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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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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술술 읽히는 재미난 역사책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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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조선 갈등사

신정훈 저
북스고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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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사'를 다룬 역사책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만큼 사료가 풍부하기 때문이고, 드라마나 소설로 '변주'도 참 많은 탓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탓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같은 시대, 같은 인물, 같은 사건을 다룬 역사라고 해도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엄청나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식상하다'는 느낌도 쉽게 받곤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되풀이하면 할수록 그런 느낌은 더욱 심해지는 탓이다.

 

  그러나 이 책은 너무나도 익숙한 '조선사'를 다루면서도 전혀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독창성'이 뛰어난 책도 아니다. 어디선가 이미 들어본 듯한 '익숙함'이 낯선 느낌 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런데도 재밌다. 왜 그럴까?

 

  그건 '속도감' 때문일 것이다. 요즘의 '유투버 세대'들은 지루한 걸 못 참는다. 그래서 길고 긴 이야기를 늘어놓는 '설명충'을 굉장히 싫어한다. 심지어 짥막한 동영상마저도 엄지손가락으로 1~3초 사이에 휙휙 보고 넘겨버리기 일쑤다. 정확히는 0.1초만에 재밌는 영상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고 넘겨버리는 셈이다. 우주보다 더 광활한 '정보의 양'을 다 볼 수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다.

 

  책도 마찬가지다. 딱 한 장만 읽고서도 책 전체에 대한 인상을 결정해버리곤 한다. 물론 한 장을 읽어 넘기고도 채 다섯 장을 읽지 않고 집어 던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정말 재밌는 책은 술술 읽기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가 유명한 '유튜버'라서 그런지 몰라도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감으로 '조선 500년'을 읽어 나가게 한다. 이것 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장점이다.

 

  그러나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그것'만으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무언가 '깊이'를 자극할 수 있는 '무엇'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갈등'을 키워드로 잡은 것은 탁월한 선택인 듯 싶다. '왕권 vs 신권', '왕실 vs 외척', '세자 vs 대군', '중전 vs 후궁', '훈구 vs 사림', '폭군 vs 반정', '쇄국 vs 개화' 등등 조선 500년 동안 벌어진 '갈등사'를 중점적으로 스피디하게 풀어낸 입담이 매우 인상적인 책이었다. 물론, 이런 류의 역사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태조 이성계부터 조선멸망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 듯이 자연스럽게 갈등에 갈등을 이어나간 역사책은 결코 흔치 않았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삼은 갈등이 바로 '정사 vs 야사'다. 정사로 기본 베이스를 충실히 다진 다음에 야사로 맛깔난 양념을 버무렸기 때문에 더욱 입맛을 짜릿하게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취사선택'이 매우 탁월했다고 본다. 한 임금에 두세 개의 에피소드를 담아서 휘릭휘릭 넘길 수 있게 만든 기획이 매우 유효했다고 본다. 세종이나 정조만 해도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정도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연산군이나 광해군은 말할 것도 없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원인과 결과만 따져도 다루어야 할 내용이 어마어마할 것이고, 열강의 침략이 한창이던 때에 위정척사와 개화개국으로 갈라서 으르렁대다 끝내 망국에 이르게 되는 애달픈 시대를 어찌 짧게 휘리릭 넘기고 말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렇게나 짤막하게 다루었는데도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알차게 추려냈다는 점이 꽤 인상적인 책이기도 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책의 수준을 놓고 본다면 '초중고급' 가운데 '초급'과 '중급'으로 볼 수 있고, 내용은 '초급', 분량은 '중급' 정도의 수준으로 보인 탓에 '깊이'가 상당히 부족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고급스런 역사덕후 독자들에겐 그저 심심풀이 땅콩, 그 이상은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역사에 관심이 부쩍 생겨서 '읽을만한 책'이 어디 없을까 싶은 독자들에겐 강추한다. 한 눈에 조선사 500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역사공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역사 흐름'을 단박에 꿰뚫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초급자'들에게는 정말 유효할 것이다.

 

  그래도 고급자들을 위해서 '역사갈등'을 함께 읽어나가는 안목을 길러보시라 권하고 싶다. 이를 테면, 이 책에서는 고종과 명성황후를 열강들에게 휘둘리며 '조선의 근대화'를 빠르게 앞당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무능한 지도자'로 평가하는 관점을 보였다. 하지만 고종과 명성왕후도 나름대로 '외세의 침략'을 여러 열강들을 끌어들이면서 열강의 침략을 다른 열강을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관점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역사관점을 비교하면서 '비판적 읽기'를 시도한다면 더 풍부한 독서가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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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디즈니 철학 수업』 | Wish List 2021-04-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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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디즈니 철학 수업

메건 S. 로이드 등저/리처드 B. 데이비스 편/최지원 역
서울문화사 | 2021년 04월

 

신청 기간 : 4월25일 까지

모집 인원 : 5명

발표 : 4월26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전 도서를 받아 보실  기본주소를 꼭 확인해주세요.


