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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바람직한 정치인의 표상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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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엘리스 헤니칸 공저/안진환 역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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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의 사전적인 의미는 '주권자가 국민을 통치하다'이다. 과거에는 임금이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었으나 지금은 국민이 '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표가 국가를 '대리'해서 통치하는 정치형태가 전세계적으로 일반적이다. 허나 기술적인 면에서 보면, 정치란 주권자에게서 권력을 '어떻게'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것인지가 더 큰 관건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라 하더라도 국민들은 스스로 선택한 대표가 '어떤 일'을 하는지 늘 관심을 두어야만 한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거나 하면 정치인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제멋대로 일 것이며 정치는 옳은 방향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는 국민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해야 하며 선거가 끝났더라도 끊임없이 관여하여 '정치인'이 허튼 짓을 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지켜봐야 한다.

 

  이 책은 미국 공화당 출신 메릴랜드 주지사인 '래리 호건'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미국 메릴랜드주는 역대 미국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인데 공화당 출신으로 당당히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된 이력만으로도 주목 받을 만한 정치인이다. 거기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선거유세를 하면서 정치계에 입문하였고, 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지기도 했고, 암투병을 하다 극복한 사례 등등 '인생역전'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래리 호건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까닭은 다름 아니라 그가 한국계 미국인인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과 결혼을 하면서 '한국 사위'로 유명해진 탓이다. 얼마 전에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난을 받았던 '한국산 코로나진단키트'를 주지사의 자격으로 수입한 사례 말이다. 그는 이 사례를 통해서 '한국 사위'라는 별명을 확고히 했으며, 지금까지도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미국이 '판데믹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만으로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가 미국 정치계에서 특별한 승리를 거둔 일화가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계에서 보면 흔한 이야기일 뿐이다. 정치적인 승리는 늘 양극단에 서 있다. 뻔하거나 극적이거나 말이다. 어중간하게 이도저도 아닌 승리는 정치계에서 있으나마나 한 결과일 뿐이다. 이를 테면 대통령선거에서 8명의 대선후보 가운데 2등을 했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느냔 말이다. 다음에 또 도전할 수는 있겠으나 최종승리를 거두지 않고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그런 까닭에 <스틸 스탠딩(still standing)>도 래리 호건의 정치인생역전으로 읽어버리고 만다면 그저 그런 정치인이 쓴 자화자찬이라는 수식어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한편, 정치인의 공약(公約)이라는 것이 있다. 정치인이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한 것을 뜻하지만 '정치인의 비전(vision)'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정치인을 지지하기에 앞서 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실행을 해왔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물론 공수표를 남발하듯 '공약(空約)'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인 자신의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허튼 공약을 남발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정치인들은 대체로 미국의 이익과 미국국민의 이득을 위해서 내세우는 공약들이 대체로 지켜지는 편에 속한다. 이것은 정치 선진국이란 자부심이 한 몫하는 것으로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상관하지 않고 모든 정치인에게 해당되는 최고의 덕목인 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래리 호건은 이런 점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는 듯 보인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버틴(스틸 스탠딩)' 그의 삶처럼 자신의 '선의(善義)'가 최선이 되도록 열심히 뛰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낙선에도 정치계를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왔으며, 암투병으로 생사를 오갈 때에도 끝내 이겨냈고, 민주당의 텃밭인 메릴랜드주에서 공화당 출신 주지사로 당당히 당선된 것까지 자신의 삶이 그러했노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또한 같은 공화당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도 주눅 들지 않고 소신껏 '판데믹 상황'을 대처해나가는 모습을 통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꿋꿋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하기 때문이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시민들에게 향한 메시지일 뿐이고, 한국 국민들이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일 뿐이다. 그럼 이 책이 한국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 단지 '한국 사위'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미국 주지사가 한 명 있다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만약 그가 훗날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한국 사위'라는 별칭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일개 주지사 급 정치인으로 남는다면 그 영향력은 미미할 뿐이다. 물론 그가 '한국계 미국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있어서 훗날 미국 정치계에 '코리안 파워'가 미치게 될 시발점이 된다면 그 의미를 짚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먼 훗날의 일이지 지금 이 책을 읽은 한국독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그닥 없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있다. 우리가 지지해야할 '정치인의 바람직한 모습' 말이다. 정치인이라면 무엇보다 '국익'을 위해서 정치적인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 특히 대한민국 정치인이 가장 우선해야할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낡은 냉전시대의 이념으로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 따위로 편갈라 싸우는 '싸움꾼'이 되려는 정치인 따위는 지양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정치인의 본색은 '국민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사리사욕을 챙기거나 부정부패를 일삼으려 한다면 절대로 정치계에 발도 못붙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권세'를 부릴 생각을 하덜 말아야 한다.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대리하는 사람일 뿐, 주권을 '이양'받은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러니 정치인으로 입문하는 순간부터 오직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된 사람을 지지해야만 한다. 흔한 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정치인'은 절대 가만 두어선 안 된다.

 

