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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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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2. 역사 인식의 변화를 살핀다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3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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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맹꽁이 서당 2

윤승운 저
웅진주니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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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월간만화 보물섬>은 유일하게 허락된 만화책이었다. 그마저도 몇 권만 볼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 시절에는 '만화책'이 금서 못지 않을 정도로 비난을 받았고, '만화책'을 보는 어린이도 마뜩찮은 눈으로 바라보던 시절이기도 했다. 학교에 가져가면 당연히 압수품목 1순위였고 말이다. 그런데 <보물섬>에는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만화가 수록되어 있었고, 일부 '깨인 어른들'은 그런 역사만화를 알아보고 어린이들에게 권장하기도 했다. 그 만화가 바로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이었다.

 

  <맹꽁이 서당>의 구성은 단순하다. 서당 훈장님과 서당에 다니는 학동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배경도 '서당과 인근 마을'이 주무대였고, 시대는 조선시대 어느 때쯤이었다. 정확한 연대를 추정할 수 없는 까닭은 이 만화가 '철저한 고증'으로 통해서 쓰여진 역사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백인 윤승운도 언젠가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맹꽁이 서당>을 연재할 즈음에 '정확한 고증'을 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이다. 하긴 '마감'을 코앞에 두고서 '역사 고증'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 테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성종 임금부터 선조 임금(임진왜란 직후)까지' 다루고 있다. 주요 인물로는 '성종', '연산군', '조광조', '문정왕후', '임꺽정', '동래부사 송상현' 등이다. 물론 <실록>이 전하는 내용이 주요내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연재할 당시인 80년대에는 아직 <실록>을 완전히 분석하지 못했던 때였다. 그래서 '야사'나 '민담'에서 전해지던 내용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날에 널리 알려진 '해석'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테면, 충녕이 임금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형제간의 우애'로 보던 시각이 오늘날에는 '치열한 왕위 다툼'으로 해석으로 변한 내용이다. 지금도 여전히 '어린이용' 역사책에서는 이런 시각이 다뤄지고 있는데, 훗날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세종의 자식들이 죽음을 면치 못할 때 한 쪽에서 박수를 치던 '양녕대군'의 모습이 <실록>에 기록된 것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양녕대군 스스로 충녕에게 임금자리를 양보했더라면 문종이 승하한 뒤에 수양이 단종을 내치고 임금자리에 차지하는 일을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2권에서도 '을사사화'를 일으킨 '문정왕후'와 '윤원형(소윤)'의 만행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자가 정치에 나서면 안 된다'는 낡은 관념에서 비난하고 있을 뿐이다. '인종 독살사건'도 기정사실로 못 박아버려 '냉혹한 여인'이라는 비난을 덧붙였고 말이다. 거기다 드라마 <여인천하>에서도 잘 보여주었던 '정난정'이라는 여인(윤원형의 첩)에 대한 폄하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서 끝이 좋지 않았다라는 엉터리 사필귀정의 본보기가 되고 말았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을 어떻게 평가해야 좋을까? [여자라도 '실력'이 있으면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에서 '여자라도'라는 말을 빼면 훌륭한 평가일 것이다. '양성평등'이라는 열린 관점으로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내려야 할 때다. 남자라서 훌륭하고 여자라서 그렇지 않다는 '편견'은 마땅하지 않다. 남녀의 차별없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이는 '저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독자의 몫'이기도 하다.

 

  이 책이 연재되던 1980년대의 '역사인식'은 그랬지만, 이 책이 출간되던 2005년에는 조금은 달라졌었다. 하지만 '추억'이라든지,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약간의 허용이 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좀 달라져야 한다. 해묵은 '남녀차별'을 솎아내고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릴 적에 읽었던 추억을 간직한 독자라면 '역사인식'에 대한 변화가 뒤따라야 하며, 지금 처음 읽은 어린이 독자라면 걸러서 읽어야 한다. 독서지도 선생님이라면 '코칭 내용'으로 다뤄야 하고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 '추억'을 전해주곤 하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메시지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분명 '좋고 나쁨'은 서로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배울 수 있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내기 힘든 것처럼 '좋은 것'만 배워서는 참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자도 말했다. '반면교사'라면서 나쁜 짓을 일삼는 이를 통해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쁜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달라진 역사 인식을 살피면서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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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인류가 땅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동안에는..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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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리의 힘