 

* 서평단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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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오직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자격으로 말하라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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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통 사람이 본 대한민국

정성구 저
북랩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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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면서 배를 이끄는 선장은 오직 한 명이어야 하고 선장의 능력을 믿고 따라야 배 안의 승무원과 승객이 모두 안전(?)해진다는 해석을 늘어놓곤 한다. 허나 이는 '비유적인 표현'을 직설적으로 해석해버린 잘못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공이 많다'는 건 줏대없는 의견이 너무 남발되었다는 뜻이고,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은 원래의 목표를 잃고 엉뚱한 곳으로 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배'에서 선장을 연상하고, 배를 이끄는 선장을 '지도자'로 유추하면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일단은 지도자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곤 한다. 물론, 그런 뜻으로 해석하면 적절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뜬금없이 속담부터 늘어놓은 까닭은 이 책이 바로 딱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은 '보통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칠순에 접어든 저자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대한민국의 6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분들의 관점'으로 읽힌다. 왜냐면 딱 '그 연령층의 분들'과 대화했을 때의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국론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국민간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후진국이 되어 선조들이 어렵게 쌓아올린 민주주의와 경제대국의 성과를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고 말 것이다"라는 논조의 글귀가 자주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는 하늘이 무너질 걱정을 하며 하릴없는 걱정을 일삼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전체국가'에서나 써먹을 '국론통일'을 주장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며 누구를 지지하는 글 따위도 아니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걱정을 드러내며 '이랬으면 참 좋겠다'는 내용의 발언들을 모은 책일 뿐이다. 따라서 '국론통일'이라는 것도 실상은 우리 국민 모두가 '애국자'가 되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합심을 하자는 내용일 거라는 짐작도 더불어 할 수 있었다. 다만, 그 표현이 좀 '옛날 방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또한, 저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더러는 이해할 수 없는 논조도 있었다. 몇 가지만 꼽자면 노무현과 박근혜를 동일선상에 놓고 모두 존경한다는 점이나, 이승만이나 박정희, 또는 전두환 때에나 통했을 법한 '정치적 해법'을 늘어놓으며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야 한다는 '기-승-전-김구'의 화법은 도통 뭔소린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를 테면, 독도는 암초에 불과한데 이웃나라와 '영토분쟁'을 일삼으며 갈등을 벌일 소재로 삼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이나, 일본 국민들은 질서를 사랑하고 도덕을 잘 지키기로 유명한데, 이런 국민들이 우리 나라를 침략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국인들의 무질서한 모습을 보면서 일본에게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내용은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이 할 법한 생각인가? 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한편,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도 '동일선상'에 놓고 말하는 내용과 '거대정당'들과 '이익집단'들의 정치적 선동에 '언론집단'까지 합류하여 왜곡된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온 국민들이 저마다의 이익과 이해를 따지며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내용인 즉슨, '세월호 사건'은 어린 학생들이 어처구니없이 희생 당한 안타까운 사고지만, 사고 당사자만 처벌하면 그뿐이지, 애꿎은 사업주와 관련 공무원, 그리고 대통령까지 싸잡아서 감옥에 쳐넣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일부(?) 국민들의 심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다가, 국가를 사람에 빗대며, '대통령(정치인)은 머리요, 경제인(대기업)은 심장이요, 일반국민(노동자)은 손발이니, 손발이 잘려도 불편은 있지만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지만, 머리와 심장이 잘리거나 고장나면 정상적(?)으로 살 수 없는 것처럼, 정치인과 경제인이 잘못을 할 때마다 처벌을 한다면 국가가 후진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논조를 펴고 있어서 뜨악할 따름이었다.

 

  내가 바라본 '세월호 사건의 비극'은 안타깝게 희생된 수많은 어린 학생들에게 조명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메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점이고, '비상사태'에 준하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담당공무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여줬을 뿐, 효과적인 구조활동조차 벌이지 않았다는 점이며, 동시에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여준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말과 행동'에 뜨악했으며, '언론인'이라는 기자들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거짓여론'을 작성하고, 집권자들의 입맛에 받게 '받아쓰기'밖에 할 줄 모르는 쓰레기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총체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본다. 그런데도 저자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일 뿐인데 '엉뚱한 사람(특히, 박근혜와 이재용)들'이 처벌과 함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할 뿐이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들을 가치가 전혀 없고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사절이다. 오히려 '이런 여러 생각들'을 우리 모두는 '경청하는 자세'로 듣고 또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이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를 더욱 더 많이 가져야만 한다. 왜냐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뿐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고, 새로운 갈등을 불러오기 때문에 결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절대 아니다. 물론 대화는 '품격'을 갖춰서 '교양'스럽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언성을 높인다면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없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의견이 나온다하여도 '왜 저런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는지' 한 번 더 물어보는 인내를 발휘해야만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지난 100여 년간에 묵힌 갈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국인데 '국론통일'과 같은 낡은 관념이나 '모두 내 탓이오'라는 허울 좋은 상상력으론 어림도 없다. 그냥 <닥치고, 경청!>이라는 참을성을 최대로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암울하고 답답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언제, 이처럼 <저마다 자유롭게 발언해 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에 다다르면 감회가 새롭지 않은가? 일제시대부터 군사독재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문민정부부터 참여정부까지는 생소한 경험이라 서툴렀던 점도 없지 않다. 허나 이명박과 박근혜 때 겪은 '암울한 시절'을 지나면서 우리가 자신의 의견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였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지 않았던가?