  이런 관점으로 이 책을 읽으면 메릴랜드 주지사인 래리 호건이 바람직한 정치인의 표상으로 삼을 만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가 백점 만점짜리 정치인이란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또한 그가 '한국 사위'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도 미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대변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의 정치인과 비교했을 때 분명한 차별점을 보이는 것으로 바로 '정치에 입문했을 때 본받아야할 자세'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 나라 정치인들 가운데에도 그런 훌륭한 분들이 계실 것으로 믿는다. 아직 우리 눈에 잘 띄지 않고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해서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라고 믿고 싶다. 허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정치인이 어떤 모습일지는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봄이아트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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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2.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일본인 이야기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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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저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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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책에서 살펴 볼 수 없었던 '로마인의 민낯'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로마사'를 접할 수 있기도 했고 말이다. 김시덕의 <일본인 이야기>도 마찬가지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인 '일본사'를 다룬 역사책과는 사뭇 다른 '일본인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 이야기>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은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역사책을 읽을 때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멀리 내다볼 때는 '망원경'이, 자세히 들여다볼 때는 '현미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글자'로만 읽어서는 글자에 감춰진 '속뜻'을 읽어낼 수 없기 때문에 때론 멀리 내다보아야 하고, 때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멀리 내다볼 때는 일반적인 '역사책'이 제격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볼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깨알 같은 것까지 큼지막하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 <~ 이야기>가 제격일 듯 싶다. 이 책을 읽을 때 유독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일본'을 읽으려 할 때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아니 집중한다기보다는 '통달'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일본을 재끼고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지난 100여 년간을 돌아보면, 일본에게 나라도 빼앗겼고, 해방이 된 뒤에도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전쟁을 치뤘으며, 군사독재를 경험하며 모진 시절을 겪었지만, 이 시기에 우리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억눌려진 것이 있다면, 바로 '일본에게 뒤쳐졌다'는 패배감이다.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로 빠르게 근대화에 성공했고, 근대화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며 서양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시아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는데, 우리는 같은 시기에 무능한 집권자들 때문에 나라의 근간이 흔들렸으며, 서양 침탈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했고, 근대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지 못한 탓에 끝내 '식민지'라는 뼈아픈 패배감을 새기게 되었고, 그 패배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일본을 본받자", "일본을 배우자"며 납작 엎드렸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세계를 선도하던 일본이 '30년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서서히 침몰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강해보이던 일본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침몰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웃나라인 일본이 침몰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미우나 고우나 이웃나라가 쓰러지면 그 여파가 당장 우리를 덮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고도성장의 모델'로 일본을 벤치마킹하였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비슷한 점이 참 많은 탓에 일본이 맥을 못추고 쓰러지게 된다면, 일본을 따라했던 수많은 것들이 '똑같은 원인으로 똑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먼저 실패한 것을 거울 삼아 우리는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심심한 위로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점이 참 많다.

 

  그렇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볼수록 두 나라를 뼛속부터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대륙과 해양', '반도와 열도'라는 지형적인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고, 태평양이란 큰 바다를 끼고 있으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점 등등이 유사하고, 문화적으로도 '유교/한자 문화권'이며, 젓가락을 이용해 쌀밥을 먹는 등등...서로 유사한 점이 참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결정적으로 한국인과 일본인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저 피상적으로 일본과 다르다고만 생각할 뿐,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왜 다른지 고민하려 들지 않고 있다. 그들은 우리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속속들이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10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그때'와 '지금'은 분명 달라졌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무엇'이 남아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역사'일 것이다. 민낯, 그대로의 일본사 말이다. 이 책이 머나먼 '고대사'부터 시작하지 않고, 비교적 가까운 '중세시대(센고쿠시대(일본의 전국(戰國)시대))'부터 근대까지 살펴보고 있는 까닭이 바로 그것이다. 한일 양국간의 고대사는 사료가 부족해서 현재까지도 논란이 많지만 '센고쿠시대'부터는 사료가 비교적 많고 역사가들과 호사가들이 입방아를 많이 찧어놨기 때문에 살펴볼 것이 참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일본인 이야기>는 일본인의 민낯을 살펴보기에 아주 적절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암튼, 2권인 이 책에서 다룬 '민낯'은 도쿠가와 가문이 막부를 다스리던 '에도시대'의 백성들의 삶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역사책에서는 살펴보기 힘든 '낯선 일본의 역사'를 엿볼 수 있고, 지배자들의 관점이 아니라 민초들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널리 알려져 있기로는 일본의 에도시대는 '일본 근대화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으며,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밑바탕이 된 시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역사적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대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인데, 이 책에서는 도리어 '퇴보하였다'고 단언하고 있다. 일본이 성공적인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던 근거로, 에도시대의 일본백성들의 풍요로운 삶과 높은 학구열(난학)을 꼽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더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그렇다고 일본을 까는 내용은 아니고, 실상이 그러하다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놓은 책이다.

 

  다름 아니라, 에도시대의 백성들이 비교적 풍요롭게 산 것은 맞지만, 수차례의 대기근을 겪으며 수많은 백성들이 굶주려 죽어갔고, 가족들의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어린 자식을 눌러죽이고, 서로 바꿔서 잡아먹는 일도 비일비재했었다는 내용을 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지식인들이 서구의 학문인 '난학(네덜란드) 열풍'이 불어서 근대지식 가운데 하나인 '의학지식'을 배운 것은 맞지만, 그 지식으로 당시의 가난한 백성들을 죽음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획기적인 학문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그저 학문적인 연구성과에 그치고 말았다는 점을 들어서 일본의 에도시대를 '근대의 씨앗'으로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본인의 민낯'을 들여다보며 참으로 야만적이라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대기근이 일어나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혹한 일이 벌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학문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 역사에서도 '실학'과 '개화'가 그렇지 않았느냔 말이다. 사회비판적인 성격을 띠고 기존의 정치세력을 대신하는 '진보세력'이 되려 하였으나 끝내 정치세력화 되지 못했고, 깨이지 못한 백성들의 외면으로 빛을 발하지 못한 것도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역사의 한 대목이다.

 

  다만, 눈여겨 볼 것은 굶주리는 백성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 했던 당대 '지식인들의 선구적인 노력들'이다. 또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인 민초들의 몸부림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과 몸부림으로 인해 서서히 변해가는 사회적인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어야 '현미경'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는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했다. 우리가 역사를 읽으면서 반드시 '경계'해야만 할 격언이기도 하다. 역사는 입맛에 따라 골라 읽게 되면 '왜곡'을 하게 된다. 설령, 한때는 '코걸이'로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깊은 고민과 철저한 연구 끝에 '귀걸이'로 판명되면 '고쳐서' 읽어낼 수 있는 눈썰미도 갖추어야만 한다. 기존의 역사책과는 너무나도 '다른 관점'을 나열한 덕분에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이 책이 2권을 읽을 때쯤이 되니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멀리 내다보는 '망원경'으로 역사책을 읽는 습관 탓이었던 모양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현미경'으로 읽어내니 이 책의 진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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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서로 다른 생각을 소통하며 성장한 인류의 발자취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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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트워크 세계사

민유기,정지호,홍용진 저
자유의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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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배우곤 한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었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 배웠다. 하지만 정작 취업을 한 뒤에는 학창시절에 배운 것과는 사뭇 다른 일을 해야 하였기에, 도대체 왜 학창시절이 죽어라 공부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가운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것이 '역사는 왜 배워야 하는 것이냐?'이다. 물론 배우면 좋긴 하다. '아는 것'이 많아지니 이래저래 '견식'이 넓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 '역사'란 말이냐?

