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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짧은 리뷰 2018-06-2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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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대여]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곰돌이 푸 (원작) 저
알에이치코리아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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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 앉아서 그림과 글을 후루룩 훑어보는 것으로 책 한권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내용보다는 그림에 집중한 듯한 컨텐츠이다. 

이 책 시리즈가 계속해서 베스트 셀러 순위에 올라있던데 사람들은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사는 걸까. 

써 있는 내용들이 좋은 말들이긴 하지만, 너무 흔하고 가벼운 느낌의 글들이 많아서 

글보다는 그림위주로만 훑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림은 정말 예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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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듯 몽롱한 이야기 | 짧은 리뷰 2018-06-2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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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대여] 야시

쓰네카와 고타로 저
노블마인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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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두개를 읽으면서 계속 꿈꾸는 헤매는 듯한 기분이다. 


첫번째 단편 바람의 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붙어있지만 조금 다른 곳 고도를 그리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세계에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가 걸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원인과 결과가 뒤섞여 환상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 흥미롭다. 


두번째 단편 야시는 밤에 불현듯 생기는 이상한 시장에 관한 이야기다. 그 곳에 들어가면 무엇인가를 사야지만 빠져나갈 수 있다. 다양한 세계가 뒤섞인 기묘한 기분이 드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만화 같기도, 환상 같기도 한 이야기. 


잘 읽히고 재밌고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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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한 고양이는 이게 아니었던고양 | 소설 2018-06-2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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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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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를 정해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을 좋아한다. 신에 대해, 사람의 뇌에 대해, 죽음에 대해, 인간에 대해 테마별로 깊이 있게 파고드는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사람은 진짜 다른 세계에 대해 뭔가 아는 것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정말 그럴듯한 상상력, 방대한 지식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좋았는데 최근에 나온 작품 몇몇에서는 그런 빛나는 통찰력과 상상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손꼽히면서도 은근 내 주변을 보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가인 듯도 하다.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이번 신간 《고양이에 꽤 많은 기대를 했다. 우선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매력적인 동물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는 점,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 상 중심 주제인 고양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가 생각지 못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상상했던 까닭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가 원하던 스타일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고양이 자체의 특징을 파고들어가기보다는 페스트와 전쟁이라는 스케일이 너무 큰 배경 속에서 고양이가 아닌 고양이의 탈을 뒤집어쓴 사람처럼 행동하는 고양이 주인공들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조금만 더 현실적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훨씬 몰입해서 봤을 텐데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 '바스테트'는 젖소 무늬가 새겨진 얼룩 고양이다. 나탈리라는 집사와 사는 암고양이이고,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말 그대로 도도 냥이다. 어느 날 이웃집에 사는 수컷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발견한 바스테트는 우연히 그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가 인간세계에 대한 방대한 지식은 물론 고양이와 인간의 역사에 대해서도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바스테트네 집에 최근 새로 들어온 순종 앙고라 수컷 고양이 펠릭스와는 차원이 다른 지성을 뽐내는 피타고라스에게 바스테트는 점점 빠져드는데.. 그러는 사이 인간 세계가 심상치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가 일어나더니 전쟁으로 번진다. 그러나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타났는데, 바로 쥐를 매개로 퍼지는 페스트! 14세기에 전 유럽의 인구 절반을 죽였던 페스트가 현재에 다시 덮쳐온 것이다. 어마 무시한 쥐들의 번식으로 온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했다. 명색의 쥐들의 천적인 고양이 대표 피타고라스와 바스테트는 이 위기를 어떤 식으로 돌파해나갈 수 있을까. 