 

  그러니 바로 '지금' 하고 싶은 말을 터트려야 할 것이다. 너의 생각은 이렇고, 나의 생각은 저렇다는 것을 '나누어'야 할 때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모두 '남의 생각'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든 상관없다. 지금의 갈등은 매우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나씩 해결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모든 갈등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복잡하기만 하다. 그러니 해법도 '하나만' 만족시켜서는 안 된다. 그러다보면 의외로 '단순한 해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건,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하고 있을 때,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방법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는 '맹목적인 사랑'을 강요할지도 모른다. 때론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는 '일방적인 짝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기억할 것이다. 우리들 모두가 대한민국을 격하게 사랑했노라고 말이다. 우리가 현재 '친일적폐청산'이라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이유도 '그들'이 대한민국을 아낌없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일테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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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남자와 여자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는 점에선 다르지 않다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2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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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젠더 모자이크


한빛비즈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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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음식점에서 공깃밥을 주문하면 남자는 가득 담아주고 여자는 덜 담아주는 경우가 있다. 같은 가격을 받으면서 말이다. 분명 '차별'이다. 하지만 이유는 있다. 밥 한 공기로 양이 차지 않는 건장한 남성이 배부르게 먹으려면 가득 담아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부분의 여성은 의도적으로(?) 공깃밥의 반을 남기면서 덜 먹으려 한다. 한 공기를 다 먹으면 배가 부르는 여성도 많지만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남기는 여성도 많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할 수 있다. 근데 남자들 중에도 밥 한 공기를 다 못 먹는 소식가들이 있다. 물론 여자들 중에도 밥 한 공기로는 허기를 채울 수 없는 대식가가 있고 말이다. 그런데 식당 아줌마가 재량껏(!) 빼빼 마른 남성에게는 살 좀 찌라며 더 많은 밥을 퍼주고 덩치 큰 여성에게는 그만 좀 먹으라며 밥을 더 달라는 여성의 요청을 묵살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한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과연 식당 아줌마는 왜 '차별'을 했을까? 같은 가격을 받는 '밥 한 공기'에는 어떤 사연이 담긴 걸까?

 

  <젠더 모자이크>는 남자와 여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애써 남녀로 '구분'을 했을 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예로 들기도 한다. 이를 테면, 복용약 가운데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따로 판매하는 약이 있다. 성분은 똑같지만 복용하는 양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임상실험결과를 근거로 남자는 1알 전부를, 여자는 1알의 반만 복용하도록 따로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남성용', '여성용'으로 알맞게(?) 복용했을 때 효과가 미약하거나 때론 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그 까닭은 잘못된 구분법으로 판매한 탓이다. 애초에 남자와 여자로 구분하지 않았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예를 들어, 수면제의 경우, 건장한 남성이 1알을 먹으면 푹 잠을 잘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반알'을 먹으면 역시 푹 잘 수 있다. 하지만 저체중의 남성이 1알을 먹으면 아침이 되어도 잠을 깨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곤 한다. 반대로 과체중의 여성이 반알을 먹으면 아침이 되어도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받곤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단다. 분명히 '남성용'과 '여성용'을 제대로 복용했는데 말이다. 이는 수면제의 약효가 '근육량'이나 '신진대사'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애초에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눈 것도 바로 평균적인 남성과 여성의 '근육량'을 기준으로 삼아 만들었던 것이다. 만약, 남녀로 구분하는 기준이 아니라 '체중별'로 몇 알씩 복용하라는 기준을 삼았으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각각 남자와 여자의 고유의 특성이 아닌 '보편적인 특성'에 남녀의 명칭만 갖다 붙였을 뿐이다. 이를 테면, '힘이 세다'는 특성은 보편적으로 남성에 해당하는 것이고, '화장을 하다'는 특성은 보편적으로 여성이 더 많이, 더 잘 할 뿐이다. 그런데 힘이 센 여성도 있고, 화장을 잘 하는 남성도 있다는 것을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젠더(사회적인 성)'의 문제점이라고 지칭했다.