 

  흔히 '역사과목'을 암기과목이라고 말하곤 한다. '연대'도 외워야 하고, '인물'도 외워야 하고, '사건'도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며 흐름을 암기해야 겨우 역사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온통 외울 것 천지다. 그렇게 무작정 외우곤 난 뒤에도 의문은 남는다. '과거의 사실' 따위를 왜 외우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예를 들어 역사시간에 조선시대 '전주 이씨' 가문 가운데 왕의 계보를 이은 27명의 임금을 순서대로 외우곤 했다. 외우면 편하긴 하다. 조선왕조 500년을 임금의 순서대로 '시대'를 파악할 수 있고, '사건의 흐름'도 임금의 이름과 함께 정리하면 앞뒤 맥락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외우면 '고려왕조'도, '삼국시대'도, 심지어 '세계사'도 왕조 순서대로 외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외우다보면 답이 나오는 것일까? 역사를 왜 배우는지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암기하기만 했다. 기본적인 역사교육이 '인류의 발자취'를 찾아나간다는 실마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음에도, 또 인류가 왜 유물을 만들어 쓰고 유적을 건설해서 어떻게 이용했는지 알면 좀더 이해가 쉬운데도, 그저 외우기만을 강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험에 그렇게 나오기 때문이다. 시험에 '이유'는 물어보지 않고, 그저 '명칭'만 머릿속에 떠올려 쓰기만 하면 만점을 주기 때문에 그저 외우기만 할 뿐이다. 이런 역사교육을 앞으로도 계속해야만 할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교육의 목적은 '배운 걸 써먹기'에 있다. '과거의 사실'을 배웠으면 '현재와 미래에 보탬'이 되도록 써먹어야 비로소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사'는 어떻게 배워야 할까? 전세계 인류의 발자취를 찾아보고서 우리가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일깨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때 세계사는 '정복'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그래서 알렉산더가 왜 위대한 인물인지 배웠고,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과 같은 '정복군주'를 찬양하듯 가르치곤 했다. 이에 비해서 '한국사'는 광개토대왕을 빼고는 너른 영토를 정복해 본 적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초라한 역사로 치부했으며, 세계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본 적도 없이 수많은 외침을 받은 역사만 다루니 내세울 것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더랬다. 그나마 내세울 것이라고는 수많은 외침을 받고서도 꿋꿋하게 역사와 전통을 지켜왔다는 자부심, 위기 때마다 나라를 구한 영웅이 등장했음을 내세우는 정도라며 '세계사'를 배우면서 한국의 역사를 아예 다루지 않은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역사는 '세계사'와 '한국사'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온전히 고립되어 역사를 이어온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온 역사를 통틀어서 말이다. 미래에도 그럴까? 두 말 하면 입 아플 것이다. 오히려 미래의 역사는 온세계가 서로 소통을 하면서 더욱 긴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다루는 역사를 배우게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사스코로나바이러스-2)'로 인해 '판데믹 시대'를 맞이한 근래에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면 우리가 세계사를 다룰 때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야 할지 답이 나오게 된다.

 

  그 새로운 방식이란 바로 '소통'이다. 인류는 고대부터 서로 소통을 하면서 발전을 해왔다. 뗀석기를 쓰던 떠돌이 인류가 신석기를 쓰며 농사를 짓는 정착생활을 하게 된 사연도 여러 부족들이 먼곳을 이동하고 만나면서 서로의 지식을 나누고, 때로는 싸움의 결과로 한층 발전하게 되었다. 신석기 시대 인류가 청동기 시대로 넘어가면서 더 큰 사회로 성장하면서 큰 무리를 이끄는 '군장'이 등장하고, '국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때에도 역시나 무리와 무리 사이에 서로의 정보와 지식을 나누는 소통이 활발하였기 때문에 '고대4대문명'처럼 거대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인류는 성장과 팽창이라는 과정을 겪으며 소통하고, 때론 전쟁을 치루기도 하였다. 그렇게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인류는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갔으며 더 많은 소통과 교역을 통해 서로를 자극하였던 것이다.

 

