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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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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즌3. | ☞2020년 2020-07-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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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정도에 마음산책에서 나왔던 '독신남 이야기'라는 책을 재미나게 읽었었는데,

내가 가정을 이루지 않고, 이렇게 살게될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전혀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결심을 했었고, 또 그 즈음에 마침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나'를 보살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난 다음에는 아쉬움도 후회도 없었다. 

그리고, 정말 잘 살았다. 배움이 부족한 것은 아니였지만,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가면서 배움을 찾아 다녔고, 갈 곳 없는 개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 강아지별까지 보냈으며, 물려받은 것 없는  흙수저이나 이래 저래 자산이 늘어나기도 하였다. 그래서,  사이 사이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하는 바. 그런데, 오늘 집에서 콩을 갈아 콩국수를 말아먹다보니...'이건 아닌데...'싶은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코로나라는 역병이 창궐하여 학원,피트니스 센터 및 수영장까지 이용을 못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새로 곁을 내준 개가 운동은 싫어하고, 간식엔 환장을 했으며, 귀찮은 터그 놀이나 즐기는 관심종자일줄이야. 내 독서량이 현저히 줄어든 이유는 100% 개 때문이다. 책만 읽으면 꽥꽥 하고 짖으니, 깊이 있는 책은 읽지 못하겠고, 거의 뻔한 한국문학만 겨우 겨우. 올해는 정말...최근 몇년간을 돌아봤을 때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거기다 몸은 늙어가서, 빡세게 운동한 것은 관절의 염증과 더딘 회복으로 미치게 해버리니 원...


오랜만에 세나와 밍키의 원래 견주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보통 전화온 거 보면 전화를 하곤 했는데..혹시나 해서 다음날 다시 했더니 역시 받지 않았다. 

팩트는 그냥 전화 통화가 되지 않은 것이지만...개새끼들이 다 죽고나니...흠. 


나는 냉장고에서 굴비를 꺼내 구우면서, 방풍 나물을 무치면서, 애호박에 새우젓을 넣고 볶으면서...사이 사이 조금 미친것 마냥 웃음이 나왔다. 밥을 다 차려 놓고 먹는데 계속 마녀(?)같은 웃음이 나왔지만 꼭꼭 씹어서 밥을 겨우 먹었다. 설거지를 다 마치고는 네스프레스 머신에 캡슈을 두개를 넣어, 큰 컵 가득 커피를 뽑아들고 앉으니 드디어 정색하며 웃음이 멈추었다.  내 인생의 Season 1.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같은 날들이였고... Season 2. 서진규의 '나는 희망의 증거이고 싶다'같은 날들이였지...


그 다음 Season 3. 또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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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시네뮤직, B급 공포 | ☞2020년 2020-07-1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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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보니 장이 열렸다. 

장이 열리면 딱히 뭐 살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둘러보게 된다.

닭꼬치, 닭튀김, 핫바, 찐 옥수수, 도너츠같은 먹거리. 

윤이 반질 반질 나는 제주 은갈치, 자반 고등어, 오징어, 세발 낙지...

구경하는 것은 재미나지만, 길바닥 음식은 먹지 않는 편이고, 시장에서 파는 수산물의 신선도는 알길이 없음으로 절대로 구입하지 않는다. 대신 튼실해 보이는 천도 복숭아와 당도가 높을 것 같은 자두와 야채를 조금 사왔는데...

천도복숭아는 비쥬얼과 다르게 밍밍했고, 당도가 높아서 당 수치가 높아지면 어쩌나 고민했던 자두도 밍밍했다. 즉, 밍밍한 복숭아와 자두가 생긴 것이다.T.T


한 때 웬 지성인들이 삶이 무의미 하다고 느껴질 때면 시장을 찾는다고 했다.

활기찬 시장의 기운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활기차게 살겠다고 다짐한다고. 

하지만, 그들도 길거리 음식을 사먹거나 수산물을 사지는 않았을게다. 특히, 밍밍한 복숭아와 자두를 먹어보고도 과연 그런 주둥이질을 할런지도 의문이다. 


2. 

챙겨보지는 않지만, 채널을 돌리다 OBS에서 나오는 전기현의 시네뮤직이 하고 있으면 보는 편이다.

오늘은 얼마전에 타계한  엔니오 모리코네 특별전이였는데, 시네마 천국의 '차일드 후드, 맨후드'라는 타이틀 테마와 편집된 영상을 보고 조금 많이 울었다. 

말할 것도 없이 수작인 영화였고, 그 영화를 보던 시절의 내가 생각나기도 하였고...