「개의 생각 : 인간은 나를 먹여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준다. 인간은 신이 분명하다.
고양이의 생각 : 인간은 나를 먹여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준다. 인간에게 나는 신이 분명하다. 」

고양이는 개와 비슷하게 사람에게 길러지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개와 전혀 다른 습성을 지닌 미스터리한 동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제멋대로 살면서도 한없이 귀여움 받고 인간을 집사로 부리며 살 수 있는 동물은 고양이가 유일하지 않을까. 소설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입을 통해 고양이가 인간의 역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왔는지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흡사 소설의 형식을 빌려 고양이의 역사를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으로 추앙받다가 중세에는 페스트를 일으킨 악마로 오해받아 족족 죽임을 당하기도 하는 등 고양이는 인간 역사에서 찬물 더운물을 참 많이도 왔다 갔다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소설을 통해 고양이의 높은 정신적 가치를 새롭게 조망하고 싶었던 걸까. 소설 속 고양이들은 인간보다 높은 정신에 가닿아있다.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 고양이들이 우리 인간과 집사들을 보면서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조금 더 있을법한 이야기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인간의 역사와 철학을 줄줄 외는 고양이보다는 좀 더 다른 차원의 지능을 가진 고양이를 바랐단 말이다. 기대와 좀 다른 방향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페이지 터너 소설이라 잡자마자 이틀 만에 1, 2권 다 읽어버렸다. 

신비하고 미스터리해서 몇 년 간 같이 살아도 아직 속을 모르겠는 요물 같은 고양이에 대한 소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파도 파도 매력이 또 나오는 고양이 같은 동물이 어디 흔한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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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로 녹아드는 농촌의 맛! | 소설 2018-06-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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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저
작가정신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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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방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듯 읽게 되는 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갈등 요소나 결말 따위 중요하지 않은 채 그냥 이야기 자체에 흠뻑 젖어들어 읽게 되는 소설, 그는 진정 소설가보다는 만담꾼이 아닌가 싶다. 소설을 읽는 느낌이 아니라 시골에 놀러 가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주변 어른들이 하시는 재미난 이야기를 엿듣는 느낌이랄까. 농촌 특유의 순수한 듯 투박한 생활과 우악스러운 욕설과 사투리가 난무하지만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욕쟁이 할머니의 맛깔난 욕을 구경하는 것처럼 신기하다. 내가 읽은 현대 소설 중에 이런 느낌의 소설이 있었던가, 읽다 보면 소설 <토지>나 염상섭의 <삼대>같은 전근대 소설이 떠오른다. 하지만 무심하게 툭툭 튀어나오는 세월호, 천안함, 스마트폰, 자가용 같은 낱말에 역시나 배경이 현대지, 하며 다시 무릎을 치며 읽게 된다. 

그렇다. 이 소설은 단편 『장기 호랑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농촌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집이라고 하여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엮인 단편집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각각 발표한 단편소설들이 모여 #연작소설 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범골이라는 같은 배경 아래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그 중심에는 노인회장 김사또와 오지랖 댁, 그의 아들 소판돈 이 있는 듯하다. 첫 단편 『장기 호랑이』에 등장하는 아빠와 아들은 아마도 소판돈과 그의 아들이 아닐까 싶다. 그 소판돈은 아마도 작가 자신을 오마주한 인물인 것 같고 말이다. 그렇다면 김사또와 오지랖 댁의 모습이 아마도 작가 부모님의 모습을 본뜬 캐릭터인 걸까. 작가의 말에서 그는 시골에서 아직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를 집착적으로 남기고 싶었단다. 시골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의 역사들을, 이제는 도시인의 고독에 묻혀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농촌 노인들의 고독과 삶의 이야기를 자기라도 꼭 남겨야겠다는 책임감이 아니었을까. 

표제작 『놀러 가자고요』는 마을 사람들의 단체 여행을 앞두고 참석 여부를 묻기 위해 노인회장인 남편 김사또를 대신해 오지랖댁이 마을 사람들에게 2~300통의 전화를 대신 돌리는 이야기가 전부다. 여행에 참석할 것인지 묻는 질문과 짧은 대답이 전부인 대화지만 각기 다른 성격과 사연, 반응을 보는 것만으로도 페이지가 획획 넘어간다. 그러다가도 한 번씩 현재를 쿡 찌르는 대답이 나와 움찔하게 만들기도 한다. 