 

  우리는 종종 '생리적인 성별(섹스)'의 차이를 '젠더의 문제'로 심화시키곤 한다. 오늘날의 한남충이니 메갈리안이니 하는 '페미니스 문제'도 바로 이러한 오해와 편견에서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애써 '남녀를 구분하려 들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이 패미니즘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은 아니지만,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이 그닥 없다'는 사실을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심오하고 세심하게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결론은 '남녀는 구분할 수 없는 모자이크의 성향을 띤다'라고 내렸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남성성과 여성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100% 남성성을 지닌 남성과 100% 여성성만 갖춘 여성은 절대로 없다는 사실을 뇌과학적으로 증명하면서, 각각의 영역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각각 파랑과 분홍으로(중간은 하얀색으로) 나누어서 '뇌지도'를 그려보았더니, 다양한 모자이크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각각의 남성과 여성의 뇌지도를 펼쳐보이면서 '구분'해보라고 했더니 대다수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더라는 사실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우리의 상식과 매우 다른 결론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전형적인 남성과 여성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뇌영역을 그린 지도를 보았을 때, 파랑색이 우세한 뇌지도는 '남성의 뇌', 분홍색이 우세하면 '여성의 뇌'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서로 다른 다양한 색색의 모자이크만 발견했을 뿐,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로 따로 구분할 수 있는 뇌지도는 없었던 셈이다.

 

  이런 결론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만끽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런 '다름(차이)'로 인해서 보여지는 다양성을 무시하고 천편일률적인 남성과 여성의 '기준'을 억지로 정하고 애써 '구분'하려 들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전형적인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지으려 들면 생기지 말아야 할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분명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르기에 더욱 아름답다. 우리가 남자다운 남자와 여자다운 여자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 것도 바로 '다름의 아름다움'에 끌린 탓이다. 그러나 그런 매력을 '고정관념'으로 삼아서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고 애써 '구분'짓게 되면 그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남자와 여자는 이래저래 피곤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회는 남녀의 갈등이 복잡해지고 심화되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잃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패니미즘 갈등이 전혀 아름답지 못한 까닭이다. 이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의 아름다움'을 만끽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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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성공과 행복은 같은 말이 아니라고?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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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모

미하엘 엔데 저/한미희 역
비룡소 | 199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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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등장하는 '회색신사'는 참 인상적이다. 분명히 악당과 같은 존재인데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고 심지어 끌릴 정도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아닌 것 같다고? 회색신사가 하는 말을 곰곰히 곱씹어보면 <자기계발서>에서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또, 어릴 적부터 신물나게 들어본 말이기도 할 것이다. '시간은 금이다', '시간을 아껴라', '시간을 관리하라'...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을 살면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환상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너무나도 익숙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한 아이가 등장했다. 모모라는 아이는 옷도 허름하고 집도 없으며 먹는 것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소녀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소녀를 너무도 사랑한다. 왜냐면 모모와 함께 있으면 세상의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고, 누군가에게는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게 해주며, 동네 아이들에게는 값비싼 장난감이 아니어도 저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뱃사람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는 멋진 친구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돈 한 푼 없이도 할 수 있는 것이며 누구나 바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녀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동화책에는 현대인들이 바라마지 않는 두 가지 소망을 '양 끝단'에 달아놓고 저울질하게 만든다. 바로 '성공'과 '행복' 말이다. 회색신사가 성공을 이야기한다면, 모모는 행복을 꿈꾸게 한다. 그럼 '성공'하면 '행복'해질 수 없게 되는 것일까?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어서 두 마리 토끼 가운데 한 가지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성공을 이루면 당연히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일단, '회색신사'처럼 시간을 쪼개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모든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서 성공에 다다르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게 될 것이다. 모든 시간을 '성공'을 위해서 투자해버리고 나면 성공에 다다랐을 때 내 주위에는 누가 남아 있을까? 가족도 나몰라라하고, 친구도 내버리고, 오직 성공을 위해서 시간을 아껴 최선을 다한 뒤에 '성공의 문턱'을 넘게 되면 엄청난 부와 명예는 건질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회색신사'가 가져다 준 성공은 진짜 성공과는 거리가 먼 부질없는 성공이었지만, 실제의 삶에서 그렇게 성공을 가지고 온 이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흔히 앞만 보고 걸어간 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성공을 이룬 뒤에 가족도 챙기고, 친구도 만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누면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은데, 막상 성공한 뒤에는 모두 잃어버린 뒤가 되고 만다.

 

  한편, 모모처럼 사는 것도 현대인들은 바라마지 않는다. 늘 부족하지만 언제나 행복한 삶을 사는 모모는 여유와 만족을 만끽하며 가슴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다. 늘 가족과 함께하고, 언제라도 친구와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꿈꾸지 않느냔 말이다. 여기에 딱 한 가지만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바로 '돈'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돈은 '욕망'이다.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돈이 부족해지지 않는 삶을 꿈꾼단 말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행복'을 꿈꾸면서 동시에 '성공'을 꿈꾼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 부단히 '시간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곤 한다. 과연 현대인들은 무엇을 꿈꾸는가? 회색신사처럼 성공을 꿈꾸는가? 모모처럼 행복을 바라는가?