혹시 갱년기인가 싶기도 해서. 


그래서 남성 갱년기 증상을 살펴보니....뭐, 나는 10대 시절부터 갱년기였던 것이 아닐까 싶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즘은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어지간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고 시니컬한 편인데, 종종 훌륭한 예술 작품이나 휴먼 다큐 같은 것을 보면 종종 눈물이 난다. 

친구들을 늙어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김혜자 뺨치는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있었는데, 길을 잘못들어선게다.


3. 

유플러스 무료 영화를 살펴보다 보니 'B급 며느리'라는 다큐가 있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하여, 무심코 보기 시작했다가...나는 경악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기나 리뷰를 찾아보고 더 놀랐다. 


세상에...

어린 아기가 "엄마 아빠 싸우지마..."라는 말이 영화에서 몇 번이 나왔는지. 

정신나간듯 히스테리컬한 며느리와 고리타분한 시어머니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방목되고 있는 아이에 대한 케어는 전혀 없었던게다. 

남편이 짬뽕 먹고오면서 전화안했다고 전 지랄을 하는 며느리는 거의 공포에 가까웠다. 

뭐가 뭔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목하고 있는 시어머니는 애처롭게 그지 없었고,

남자들은 그냥...병풍. 


이 다큐가 고부갈등이나 가부장제를 소재로 하는 듯 하지만, 실상 뭐 제대로 다룬 것이 없다. 

이건 '다큐멘터리 3일 -정신병동 편' 뭐 이렇게 다뤄져야할듯. 

대신에,  저런 사람들이랑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음이 소름끼칠정도로 끔찍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기로는 며느리나 시어머니나 병풍들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데...저런 사람들을 마트에서 만나고, 길바닥에서 지나칠 수 있음이 섬뜩하다.  어후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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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손보미] | 살짝 좋은 책★★★★ 2020-07-1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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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동네

손보미 저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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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이 책에 대한 악평을 쓰려고했다. 

도입에서의 이런 저런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은 좋았지만, 다소 비현실적인 엄마의 모습과 군더더기 같은 에피소드들이 많아 '그래 어떻게 마무리 하나 두고 보자'하며 싸우는 심정으로 읽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이렇게 저렇게 정리하며, 신인 작가의 이야기 구성과 글쓰기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좋은 요소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까지 가고 책을 덮고나니..조금 먹먹하다.  

'도대체 쟤네 엄마는 왜 저러나' 싶은 부분은 개연성의 부족이라 생각했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공감마저.

책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그냥 책 속의 엄마는 쓸쓸했고, 이 책이 끝나고 난 후의 주인공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충분히 이런 저런 혼란의 기억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될 수 있는 일. 나에게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이고...남의 이야기가 되니, 왠지모를 슬픔이 된다. 


나쁘진 않았지만, 다 좋지만도 않았다. 

주인공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봉순이 언니'나 '새의 선물'에서도 지적되는 부분인데, 어린애가 너무 어른 같은 짓을 하니 조금 거리감이 들기도 하였다. 윤이소나 숲속의 좋은 집에 살던 여자와의 연결 고리는 뭐가 있을 듯 한데, 별것 없이 김이 빠지기도 하고. 경주에서의 아버지와의 재회를 통하여 알게되는 진실은 어쩌면 클라이 막스가 될텐데, 조금 밋밋한 부분도 없지않다.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가 떠오르기도 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신선했다.  

올드한 작가들은 대부분 늙거나 필력이 사그라진지 오래고...신인 작가들 중에서 누군가 하나 튀어 나왔으면 좋겠다. 손보미 작가가 그런 족적을 남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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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남자머리 | ☞2020년 2020-07-15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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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오늘 재택으로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화상으로 수업을 듣다보니, 일단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고, 오전에 수업 들으면서 빨래를 돌리고, 점심에 청소를 하거나, 중간 중간 집안 일을 할 수 있어서 무척 편했다.

물론, 회사에서 보내는 메일이나 처리해달라는 것도 중간 중간 하느라, 절대 널널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집에 있으니 좋았다. 

개도 내가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하고. 

어제는 점심 시간에 굴비를 구워먹고, 오늘은 갈치를 구워먹었는데...이러나 저러나 먹는 양때문에 칼로리가 많았겠지만, 괜히 더 건강해진 느낌이였다. 역시 집밥은 정성이고, 정성은 살로 간다. 


오늘은 대학 교수님이 강의를 했는데, 노트에 받아적으면서 하다보니, 다시 학구열이 불탔다. 

그 시절에도 열심히 했지만...그냥 그렇게 공부하던 때가 그리운건가. 