「- 아줌마, 4월 16일이 무슨 날이지 모르죠?
노인회 놀러 가는 날이라니까요. 어라, 잠깐만요, 달력에 뭐라고 적혀있네. '국민 안전의 날'? 이런 날도 다 있었나. 
- 세월호가 가라앉았던 날이라고요, 4월 16일이. 그 슬픈 날에 놀러 가는 건 아니죠. 국민 안전의 날, 그것도 세월호 같은 일이 다시 생기면 안 되겠다 해서 만들어진 날이라고요.
- 그럼, ..... 그날은 뭐 하고 있어야 해요?
- 뭐......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암튼 놀러 가는 것은.... 그러니까 뭘 해야 하냐면......
그러니까 못 가신다는 얘기죠?
-잘들 다녀오세요.」
< 놀러 가자고요 p. 126>

단편 『산후조리』에서는 새끼를 낳는 소 '얼간년'과 소를 돌보는 오지랖댁의 눈물겨운 사투를 자못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는 농촌 사람들의 큰 자산임이 분명하긴 하지만 팔아서 돈이 되는 재산이기 이전에 소중한 생명인 것이다. 다리가 아파 잘 걷지도 못하는 오지랖댁은 아픈 엄마 소 '얼간년'과 새끼소가 둘 다 밥도 안 먹고 시름시름 앓자 투덜투덜하면서도 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새끼에게는 젖병에 우유를 담아 물리고, 엄마소를 위해 힘들게 여물죽을 끓여 먹이는 등 지극정성이다. 얼간년과 새끼소는 오지랖댁의 정성에 과연 건강해질 수 있을는지. 
소설 이야기 곳곳에선 구제역에 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소 키우는 시골에선 구제역이 제일 무서운 존재이긴 한가보다. 가까운 동네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그 동네 모든 소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살처분을 면치 못한다. 그래서 전국에 구제역이 돌기 시작하면 시골 사람들은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식들도 명절에 못 오게 한단다. 

점점 현대 소설에서 순수한 농촌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건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닌,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중심이 되어 농촌 생활 전반을 자연스럽게 녹여 끌고 가는 이야기는 정말 드문 방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농촌을 마냥 미화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순수한 건 순수하게, 우악스러운 건 우악스럽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거기다 글이 유쾌하고 흥겨운 느낌이라 축축 처지는 느낌 없이 술술 읽힌다. 사실은 처음에 나온 단편 2개 정도를 읽다가 '대체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소곤) 작가 또한 자신의 책이 중쇄된건 작가정신에서 나온 책  1권 밖에 없다며, 자신의 책을 읽어주는 소수 정예 독자들 덕에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다는 소리를 해대고 있어 별 기대 없이 읽었다. 하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마냥 무방비로 훅 빠져든다. 

맛있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먹게 되는 과자처럼, 자극적이지 않은데 마냥 넋 놓고 읽게 되는 이야기랄까. 
이 소설은 뻥튀기를 닮았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자꾸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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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대체 뭘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 에세이 2018-06-2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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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서미현 저
팜파스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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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에서 찾아낸 내 초등학생 시절 일기를 읽어보다가 빵 터졌다. 20칸짜리 공책에 매일매일 쓴 일기가 꽤 여러 권 묶여있었다. 그 시절, 일기를 잘 썼다고 상까지 받았었다. 매일이 비슷한 생활의 연속이었을 그 시절, 난 무엇을 그리 매일 썼을까. 선생님이 쓰라고 한 것은 일기였지만 난 그 시절 꽤 창의적인 아이였나 보다. 내 일기장엔 어떤 날엔 일기, 어떤 날엔 동시, 어떤 날엔 편지 등 참 다양한 글이 적혀있었다. 그날그날 떠오르는 대로 별의별 글을 다 썼었더랬다. 내 딴에는 심각함을 담아 썼던 이야기들이 커서 보니 어찌나 웃기던지 혼자 일기장을 읽다가 배를 잡고 웃었다. 우울할 때마다 열어보면 자동 웃음을 발사하게 할 든든한 무기가 생긴 셈이다. 
그나저나 매일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했던 나는 어디로 간 걸까. 글쓰기를 잘하고 싶지만,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머릿속이 백지가 될 때가 많다.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글을 쓰려는 순간 정리가 안되고, 꽤나 강한 자기검열과 약간의 귀차니즘에 갇혀 결국은 '그냥 나중에 쓰지, 뭐' 가 되고 만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 날려버린 이야기들이 꽤 많다. 메모라도 해두면 될 텐데 은연중에 내 하찮은 기억력을 믿는 건지 습관이 들지 않는다. 고로 날마다 쓰는 것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정말!