  한편,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도시의 성장과 국가가 팽창하면서 효율적으로 통치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초기 종교는 '다신교'가 주를 이뤘지만, 왕의 통치 강화를 위해 '일신교'가 이용되기도 했다. 이런 '왕실'과 '종교'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 점점 더 세를 불려갔으며, 끝내는 '종교간의 다툼'인 종교간 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게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도 불사하던 시대가 바로 '중세사회'가 되겠다. 흔히 '암흑시대'라고 불린 까닭은 다른 사상이나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하지 않고 오직 맹목적인 '신앙'만을 추구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는 시대다. 이렇게 꽉 막힌 사회의 특징으로 보자면 '조선후기시대'가 우리 나라의 중세시대라고 볼 수도 있다. 오히려 고려시대가 사상적으로 자유로웠던 반면에 조선후기로 넘어오면서 '성리학'만을 강조하며 퇴보한 모양새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인류는 끊임없이 소통하였고 각자 발전을 거듭했다. 그렇게 꽉 막힌 사회를 지나고 나면 숨통이 트인 시대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 시대를 '근대'라고 부른다. 사상적으로도 자유롭고 시민들이 성장하며 경제적인 주체도 신분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확대되는 시대를 일컫는다. 그러다 꽝하고 터진 사건이 바로 '1차/2차 세계대전'이다. 사상의 충돌이자, 경제적 충돌이었으며, 발달된 과학과 기술로 인한 엄청난 피해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죽음을 겪고 난 뒤에야 겨우 깨달은 것이 '전쟁을 멈추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전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크고 작은 '국지전'과 '내전'은 계속 이어졌으며, 특히 미국과 소련을 앞세워 전세계가 '편가르기'를 했던 냉전시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뜨거운 전쟁'은 피했으나 갈등의 골은 더욱 커져버린 '차가운 전쟁'이 더욱 격화된 셈이다.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경제전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무시무시한 폭력이 '가난한 이들'을 더욱 목죄어가고 있는데도, 전세계는 이런 현상을 묵살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때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공산주의'는 소련과 동유럽, 중국, 그리고 북한 등에서 실험되었다가 차례차례 해체되고 말았다. 아직도 공산국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도 지금에 와서는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했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래서 수많은 자본주의체제를 갖춘 국가들이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내용을 차용하며 '복지국가'를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지구촌'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로 전세계가 가깝게 지내고 있다. 오히려 외톨이가 될까봐서 끼리끼리 '국제협약'을 맺으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순식간에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역사적 발자취'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소통이니 늘 매끄러울 수는 없는 법이다. 가까운 예로 우리 나라와 일본 간에 벌어지는 사건이 달갑지 않을 때가 더 많을 정도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함께 살펴보아야만 하는 것이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역사교육'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소통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서로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네트워크 세계사>인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서양 유럽사나 중국사 위주로 역사를 풀어가던 방식이 아니라 '주변부'에서 일어난 역사도 함께 살펴보면서 그동안 '주류역사'로 살펴보았던 세계사를 더 넓은 안목으로 살펴보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한 권에 모두 다 담을 수 없기에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타의 세계사책과 사뭇 다른 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정보와 지식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만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모쪼록 '소통'을 중시하며 '인류의 발자취'를 소개한 역사책을 즐겨보시길 바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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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아직도 역사가 어렵기만 하다면, 이 책!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17 12:31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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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맹꽁이 서당 1

윤승운 저
웅진주니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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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는 '교양만화'가 너무 많아서 탈이지만 80년대만해도 만화책은 '어린이용'으로 취급 받기 일쑤였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어린이용' 딱지를 붙여 놓고도 정작 어린이들이 읽을라치면 '나쁜책'을 읽는 것처럼 꾸중하기 십상이었으니...읽으라는 것인지 읽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리는 사회 분위기였다. 그래도 수많은 어린이들은 이불속에 숨어서라도 만화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만큼 만화책은 어린이를 비롯해서 누구라도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책이 틀림없다.

 

  그 가운데 '역사교양만화'의 선구자는 다름 아니라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서당>이다. 80년대에 창간한 <보물섬>이란 월간만화잡지에 수록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가 출간될 수 있었던 것도 어린이들이 '역사만화'에 대한 목마름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박을 낼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암튼 <맹꽁이서당>을 통해서 역사의 재미를 깨달은 이들이 꽤나 많은 것으로 안다. 물론 나도 그렇고 말이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정확한 통계자료를 찾아볼 수는 없으나 느낌적인 느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긴 하다.

 

  물론, 출간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읽기에는 조금 허술한 대목이 많이 눈에 띈다. '정사'가 아닌 '야사'를 사료로 삼아 쓰여진 탓에 정확한 역사고증을 하지 않은 점이 간간히 엿볼 수 있고,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낯선 '역사용어'를 사용하여 독자를 헷갈리게 만들며, 최근의 '역사해석'과는 사뭇 다른 해석으로 역사이야기의 흐름도 낯설게 느껴지고, 오늘날에는 민감한 부분인 '남녀차별'로 보일 수 있는 요소가 이따금 엿보이는 점들이 요즘의 '교양만화'보다 미흡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허나 요즘 어린이들이 부모세대와 조부모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검정고무신>과 같은 만화를 즐겨보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서 '세대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의 열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 삼을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른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는 그랬었지"라는 공감을 많이 표현할 대목이 눈에 보일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재밌다'는 점이다. 맹꽁이서당에 다니는 학동들은 모두 하나같이 말썽꾸러기들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범죄(?)'로 보일 수도 있고,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싶을 정도의 못된 장난을 벌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이야기가 아니라 허구의 이야기속에서는 얼마든지 웃고 넘길 수 있는 '추억의 장난들'이 참 많다. 그리고 악동과 같은 학동들의 장난이 끝나면 어김없이 훈장선생님이 들려주는 재미난 '역사이야기'가 뒤이어 나오기 때문에 정말 아무런 부담없이 '역사책'을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지금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역사지식'을 재밌게 공부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역사관심'을 한층 높여서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역사에 관심이 생겨 '역사책'을 읽고 싶은데, 막상 읽으려니 '역사흐름'도 이해하기 어렵고 내 수준에 맞는 역사책을 찾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맹꽁이서당>을 먼저 훑어보시길 바란다. 10권의 책으로 '조선사'를 훑어볼 수 있으며, 5권을 더 읽으면 '고려사'까지 모두 훑어볼 수 있다. 정확한 역사고증을 목적으로 읽으려 하지 말고 쉬엄쉬엄 읽는 '만화책'의 특성을 잘 살려서 설렁설렁 읽으면서 '역사의 재미'를 찾아읽는 계기로 삼으면 딱 좋을 역사만화책이다. 지금 40대 이상의 연령인 독자라면 80년대의 추억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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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9. 인생 3막, 시작합니다 | My Story 2021-01-1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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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연봉 1000만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코로나 생활고'를 겪으면서

'자전거 정비학원' 등을 다니며 '이력서'도 몇 통 넣었는데

그중 병원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그것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에 말이죠.

 

당장 다음 주(새해 첫 주)부터 출근하라는 걸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와

학부모들에게 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다행히 허락을 구했답니다.

