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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Night Flight) | 영화일기 2014-10-1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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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간비행

이송희일
한국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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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친구가 된 두 소년 ― 용주와 기웅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멀어졌다. 서울대 진학을 바랄 만큼 모범생으로 통하는 용주와 동급생에게 폭행을 일삼으며 결석을 밥 먹듯이 하는 기웅은, 겉으로 보기에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전혀 다른 계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밤'은 똑같이 서글프다. 홀로 아들을 힘들게 키우는 용주의 어머니라든지 직장에서 억울하게 해고된 뒤 복직을 위해 싸우는 기웅의 아버지라든지, 꼭 그들의 가정 환경이 그렇다는 게 아니다. 그들을 괴롭히는 무언가는 그들 바깥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두 소년을 친구가 아니게 했다가 다시 친구가 되게도 하는 것, 그걸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야간비행'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답게 이번에도 동성애라는 소재가 빠지지 않았다. 용주가 안고 있는 비밀이자 용주와 기웅의 관계를 비추는 거울로서 그것은 이 영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멜로에 집중한 전작들보다는 <탈주>와 같이 속박된 존재들의 몸부림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파수꾼>이나 <명왕성>을 떠올리는 것도 그래서 무리가 아니다. 촬영 면에서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한데, 여기저기 답답하게 위로 솟은 아파트가 이따금 하늘에 걸리고 그것은 살풍경한 분위기를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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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다이어리 (Non-fiction Diary) | 영화일기 2014-09-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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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논픽션 다이어리

정윤석
한국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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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이십 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1994년 지존파 연쇄살인사건을 맞딱뜨린 한국사회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이상했다. 그 사건으로부터 악의 근원을 갑론을박하는 TV 토론프로그램 속 전문가들의 황당한 언사들은 정말이지 경악스럽다. 일 년 만에 살인자 전부를 사형시켰으니 너나없이 당황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 일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자, 영화는 지존파 연쇄살인사건을 앞에 두고 같은 해 성수대교 붕괴와 다음 해 삼풍백화점 붕괴를 연이어 조명하며 21세기 한국사회의 비극을 향해 렌즈를 넓혀간다.

 

정윤석 감독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비극의 씨앗을 90년대에서 찾는다. 거듭 말하지만 불과 이십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알 수 있다. 아니, 알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양면성이 사적인 원한이나 동기에 따른 살인보다 더 무시무시한 죽음을 양산한다는 사실을.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악행으로 가두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는 여전히 사회적 불행에 무력하다. 2014년, 우리는 엄청난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그 일은 또다시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보지 않으려 해도 볼 수밖에 없는, 듣지 않으려 해도 들을 수밖에 없는. 실패의 역사가 감독의 바람대로 "현재를 반영할 수 있는 거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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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The Satellite Girl and Milk Cow) | 영화일기 2014-09-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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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장형윤
한국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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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와 인공위성이 사랑을 나눈다? 사랑, 학업, 벌이, 어느 모로나 힘겨운 대학생 경천은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잃고 얼룩소로 변한다. 도시의 불안이 만들어낸 괴물 '소각자'에 의해 저주를 받은 까닭이다. 한편, 우주로 발사된 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우리별 일호'는 지구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쫓다가 우연히 마법사의 도움을 얻어 소녀로 변신한다. 일호가 얼룩소의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그예 경천은 일호와 사랑을 나누며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는다.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이색적인 광경이다. 인간과 동물, 인간과 사물이 아니라 그 각각의 경계 위에 있는 것들 ― 얼룩소로 살아가는 경천의 우스꽝스러운 일상, 신체의 일부를 무기로 활용하는 일호의 변신 능력 등이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구체적인 좌표평면 위에 펼쳐져서다. 악의 무리로부터 간을 뺏기지 않으려고 도심을 내달리는 그들을 보노라면 다분히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88만원 세대를 풍자할 의도"를 가지고 서울이라는 장소를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연결고리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영화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한층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는데, 그렇게 봤을 때 아이와 어른을 같이 아우르기엔 애매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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