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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3. 독립의 길, 친일의 길, 두 갈림길에 선 당신의 선택은?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3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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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5년 3

박시백 글,그림
비아북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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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눈다. '무단통치-문화통치-민족말살기'로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그저 '표면상'의 구분일 뿐, 일제의 목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세계속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아예 없애는 것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아니, 지금까지도 일본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아예 없는 것처럼 여길 뿐이다. 그저 '필요'에 따라 '이용'해먹을 가치쯤으로 여길지는 몰라도 여전히 '무시 일변도'라는 점은 달라진 것이 없다. 이는 1920년대 이후에 일제가 '식민지 조선'에 저지른 만행을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일제는 '3·1혁명'을 겪으면서 조선을 철저히 '식민지화'하기로 본색을 드러낸다. 허나 '무단통치기'에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부드러운 정책'을 앞세웠다. 그것이 바로 '친일파 키우기'였다. 이 당시의 친일파들은 '3·1혁명'을 지켜보면서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들이 보기에도 '조선인'들은 저항을 상실하고 일본제국의 충실한 신민으로 거듭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고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매국을 하고 변절을 한 까닭도 '조선의 무능'을 분명히 보았기 때문이고,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세계대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일제의 우월함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독립'을 바라는 조선인들이 이토록 많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다.

 

  그럼에도 일제는 튼튼했다. 서구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제국주의'로 팽창해나가는 일제의 강력함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조선인'은 두 갈래 길목에 서게 되었다. 임시정부와 독립군으로 험난한 길을 걸을지, 아니면 변절과 앞잡이 따위의 친일파로 달콤한 길을 걸을지 말이다. 물론 일제의 교활한 수법은 '인간이길 포기한 것'처럼 악랄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친일파의 길'을 걷게 된 이들이 씁쓸하게도 많아졌다.

 

  친일파들의 변명은 한결 같다. 강력해진 일본을 상대로 조선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내세운 것이 '참정권'을 얻어내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었고, '자치'를 허락받아 조선인을 위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었으며, '민족실력(문화운동)'을 키워서 추후에 독립을 이루자는 '그럴 듯하고 미적지근한 주장'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하긴 독립운동 진영에서도 이승만 등의 '외교론'과 안창호 등의 '실력론'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심지어 '반봉건', '반외세'를 외치던 동학의 후예인 '천도교' 가운데 변절자가 많이 생긴 것도 일제의 혹독한 탄압과 회유에 따라 '동조'한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독립의 꿈'이 얼마나 멀고도 험한 시절이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험난한 독립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 이들이 있었단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그 시절엔 다들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는 친일파들의 뻔한 변명이 무색할 정도로 당당히, 그리고 기꺼이 고통스런 가시밭길을 걸어간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이들이 '무장투쟁'만이 독립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외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을 보여주어야 온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그 결과,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청나라, 러시아, 그리고 서구열강과 싸워서 승리를 거둔 일제가 부끄러워서 '패배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일부 폭도들의 만행이었고 일제의 피해는 미미했다고 '사실 왜곡'마저 할 정도로 말이다.

 

  또, 의열단의 투쟁도 불을 뿜었다. 이들은 정의로운 일을 불꽃처럼 행하겠다고 선언한 이들로서 매국노와 친일파, 그리고 누구를 막론하고 일제협력자 등을 '칠가살'로 정하고 폭탄투척, 사살 등을 거리낌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가장 유명한 사건을 꼽으라면 일본경찰 40명의 추격을 쌍권총을 들고서 홀로 대적했던 김상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의열단의 투쟁은 변화를 주어야만 했다. 마땅히 죽어야 할 이들뿐 아니라 '무고한 희생자'도 속출했기 때문이다. 던져진 폭탄과 총구를 벗어난 총알은 '나쁜놈'만 골라 죽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조선은 독립의 꿈을 계속 꿀 수 있었다. 비록 당장은 일제의 압제에 눌려 기를 쓰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먼저' 쓰러져간 독립운동가의 뒤를 쫓아 독립운동의 길을 걸어간 이들이 '끊이지' 않은 것이다. 그런 까닭에 '대한민국의 독립'은 누가 뭐래도 독립운동가들에게 공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한편, '3·1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약도 잊어선 안 된다. 물론, 초기부터 임시정부 운영에 삐걱거리는 면이 없지 않으나, 다양한 '독립운동노선'의 변화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독립운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승만 탄핵, 이념에 따른 파벌다툼 등등의 혼란은 오히려 임시정부가 제대로 활동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온당할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마당에 파벌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비난도 들어 마땅하지만, 그런 혼돈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독립운동을 했다면 오히려 일제의 철통같은 압제와 악랄한 탄압에 의해 쉽게 발각이 되어 일망타진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열된 만큼 큰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었지만 분열되었기에 '다양한 독립운동의 방향'을 탐색할 수 있었고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꺾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해나갈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혼란속에서 꽃피운 것이 바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이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깨어난 노동자, 농민, 여성 들이 노동·농민·여성운동으로 활발하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일제의 '제국주의'에 대항해서 국가와 국경을 초월한 '무정부주의(아나키즘)'가 독립운동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무정부주의자는 단재 신채호와 우당 이회영 등이다. 암튼, 이들의 활약은 다음 권에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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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평론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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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미들코프 저/이종인 역
사회평론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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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어 감탄하게 만드는 힘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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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덕후를 위한 교양 수업