그래서 수업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고

첫 출근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백 살이 다가오는 나이에

새 직장에 적응한다는 것이...쉽지만은 않네요.

제가 맡은 직종이 '환자이송'인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병원에서 환자이송이 결코 녹록치 않더군요.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병원업무는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고 있고,

새로 배우는 '업무에 대한 교육(2주간)'도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8시간 근무 내내

한 시도 앉아서 쉴 수 없다는 것이

늙은 몸뚱이를 절감케 했답니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저녁 밥을 먹고 이부자리에 쓰러져 잠들기 바쁜 일주일을 보냈답니다.

하지만 결국 몸이 적응하게 될 겁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버텨야 하겠기에 말입니다.

 

 

추신...당분간 블로그질이 드문드문할 듯 합니다.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워졌습니다.

아이들 책은 줄기차게 읽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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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5. 루터가 이끈 혁명,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른 길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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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루터

이길용 저
arte(아르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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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라는 관점에서 살펴본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의 이미지가 강하다. 기존의 낡은 가톨릭을 대신해서 새로운 프로테스탄트를 이끄는 선구자의 이미지로 '종교개혁'을 완수하였다는 내용이 전부인 역사책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루터의 개혁은 '종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95개조 반박문'이란 유명한 사건도 당시의 유럽사회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흐름이 없었다면 루터의 개혁도 유구한 역사에 점 하나 찍은 것에 불과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터가 주장한 '모든 신앙은 성서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내용도 일찍이 체코의 종교개혁가인 '얀 후스'가 먼저 주장했었단다. 하지만 루터보다 한 세기 먼저 주장했던 '얀 후스'는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고 화형 당하고 말았다. 중세적 사고방식으로 봤을 때, 루터도 마찬가지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막강한 종교적 권위로도 루터를 화형시킬 수 없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그건 바로 유럽을 휩쓴 '페스트'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이었다.

 

  페스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죽음'과 관련이 깊을 수밖에 없는 종교관계자, 사제들도 함께 죽음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그 바람에 숙련(?)된 사제들의 빈 자리를 돈으로 매점매석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으며, 그렇게 실력(!)도 없는 사제들이 교회를 점거(?)하였으니 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종교행사들이 '돈벌이'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그 대표적인 돈벌이가 바로 '면벌부 판매'였다.

 

  흔히 '면죄부'로 널리 알려진 '면벌부'는 그리스도교의 원죄관념과 깊은 관련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리스도교인들은 평생에 한 번은 '성지순례'와 같은 일을 행해야만 신에게 '용서'를 받고 천국에 다달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큰 죄부터 자잘한 잘못까지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하여서 신을 대신해 '용서'를 받아야만 했다. 그런데 페스트 때문에 숙련된 사제들이 희생을 당하고 실력도 없는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대신하게 되니 '면벌부'와 같은 꼼수가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참, 용서를 해줄 수 있는 것은 '죄'가 아니고 '벌'이기 때문에 원래의 이름은 '면벌부'가 맞다. 하지만 나중이 되면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죄'까지도 면하게 해준다고 종교인의 이름으로 일반신자들을 속이게 되었기 때문에 '면죄부'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해진 것이다.

 

  그런 사정를 눈 감아줄 수 없던 마르틴 루터는 교황을 비롯해서 가톨릭 전체를 상대로 타락했다는 비판을 하며 '95개조 반박문'을 썼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루터 스스로도 자신이 쓴 '반박문'이 이처럼 큰 호응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단다. 자신이 쓴 저서에도 이런 내용을 적었는데, "내가 쓴 반박문이 이처럼 큰 호응이 일어나리라 예상했더라면, 몇몇 구절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며, 대부분의 내용은 수정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단다. 그만큼 로마 가톨릭의 부정부패가 극심하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교황의 권위 또한 새롭게 부흥하던 '황제의 권위'에 밀리고 있었으며, 일반대중의 불만도 극에 달했던 셈이다.

 

  여기에 쐐기를 박고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달'이 한 몫 단단히 하였다. 루터가 <성서>를 '독일어'로 뒤쳐서(번역해서) 일반사제들도 읽고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값비싼 성서를 구할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있기나 어려운 '라틴어'로 쓰여진 성서를 이해할 수 있는 사제를 통해서만 겨우 '신앙'을 접할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나고 누구나 쉽게 <성서>를 구해서 읽고 '신앙'을 접할 수 있게 되자 로마 가톨릭이 독점하여서 생겨나는 '신앙의 구속'을 벗어나 '자유로운 신앙'을 접하게 된 일반사제들이 앞장서서 개혁을 추진하게 된 셈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루터'와 '츠빙글리', '칼뱅' 같은 종교개혁가들이 있었고 말이다.

 

  그로 인해 개혁은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연쇄 폭발하며 온 유럽을 들끓게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독일지역의 지방영주들이 이러한 개혁에 동조하며, 훗날 '구교와 신교' 사이에 벌어진 '종교전쟁(30년 전쟁)'의 주무대가 된 셈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인 관점의 '종교개혁'이 펼쳐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일지역에서 '루터'는 종교개혁의 주역이라기보다는 보다 보편적인 '개혁'을 이끈 선구자로 인식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리고 <성서>를 뒤쳐서 개혁을 시도한 것과 마찬가지로 <오경>(다섯 가지 유교경전)을 '재해석'하여 <사서>(네 가지 유교경전)를 새로 편찬해서 '성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발전시킨 '주자'를 루터와 비교한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유교'를 종교로 볼 수 있느냐는 날카로운 비판이 뒤따를 수도 있겠지만, 논외로 한다면, '기존의 구태의연한 학풍(신앙)'을 [경전재해석]이라는 '신의 한수'로 완수한 두 사람을 비교해놓은 대목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둘이 '독서(읽기)'를 강조한 점도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는 한 사회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원점(본질)으로 되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해결방법을 제시하며 개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참으로 탁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엉킨 실타래를 원래대로 풀기 위해서는 '실마리'를 찾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어설프게 대충대충 풀려고 하다가는 더욱 꼬이기 십상일 뿐이다. 루터와 주자는 '독서(읽기)'라는 실마리를 제시하며 그 당시의 '사회적 문제점'을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위대한 개혁가'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고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도 엉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기 그지 없다. 사회적인 갈등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꼬이고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독서(읽기)'라는 해결법을 제시해보면 어떨까 싶다. 특히 '고전읽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독서(읽기)'만이 교양이 철철 넘치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고, 그런 시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모으면 '사이비'와 '꼼수'를 솎아내고 멋진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그리해야 하고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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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지금은 누구나 감염병을 공부해야 할 시대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1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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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염병과 사회