팀 마샬 저/김미선 역
사이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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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적 위치에 놓은 우리 나라는 '지리의 힘'을 눈여겨 보아야만 한다. 자연환경이 인문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문명을 만들고,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의 승패까지 가늠할 수도, 가름할 수도 있는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곤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늘날에도 국제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제들이 여전히 '지리적인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 만으로도 '지리의 힘'은 절대로 좌시할 수 없는 국가적인 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각설하고, 이처럼 중대한 힘인데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크나 큰 결함은 '서구인의 눈'으로 서술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밀접한(?) 근동과 중동 아시아까지는 그럭저럭 서술하고 있지만, 반만년의 역사동안 이어져온 '극동 아시아의 힘'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듯한 서술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말해, 서구인의 눈으로 본 '극동 아시아'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그저 '명치유신 이후에 보여준 일본의 힘'을 근거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한반도의 오늘날의 문제'를 과거에는 거대한 두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침략에서, 그리고 근대 이후에는 러시아와 미국까지 포함해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분단된 한반도'를 설명하는데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 듯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의 한일관계와 한중관계, 그리고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한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는데 오판하기 십상이다. 다시 말해, 서구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힘'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아예 없었던 듯 무시하며 '주변국들의 흥망성쇠'에 한반도의 국가들이 이리저리 부대끼는 '약소국의 비애'로 전락해버리곤 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우리 나라가 '대륙 국가의 일원'으로 '반도 국가의 특징'을 살리며 대륙과 해양을 호령했던 시절도 있었다는 점, 이로 인해 중국과 일본이 크나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머지 않은 미래의 대한민국이 그 영광을 다시 찾을 거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긴, 이 책이 2015년에 쓰여졌으니 그렇게나 우습게 보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암튼, 다시 '지리의 힘'으로 시선을 되돌리면, 인류의 터전인 '땅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 무엇도 섣불리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 때문에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땅의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꽤나 날카로운 분석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날의 국경선'이라는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논거를 조목조목 들고 있는 점에서 고개가 절로 주억거릴 수밖에 없을 정도다.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천하의 중심에서 '대륙의 바깥'으로 나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이 오늘날에는 왜 '해양강국'으로 거듭 나려고 애를 쓰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넘어 태평양과 인도양까지 모두 '중국의 앞마당'이라고 그토록 우겨대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지리의 혜택'을 누리며 사상 초유의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세계를 주름 잡을 수 있게 된 발자취, 역시 '지리의 힘'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러시아는 어떤가?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넓이에 비해 초라한(?) 인구를 갖춘 탓에 영토의 대부분이 '불모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더구나 영토의 대부분이 '평지'인 탓에 주변국의 침략을 자주 받는 저주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험준한 지형'으로 방어막을 두르지 못한 탓에 침략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었어도, 이는 침략한 쪽에게도 엄청난 재앙이 되곤 했다.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이를 간과하고 섣불리 러시아를 공격했다가 쫄딱 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러시아는 '지리의 힘'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나라인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동항(얼지 않는 항구)'을 아직 얻지 못한 이유로 여전히 '영토확장'을 꿈꾸는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푸틴의 장기집권을 우리가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물론, 이 또한 '러시아의 팽창'을 몹시 경계하는 '서구인의 편견'에서 기인한 점을 부정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이를 감안하면서 읽으면 '색다른 해석'도 가능해지면서 매우 흥미로워질 것이다.

 

  또한, '유럽연합'에 관한 이야기도 색달랐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오랜 앙숙이면서도 유럽연합을 버티게 만드는 두 기둥이라는 사실이 솔깃했다. 사실, 유럽연합은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로 갈라서기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는 서유럽과 남유럽의 불균형으로 잘 보여주고 있어서 문제 이해가 정말 쉽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연합의 핵심으로 다른 회원국들을 떠받치고 있으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두 나라의 파트너십으로 원만히 해결하고 있다는 해석이 눈여겨 볼만 했다. 따라서 향후의 유럽연합의 흥망성쇠는 '프랑스와 독일'의 오랜 경쟁의식과 절대적인 공동협력의 조화에 달려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 했다.

 

  이처럼 저자는 '지리'라는 렌즈를 통해서 세계사를 통찰하려는 결실을 선보였다. 물론, 이 책의 '사실'이 명백한 '진리'에 가깝다는 오판은 고이 접어두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서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 정세와 국제정치, 경제, 사회 등에 관련된 모든 것이 '지리'에서부터 시작한다는 해석은 매우 흥미롭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형적인 제약이 덜한 오늘날에도 '지리'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지식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주를 항해할지도 모르는 미래에도 여전히 '지리'는 중요할까?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류가 '땅'에 머물며 살아가는 한에는 중요도가 절대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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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당연히 세금은 내야 하지만 많이 내는 건 싫은 당신을 위한 책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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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1 부동산 세금 사용설명서