라이브 저/김희성 역
성안당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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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는 병법에 이르길, '지피지기 백전불태'라 했고,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했다. 두 가지 명언이 말하고 있는 공통점은 바로 '지식의 위대한 힘'이다. 그래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말하길, '아는 만큼 보인다'며 지식쌓기를 예찬하길 아끼지 않았다. 우리가 덕후들에게 감탄하고 열광하는 까닭은 그들의 '무한한 지식'에서 끝없는 열정과 함께 방대한 지식을 통해 얻어지는 '무엇'이 틀림없이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백과전서'적 단순암기의 나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시 말해, 방대한 지식을 무조건 외우고 아무런 결과를 도출해내지도 않고, 의미부여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단순지식'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의 미래 사회에서는 '인공지능(AI)'가 더 잘하게 될 분야이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개인비서화' 된 인공지능에게 궁금한 지식이나 원하는 정보를 요구하면 쏟아져 나올 '단순지식' 말이다. 하지만 '자비스'에겐 방대한 양의 단순지식에 불과하지만 토니 스타크는 '천재적 발상'이 더해져서 방대한 지식 가운데서 원하는 정보를 골라내고, 그 정보들을 '재구성'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이렇듯 '지식정보' 자체는 그저그런 지식에 불과하지만 '지식'에 목표를 부여하고, '정보'에 가치를 담으면 분명한 목적을 갖고 가치를 뿜뿜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제공하게 된다는 말이다.

 

  정리하면, 지식을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되고, 방대한 정보에 목적을 부여하면 필요한 정보로 요약이 되며,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지식정보에 가치를 부여하면 어떤 문제라고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가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덕후들의 지식'을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목적'을 부여하고, '가치'를 담아서 새로운 세계를 여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 <덕후를 위한 교양 수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본 대중을 위한 일본잡학사전'이라고 보는 것이 적당할 듯 싶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드라마, 소설 등을 창작하기 위한 모티브가 된 '원전'에 대한 개념설명이 짤막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오타쿠(덕후)가 아니라면 듣도 보도 못한 '일본 대중매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나열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 나라 일반독자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이해되는 것보다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더 많아서 신선한 충격을 넘어 신비로움마저 느낄지 모르겠다.

 

  이렇게 '일본 대중을 위한 잡학지식'이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나라에 굳이 소개되어져야 하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더구나 교양이라고 부르기에도 수준이 떨어져보이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따위의 상식을 우리가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질 만도 하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교양'이라는 개념을 좀 다르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세대'에게 너튜브 동영상이 TV를 대신하고, 뉴스를 대신하며, 최신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만능채널'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과학습이나 대학강의조차 '너튜브'를 통해서 최고의 권위와 실력을 갖춘 선생과 교수에게 사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MZ세대에게 애니메이션과 웹툰, 게임은 이미 '필수교양'으로 선택된 지 오래 되었다. 우리 나라 젊은 세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젊은 세대는 더욱 뚜렷한 '현상'이 된 지 오래 되었다. 일본의 독서인구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곤 하지만, 그들이 읽고 있는 책의 거의 대부분이 '만화책'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교과서나 교양정보를 다룬 책들조차 '만화책'으로 만들지 않으면 읽지 않는 세대가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이 노벨상을 많이 탔기 때문에 '어려운 책'만 읽는다고 착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이 '만화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직 만화가 아니면 읽지 않고, 보지 않는 세대'가 대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교양지식'을 다룬 책이 된 것도 단순한 오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일본에선 꽤나 진지한 내용인 셈이다. 일단 '만화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할까? 일본 대중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의식수준'을 파악하면 좋을 듯 싶다. 그리고 일본인에게서 '한국에 대한 상식'이 전무하다는 사실도 함께 이해하면 일본을 이해하기 더 쉬운 듯 싶다. 먼저, 이 책에는 밝고 긍정적인 교양지식보다 어둡고 저열한 교양지식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요일별'로 하나의 꼭지를 삼아 [역사 / 신화,전설 / 문학 / 과학,수학 / 철학,심리,사상 / 오컬트,불가사의 / 종교]를 다루고 있는데, 거의 모든 꼭지에서 기괴한 내용을 다루거나 악마에 대한 정보를 빼곡히 담아 놓았다. 험담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나도 한때는 '오컬트'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악마숭배'와 관련된 종교/신화/민담/설화까지 섭렵했던 적이 있었고, 세상의 모든 악령/귀신/요괴/괴물 따위에 열광했으며, 신비하고 음침한 '어둠의 자료'들을 탐독했었더랬다. 그래서 공포물과 호러물, 기괴하고 신기한 이야기를 넘어 '판타지 장르'까지 고증분석을 할 정도로 실력을 쌓기도 했더랬다. 그래서 요즘도 웬만한 게임이나 만화, 영화 속 모티브나 시나리오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정도다. 암튼, 지식을 쌓으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한편, 이렇게나 잡다한 지식을 나열했는데도 이 책에서 '한국적인 요소'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일본, 중국, 인도, 그리고 그밖의 지식들은 서양으로 뭉뚱그려져서 소개되고 있었다. 물론,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만화, 게임 등의 소재를 나열한 교양지식 책이니 그렇다. 그런데 '가까운 나라'인 한국에 대해서는 쏙 빼놓았을까? 모르긴 몰라도 일본인들의 의식 저변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예 없애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다루더라도 '없어도 그만'일 정도로 미미할 것이다. 이게 일본인들이 깔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다. 없어도 그만이고, 있으면 불쾌해지는...