프랭크 M. 스노든 저/이미경,홍수연 역/노동욱 감수
문학사상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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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은 한 사회를 혁신시키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상사를 낸 뒤에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전쟁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망자를 낸 뒤에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유럽 인구의 3/4을 죽음에 이르게 한 '페스트'가 그랬다.

 

 쥐 벼룩에 의한 감염이 원인인 '림프절 페스트'와 페스트에 걸린 환자가 폐렴에 걸려 기침을 하여 사람에게 전파되는 '폐렴성 페스트'로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인데도,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그 원인을 몰라서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감염이 되면 무서운 속도로 사망에 이르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을 일으키자 '의학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종교(가톨릭)에 기대고자 했지만, 그로 인해 성직자들조차 감염이 되어 죽게 되자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능력이 없는 성직자를 대거 채용한 결과, 종교적 타락이 급속도로 진행되었으며, 그로 인해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을 시작으로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감염병으로 인해 사회 전체적인 변혁을 맞이한 사례를 무수히 많다. '우두법'으로 천연두를 극복한 제너의 경우도 그렇고, '콜레라의 원인'을 밝혀낸 파스퇴르의 경우, 또한, 크림전쟁 때에 '청결과 위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증명한 나이팅게일의 경우도 그렇다. 대한민국에서도 그럭저럭 선방한 '사스'와 된통 당한 '메르스'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세계적 방역 모범사례로 꼽을 정도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룬 셈이다.

 

  이 책은 그밖에도 결핵, 에이즈, 에볼라 등 여러 감염병을 진단하면서 우리 사회가 '감염병'을 대처하면서 어떤 식으로 사회 변혁을 이루게 되었는지 집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이 책을 '감염병 교과서'라고 불리는 것을 점잖게 사양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겸손은 십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전세계 수많은 의학도들은 이 책을 찬양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일반독자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이 책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웬만한 의학전문서적도 해내기 힘든 '감염병의 역사'를 풀어 썼기 때문이다.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기에 다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한 서술을 읽는다면 '감염병의 원인'은 물론이고, '대처방안'까지 항목별로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코로나19 판데믹 이후'에 벌어질 새로운 감염병을 어떻게 막아내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도 간파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지금 관통하고 있는 '판데믹 이후의 시대'는 감염병이란 무엇인지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뼈저리게 인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코로나19 이후의 삶'이 예전의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감염병이란 '면역체계'가 형성되지 않은 탓에 속수무책으로 감염에서 확진, 그리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 순환고리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감염병이란 말이다. 지금 백신과 치료제를 서둘러 만들고자 전세계가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르게 만들어진 백신과 치료제가 얼마만큼 '안정성'을 확보했는지, '또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여 '코로나19'는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감염병이 언제 다시 인류를 위협하게 될 거라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는 수많은 '감염병'을 겪으면서 그에 대한 대처방법도 함께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항생제'가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결코 '박멸'할 수도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더 이상은 인류가 지구의 주인도 아니며, 만물의 영장은 더더군다가 아니고,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서둘러 깨닫고 실천하지 않으면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감염병이 인류에게 다시 위협을 가하는 재앙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왜냐면 인류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도 인류와 함께, 아니 인류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류도 '절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 여러 가지 '인류 멸종 시나리오' 가운데 새로운 감염병도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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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4.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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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정은궐 저
파란 (파란미디어)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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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생들의 나날'에 이어 '각신들의 나날'을 보낸 향안랑 4인방(대물, 가랑, 걸오, 여림)들의 대미가 장식된 마지막 이야기다. 드라마로도 인기리에 방영된 까닭에 줄거리가 궁금할 까닭은 없을 것이므로 과감히 스포일러를 포함한 총평을 남기고자 한다.

 

  이 책은 <꽃보다 남자>에서 비롯된 '꽃남 속의 여주인공'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장여자'를 등장시켜 보이쉬한 여주인공이 꽃남과 달달한 연애를 이어가는 매력을 '사극 장르'로 한껏 끌어올려 독자들을 홀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대극이 갖고 있는 중후함에다가 '조선판 F4'를 연상케 하는 '잘금 4인방'을 주인공을 캐스팅하였고, 그 가운데 한 명을 '절세미인'이면서 동시에 '꽃남'으로 변신시켜 <로맨스 소설>의 격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정은궐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속작인 <해를 품은 달>(2011년)에서 또 한 번의 시대극 로맨스를 펼쳐보였다. 정은궐 작가의 '사극 로맨스소설'은 <홍천기>(2016년)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책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또 다른 까닭'은 바로 <로맨스소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꼼꼼한 '역사고증'에 있다.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성균관 유생들'과 '규장각 각신들'의 일상사를 아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기 때문에 여자주인공을 등장시킬 수 있었고, 독자들도 시대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책속으로 흠뻑 젖어들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시대극'에서 여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기 어려운 까닭은 바로 '1차 사료'속에서 여자의 기록이 그다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에 남겨지지 않았기에 상상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 법 싶지만, 그시절의 여자들이 어떻게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없으니,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도 알 수 없는 까닭에 이야기를 만들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타의 작품들 가운데 장르는 '시대극'인데, 등장인물들은 '현대인'으로 이질감이 묻어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정은궐은 당시의 '여성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현대극'에서처럼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내어서 감탄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물론 그 때문에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심각한 '여성차별적인 요소'가 눈에 거슬리기도 하다. 여성을 온전한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았던 시대를 열연하는 등장인물이 보일 때마다 울컥하였고, 여성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장면에서는 답답함을 금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은궐 작가는 연인들을 옥죄어서 독자들에게 더 큰 '사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장치로 삼았다. 그런 점에서는 참 얄미운 작가다. 요리조리 잘 피해가니까 말이다.