김성일 저
한빛비즈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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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마흔을 넘어서면서 새삼 깨달은 점 하나는 '법을 알아야겠다'는 것이었다. 나 어릴 적에는 일제의 헌병통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독재정권의 공포정치 때문이었지, 암튼 '경찰서'를 출입하는 것조차 굉장히 꺼리는 분위기였고, 어른들도 "법 없이 살 놈"이라며 착하게(?)...아니 경찰서 출입을 아예 하지도 않을 사람으로 사는 것을 최고로 치곤 했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줄곧 법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으로 살아갔다. 물론 불편한 것도 없었다. 착하게 살아가니 정말로 법을 몰라도 아무 문제도 없이 잘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흔이 넘어가니 '경제(돈)'와 관련된 일들이 슬슬 괴롭히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각종 세금을 직접 내곤 했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라는 세금은 다 내고 살았었다. 공과금부터 소득세까지 '고지서'가 날라오면, 역시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내고 살았다. 그런데 보험도 들고, 펀드도 들고, 청약적금에 건강보험까지 이것저것 내는 세금의 종류가 많아지자, 내가 과연 적정한 세금을 효율적으로 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딱히 투자를 할 정도로 여유자금이 많았던 것도 아니기에 주식도 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는 더더군다나 생각지도 않았지만, 부모님을 모시면서 미혼으로 '1가구 1주택'을 살고 있으니, 재산세와 양도세, 그리고 상속세와 관련된 법 조항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부모님이 유일하게 남겨 주실 수 있는 '아파트 한 채'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을지 고민스러워지게 된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양도세 40%, 증여세 40%, 상속세 50%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듣곤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계산을 해야 유리한지도 따져보고 싶고, 혹여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세금을 내더라도 '줄여서'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그런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결론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분명 책에는 친절한 설명이 가득하다. 따라서 대충은 이해가 되고 어떤 방법이 좋은지도 알 수는 있겠다. 그런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여전히 모르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를 테면, 9억 원 이하의 아파르를 소유하고 있을 때에는 대부분의 세금이 '비과세' 대상으로 된다고는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으면 어느날 갑자기 '세금고지서'가 날라와서 몇 억 원에 해당하는 과세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서 차근차근 처리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거나 '절세'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더 많았다. 친절한 책 설명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왜냐면 이 책에 담긴 상당부분의 내용이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설명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세대상'에서 제외가 되는 독자들은 책을 읽고 있음에도 '과세대상'에 해당이 안 되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과세대상'이 과~하게 되는 내용에 대한 것만 잔뜩 읽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의 첫 머리나 단원의 첫 부분에 간단하게라도 '과세대상'과 '비과세대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내용이 선보이고 난 다음에 조목조목 과세설명을 덧붙였더라면 굉장히 친절한 책이 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이 책의 독자는 '절세전략'을 목적으로 읽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주택자'이면서 '고가의 부동산 소유자'이며, '부동산 투기'로 엄청난 부동산 관련세금을 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이 책의 저자는 '부동산 절세 원포인트 레슨'을 했던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이 그닥 없는 소시민들에게는 딴세상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음을 먼저 밝힌다.

 

  그럼에도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법과 관련된 내용에서만큼은 절대적인 진리다. 법을 잘 안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내 이익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권리'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법을 몰라서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민주시민이라면 더욱더 '법적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야 한다. 안타깝게도 법치주의는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 불친절함을 기본으로 셋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면 알수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에 대해서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는데 걸림돌이 없지 않다. <법전>을 읽을 때면 '모르는 용어'가 너무 많아서 분명 '한글'로 적혀 있는데도 내용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법률용어'에 일본식 한자가 너무 많아서 그렇다는 비판도 있지만, 차차 고쳐나갈 일이고, 당장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차근차근 익혀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법률 관련 서적>을 읽으면 겁나 졸릴 따름이다. 아무리 '표'나 '그래프'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만화 형식'을 빌려오거나 '그림'으로 이해를 돕는 방법을 선보여주면 어떨까 싶다. 물론 이 책에는 그런 친절함(?)을 엿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말이다.

 

  또한, 부동산 세법이 매우 복잡한 것도 '책읽기'를 방해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우리 나라는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었다는 문제점 때문에 투기를 막고 투자로 선회(?)시키려는 정책적 노력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부동산 세법'은 전문가들조차 연구의 대상이 되었고, 달라진 세법이 나올 때마다 어떤 방법이 유리하고, 어떻게 절세할 것인가 매번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세법에 관한 상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알게 모르게 내는 세금으로 어렵게 모은 재산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빌론의 부자들의 비법 가운데 으뜸은 투자로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번 돈'보다 '적게 쓰면' 반드시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반드시 돈이 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히 번 돈보다 적게 쓰는 데도 아직 부자가 되지 못했다면, 그건 십중팔구 '세금'으로 줄줄 새어 나갔기 때문이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금을 펑펑 낼 생각이 아니라면 '세금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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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4. 중세의 매력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1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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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중세 2

파니 마들린 저/다니엘 카사나브 그림/김수영 역
한빛비즈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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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에서 <킹덤>과 같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 열풍을 분 것처럼 서양에서도 <왕좌의 게임>과 같은 '중세'를 배경을 한 시대극이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온몸에 철갑을 두르고 긴 창과 방패를 장착한 채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마상시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을 흠뻑 쏟아낼 정도로 '중세'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허나 곧바로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세는 상상의 이미지일 뿐, 현실과는 다른 것일까? 아니면 '시대극'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아름답고 낭만이 가득한 시대였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중세는 꽤나 극과 극으로 갈리는 '모순의 시대'이기도 했다. 왕과 교황이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평민들의 생산력을 갈취하는데에는 한결 같이 최선을 다했다. 물론 합법적으로 말이다. 또한 평민들은 왕족과 귀족, 성직자, 그리고 기사 들에게까지 수탈을 당하면서도 엄청난 생산력으로 그럭저럭 넉넉한 삶을 살았던 시절이 바로 '중세'였다. 또한 여자에 대한 의식도 '원죄를 지은 이브'와 '성모 마리아'처럼 선과 악의 극단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중세의 기사들도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건 마찬가지였다. 현실에선 싸움질을 통해 이득을 챙기는 영락없는 조폭이었으나 '기사도'를 내세운 노래와 이야기속에서는 '전설적인 영웅'으로 등장해서 오늘날까지도 사랑받는 대상이 되곤 한다. 더구나 '아더왕의 전설'과 '성배(성유물)'를 구하러 떠나는 영웅의 이야기들은 실제 역사를 엄청나게 미화하였다는 비판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중세의 매력에 빠지는 것일까? 역사에서 짐작할 수 있는 '중세의 모습'은 비참할 뿐이다. 봉건제도라는 신분제도가 정립되면서 사회는 역동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고, 주어진 신분에 만족하고 주어진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었다. 신분상승을 위한 노력 따위는 왕과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으므로 '소수의 세력다툼'으로 왕조가 바뀌는 정도였을 뿐, 중세인들의 삶이 크게 바뀌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중세는 '종교의 시대'였다. 신앙을 강조한 덕분에 경건한 삶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탓에 축제로 들뜨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조차 '이교도'나 '이단' 취급을 받을 지경으로 갑갑한 현실이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이런 갑갑한 시대가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원래 '결핍'이 많을수록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해지는 법이다. 장애가 없을 때보다 장애가 있을 때 '불편'을 더 많이 느끼지만 조금이라도 '불편'을 극복하거나 개선해나가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역설처럼 들리겠지만, 신분으로 억압된 사회속에서 살아야 '신분해방'과 같은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법이다.