 

  그래서 우리가 기분 나빠해야 할까? 감히 일본 따위가 한국을 무시한다고 역정을 내야 할까? 정답은 '그럴 필요 없다'다. 굳이 일본이 한국을 의식해주지 않아줬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쭈욱 그래준다면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우리가 일본을 속속들이 알아가는데 그들이 한국을 깜깜하게 모르고 있다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왜냐면 이제는 우리가 일본을 뒤따르던 시절을 지나 세계를 선도하는 시대를 열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본은 인정하기 싫은지 모르겠지만 전세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본을 속속들이 알아야만 한다. 앞으로 더욱더 말이다. 일본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뒤쫓던 시절과는 분명 다르게 '일본에 대한 정보'를 캐내야 한다. 일본의 선진기술과 일본에 대한 고급지식만 선별적으로 골라 탐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매우 광범위한 자세로 '일본의 모든 것'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분명 얻는 것보다 버려야 할 것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필터링'을 거치고 나면 '일본의 허섭한 지식정보'조차 보물단지로 만들 것이 분명하다. 지금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한류', 그리고 'K-컬쳐'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필터링'을 거쳐서 새롭게 탄생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문화의 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새롭게 재창조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힘은 다름 아니라 '지식쌓기'에서 시작하고 말이다. 진정한 덕후들의 교양 수업은 바로 이런 것이 틀림없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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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2. 주식투자 성공의 지름길은 전략과 철학이 결정한다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1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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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투자전략편

강병욱 저
한빛비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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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듭 말하지만, 난 주식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우 심한 '안정성(원금보장)'을 추구하며, 없어도 그만인 '밑천(여윳돈)'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주식) 투자'를 하겠다는 결심도 섰다. 그럼에도 그 결심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주식에 대해서 아는 것이 그닥 없기 때문이다. 변명을 덧붙이자면 주식공부를 좀더 한 뒤에 안전(?)하게 시작하고 싶다.

 

  그런 까닭에 '주식 관련책'은 여러 권 읽어보았다. 그 유명한 '존 리'의 책도 직접 구해다 읽어보았다. 그래서 배운 지식은 '주식투자는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량주를 소액이나마 꾸준히 투자해놓으면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예금/적금'을 들어놓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지식이었다. 이를 테면, 돌잔치 때  금반지 대신에 10만 원 상당의 우량주에 투자를 해놓으면 20살 청년이 되었을 때 몇십 곱절의 수익을 얻게 되니 돌반지 20개 가량을 받은 셈 치고 우량주에 묻어두면 '대학등록금'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마찬가지로 20대 청년이 40년 가까이 장기투자를 했을 경우에도 '노후자금'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니 주식투자는 망설이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하라고 말이다. 정말 일리 있는 지식이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보면 그런 방식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성공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보다 주식투자에 손을 잘못 대서 쫄딱 망했다는 얘기를 더 많이 듣곤 한다. 그건 무엇 때문일까? 수많은 '주식책'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 같은 핑크빛 성공담밖에 없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 적절한 지적을 해준 것 같다. 그 까닭은 바로 주식투자에 대한 '전략'도 없고, '철학'도 없이 무작정 '수익'만 바라보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을 당한 경우라고 말한다.

 

  주식투자를 처음에 시작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소소하지만 분명히 달콤한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단맛에 중독되고 나면, 자신의 투자방식에 대한 '맹신'을 하게 되고, '잘못된 정보판단'조차 자신만의 성공투자방식이라고 '고집'을 부리다 끝내는 깡통을 차게 된다는 서글픈 스토리 쓰게 된다고 말이다. 내 주변에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모양새는 한결같이 최신 노트북을 들고 가까운 까페로 출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전장'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주식을 사고 팔고, 점심시간은 간단히 해결하고 '오후장'에 또 '사자/팔자'를 열심히 하면서 오후 네 시에 정확히 퇴근을 했더랬다. 주식거래 마감시간이 오후 3시30분이므로 마지막 30분 동안 손익계산을 한 뒤에 결산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은 30만 원을 벌었으니 10만 원어치 술값을 쏘겠다며 어디어디로 나오라는 자신감 충만하고 행복에 겨운 목소리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친구들도 길어야 3달이었다. 단기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딱 거기까지이고, 이후로는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식거래를 멈추며 다시 주식이 오르길 바라며 '장기레이스'에 빠져버리곤 했다. 이들이 계산했던 '하루 30만 원 X 20일 = 월 600만 원 수익'은 오래지 않아 원금까지 까먹으며 버티고 또 버티는 나날만 보랬더랬다. 분명 이들의 손에는 '워렌 버핏' 등의 투자전문가의 저서들이 들려 있었는데, 왜 '개미'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 궁금증, 또한 이 책에서 풀 수 있었다. 투자실패를 하게 되는 '행동심리학'이 있었다고 말이다.