 

  또한 정은궐 작품을 감상할 때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는 바로 '출중한 능력'을 가진 등장인물이 '애민정신'까지 갖춘 반듯한 이상형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가랑 이선준'이다. 조선시대 선비의 대명사였던 '조광조'가 떠오를 정도로 올곧고 반듯한 성품을 가진 선비가 지고지순한 사랑까지 하고 있으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비단 정은궐 작품뿐만 아니라 '시대극'을 표방하고 있는 작품의 주인공 가운데에는 꼭 이런 인물들이 있으니 주목하며 읽으면 더욱 재미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을 준 것이 바로 '대물'의 등장이다. 올곧다 못해 꼿꼿한 주인공 감을 '서브'로 밀어내고, 가난에 쩔어서 현실적인 삶의 현장을 낱낱이 보여주는 여주인공을 전면에 등장시키며, 주인공 감을 감히(?) 조연으로 출연시킨 것이다. 물론 여주인공에게도 그에 못지 않은 '절세미인'이라는 가공할 설정을 놓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로맨스소설>은 달달함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설정에 충실하였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 최고라는 타이틀만큼은 놓치지 않은 듯 싶다. 지금껏 정은궐의 아성을 뛰어넘은 작품으로는 <구르미 그린 달빛>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아직까지도 '미완'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작가도 주인공 일행이 '청나라에 다녀온 뒤'를 구상했을 것이다. 왜냐면 아직 풀어나갈 이야기가 넘치기 때문이다. 먼저 선준과 윤희가 펼쳐나갈 '신혼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또한 윤희와 윤식이 서로의 역할을 바꾸고 난 다음에 벌어질 일들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디 이뿐인가. 문재신과 반다운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도 못다 그렸으며, 여림 구용하가 암행어사를 갔을 때 보여주었던 활약상으로 짐작할 수 있었던 '슈퍼파워'도 채 그리지 못했다. 더구나 <외전>의 성격을 보여주는 '여림의 본처 이야기'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왜 여림이 처를 사랑하면서도 온세상 여자들과 썸씽을 나누는 것인지 이야기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윤식'의 이야기도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누님에게 가리워져서 본래의 능력을 1도 보여주지 못했지만, 대물의 동생이기에 보여줄 수밖에 없는 그만의 '슈퍼파워'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면 '잘금 4인방'이라는 명성을 이어나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뒷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까닭도 있으리라. 무엇보다 '잘금 4인방'이 몸 담고 있는 규장각을 든든히 해야할 정조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청나라에 다녀온 뒤에 활약할 수 있는 기간도 그리 길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겠다. 정조의 사후에 벌어질 일을 전개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정조가 승하한 직후부터 '탕평'은 무너지고, '노론 천하'가 되어버린다는 점이 '잘금 4인방'을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그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한몫 단단히 했을 것이다. 그러면 더는 <로맨스소설>일 수 없게 되어 정은궐 작품이 되기에 적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뒷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는 예상은 되지만, 그럼에도 애독자로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수많은 팬들은 이 책을 <로맨스소설>의 정석으로 손꼽을 것이다. 소설보다 드라마를 더 좋아했던 팬들도 더 많았으니 두말 하면 입 아플 것이다. 가랑 역할을 맡았던 이가 '현실의 변태'로 밝혀지면서 대실망을 하였지만, 드라마의 품격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물론 팬들의 충격은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암튼 또 다른 '정은궐 작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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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불안해지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라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0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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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한덕현 저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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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은 불안으로 가득한 해였다. 혹시라도 코로나 감염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도 괜찮은 것인지...지난 해, 마지막 남은 적금을 깨며 다달이 통잔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지켜볼 때의 심정은 정말 착찹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었다. 비단 나 혼자만의 고민은 아니었을 것이다. 판데믹 시대를 맞아 전세계가 똑같은 고민을 하며 모두가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원인 말고도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대표적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그렇다. 이들은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고 하는데, 막상 죽지 않을 원인이기 때문에 죽지는 않는단다. 또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누구에게 손을 내밀지도 못하고 그런 고통을 그저 감수하며 불안에 떨다가 생을 달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런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치료하는 심리적 접근은 의외로 그런 '공포'와 '고통'을 마주하는데서 시작한다고 한다.

 