 

  성공과 행복은 '같은 말'인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전혀 다른 말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성공하고 적절히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야기속에서는 모모가 회색신사들을 물리치고 사람들의 가슴속에 행복을 심어주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이런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속에 언제라도 '회색신사'가 다시 나타나게 될 거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결코 모모처럼 살 수는 없다. 딴에는 모모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게으름'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모모의 모습이 그닥 행복해 보이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하긴 사람이 '직업'을 가지게 되는 근원도 '보람'을 얻기 위해서다.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통한 쾌감과 뿌듯함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에 쫓겨가며 허덕이며 일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쪼개며 성공의 문턱을 넘기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것이 아닌,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삶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사는 삶'이 아닐까 싶다. 물론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정말로 꿈 같은 일일테지만 말이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며 살 수 있는 삶이 말처럼 쉽다면 고민거리도 아예 생기지 않을 테고 말이다.

 

  결국 <모모>는 '시간'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째깍째깍 흘러가는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얘기고 말이다. '회색신사'의 꾐에 빠져서 거짓된 성공을 꿈꾸며 살아가면 어떻게 되는지, '모모'에게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원천을 우리 가슴속에 새기며 살면 돈 따위가 부족해도 얼마든지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가슴 따뜻한 동화책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살라고 권해줘야 할까? 명문고, 명문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서 학습하고 또 학습하며 친구 따위는 '성공'을 한 뒤에 사귀어도 늦지 않다고 권해야 할까? 이거 어째 '회색신사'처럼 말하고 말았다. 그러면 모모처럼 살라고 권해야 할까? 공부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하루종일 유유자적하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나누며 살라고 말이다.

 

  심각한 고민 끝에 '성공'과 '행복'을 모두 놓치지 않고 진실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도 아이들에게는 '회색신사'처럼 말하고 말았다. '모모'처럼 살면 안 된다면서 말이다. 성공과 행복은 같은 말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성공한 다음에 행복을 꿈꾸라고 하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참내...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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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조선 갈등사』 | Wish List 2021-04-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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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조선 갈등사

신정훈 저
북스고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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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 4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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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 Wish List 2021-04-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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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최진석의 시선으로 본 대한민국에 대한 정치사회 평론서다. 저자는 철학자의 궁극적 시선은 국가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향해 가는 진입로에서 함정에 빠졌다고 밝힌다. 이유는 과거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진영 논리에 빠져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그러한 사고방식의 산물이자 장본인이다. 최진석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후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한다. 일제강점기의 고통스러운 35년을 보내고 독립한 대한민국은 지난 76년 동안 건국, 산업화, 민주화라는 시대적 관제를 완수하고 이제 새로운 길에 나서야 할 지점에 섰다. 최진석은 한 단계 상승하고 혁신해야 할 것을 주장한다.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종속성을 벗어나 ‘각성’해야 한다. 정치인에게만 맡기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진보를 위해 어떻게 각성해야 하는지, 철학자 최진석은 냉철하면서도 높은 시선으로 굽어본다.  

 

“슬프고 둔감한 우리여! 
작은 이익이나 진영의 이념을 벗고 한 층만 더 올라 나라를 보자”

진영의 논리를 넘어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철학자의 통찰

 

“세계는 좌우만 따지면 높이를 갖지 못하고, 높낮이만 따지면 넓이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혁명, 진보, 개혁 등등은 같은 높이에서 처지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처지와 입장만 바꾸는 것은 ‘개량’일 뿐이다. 이제는 높낮이를 살펴야 할 때가 아닐까?” _ 본문 중에서

 

철학자 최진석은 아직도 이념 논쟁 중인 대한민국의 좌파나 우파가 다 같이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좌파는 매력을 상실했고 우파는 원체 매력이 없는데, 두 세력의 매력 없는 충돌에 하릴없이 운명을 맡겨둔 게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런 대결 형국에서 두 진영은 자기 확신에 빠져 상대방을 공격하기에만 바쁘다. ‘종북 좌빨’이니 ‘토착 왜구’니 ‘친일파’니 ‘반일파’니 하는 비방은 케케묵은 프레임을 씌워 상대방에게 오명을 입히려는 오래된 수작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논쟁이 선악과 진위를 따지며 맴도는 것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다. 염치를 내던진 집권자들은 언어 질서 파괴, 신뢰 파괴에 앞장서고 사회는 집단적 광기와 우상 숭배에 휩쓸린다. 그런데 이것이 어제오늘 일인가? 조선 중기, 율곡 이이는 외세 침입의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조선 사회를 경고하면서 임금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종속성에 붙들려 사는 대한민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진석은 서강대학교와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대학 강단에서 해박한 지식과 명징한 사유를 전달하는 교수로서 이름을 높였다. 교육방송이 진행한 <EBS 인문학특강>에서는 대중이 원하는 인문적 통찰을 명쾌하게 제시해 일반 시청자의 이목을 모았다. 이후 대학 강단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 강연에 뛰어들어, 각성하고자 하는 교육생에게 사유의 기틀을 세워주는 혁신의 길에 선 사람이 최진석 철학자다. 흔히 철학이라 하면 고도로 추상화하여 일반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최진석은 이 모든 사유가 현실로부터 밀착해 출발한다고 말한다.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도 그렇게 해서 나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재를 톺아본다. 그가 보기에 대한민국은 ‘민족’과 ‘국가’ 개념도 뒤섞인 채로 혼란에 빠진 나라다. 외세에 시달리며 강대국들의 간섭을 받았던 지난 역사에서 비롯한 현실이다. 보수와 진보는 각자 프레임 씌우기로 상대방을 헐뜯고, 과거에 갇힌 사유와 종속적인 사고방식과 새로운 어젠다의 부재가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막고 있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맞아 대응하느라 분주한데, 대한민국은 각종 규제에 시달리며 선도적인 위치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줄기차게 대한민국의 다음을 꿈꾼다. 대한민국의 ‘다음’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1945년 광복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대한민국은 가난과 압제와 독재의 굴레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길목에 섰다. 성공적으로 진입해 한 단계 더 높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려면 그에 걸맞은 시선의 높이와 상승이 필요하다고 최진석은 힘주어 말한다. 종속성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사유를 하고, 기능만을 추구하는 얕은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거시적으로 목적을 생각하고, ‘민주화’라는 과거의 의제를 벗어나 ‘선진화’를 달성해야 한다. 물질을 넘어 문화적이고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높이로 상승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은이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며 사단법인 ‘새말 새몸짓’ 이사장이다. 건명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베이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탁월한 사유의 시선》,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경계에 흐르다》가 있고, 《중국사상 명강의》, 《장자철학》, 《노장신론》 등의 책을 해설하고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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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새로운 길을 여는 도전은 언제나 중요하다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18 09:51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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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SOULUTION 소울루션