 

  이 책,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 투자전략편>은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첫째는 '투자전문가의 전략을 보고 나만의 투자 전략을 세우자'이고, 둘째는 '투자에 실패했다면 행동심리학을 통해 원인을 분석해보고 극복해보자'이며, 마지막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선 또 다른 투자방법을 배우자'였다. 꽤나 알찬 구성이지만, 이 책의 목표가 '투자 따라하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투자전략 짜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주식초보자라면 '대가들의 투자방식'을 따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으나, 버핏의 방법은 버핏에게 맞는 방식이었고, 그 방법이 당신에게도 딱 맞을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참고'만 한 뒤에 자기에게 딱 맞는 전략을 짜고, 자기만의 '투자철학'을 세워서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투자의 길'을 가라는 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참뜻일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쉬우면 누구나 부자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분명 '주식투자'는 어렵다. 해야할 '주식공부'도 굉장히 많다. 그리고 투자경험이 많고, 주식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반드시 '투자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열린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기만의 전략과 철학'으로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팔랑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주식투자로 성공을 해도 '내탓', 실패를 해도 '내탓'을 해야 '투자성공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고도 한다. 모쪼록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주식투자방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잘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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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난 아직 주식을 잘 몰라요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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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기본편

강병욱 저
한빛비즈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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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은 잘 모른다. 솔직히 말해, '경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벌어서 쓰고, 물건을 만들어 팔고, 세금을 걷어 나라살림에 쓴다는 것을 대충은 이해할 나이가 되었지만,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 정상인지, 나빠진 경제상황을 어떻게 좋게 만드는 건지, 심지어 경제상황이 좋아지는 지표가 무엇인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이 나이를 먹도록 그저 돈을 벌어서 저축하고 알뜰하게 쓰다 목돈이 필요할 때 쓰는 평범한 경제를 누려 왔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엔 누구나 '주식투자'를 하는 모양이다. 나름 지인의 권유(?)로 '변액연금'에 가입해서 '펀드형식의 간접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크게 수익이 난다는 느낌도 없고 좀더 지켜보다 별볼일 없다는 결심이 들면 해약을 할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난 직접적인 주식투자를 시작하지는 않고 있다. 그래도 다들 하고 있다는 생각에 '주식'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보긴 했지만, 막연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뿐..더 이상의 용기는 나질 않는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위험성이 높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탓이고, '매우 심한 안정성 추구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할 수 있겠다.

 

  맞다. 주식은 '투자'이고, 투자는 '원금손실'이라는 위험성을 저변에 깔고 있다. 그런데도 주식투자 전문가들은 말한다. "적금에 들 바에야 주식을 하라"고 말이다. 이유는 한결 같다. 유명한 '존 리'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여러 전문가들이 [적금이자 10년 <<< 주식투자수익 10년]이 훨씬 더 큰 이익이라고 조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모두 돈을 버는 걸까? 아쉽지만 그런 건 아니란다.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둔 사람도 있지만 잘못된 투자로 인해 '가진 돈'을 몽땅 날리고도 모자라 '큰 빚'까지 짊어지게 된 이들도 부지기수라고 말한다. 특히,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는 기사가 꾸준히 나오는 것을 보면 위험성에 대한 불안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 것도 당연지사일 것이다.

 

  그런데도 왜 투자를 계속 권유하는 것일까? 경기가 호황일 때는 누구나 손쉽게 투자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권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보인다. 그러나 요즘 같이 경기 불황의 조짐을 보이며, 금리가 인상되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주가'마저 하락세로 꺾였는데도 왜 투자를 자꾸 권유하는 것일까? 결론은 이 와중에도 투자수익을 쏠쏠히 챙기는 사람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기가 호황일 때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이 있고, 경기가 불황일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식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그런 까닭에 '올바르고 슬기로운 투자방식'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 책의 취지가 그렇다. 주식의 기본 중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워 '투자의 개념'부터 바로 세운 뒤에 '적절한 투자방법'을 착착 배워나가면 누구나 '주식투자'로 성공할 수 있고, 이 책은 바로 그 성공비법을 익힐 수 있는 <입문서>라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읽어보면 정말 '친절한 기초 개념설명'을 해주고 있기에 '주식을 시작하는 이(주린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난 아직도 망설여진다. 기초를 익혔으면, '실전'을 통해서 '투자경험'을 쌓으며 해나가면 될 텐데도 여전히 망설여진다. '투자위험성' 때문이기도 하고, '안정성추구' 덕분이기도 하지만, 주식투자에 과감히 던질 '밑천'이 없는 탓이 크다. 다시 말해, '여윳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주위에선 이런 나를 보면서, '소액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한 달에 10만 원 정도라도 해보라고 말이다. '그 정도'라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아주 적은 돈이 아니냐면서 말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내게 10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아직까지도 1000원짜리 물건을 살 때조차 손이 벌벌 떨리기 때문이다. 적은 수입(월급)으로 알뜰살뜰하게 살던 버릇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그렇다. 매달 10만 원 적금을 부어 꼴랑 1만 5천 원 이자를 챙길지언정 '원금손실'이 없는 안정적인 적금에 만족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 책을 다시 곱씹으며 '주식투자'를 시작하리라 다짐한다. 글쓴이도 말한다. "주식을 잘 모르겠으면 적금을 드는 것이 훨씬 낫다"라고 말이다. 워렌 버핏도 "투자의 기본도 모르고서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가장 멍청하다"라고 말했단다. 이래저래 '투자는 기본을 탄탄히 한 다음에 뛰어드는 것이 정석'인 모양이다. 다른 <주식입문서>는 무작정 시작부터 하라고 권하는데, 이 책은 무작정 뛰어들지 말고 '준비운동'을 철저히 한 뒤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권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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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0. 한신, 천하삼분지계를 펼쳐라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13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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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김태권의 한나라이야기 2권

김태권 저
비아북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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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황이 죽었지만, 아직 진나라는 망하지 않았다. 2세 황제 '호혜'가 건실하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바로는 호혜는 무능한 임금에 불과했고, 간신배들에게 농간을 당하다 끝내 진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고 한다. 허나 이는 백제의 멸망을 의자왕 탓으로 돌리고, 고구려의 멸망을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임금을 허수아비로 세우고 지들끼리 싸웠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것만큼이나 무책임한 결론이다. 원래 망국의 임금이나 지배층은 '결과론적으로' 무능하다고 평가받기 일쑤라는 점을 간과하고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길 게을리한다면 '역사학의 발전'은 기대할 것인 못될 것이다. 스승의 성과를 답습하고, 그에 딴죽을 걸지 않고서 어찌 청출어람을 바랄 것이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김태권은 날카로운 관점을 뽐냈다. 진나라의 멸망은 '회음후'에서 비롯되었다고 말이다. '회음후'란 바로 '한신'을 일컫는다.