  이를 테면, 공포와 고통이 밀려오는 원인을 담담히 이야기를 하면서 '마주서기'만 해도 어느 정도 공포와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를 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환자와 함께 '비행기 타는 것 때문에 생기는 공포'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는 정작 자신이 '진짜 무서워하는 원인'을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 '별것 아니다'라는 생각에 다다르게 되면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경험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치료자가 한 일이라고는 고작 환자와 비행기가 이륙할 때부터 착륙할 때까지 환자와 '이야기'를 나눈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환자는 평생 처음으로 수면제나 술의 도움이 없이 편안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환자가 진짜로 무서워하는 것은 '비행기 사고'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무엇이었다. 만약에 비행기 사고가 난다면 자신은 죽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히자 비행기에 관한 모든 것이 '공포'로 다가오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행기는 안전하게 이륙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비행을 한 뒤에 안전하게 착륙하곤 한다. 실제로 그 환자도 시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고 다녔지만, 단 한 번도 사고를 경험해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치료자는 바로 그 점을 '확인'시켜주며 '만약'에 일어날 사고에 대한 생각보다는 '다른 생각'을 해보라고 권한 것만으로도 환자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불안'을 겪으며 산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무한한 걱정일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찾아와도 '지나가면' 아무렇지도 않고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 태반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불안 증세를 흔하게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을 채찍질하듯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불안을 몰아내는데 집중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그런 방법은 도리어 '불안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할 뿐이다. 그럴 때에는 그저 '불안'해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불안한 상황인데, 불안하지 않다고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서워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불안해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걸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불안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차분하게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자신이 '필요 이상'으로 불안에 떨지는 않는지, 또 쓸데없이 '예민'하게 구는 것은 아닌지도 말이다. 사람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본능적으로 '불안'을 이용하게 된다. 위험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기 위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깨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기제로 '불안'을 이용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불안 증세를 겪기 때문에 생긴다. 그렇게 필요 이상으로 발생한 불안을 '마주할 용기' 또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차근차근 자신이 불안을 느끼는 증세를 '바로' 보고, 당당히 '마주'할 수 있다면 누구나 불안을 이겨낼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발이 닿지도 않은 깊은 물에 빠뜨리는 '충격요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새를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새가 무섭지 않다는 것을 아무리 각인시켜도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물가에서 발을 담그는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을 살짝 첨벙거리면서 물을 이겨내는 시도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바로 '수영'을 배우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 물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는 것이다. 새를 무서워한다면 새의 생김새나 생태가 나와 있는 '조류백과사전'을 보면서 새의 특징과 행동을 먼저 '관찰'하게 한 다음에, 덩치가 작은 새부터 푸드덕푸드덕 날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면 좋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불안은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서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알게 된 것'에 대해서는 더는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그만 소리에도 더욱 예민하고 무서워하게 된다.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이 다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등불' 하나만 켜도 그런 불안 증세는 싹 사라진다. 소리가 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 증세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다. 무서워하는 대상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불안 증세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 누구도 '아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는 없다. 왜냐면 '해결 방법'이나 '대처 방안'을 알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늠할 수도 없고,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의해서 불안에 떠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또, 내가 두렵지 않은 것을 남은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그 또한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불안'해지면 차분히 되돌아보면서 '불안의 이유'나 '원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극복 방법이다.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불안 증세는 어느 정도 사라진다. 그래도 해소가 되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정신과의 문은 높지 않다. 그곳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경험을 통해 얼마든지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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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일중독에 빠진 행복한 삶이란 없다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1-0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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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쁨 중독

셀레스트 헤들리 저/김미정 역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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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근면성실함을 강조한다. 게으르면 안 된다. 나태하면 뒤쳐진다. 심지어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먼저 잡는다면서 부지런함을 열심히 강조한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리고 성실함은 어디에서건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는 '으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당신은 행복하신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요즘과 같은 '돈이 돈을 벌어다 주는 시스템'을 장착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실함이 돈을 벌어다주지 못하고 있다. 마치 시지프스가 받는 형벌처럼 말이다. 또는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평생을 열심히 일을 해도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시절부터 '스펙'을 쌓으며 12년을 죽어라 공부해도 돈 받은 부모 덕을 보는 '금수저'를 결코 이길 수 없게 만들어 버린 시스템에서 성실함은 유명무실해질 법도 하다. 아, 이 책에서는 이런 사회문제와는 좀 다른 '바쁨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서도 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긴 하다.

 

  하지만 '바쁜 생활'을 하는 본래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게 보일 지도 모르겠다. 이를 테면, 정말 우리는 스스로 원해서 바쁜 것인가? 물론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 미친듯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일꾼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당연한 질문이다. 정말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쁜 일꾼들이 있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책임자들, 다른 사람으로 대체불가인 능력자들, 그리고 정말로 좋아서 미친듯이 몰입하는 재주꾼들이 그렇다. 이들이 하는 일은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도 그닥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성공'이란 문턱을 넘지도 못했는데 벌써 자신의 일상이 너무나도 바쁜 이들이 있다. 이들은 아직도 '비효율'이라는 선을 넘지 못한 '예비 성공꾼들'인 셈이다. 아직 성공하지도 못했고, 성공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한 이들 말이다. 그들이 아직 성공신화를 쏘아 올리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길 '하릴없이 바쁜 척 하기' 때문이란다.

 

  성공한 사람들은 일에 '쫓기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쫒는' 사람들이다. 일에 치여 허덕이며 겨우 마치는 이들이 아니라 일을 다스리고 관리하며 즐기는 이들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여유를 즐기며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당연한 말이다. 누구든 바라 마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삶을 우선 순위에 두고 일을 즐기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이 진짜로 바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이 있다면, 과감히 줄이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테면, 낼모래가 시험인데 '인스타그램'을 서핑하며 '좋아요'만 누르는 시간이 2시간이라면, 과감히 줄여야 한다. 아예 하지 않으면 시험공부할 시간이 2시간 늘어난다는 원리다. 말로는 파악하기 쉽지만 실천하기 힘들다면, '기록하는 습관'부터 가져 보아라. 자질구레한 것까지 몽땅 기록한 다음에 '지난 일주일간', 또는 '지난 한 달간' 자신이 한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정말로 시간을 낭비한 것과 같은 일들은 과감히 삭제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관리'를 시작했다면, 본격적으로 하릴없이 바쁜 일상을 고쳐 나간다. 예를 들어,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부터 버려라. 정말 쓰잘 데 없는 짓이다. 전교1등이 쓰는 참고서를 내가 쓴다고 전교1등 되는 것 아니다. 나에게 맞는 참고서를 써야 공부의 능률이 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즐겨라. 사람은 쉬어야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할 수 있다. 일 중독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여가를 충분히 활용하라. 잘 놀아야 일의 능률도 오르기 마련이다. 일과 전혀 상관없는 여가생활을 통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솟기 마련이다. 그리고 친구를 많이 사귀고, 일도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하라. 일하는 방법에만 몰두하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안목을 넓히고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런 것들이 삶과 일을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책은 일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아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성공과는 별개로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은 셈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일중독은 금물이다. 행복한 삶을 동반하지 않은 성공은 성공이 아니란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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