 

  이렇게 모순이 많고 갑갑한 시대인데도 중세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여전히 많은 모순과 답답한 사안들이 많다고 느끼는 친숙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중세의 매력'을 탐구하면 할수록 오늘날의 문제점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는, 비유적인 표현을 하자면, '갑갑한 문제로부터 탈출구'를 찾는 심정으로 중세를 바라보는 것은 아닐런지...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정답은 "그냥, 재밌다"가 아닐까? 왕자와 공주가 사는 판타지인데, 우리가 사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낯설고도 낯익은 '모순'이 갖고 있는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것일테다.

 

  이런 궁금증을 갖고 이 책을 접한 느낌은 설렘, 그 자체였다. 더구나 '십자군 운동'과 같은 중세시대 가장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될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 말이다. 근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설렘과는 약간 '다른 각도'로 중세를 바라본 책이었다. 이를 테면, <십자군 운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건을 종합한 내용을 기대했는데, '십자군이 지나간 길'을 지나며 과거와 현재의 건축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열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중세시대 '성직자의 삶', '기사의 삶', '농민의 삶', 그리고 '여성의 삶' 등과 같은 알찬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책이기도 했다. 마치 책 속의 주인공들이 '성지순례자'가 되어서 중세의 길목을 누비며 중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오늘날의 일상을 비교하며 깊은 사색과 긴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이렇게나 알찬 책이었지만, '중세의 매력'을 잔뜩 기대했던 나였기에 살짝 미흡하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중세가 그리 답답한 시대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 억압되고 종교적으로 어두운 시대라고 해서 '암흑시대'라고 불렸지만, 중세는 꽤나 '평등한 사회'였고, 때론 갈등이 심각해도 다투기보다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몰두했던 시대였다. 물론, 중세인이 생각하는 자유와 평등이 오늘날의 개념과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또한, '평화로운 방법'이라는 것이 '마녀재판'처럼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정해진 답을 말하여 평화를 이룩하라는 강요일 때가 더 많았지만 말이다.

 

  이렇게나 중세는 결핍투성이에 모순으로 가득한 사회였다.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파문'을 공공연하게 남발하여 '교황의 권위'를 드높이기도 했고, '성지탈환'이라는 그럴 듯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같은 편'을 공격하고, '유대인'을 수탈하곤 했다. 목적은 오직 하나다. 바로 '돈(이득)'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협잡과는 달리 '순수한 신앙'으로 세상을 정화하여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정말 인간다운 시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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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3. 중세를 엿볼 수 있는 키워드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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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중세 1

플로리앙 마젤 저/뱅상 소렐 그림/이하임 역
한빛비즈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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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중세를 엿보는 키워드는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이 책에서 돋보이는 대목은 '여성'이다. 중세 여성이라고 별다를 것은 없다. 여전히 남성들에게는 '무능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더 가관이다. 남자의 피조물이며 유혹에 약하며 음란하고 선정적인 까닭이란다. 이런 부정적인 관점이 널리 퍼진 것은 <성경>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최초의 여성인 이브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기술에서 파생한 원죄인 것이다. 거기다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여 '출산의 고통'이라는 형벌을 받았으며, 신의 형성을 본따서 만든 남자를 홀리는 음란하고 선정적인 존재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여성은 영원한 '미성숙한 존재'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남자들에 비해서 힘이 약하므로 보호 받아야 할 존재이고, 남자들과 동등한 교육을 하지도 않은 채 그저 '복종'만을 강요하면서도, 미성숙하기 때문이라는 엉터리 논리를 선보일 뿐이다. 그래서 중세 여성의 권리는 모두 아버지, 남편, 아들이라는 이름의 '대리인'들이 대신 갖고 있으며, 만약, 셋 가운데 아무도 없으면, 먼저 차지한 남자가 모든 것을 차지해버려도 되는 존재였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다. 여성들의 삶을 '남성의 관점'으로 풀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세여성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은 관계로 속속들이 파헤쳐볼 수는 없으나, 적어도 귀족여성의 삶만 보더라도 꽤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위층 여성의 혈통'으로 형성되는 귀족계급만 보더라도 중세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결코 하찮지 않았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는 '아들이 있는 귀족'이 신분상승을 위해서 결혼 전략을 잘 짜려고 했다는 것을 통해서도 증명 된다. 이들의 열과 성을 다하는 자세는 중세시대에 여성의 지위가 결코 낮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은 모든 '집안일'을 관리감독하면서 귀족계급의 품위를 담당하였다. 특히 옷을 만드는 방직과 직조 작업을 도맡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당시에는 '옷'이 곧 '신분'이었으므로 여자옷은 물론이려니와 남자옷도 모두 '여자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자녀교육'도 도맡아 했다. 남자아이들은 7~8세가 되면 또 다른 스승을 찾기도 했지만, 여자아이들은 결혼을 하기 전까지 쭉 교육을 도맡았던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도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일에는 남자들 못지 않았다.