 

  여러 역사가들이 한신을 몰락한 귀족출신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한신의 신분에 대한 고증은 빈틈이 많은데도 그가 '커다란 칼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는 문구를 곧이 곧대로 해석하여, 시정잡배의 가랑이를 기어가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인내력'을 뿜뿜하였으니 귀한 집안의 자제로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으며, 훗날 '한나라 대장군'을 역임하고, 당당히 제나라의 임금에 올라 천하삼분지계의 한 축을 맡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초한지>의 주인공인 항우와 유방, 그리고 한신이라는 '삼파전'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해나가곤 한다.

 

  그런데 정말 한신이 '몰락귀족' 출신이었을까? 여러 사료를 둘러보면, 허리에 큰 칼을 차고 다닐 정도로 비범한 행색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승오광의 농민전쟁'에 참가했을 때에도 변변한 직책을 받지 못했고, 농민군이 연이은 패배로 괴멸되자 초나라 장수인 '항량'의 패거리에 낑겨서 진나라 정규군에 저항할 때도 변변한 직책도 없이 '졸병'에 그쳤을 뿐이다. 훗날 항우와 함께 진나라 군사와 싸울 때도, 유방과 함께 파촉으로 내몰렸을 때까지도 한신은 그저 별볼일 없는 '병졸'에 불과했다. 그러다 유방의 엉뚱한 명령(?)으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렸을 때, "어찌 인재를 몰라보고 나(한신)를 죽게 하시나이까?"라는 울분에 찬 외침소리를 낸 뒤에 기발한 계책으로 코너에 몰린 유방을 승승장구하게 만들면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드디어 잠자던 용이 물을 만나 승천하는 기세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한신은 '비루한 인생'에서 '대장군'을 거쳐 잠시나마 '한 나라의 임금'에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한신은 제갈량보다 훨씬 앞서서 '천하삼분지계'의 당당한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으나 자기 밥그릇을 제 발로 차버린 격으로 항우와 유방 사이에서 유방을 편드는 쪽을 선택해 결국 '유방의 승리'를 거들어주는 역할에 만족(?)해버리고 만다. 만약, 한신이 유방과 항우의 싸움을 적절히 대거리하다가 둘이 지쳐서 쓰려졌을 때 '어부지리'를 취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역사의 '만약에~'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마천의 <사기> '회음후열전'에 따르면, '한신의 선택'은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을 때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써준 고마움을 차마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있는데, 권력을 차지하고 승패를 겨루는 싸움에서 '은혜'와 '의리'를 따지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유심히 째려보며 고찰해보면, 그의 출신이 '귀족'이 아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 역사가들의 견해처럼 그가 '몰락귀족'이었고, '몰락한 가문'을 되살리려는 숙명을 지녔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항우와 유방의 유명한 싸움은 '귀족 도련님 vs 시골 건달'의 대결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먼저 '역발산 기개세'라던 항우는 싸울 때마다 연전연승을 거두며 진나라를 멸망의 문턱까지 내몰아놓고서도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었기 때문이다. 김태권도 이를 적절히 지적하면서 진나라의 수도 장안을 점령해놓고도 고향땅이 그리워 초나라로 되돌아간 정황을 '항우의 잘못된 선택'으로 꼽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식으로 표현한다면, 애써 힘들게 서울을 점령하고도 고향땅 전라도 광주로 군대를 되돌려 버린 셈이란 말이다. 이를 두고 항우는 "비단옷을 입고도 뽐낼 수 없다면 애써 고생한 보람이 없을 것이다. 고향땅(초나라)으로 되돌아가 당당히 뽐낼 것이다"라고 변명했는데, 여기서 나온 고사가 바로 '금의야행'이다. 비단옷을 입고 밤거리를 거닐다는 뜻인데, 항우는 산을 뒤집는 힘과 세상을 집어 삼킬 기세로 겨우 초나라 왕으로 만족하는 도련님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시골 건달 출신인 유계(유방이란 이름은 한나라 고조에 등극하고서 지은 이름이고, '막내'라는 뜻의 '계'가 원래 이름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유막둥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싸웠다하면 지는 운빨만 드럽게 좋은 '럭키보이'였다. 다시 말해, 유계는 배운 것이 없어 무능했으나 주위에 '장자방'이 있고, '한신' 등등 항우와 대신 싸워줄 인재가 넘쳐났다는 점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유계는 '매력덩어리'였을까? 수많은 역사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태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시골 건달에게 매력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었겠느냔 말이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첫째, 망해가는 진나라에 살기 힘들어진 백성들이 '초나라 편'을 들었다. 둘째, 초나라 편은 '진승과 오광', '항우', '유계(한신)' 등이 있었다. 셋째, 진승과 오광은 출신이 저열해서 무모한 작전을 펴다 괴멸 당했고, 항우는 힘은 셌으나 맞서 싸우도 죽이고, 항복해도 죽이고, 심지어 자기 편도 죽이는 깔끔떠는 도련님이라서 민심을 잃었기에, 다른 선택지를 선택할 겨를도 없이 '유계의 편'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는 해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계에게 '장자방'과 '한신'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헛발질만 계속 해댔기 때문이다. 거기다 질투심은 얼마나 쎈지 통일대업을 이룬 뒤 장자방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목숨을 살리려 도망가버리고, 싸움에서 지고 온 뒤에는 '연전연승'하던 한신의 군대를 뺐어서 자신의 군대로 삼아버리기 일쑤였으며, '한' 건국 이후에는 끝내 한신마저 '토사구팽' 해버리는 천하의 몹쓸 종자가 바로 '유방'이었기 때문이다. 매력덩어리라는 해석보다는 오갈 데 없으니 그나마 만만한 '유계의 편'을 들었다가 각자도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근거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다음 편에선 '유방의 최후'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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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덕후를 위한 교양수업』 | Wish List 2022-01-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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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덕후를 위한 교양 수업

