 솟은 에펠탑을 처음부터 좋아라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라고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궁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딴에는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한 눈에 알아볼만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고, 고대의 왕 흉내라도 내듯 정치인들이 자신의 업적을 길이길이 남기기 위해 불쑥불쑥 지어 올린다고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지금에 와서 그딴게 뭐가 중요해?' 라고 말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높이가 낮은 주택보다 높은 아파트가 더 비싼 편이고, 주거환경도 더 편리한 편이다. 같은 아파트의 경우에도 낮은층보다 높은층이 더 비싸다. 그런 까닭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구름마저 아래로 지나가는 '타워펠리스'가 인기인지는 몰라도 종종 뉴스로 접하는 고층건물 화재소식을 들을 때면, '난 저기서는 안 살란다'는 마음을 먹기 일쑤다. 그런데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도 더 높은 건물을 세우려고 경쟁을 하고 있다. 그 '높이'가 국가의 경쟁력이나 자존심인 것처럼 말이다.


  국가경쟁력...흔히 진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지 않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국가의 자존심을 드높이기 위해 높고높은 건축물이 필요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말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선진국이야 더는 '홍보'하지 않고도 많은 손님을 끌어들일 매력이 넘칠 것이고, 그 매력 가운데 하나가 '고층 건물'일 것이다. 그런데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은 그럴만한 매력이 부족하고, 또 자국의 과학기술력이 그 나라의 국력을 자랑이고, 또또 다른 나라의 기술력을 빌려오는 처지라도 그만한 건물을 세우려면 엄청난 재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 이런저런 까닭을 들어 뽐내기에 딱 좋은 것이 '고층 건물'일거라는 짐작도 가능하겠다.


  그러나 뽐내기 위해서만 건축물을 짓는다면 그 얼마나 큰 낭비이며 사치일까. 더구나 요즘 건물들은 재활용이 불가한 콘크리트를 재료로 올리고 있으니 수명이 다한 건물은 그것 그대로 커다란 쓰레기에 불과하며 엄청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일게다. 또한 그 수명조차 2~30년으로 짧은 건물을 짓고 또 짓고...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도 없는 건축물은 아예 짓지도 않는 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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