읽자마자 무릎을 탁 치는 공감을 자아내는 글, 깔끔하고 단백한데 핵심을 찌르는 글, 단순한 문장 속에서 훅 심장을 찌르는 뭉클함이 있는 글, 이런 글을 쓰는 작가들을 보며 부러움과 존경, 질투가 섞인 감정을 느낀다. 작가에 대한 동경만 있을 땐 그냥 마냥 편하고 멋있어 보이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몇 시간을 끙끙 앓으며 고작 읽은 책 리뷰 하나를 내뱉고 나면, 이런 글 하나를 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쓰고 싶고, 잘 써야 한다는 마음이 시작 자체를 막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글이란 자고로 많이 써야 느는 법인데, 이미 결과적으로 잘 쓴 글들만 보다 보니 자신감이 하락하고, 평범한 글을 쓰는 것도 망설여지는 것이다.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는 글 쓰는 것이 직업인 카피라이터 저자가 일단 글 쓰는 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상에 앉았을 때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몰라 백지상태가 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이런 글을 써보는 게 어때?" 하고 미션을 제시해준다. 그것도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그때의 상황에 맞게 말이다. 저자의 글쓰기를 보면 나도 당장 앉아서 뭔가를 끄적거리며 글을 써야만 할 것 같다. 그러니 이 책은 한 번에 쭉 읽을 것이 아니라, 정말로 챕터를 읽고 나서 덮어둔 뒤 저자가 하라는 대로 실제로 글을 써보면서 천천히 읽기를 추천한다.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는 독자들이 바로 써볼 수 있도록 꽤나 구체적인 미션을 주면서 자신은 이렇게 표현해보았다며 저자의 예시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 급하게 빨리 쓰려고 생각하면 또 머릿속이 백지가 될 뿐이니까. 
핸드폰 앱에 '씀'이라는 어플이 있다. 하루에 2번, 아침 7시와 저녁 7시에 글감을 배달해주는데, 그 낱말과 관련한 자유로운 글을 남길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남긴 글들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다. 요즘 글쓰기에 관심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양한 글쓰기 앱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것 또한 그 글감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쓰기 어렵다. 

책에는 저자가 하는 글쓰기 방법, 노하우, 미션 등 다양한 방법이 있어 글쓰기 의욕을 북돋아준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써보는 것!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우선은 어떻게든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부터 내 글을 못쓰겠으면 잘 쓴 글을 따라 써보고 왜 잘 쓴 글인지 분석해본다거나 내가 어떤 스타일의 글을 쓰고 싶은지 파악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글쓰기의 왕도가 어디 있겠는가. 오죽하면 이 책의 제목도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가 아닌가. 
일기처럼, 매일 써보는 거다. 
오늘 나를 화나게 한 사건에 대해, 오늘 지나가다 봤던 멋진 남자에 대해, 눈앞에 놓인 예쁜 커피잔에 대해, 가지고 싶은 물건에 대해, 그것이 그 무엇이든 간에. 

사실 그게 어려워서 자꾸 이런 글쓰기 책을 맴돌고 있다. 
이제는 써보자, 진짜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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