라이브 저/김희성 역
성안당 | 2021년 01월

 

신청 기간 : 1월 11일 까지

모집 인원 : 5명

발표 : 1월 12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이전에 작성해주신 리뷰 URL을 함께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올라갑니다!

 

덕후를 위한 교양 수업

 

알아두면 유익한 기본 교양을
덕후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설했다!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피규어, 소설, 음악, 라이트노벨 등 오타쿠를 대표하는 문화는 미디어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은 반대로 기회가 없어서 접하지 못한 작품 또한 많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떠한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 작품에서 설명하는 단어의 의미나 스토리, 설정 소재 등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되고, 점점 깊이 빠져들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나아가 좀더 깊이 파고드는 이른바 ‘덕후’(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로, 현재는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의 성향을 가졌다면 익숙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소설, 라이트노벨 등 현대를 살아가는 덕후 관련 콘텐츠 중에서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와 전문 용어를 엄선해서 다뤘다. 매일 한 페이지씩 365일 동안의 읽을거리를 역사, 신화?전설, 문학, 과학·수학, 철학·심리·사상, 오컬트·불가사의, 종교의 7개 분야 및 요일별로 나누어 구성했으며 매일매일 다채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동안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익숙한 인물 또는 캐릭터인데, 그 유래를 잘 몰랐다면 이 책이 그 궁금증을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호기심과 상상력을 한층 더 자극할 것이다. 하루 한 페이지씩 365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지식을 익히고 좀더 풍부한 상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풍요로운 덕후 생활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평단 신청자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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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2. 상상력의 힘을 길러라! '언어유희'는 덤이다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0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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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저/존 테니엘 그림/손영미 역
시공주니어 | 200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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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책을 고를 때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부모가 '자녀교육'이라는 관점을 고려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교훈'이 담긴 이야기책을 고르려 하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자녀가 독서도 즐기면서 '배울 점'도 있으면 참 좋을 것이라 막연하게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은 눈치가 빠르다. 재미난 이야기가 아니라면 '교훈'은 둘째치고 아에 읽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래선 부모가 원하는 '자녀교육'과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마는 셈이 되고 만다.

 

  그럴 땐, '교훈' 따위는 잠시 내려 놓길 바란다. 순수하고 온전하게 '재미'만을 추구한 이야기로 먼저 독서습관을 잡아놓은 뒤에 '교훈'을 슬그머니 챙겨도 결코 늦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00%의 재미만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로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나면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무려 15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책이고, 디즈니 만화영화조차 70년 전인 1950년대에 선을 보여 흥행을 이끌었던 것을 간과한 결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즘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울 것도 없는 고리타분한 내용의 책이란 말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생생한 '이상한 나라'는 책속이 아니라 '너튜브(동영상) 세상'속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읽을만한 가치도 없는 낡은 옛책에 불과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훌륭한 고전이라는 점을 모르고서 하는 말이다. 또한 이 책의 알짜배기는 바로 '언어유희(말장난)'에 있다. 더구나 토끼가 옷을 쫙 빼입고서 고급스런 회중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늦었다, 늦었어"라고 말하는 '판타지적 요소'가 교과서적으로다가 때려박혀 있는 '명품고전판타지'라는 배경지식을 언급해주지도 않고서 아이들에게 권해주는 것은 어리석은 부모들이나 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아직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언어유희'를 배우고, 풍자와 해학을 즐기며, 판타지의 세계관을 익히는 고전중의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그런 유익한 재미와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는 까닭은 '뒤침(번역)'이라고 하는 1차적인 문제점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발음(동음이의어)으로 엉뚱한 대화를 지껄이고, 원래의 내용과는 아주 다른 시와 노래를 읊고, 심지어 시시때때로 변해버리는 자신으로 '본래의 나'가 누구인지 헷갈려서 '본질'이라고 하는 철학적 고뇌에 빠져버리는 엉뚱한 소녀 앨리스를 보면서 웃음보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데도, 이를 우리말로 옮겨버리고 나면 그런 '원초적 재미'를 전혀 느껴볼 새도 없이 아주 요상한 이야기만 되풀이되고 말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풍부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저 그런 이야기책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그럴 땐, 어른들이 부연설명을 해주며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다. "앨리스가 크로켓을 할 차례가 되었네. 그런데 앨리스는 칠 수가 없었어. 크로켓 공을 쳐야 하는 막대기가 살아있는 홍학이었거든. 앨리스가 여왕처럼 멋진 스윙을 하려고 힘껏 휘두르면 홍학이 얼굴을 들어올리고 앨리스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지 뭐니. 앨리스는 그런 홍학을 달래서 공을 잘 칠 수 있게 다시 한 번 스윙을 휘둘렀지만 또 칠 수가 없었어. 왜냐면 홍학이 또 얼굴을 들고서 앨리스에게 사정을 했거든. '정말 날 휘두를거야? 나 무척 아플텐데, 흑흑' 왜 그랬을까? 사실은 크로켓 공도 살아있었기 때문이야. 바로 고슴도치였거든. 고슴도치는 홍학이 자신을 치려고 하자 따꼼한 가시를 바짝 세우고서 벌벌 떨고 있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결국 앨리스는 크로켓 경기에서 질 수밖에 없었단다. 어찌어찌 고슴도치를 쳐봤자 공은 제멋대로 달아나기 일쑤였고, 골대도 여왕의 명령에만 따르는 카드병정이었거든. 깔깔깔"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준 다음에 책을 읽으면 '상상력'은 더욱 배가 되어서 글자가 살아 숨쉬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어디 그뿐인가. 비싸디 비싼 '후추'를 온 집안에 날릴 정도로 뿌려대는 흥청망청 욕쟁이 귀족에게는 날카로운 풍자를 엿볼 수 있고, 앨리스가 어려운 일에 쳐할 때마다 도와주는 체셔고양이와 애벌레는 또 어떻고, 제멋대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바람에 앨리스를 도와주는 건지 골탕먹이는 건지 알 수가 없잖아. 거기다 제법 어른스런 충고를 해주는 존재가 고작 애벌레였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그런 애벌레가 담배를 꼬나물고서 뻐끔거리는 장면에서는 '반어법의 정수'를 느낄 수 있지, 그리고 모자장수와 3월 토끼, 겨울잠쥐가 벌이는 엉뚱발랄한 티파티는 익살과 해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맛볼 수 있단다.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영어식 언어유희'를 통해 펼쳐지고 있는데, '뒤침(번역)의 한계'에 부딪혀서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쯤되면, 우리 나라 아동서적 1위 출판사인 [시공주니어]에서 '네버랜드 클래식' 제1권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꼽은 까닭도 절로 이해가 될 법하다.