노영범,김지영 공저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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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은 온갖 병을 달고 산다. 육체적인 고통부터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듯 끊임없이 새로운 병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대의학은 매우 발달한 덕분에 팔다리가 부러지고 신경이 손상되어도 곧잘 고쳐내곤 한다. 심지어 장기가 손상되어도 '인공장기'로 갈아끼우는(!) 방식까지 서슴지 않으며 회복치료에 적극적이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면 어쩔 줄 모른다. 이른바 '정신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온 사회에 퍼져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공황장애', '조울증', '우울증',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신질환의 명칭은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누가 알아채기라고 할까봐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 편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래서는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식의 '사회분위기'가 [정신병=범죄자]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이를 테면,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뉴스기사는 '사실'은 맞지만 '접근법'은 매우 잘못된 경우다. 조현병은 환각과 환청을 불러오는 무서운 병이고, 적절한 약을 처방함으로써 환각과 환청 증세를 치유할 수 있는 현대병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족 가운데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쉬쉬하는 분위기이다보니 '적절한 치유시기'를 놓치고 방관을 일삼다 끝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안타까운 사연인 셈이다.

 

  따라서 '정신병'을 감추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정신병원'에 들락거린다는 걸 숨길 필요도 없다. 또한, 지인이 정신병(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을 앓고 있어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휠체어에 타고 있는 사람이 계단을 오를 때, 또는 앞 못 보는 사람이 횡단보도에 서 있을 때 아무런 거리낌없이 도와주는 것처럼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을 도와주면 그뿐이다. 실제로 시도때도 없이 욕설을 내뱉는 환자에게 "괜찮아, 괜찮아, 속에 있는 말을 참지 말고 마음껏 해. 나는 아무런 편견없이 들어줄 수 있으니까"라고 말을 건내주는 것만으로도 욕설을 단박에 멈추게 하는 기적(?)을 선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자들이 더는 숨지 말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선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병이 심하면 치유도 힘든 법이다. 정신질환을 고치기 위한 의료진들의 노력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 책도 그동안 고치기 힘들거나 다양한 치유방법으로도 효과를 볼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유법을 소개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치유사례가 절대적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사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멈추고 엄마가 아이의 배를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다 나은 것 같은 기적을 만나는 것은 '신뢰의 영역'이지 '믿음(종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먼 옛날부터 전해오는 책 한 권에 '만병통치의 비법'이 담겨 있을 거라는 생각도 그닥 좋은 접근법은 아니다. 더구나 '심리학'이 정신병의 근원을 뿌리부터 찾아내서 완치를 해줄 것이라는 생각도 그닥 추천하고 싶은 치유법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정신분석학의 권위자'가 한 명이면 충분하지 여러 명일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치유법은 저마다 다른 법이다. 이 책의 치유법으로 고통에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례는 맹신이 아닌 참고 정도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상한론>과 칼 융의 정신분석학이 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더 많은 정신질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명약이 되길 바란단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의 병은 증상만큼이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환영받아야 한다. 100번의 시도 끝에 단 한 번의 성공을 얻었다면 또 다른 성공과 더 많은 성공을 위해서 더욱 정진해야 하는 것이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정신질환의 아픔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벗어나는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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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당신은 기술 혁신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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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술의 시대