 

  물론, 남자들이 하는 역할에 비하면 보잘 것 없어 보일 수도 없다. 더구나 '사회참여'와 같은 굵직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여성들의 목소리'가 역사에 남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다. 허나 남자들이 '칼'을 차고 다니던 시절이다. 치안이 형편없던 시절이란 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당당히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음으로 비난을 한다면 무식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기사 문학'이다. 원래 기사들의 역할은 '전쟁 수행'이었다. 왕이나 영주는 자신들의 영토와 재산을 지키기 위해 '힘 깨나 쓰는 사람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일에 적격인 집단이 바로 '기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중세 기사'를 조폭으로 떠올려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사도 정신>과 명백히 위배된다. 그럼 '기사'의 이미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바뀌게 된 것일까?

 

  그건 '십자군 운동'과 관련이 깊다. 성스런 예수살렘을 다시 되찾으러(?) 떠나는 기사에게 '수도사'의 명예를 주었고, 이교도와 맞서 싸우는 '군사'의 역할과 결합하여 '성당 기사단(템플 기사단)'이라는 칭호가 따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스런(?) 전쟁을 치루는 기사에게 중세 사람들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가장 이상적인 그리스도교 기사의 모습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들을 노래하는 이들에 의해서 기사는 괴물(이교도적인 모든 대상)과 싸워 승리하면서도, 한 여성만을 섬기고, 오직 명예로운 일만 하겠다는 서약을 맹세한 집단으로 그려놓았던 것이다.

 

  흔히 중세는 세 부류가 있다고 한다. 기도하는 자, 전쟁하는 자, 일하는 자를 말한다. 이들은 각각 성직자, 기사, 농노를 가리키지만, 중세를 이해하는 세 개의 키워드라고 생각해도 큰 과언은 아니다. 중세는 '종교'가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따라서 '성직자'의 권위와 세속적인 지배가 막강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라는 코드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앞서 설명한 여성의 삶도 종교에서 말하는 '원죄'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제약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었다. 기사의 삶도 종교와 만나면서 환골탈퇴할 지경이었다. 이밖에도 중세를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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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검은 바탕에 하얀 점을 찍을 용기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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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시미즈 켄 저/박소영 역
한빛비즈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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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문구다.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윤회나 구원이기 이전에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마주해야 할 일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살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막연할 따름이다. 건강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죽음'이란 강 건너 불구경보다 더 무심하게 바라볼 대상인 탓이다.

 

  그러나 '암 선고'를 받은 이들에겐 다를 것이다. 자신에게 남은 삶이 고작 1달이나 3달, 길어야 반 년이나 고작 일 년 남짓하다는 의사들의 소견은 환자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삶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 이들은 하루, 아니 1분 1초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환자들의 태도는 어떨까? 저자는 일본에 '정신종양학' 전문의로 지내면서 수많은 암 환자들과 상담을 한 결과, 놀라운 결론을 접할 수 있었단다. 죽음의 문턱에 선 환자들에게 환한 웃음과 희망찬 삶을 발견하였다면서 말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분명 삶은 무한정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대부분 무미건조하기 십상인데, 죽음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남은 삶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한 암 환자들의 삶이 그토록 밝고 환할 수 있단 말인가?

 

  결론은 '후회없는 삶'으로 남은 생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환자들의 표정과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단다. 남의 눈치만 보는 삶이나 남의 위한 삶 따위는 걷어 내버리고 오직 '자기를 위한 삶'으로 사는 1분 1초가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란다. 비록 건강을 잃어버려서 고통에 겨운 나날이 더 많을지라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고통없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욕심을 부려 본다면, 사형선고를 받지 않은 건강한 이들이 바로 이런 깨달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떨까? 혹시 막연하다고 느껴진다면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평범한 이들의 일상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물론 쉽지 않은 상상일 것이다. 절실함과 절박함이 없는 삶에게는 너무나도 심오한 깨달음인 탓이다.

 

  그래도 애써 욕심을 부려보자. 아니 적어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응원이라도 보내 보자. 나의 삶은 그들에 비해 '영원'에 가깝다는 염치를 배우는 순간, 분명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단 하나 뿐인 목숨을 버리는 순간, 다시 말해, 죽을 각오로 '하는 일'은 무서운 힘을 보여주곤 한다. 마찬가지로 죽음이 임박한 이들에게는 뒤를 되돌아볼 여유가 없어진다. 다른 말로 '남의 눈치 따위'는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 온전히 '나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부터가 진짜 자신의 삶이 시작하는 셈이다.

 

  평범한 이들이 투정부리는 오늘은 바로 '어제 죽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문구가 새삼 떠오른다. 딴에는 너무 비장하다는 생각에 그닥 와닿지 않는 문구이기도 했지만, 하루하루가 심심해 죽을 지경인 이들에게는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릴 법하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하루를 살더라도 멋지게 살고 싶은 이들에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지금의 삶이 너무나도 절박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지금 행복에 겨운 이들이라면 너무 뻔한 소리라는 느낌일테고 말이다.