 

  명작고전은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다. 단순히 '많이 팔린 책'이 아니라 '오래도록 사랑받고 널리 읽힌 책'이라는 부연설명이 적절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감히, 명작고전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손꼽고 싶다. 다만, 이 책의 장점인 '언어유희'와 '상상의 나래'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위해선 꼬꼬마 어린이보다는 초등학생 중학년 이상에게 권한다. 혼자서 읽으며 순수한 재미를 즐기기 위해선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에게 권하고 말이다. 영어실력이 받쳐준다면 '원작'도 함께 즐겨보길 권한다. 영미권에서 왜 아직도 사랑받는 고전인지 그 이유를 잘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상상력'이라고 하는 훌륭한 교훈이 담겨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의 시작과 끝부분에 등장하는 '앨리스의 언니'와 사뭇 대조되는 것을 통해서 '앨리스의 엉뚱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상력=비상식'이라면서 비판의 대상이었고, 앨리스의 언니를 모범생으로 추켜세우고, 앨리스는 말썽이나 일으키는 엉뚱한 문제아로 비춰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어떤가? 모범생이 환영받고 있는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틀'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법(?)이었던가? 21세기에는 '기존의 뻔한 틀'을 과감히 깨트리는 '파격적인 인재'가 환영받는 시대다. '틀에 짜여진 상상'은 이미 상상이 아니고 상상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녀가 이 책을 읽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만 있다면...애초에 '교훈'을 찾아 헤메던 부모들의 걱정거리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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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모두가 하늘님이다. 그러니 사람을 볼 때 늘 우러러 보라 | 2022년에 쓴 리뷰들 2022-01-0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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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월 최시형

조중의 저
자음과모음(이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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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인전>을 읽는 적절한 시기는 따로 없다. 누구나 위인이 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인전>을 꼭 읽어야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독자에게 달려 있고, 취향에 따라 많이 읽든, 적게 읽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단 한 번뿐인 삶을 뜻 깊고 멋지게 살고 싶다면 <위인전>은 꼭 읽어야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위인전>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대답하고 싶다.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많은 친구를 겪어봐야 하는 것처럼 나에게 딱 맞는 <위인전>도 많이 읽어봐야 '롤모델'로 삼고 싶은 위인을 만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롤모델'을 꼭 따라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발명왕 에디슨이 되고 싶다고 오리알을 품어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조지 워싱턴처럼 솔직하고 정직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심지어 윈스턴 처칠처럼 되기 위해 퇴학을 경험할 필요는 절대로 없다. 이는 그런 위인들의 업적을 돋보이기 위해서 고르고 고른 '어린시절의 일화'일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일화 가운데는 따라하면 좋은 점도 있긴 하다. 이를 테면, 아인슈타인의 '사고실험' 같은 것 말이다. 어릴 적부터 '공상(상상력)'으로 다져진 풍부한 사고력을 바탕으로 '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는 일화는 과학자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좋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위인 따라하기'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구체화시켜 보는 실천력이다. 자신의 기질은 무엇인지,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향은 무엇이고, 그로 인해 잘 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을 파악해서 '자신의 적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인생을 살다보면 꼭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적성 찾기'는 빠를수록 좋은데 10대 청소년시절에 찾아서 실행에 옮기면, 20대에 시행착오를 거치고, 30대에 실력을 다지며, 40대에 무르익어서, 50대부터는 참되고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20대에 찾거나 30대에 찾더라도 절대 늦은 것은 아니다. 심지어 인생의 끝자락인 70대에 적성을 찾아도 괜찮다. '적성'을 찾고 난 뒤부터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일 것이기 때문이다.