브래드 스미스,캐럴 앤 브라운 공저/이지연 역
한빛비즈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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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를 활용한 'IT(정보통신)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시대'라고 부르는 지금은 컴퓨터 기반의 온갖 기술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급속한 기술 변화의 시대에는 기술 자체의 문제보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일자리를 비롯해서 안전, 인권, 그리고 전통적인 가치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들까지...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점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다. 그렇다고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도 없다. 기술 혁신으로 얻는 이득이 너무나도 많은 까닭에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혁신의 속도가 늦어질수록 경제적인 문제 등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늦출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혁신과 전통의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마치 '사극드라마'에서 '카카오톡'을 쓰는 것처럼 어색한 느낌부터 들 수도 있는 해법이지만, 그래도 기술의 변화 속도에 뒤쳐져 버린다면 '인공지능의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대안이라는 사실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IT 기술의 발전'을 살펴보자. 인류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류의 지식 축적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문자'가 없을 땐 몽땅 외웠다. '문자'가 등장하자 인류는 '기록'하기 시작했다. 종이의 발명은 '기록'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이 특정한 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그렇게 인류는 문자와 종이, 인쇄술이라는 기술을 발전시켜서 '방대한 지식'을 축적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방대한 양의 지식을 삽시간에 처리해버리는 기술을 고민하다 '컴퓨터'가 등장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실로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처리하는데 유용한 기술이었다. 이렇게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한 컴퓨터는 놀라운 '처리속도'를 자랑하며 점점 더 발전하기 시작했다. 처리속도가 빨라지면서 대두된 문제점은 '저장공간'이었다. 플로피 디스크와 하드 디스크에 매달리던 시대를 지나 'CD'가 등장하면서 엄청 날씬한(?) 저장공간이 생겨버린 셈이다. 하지만 날씬해도 금새 엄청난 부피를 자랑하게 되어 버리곤 한다. 그러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서버'와 같은 대형저장공간이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초기엔 그마저도 부족해서 먹통이 되다시피 했지만, 엄청나게 방대한 서버가 점점 많이 만들어지면서 공간에 여유가 생길 지경에 다다랐다.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지식정보의 양은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개개인의 정보'를 대신 저장해주는 아이디어가 번뜩이게 되었다. 바로 '클라우드'의 등장이다. 이제 인류는 어마어마한 저장공간에 '개인의 정보'를 올려두면 '누구나' 편리하게 그 정보를 쓸 수 있는 기술 혁신이 등장하게 되었다.

 

  한없이 저장하고 원없이 뽑아 쓸 수 있는 지식 저장공간이 생기자 그 편리함은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개인 정보'가 누출되거나, 심지어 그런 정보들을 노리는 범죄집단과 그런 정보들 덕분에 발생하는 또 다른 범죄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심지어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전락되어 버리는 위험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어지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도덕의 발전보다 빠르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인 셈이다.

 

  한편, 'AI(인공지능)의 발전'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진다는 점이다. "아리야, 오늘 날씨는 어때?", "아리야, 오늘 점심 뭐 먹지?", "아리야, 데이트 장소로 알맞은 곳을 선택해줘", "아리야~~~" 인류는 컴퓨터와 '대화'를 하며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른바 '특이점'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순간'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펼쳐질 미래인 셈이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행복해질까?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인간보다 똑똑해진 컴퓨터가 인간들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서 '정신적 노동'까지 대신하게 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필요해질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암울한 영화 속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움직일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생체 건전지'가 되어 버리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이쯤 되면, '기술 혁신'은 윤리적인 문제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개인 정보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능력을 넘어버린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미 '기술 혁신'의 대부분은 인간의 발전 속도를 훨씬 뛰어넘어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뒤쫓을 여력조차 없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기술 혁신의 속도'에 딴죽을 걸어 속도를 늦추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니, 아주 늦추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류가 따라잡을 수 있을 때까지만 혁신의 속도를 늦추어 나가는 방안은 어떤가?

 

 기술 혁신의 속도는 결코 늦춰지는 법이 없을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혁신을 뒤쫓을 생각만 하다가는 정작 중요한 답을 놓칠 수 있다. 그건 바로 '기술 혁신' 자체를 인류에게 유용한 도구이자 강력한 무기로 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인류가 컴퓨터에게 지배 당해선 절대로 안 된다. 유용한 컴퓨터를 편리한 도구로, 때론 강력한 무기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인간의 패배로 결론이 났다. 이제 '기술 혁신'과 인간이 대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앞으로 인간은 '기술 혁신'과 대결했을 때 번번히 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간과 터미네이터와의 싸움이랄까?

 

  이제는 인간은 '기술 혁신'의 파도를 타고 즐기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원리를 배우려고' 아둥바둥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고민하면 그뿐인 셈이다. 새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사용법을 익히느라 고민하지 말고, 스마트폰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써먹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을 잘 쓰기 위해서 '스마트폰 만드는 방법'을 배울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기술 혁신이 필요한 까닭을 곰곰히 생각하고,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 '어떤 일'에 써먹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단 말이다.