 

  아쉬운 것은 '평범한 삶의 나날들'이 행복이라는 마무리였다.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얻은 교훈을 그리 '평범한 결론'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너무도 아쉬웠다. 차라리 채찍으로 따끔하게 깨우쳤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고 있는데, "투정을 부리는 너의 삶이 행복한 거란다"라는 말이 씨알이라도 먹힐까? 차라리 암으로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은 또래 어린이가 고통에 겨워하는 장면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더 시원한(?) 깨우침이 아닐까? 너무나 폭력적인 훈육이라는 비판이 앞선다면...나이를 조금 더 들게 하여, 스무 살 청년인데도 무료한 나날을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다면..이라고 가정하면 어떨까? 여전히 '폭력적인 훈육'일까? 이 나이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꼰대라는 비판을 받을까? 그렇다면 나름대로 살만큼 산 '40대 중년'이라면 어떨까? 그 즈음에는 바람직한 훈육(?)일까나?

 

  바로 이렇게 '선택적인 깨달음'이라는 점이 아쉽다는 말이다. 가슴 깊은 울림을 주는 깨달음이라면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큰 울림을 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어차피 '죽음'이라는 소재가 비교육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메멘토 모리'라는 문구가 주는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분명 달라지게 될 것이다. 하얀 바탕에 검은 점 하나가 더욱 눈에 띄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순간, 검은 바탕으로 물들게 되었을 때 '하얀 점'을 찍을 용기가 필요해지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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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2. 내가 공룡을 좋아하는 까닭은 말이지..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1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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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김도윤 저
한빛비즈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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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공룡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 걸까? 무엇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덩치가 큰 동물들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을 것을 보면 '절대적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난 조금 다른 이유를 꼽고 싶다. 내가 공룡에 큰 관심을 갖는 까닭은 바로 '어제의 공룡'과 '오늘의 공룡', 그리고 '내일의 공룡'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좋아한다. 정말이지 달라도 너무 달라지기 때문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다.

 

  공룡이 이렇게 시시각각 달라지는 까닭은 다름 아닌 '화석을 통한 연구'에 '연구자의 상상력'이 덧붙여져서 '학계의 공인'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적인 가설'을 증명하는 방식인 탓에 허무맹랑한 상상력 따위의 허섭스레기 가설은 발붙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나 어릴 적의 공룡의 모습을 상상한 것과 마흔이 넘어선 지금의 복원된 공룡의 상상도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불과 2~30년이 지났을 뿐인데, 공룡에 대한 연구가 이토록 깊고 넓어진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오늘날의 새'가 공룡의 후손이라는 것과 공룡은 파충류와 달리 '롱다리'라는 것, 그리고 공룡에게도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었을 거라는 것 등이다.

 

  나 어릴 적만 해도 '진화의 계통도'에서 [어류-양서류-파충류-조류-포유류]의 순서로 진화가 이루어졌으며, 진화가 진행될수록 고등해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 가운데 '공룡'은 파충류의 단계에 해당된다고 확정지었기 때문에, 공룡은 '새대가리'보다 못한 저능한 거대동물이었을 거라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커다란 덩치를 자랑했기 때문에 '뇌용량'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오늘날에는 '공룡'은 파충류도 아니고 조류도 아닌 독자적인 생태적 지위를 가졌을 거라고 상상하고 있다. 거기다 공룡은 파충류와 달리 '따뜻한 피'를 지닌 온혈동물이었을 거라고 상상하고 있다. 요즘에는 온혈이나 냉혈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항온'과 '변온'이라고 표현하므로, 공룡은 '항온성 동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오늘날의 새가 '항온 동물'이기에 새의 조상인 공룡이 '항온 동물'이라는 것이 얼추 보더라도 맞을 것이다. 이는 공룡이 육지에서만 번성하고 바다에서는 살지 않았다는 점으로도 증명되는 내용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토록 커다란 덩치로 바다에서 적응하려면 엄청 높은 체온을 유지해야만 했을 것인데, 공룡이 번성하던 '쥐라기 시대'는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더 높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체온이 더 높았다면 소행성이 떨어지기도 전에 고혈압으로 멸종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룡이 번성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므로 그렇게 높은 체온이 아니어도 살 수 있는 쪽으로 진화했을 거라는 상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한편, 공룡은 커다란 덩치 때문에 느릿느릿 걷거나 기어갔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화석'에서 보여주는 증거들은 두 다리 또는 네 다리로 겅중겅중 잘 걸었으며, 커다란 꼬리나 무거운 배를 질질 끌지 않고 당당하게 걸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그런 탓에 과거의 공룡화석 복원은 하나같이 '꼬리로 무거운 체중을 떠받치는 자세'이거나 무거운 체중을 버티기 위해서 '수중생활'을 했을 거라고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앞서도 얘기했지만, 공룡은 물속에서 살지 않았다. 간혹 <공룡대백과>에서 공룡이라고 소개하는 물속 생물체들은 물고기의 모습을 닮은 '어장룡'이나 목이 긴 '수장룡'이라고 불리는 파충류들이다. 분명히 공룡과는 사뭇 다른 종인 셈이다.