 

  위인들의 삶이 꼭 그렇다. 위인들의 삶이 매일매일 행복했다는 것이 아니라, 또한, 위대한 업적을 남겨서 유명해졌을 때에 비로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련과 역경이 반복되는 그 순간에도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육신과 정신의 고통을 이겨낼 힘을 낼 수 있고, 그 힘으로 끝내, 인류 모두에게 귀감이 될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모든 것을 이겨내는 그 '원동력'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정말 참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꼴랑 <청소년 위인전> 한 권을 읽고, 이토록 비장해진 까닭은 '해월 최시형'의 굴곡진 삶이 남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때는 조선왕조 말기, 순조-철종-고종으로 이어지던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지질학적으로 '소빙하기'였던 탓에 전세계적으로 흉작이 이어져서 백성들이 더욱 살기 힘든 시절이었다. 그런데 나라가 망하려고 했는지 임금은 무능했고 관리들은 부패해서 '삼정문란', '매관매직'이 횡행했고, 굶주리고 헐벗은 백성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있는데도 지배층인 양반들은 서서히 조여오는 서구열강으로 인해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도 저들의 잇속만 챙기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이에 백성들을 살리고자 '동학'을 깨우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수운 최제우'다.

 

  동학사상은 '인내천'과 '후천개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양의 평등사상을 우리네 실정에 맞게 고쳐 새롭게 내세운 종교로 동학을 소개하고 있으나, 동학은 '종교'라기보다는 '이념'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면 '사람이 곧 하늘(神)이니,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말고 하늘(神)처럼 떠받들어야 한다. 그리하면 모두가 평등한 새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라는 일념으로 온 나라사람들을 품으려 했기 때문이다. 물론, 2대 교주인 최시형에 의해 <동경대전>, <용담유사>와 같은 경전을 만들어 '종교의 교리'를 다잡고 동학을 체계화시킨 점, 그리고 훗날 천도교와 증산도 등으로 명맥이 이어져 종교화되긴 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학사상'은 종교적 교리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동학인들이 주축이 되어 대다수의 농민들이 참여했던 '동학농민운동'도 종교운동이 아닌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높이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암튼, 최제우의 동학사상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우리네 어려운 시절의 한줄기 등불이 되어준 인물이 바로 '해월 최시형'이란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학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창시자인 최제우를 기억하고, 동학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의 전봉준을 떠올리며, 3·1혁명 때 활약한 손병희를 거론할 뿐이다. 하지만 동학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만나 절멸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에 꿋꿋하게 버팀목이 되어준 역할을 해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최시형'이다. 최제우의 직속 제자였으며, 그가 순절한 뒤에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는 동학사상을 이어받아 '2대 교주'로서 얼마 남지 않은 동학인들을 이끌었고, 사람을 하늘로 섬기는 사상을 펼쳐 다시금 동학사상을 널리 퍼트리는 역할을 해낸 것은 물론, 마침내 '동학농민운동'을 일으켜 무능하고 부패한 지배세력을 스스로 물리칠 힘을 일깨워서 '조선민중의 힘'을 만천하에 알렸으며, 이런 혼란을 틈타 조선을 침략한 외세(청, 일본 등)를 배격해 당당히 맞서 싸우는 용기를 선보이도록 결단을 낸 이가 바로 '해월 최시형'이다. 그렇기에 '최시형'을 모르고서는 동학을 논할 수 없고, 전봉준, 손병희 등은 최시형의 제자로서 '그분의 뜻'에 따라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이라 평해야 적당할 것이다. 물론 그분들의 뛰어난 업적을 폄훼할 까닭은 없고 말이다.

 

  이처럼 최시형은 뛰어나고 훌륭한 분이신데 가시는 길은 매우 험난하기만 했다. 어릴 적부터 칠순 고령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평온했던 나날보다 풍찬노숙을 하며 허름한 행색으로 동학도인들을 위해 전국을 뚜벅뚜벅 누비는 날이 더 많았을 정도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인물로 평할 수도 있겠지만 힘든 시절일수록 슬기롭고(?) 비겁하게 사는 인물이 더 많은 까닭에 최시형의 삶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헌신한 분의 생애를 어찌 몇 글자로 쉬이 옮길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살면서 '배려'가 익숙한 세상을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자기 자신보다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이'에게 돈 몇 푼 쥐어주며 비정규 서비스직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서민으로 대하기 일쑤다.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세상을 살면서 남들 악착같이 돈 벌때 무엇을 했냐며 게으르고 나태한 자신을 탓하라는 막말이 횡행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악착같이 악귀가 되어 돈을 많이 번 이들은 왜 하나같이 남을 배려하며 살 줄 모르게 되었을까?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살가운 세상을 살면 안 되는 걸까? 어떤 이는 말한다. 부자가 되면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이다. 막상 부자가 되면 그러지 않을 거면서 말이다. 아니, 어느 정도 벌어야 '부자'가 되었다고 자각하게 되는지 명확한 선도 그어놓지 않고서 말이다. 최시형은 말한다. 사람 아래 사람 없는 세상이 되어야 복된 세상이 된다고 말이다. 모든 이가 '하늘님'이다. 그러니 사람을 바라볼 때는 반드시 우러러 보며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모두가 존귀한 대접을 받으며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자신은 모진 고난을 견디며 살아간 해월 최시형을 다시 살펴보면 어떨까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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