돈이 없었고 취업 때문에 불안했던 20대.물론, 그때 나의 비쥬얼은 훨씬 멋졌지...

그래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언제나 '지금'이 좋다. 


2.

요즘 새로 뚫은 미장원은 커트 비용이 아주 저렴하다. 그래서 2주에 한번씩 가기로 했다. 

오늘은 미장원에 가서 유지하고 있는 투블럭의 양옆과 뒷부분만 다듬어서 밀고, 윗머리는 더 길러서 올백을 하겠다고 그대로 냅둬달라고 했더니, 원장 선생님이 하는 말이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머리 다 해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웃긴게...더 늙으면 투블럭을 못한다는 말인가? 흥!!


나는 짧고 샤프한 커트가 잘 어울리는데, 사실 하고 싶은 머리는 살짝 길러서 뒷통수 부분에 상투를 틀던지, 짱구머리마냥 머리를 묶고 다니고 싶다. 

이런 스타일을 원한 이유는 단 하나. 


한 두달 전 누나네 집에 놀러가서 개울 주변을 산책했는데, 근처에서 뒷통수에 꽁지머리를 한 남자가 아들이랑 야구공을 주고 받으며 놀고 있었다. 내가 그를 유심히 보자, 누나가 그랬다.

"이 동네는 그래도 나름 비싼 동네인데, 웃긴게...남자가 저런 머리로 직장에 다니는 것 같진 않고, 평일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저렇게 거지처럼 다녀도 돈은 좀 있나봐" 

그 이야기를 들으니, '그리스인 조르바가  분당에 이사오면, 저렇게 꽁지머리에 거지꼴로 다니겠구나'하는 생각에 그 거지같은 남자가 자유의 상징처럼 느껴졌었다.  


뭐 어쨌거나, 나는 나이 먹어도...조금 엣지 있고 섹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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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마음 비우기, 둘 중의 하나 | ☞2020년 2020-07-1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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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전에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가 썩 좋지 않다. 

뭐,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는 약 2년전부터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다시 먹기 시작했고, 누가 봐도 건강해 보이지 않는 부서장이랑 점심마다 맛난 음식을 외식을 하며 많이 먹었다.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귀찮아서 라면도 먹었고, 인생 한 번 뿐이려 마구 마구 퍼먹었다. 작년 미국 출장 갔다가 베드 버그에 물린 것과 코로나 창궐을 빙자하여 의외로 운동 강도나 횟수가 줄었으니...

공복혈당 이상 수치가 처음 나왔고, 심혈관질환은 많이 나아졌지만...

몸에 적신호가 오는 것은 당연하겠지.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죽기전까지는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말은 이렇게 해놓고...나는 밤마다 뭐가 아쉬워서 일찍 잠들지 못하는 것일까.


2. 

지난 주말에 집을 한 번 털었다. 

일단, 너무 좁고 답답해 보이던 거실의 가구들을 치웠고, 안 읽는 책들이랑 옷들을 솎아 냈으며, 냉장고도 아무래도 안먹겠다 싶은 것은 죄다 비워버렸다.


집에 물건을 치우는 것처럼, 마음도 가뿐해지면 좋으련만.

나는 요즘 일 하기는 싫은데, 넘쳐나는 일들 때문에 마음이 묵직하다. 한 마디로 미친 짓이지. 회사 걱정하는 것만큼 한심한 일이 없는거고, 어차피 나 하나 때문에 망할 것도 아닌데.


나는 여전히 봄풀처럼 생기넘치고 싶다. 

내 마음에는 묵직한 돌덩이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다. 


3.  

요즘 핫하다. 


정치든 사회운동이든 거의 광적인 믿음으로 충만한 사람들은 자기들만 옳다고 하는데, 거기에 동의하고 싶은 생각도 반대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 반응은 그냥 심플하다. "뭐 그러시던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돈많고 못생긴 여자가 좋아? 돈없고 예쁜 여자가 좋아?"

"짜장면이랑 짬뽕 중에서 뭐 먹을래?

"넌 페미니스트야? 안티 페미니스트야?"

"너는 기독교야? 불교야?"

"너는 진보야? 보수야?"


나는 이런 개떡 같은 질문들을 질색한다. 니네 인생은 옵션이 항상 두개 밖에 없었냐? 

상상력이 빈곤하니 질문도 후지다. 질문이 후지니 살아가는 모양새도 밥맛이다. 살아가는 모양새도 밥맛떨어지는 인간에게 나는 대꾸하기가 싫어진다. 

달나라에 가서 방앗간이나 하며 살던지 해야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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