 

  그렇다면 '공룡에 대한 학계의 보고'는 왜 이토록 빠르게 달라지는 것일까? 그건 바로 '공룡 연구'의 핵심이 화석인 탓이다. 과거의 지층에서 발견되는 화석이 오늘날의 생명체와는 사뭇 다른 덩치를 자랑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의 관심도는 매우 높지만 연구할 수 있는 재료는 고작해야 '돌이 되어 버린' 화석 뿐인 셈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오로지 연구자의 상상력에만 의존해서 주관적인 결과물을 내놓곤 했지만, 오늘날에는 온갖 첨단과학장비 덕분에 공룡의 모습을 좀더 '객관적'인 결과물을 내놓으며 과학적인 복원작업을 하기 때문에 좀더 수긍할 수밖에 없는 공룡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복원된 오늘날의 공룡의 모습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바로 '깃털 달린 공룡'이다. 이는 오늘날의 '새의 모습'을 닮았기에 더욱 흥미를 끈다. 더구나 잠들다 화석이 된 듯한 공룡의 모습은 오늘날의 새가 잠든 모습을 영락없이 빼다박은 듯하였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조새'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참고로 시조새는 오늘날의 새와 '공통 조상'을 가졌을 뿐, 오늘날의 새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예컨대, 인류의 조상이 침팬지가 아니듯이 말이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은 과학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마치 '천동설'이 '지동설'로 바뀌는 것처럼 증거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은 매우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녔다. 따라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표현도 매우 과학스럽다. 어찌 이런 과학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나. 또한 '공룡 연구'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공부는 정말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또 달라질 공룡을 기대하는 즐거움으로 이 책을 만나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일 것이다. 물론 공룡이 좋아서 읽는 건 당연한 일이고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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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6. 영웅의 탄생 | 듄을 읽다 2021-05-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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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듄 신장판 전집 세트

프랭크 허버트 저/김승욱 역
황금가지 | 2021년 01월

  한 사람의 영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온갖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장면'이 연출되어야 한다. 영웅은 그 시련을 슬기롭게, 또는 힘차게, 그리고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 인내와 용기로 끝끝내 성장하고 숙성된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친 뒤에는 당당히 영웅으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폴은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최측근인 '유에 박사'에 의해 배신을 당하고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위기이지만, 곧 찾아올 예정이다. 그런데 <듄>은 이런 배신 장면을 아예 드러내놓았다. '누가 배신자인가?'라는 궁금증 따위는 필요 없다. '왜 배신해야만 했는가?'도 다 밝혀놓았다. 배신자는 '유에 박사'이고, 배신한 까닭은 유에 박사의 아내가 하코넨 가문에게 볼모로 잡혀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에 박사가 사랑하는 아내를 더러운 하코넨에게서 구해낼 방법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레토 공작, 즉,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배신해야만 한다. 물론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유에 박사가 배신을 한다고 해서 '그 고통'이 멈추지 않을 거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약점을 잡힌 사람은 한 없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이의 배신이 그토록 쉽게 이루어질 거라는 사실도 바로 그 '약함' 때문이다.

 

  하지만 몰랐을 것이다. 하코넨의 비겁한 행위가 위대한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서곡이라는 것을 말이다. 동시에 그 '서곡'은 장엄한 복수의 시작이라는 것도 말이다. <듄>을 읽으면서, 이 '복수 코드'를 놓치면 절대 안 된다. 우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처절한 복수가 시작되니까 말이다. 아니 '사막'에서 벌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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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5. 검술 연습 | 듄을 읽다 2021-05-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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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듄 신장판 전집 세트

프랭크 허버트 저/김승욱 역
황금가지 | 2021년 01월

  폴의 아버지가 새로운 행성의 주인으로 떠난 후, 폴도 아버지를 따라 '아라키스'로 떠나려 한다. 아라키스는 '모래행성'으로 유명한 곳이고, <달을 친구로, 태양을 적으로> 삼아야만 하는 척박한 행성이다. 그런 행성으로 영지를 옮길 수밖에 없는 것은 '황제'의 명령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코넨의 계략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그 계략의 실체를 밝힐 수 없는 단계이긴 하지만 말이다.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한편, 폴의 친구들이 소개된다. 아버지의 부하이면서, 폴에게는 친구인 하와트와 할렉이 소개된다. '대하소설'에서는 이렇듯 새 인물에 대한 설명이 종종 등장하는데, 중요도에 따라 '인물소개의 분량'이 많거나 적어진다. 또는 '복선과 암시'를 주는 인물일 경우에 의도적으로 분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법도 있다. 히치콕은 '맥거핀'이라는 방식을 도입하며 관객이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인물에 시선을 빼앗기게 만들기도 했는데, 이는 소설에서도 '추론의 혼선'이나 '서스펜스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종종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하와트와 할렉은 폴의 둘도 없는 친구 역할로 나온다. 특히, 폴이 가장 사랑하는 거니 할렉은 나이와 계급을 초월한 우정을 보여주는데, 이 둘의 검술연습이 돋보이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바로 장검과 단검을 사용해서 결투를 벌이는 방법과 '방어막'을 이용해서 몸을 수비하는 방법이 펼쳐진다. 독특한 점은 '방어막'을 서로 켜고 싸울 때에는 검술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이다. 왜냐면 '방어막'이 빠른 공격은 튕겨내지만 느린 공격은 방어막을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녹말용액' 위를 빠르게 뛰어서 건너면 단단한 충격을 받아 발이 빠지지 않고 건널 수 있지만, 느린 걸음으로 건너면 몸무게를 지탱할 만큼 단단하지 않아서 물에 빠지듯이 풍덩 빠져버리고 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방어막 결투'는 생각보다 우스운 모양새가 될 것이다. 물론, 방어막을 뚫고 들어오는 장검과 단검의 공격에 살점이 뚫리고 목숨을 잃게 될 때에는 웃음기가 싹 사라질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격렬한 결투가 아닌 느린 전투신에서 더욱 긴장감이 뿜어져나오는 요상한 검술 연습을 하는 장면이 압권인 '색다른 맛'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스블로거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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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5. 없던 관심도 가져야만 할 우주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5-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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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빅뱅 쫌 아는 10대