 

  물론,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하곤 한다. 바로 '범죄'에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용한 기술 혁신으로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손쉽게 빼낼 수 있고, 이것을 가지고 정부가 '억압'과 '감시'의 수단으로 활용해버린다면 끝내 '디스토피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도덕윤리적 가치관'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이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법이나 규율을 발빠르게 마련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민주사회를 완성해야만 한다. 온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이 도덕과 윤리의 가치관으로 '기술 혁신'을 다룰 수 있을 때, 진정한 기술 혁신이 보장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인간이 '기술 혁신'을 다룰 수 있는 자신감으로만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 빠르게 '기술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래도 결국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이자 무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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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자본주의의 대변혁을 이룰 몽상가들은 누구인가?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4-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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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한지원 저
한빛비즈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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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은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심지어 공산주의든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잘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언제나 기본 전제는 '자유, 평등, 풍요'인 탓이다. 물론 공산주의는 이미 실패하였다. 계급을 타파하고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평등을 추구했던 공산주의는 현실에선 자본가를 쫓아내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자본가의 자리를 '공산당'이 차지해버리는 모순을 보였기 때문에 동유럽의 공산국가의 몰락을 시작으로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북한이 고립되는 결말로 치닫고 말았다. 따라서 공산주의는 자유도 보장하지 못하고, 평등은 지켜지지 못했으며, 풍요는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논외로 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어떤가? 마르크스가 주창한 <자본>의 결말은 자본주의가 끝장나면 사회주의가 완성된다고 했다. 허나 '이론'으로서만 그렇고 '현실'은 그렇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는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용케 버티고, 또 버티고, 또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 불안하다. 자본주의를 대신할 만한 것이 없어서 계속 이어오고 있긴 하지만, 현대인들이 꿈꾸던 '자유, 평등, 풍요'가 좀처럼 보편화되지 않은 까닭이다. 경제적 불평등은 날로 심각해지고 '상위 1%의 부'가 전세계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자산과 맞먹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주목 받는 것이 바로 마르크스의 <자본>이다.

 

  이 책도 그렇다. 21세기에 걸맞는 관점으로 <자본>을 들여다보고 자본주의의 맹점을 다시금 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당사자는 보지 못하는 수를 옆에서 관망하는 이의 눈에는 잘 띄어서 곧잘 훈수를 두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자본>은 '자본가의 착취'를 파헤쳐서 '노동자의 해방'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착취 당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가 조금이라도 덜 착취 당할 수 있도록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서 써놓은 책이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에서는 '착취자'와 '피착취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그래야 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은 착취자와 피착취자 사이가 점점 벌어져서 더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피착취자(노동자)들의 저항'을 불러오게 되어 끝내 사회주의가 시작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자본주의가 망한 적이 없기 때문에 끝내 사회주의가 펼쳐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직까지는 마르크스의 상상에 머물러 있는 단계일 뿐이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삐걱거릴 때마다 '사회주의'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말하길 즐긴다(?)고 한다. 그래 봤자, '복지정책'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정도이지만, 기꺼이 '자유, 평등, 풍요'를 이루기 위해서 가치관을 바꿀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심상찮은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무상급식'으로 시작해서 '기본소득'에 이르기까지 보다 적극적인 공공근로와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애써 무식한 이들은 이를 '공산주의의 책동'이라며 무식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지만, 이것들 모두가 바로 '자본주의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 책에서도 수없이 언급하지만 '자본주의의 결함'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현실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인가? '뉴노멀 시대'에도 자본주의는 굳건하게 경제시스템의 지휘를 누리고 있을 것인가?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어쩌면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더욱 어두운 미래를 점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마르크스의 <자본>은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고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더 '긍정적인 힘'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긍정의 힘은 마르크스의 <자본>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만이 '자본주의의 허점'을 제대로 지적한 덕분이다. 물론 '사회주의의 이상향'으로 귀결된 것은 안타깝지만, 그것마저도 우리는 주목해야만 한다. 왜냐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상향을 꿈꾸는 것'으로 돌파구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대변혁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결국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믿는 원대한 몽상가들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시민들이 깨어나야만 한다. 꿈은 꾸되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몽상가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몽상가들의 꿈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함께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벽한 자유와 평등, 풍요로운 시장경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큰 정부의 힘'이 필요하지만 '커다란 정부'는 위험요소가 대단히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재정부담'이다. 원대한 이상향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모한 도전'이 계속된다면 자본주의 변혁을 완수하기도 전에 파탄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전세계가 '같은 꿈'을 꾸어야만 한다. 더는 '약소국의 피땀눈물'을 착취하여 선진국의 경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자본주의가 '착취자(자본가)'와 '피착취자(노동자)'의 밀접한 관계로 성장을 한다지만, 전세계의 경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버리면 '자본주의 변혁'은 또다시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자유와 평등, 그리고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꿈을 동시에 꾸어야 한다. <동물농장> 속의 '복서' 같은 희생하고 헌신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하지만, 결코 이용 당하고 착취 당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깨어 있는 경제 시민'이 되어야만 하는 까닭이다. 더는 영웅적인 정치인의 등장을 기대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시민들이 스스로를 위해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일을 경험해야만 한다. 그래야 자본주의가 멈추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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