이지유 저
풀빛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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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학문에 그런 면이 있지만 '천문학'은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왜냐면 '연구대상'이 거의 대부분 '가볼 수 없는 곳'이면서, 동시에 '바라볼 수만 있는 것'인 탓이다. 그것도 다양한 시선이 아닌 '오직 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편향된 연구를 하면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야 겨우 알아낼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학'이기 때문에 상상에 그쳐서는 안 된다. 관찰된 결과를 토대로 세운 '가설'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증명하여야 인정받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 탓에 '천문학'에는 유독 천재적인 면과 어린아이의 순수한 면을 동시에 가진 과학자들이 많다. 물론, 대표적인 천문학자는 '칼 세이건'이다.

 

  하지만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는 결이 다른 '우주의 탄생과 신비'를 다룬 '빅뱅 이론'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우리에게 '별똥별 아줌마'로 기억되는 이지유 작가의 책이기에 어린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긴 하지만, 책 내용은 '일반독자'에게도 조금은 어려운 내용이 가득하다. 특히나 '천문학'이 생소한 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인데, 그건 '천문학'이 유독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아직 '인류가 알고 있는 우주'가 고작 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천재적인 천문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우주의 비밀을 전체의 4%를 알아냈고, 나머지 96%는 앞으로 밝혀내야 할 연구과제인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지구밖을 나가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그동안 쏘아올린 우주선과 탐사선, 그리고 인공위성이 '우주쓰레기'가 되어 골치를 썪이고 있을지경인데도 고작 위성인 '달'에 딱 한 번 착륙해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에서 지구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은 너무 뜨거워서 갈 엄두도 못내고 있고, 그 다음 화성은 아무리 빠른 우주선을 보내도 가는데만 몇 달, 오는데는 몇 년이 걸린 탓에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탐사'를 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이니 태양계를 품고 있는 '우리은하'는 물론이거니와, '다른은하'를 가볼 생각은 꿈에서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물론 미래라고 해서 그닥 달라질 것도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 인류가 '우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까닭은 '우주의 신비'를 알아내는 일이 '인류의 미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연관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분명해지고 깊어지고 있는 까닭에, 이제는 없던 관심도 가져야만 한다. 단순히 '제2의 지구'를 찾으려는 노력이나, '외계지적생명체'를 찾는 일 뿐 아니라, 지구의 미래 경제분야에 '우주관련상품'이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헬륨-3'라는 자원이 달에 많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세계 각국은 이런 '우주자원'에 속속 관심을 나타내면서 노골적인 과학기술력을 자랑으로 삼기에 바쁘다. 이렇게 미래 우주자원을 선점한 나라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엄청난 국력신장을 이끌어냈던 '대항해시대'처럼 미래에는 '대우주시대'를 열 것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바로 그 '대우주시대'에 당당한 첫 발을 내딛었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런 시점에 '우주'에 관한 공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베이컨의 명언은 다가올 우주시대에 가장 바람직한 명언일 것이다. 더구나 모르는 것 투성이인 '우주'는 그만큼 관심을 받기에 딱 맞는 학문이기도 하고, 공부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는 학문이란 얘기다. 그런데 '빅뱅' 이야기는 언제 할 거냐고? 우리가 알아야 할 '빅뱅 이론'은 지금의 우주가 이렇게 만들어진 까닭을 밝혀낼 수 있는 현재까지 가장 적절한 가설이라는 사실이다. 고작 4%를 알아낸 현재로써는 최선인 '이론'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나머지 96%에 해당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관한 비밀을 풀어내면 또 달라질 이론이란 말이다. 그런데 왜 알아야 하냐고? '천문학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인류의 오랜 역사를 공부하면서 얻는 지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토인비가 말했던 '도전와 응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그런 지식 말이다.

 

  웬만한 '천문학' 책의 내용이 너무나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탓에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다. 이 책은 10대를 위한 책인데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읽어야 할까?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내용으로 가득한 책인데 말이다. 심지어 '천문학' 따위를 몰라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 없는데도 말이다. 결론은 읽어야 한다. '막장 드라마'를 보듯 천문학 책을 읽어야만 하는 시대다. 뭐..'막장 드라마'도 뭔 내용인지 모르고 보기는 마찬가지니, '천문학'과도 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고작 4%만을 밝혀냈을 뿐이지만, 고작 4%를 밝혀내기 위해 평생을 연구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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