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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아가야 하는 곳, 토룬 - 폴란드 | Travel story 2010-11-0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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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가을 하늘 래... 토룬의 올드 타운.

 

 

대한민국의 3배 가까운 크기인 폴란드.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여러 개의 도시가 산발적으로 표시되어 있다.

폴란드에 체류하는 동안 내가 여행할 도시를 정하는 일 또한 폴란드에 도착해서야 이루어졌다.

수많은 후보를 뒤로 하고 내게 간택된 도시 중 하나인 토룬.

 

토룬에 가고 싶었던 이유...

1. 위대한 사제임과 동시에 위대한 과학자였던 코페르니쿠스의 흔적을 좇고 싶어서...

(토룬은 코페르니쿠스의 고향이다. 그의 생가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2. 토룬의 특산품인 '진저 브레드'를 맛보고 싶어서...

(진저 브레드는 토룬에서만 판다. 폴란드 어디에서도 살 수 없고 맛볼 수 없다.)

3. 비수와 강에 반영된 올드타운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이 중,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은 폴란드의 젖줄 비수와 강...

우연히 비수와 강에 반영된 토룬 사진을 보았는데

와... 이곳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지, 라는 결심을 순식간에 해버렸더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

김광균의 시 <추일서정> 때문이었다.

가을과 어울리는 도시, 토룬.

그러니, 토룬이라는 도시는 꼭 가을에 가야 한다. ^^

 

 

바르샤바 중앙역에서 토룬까지는 기차를 타고 약 세 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직선 거리로는 그렇게까지 먼 곳이 아니지만, 지금은 사라진 우리나라의 통일호같은 폴란드 국내선은

속도를 높이 내어 달리는 기차가 아니었다.

 

 

폴란드에서 꼭 찍고 싶었으나 찍지 못한 풍경이 있다면,

철도 건널목 풍경이다.

키낮은 하얀 말뚝이 삐뚤빼뚤 박혀 있고

사람들도 차들도 기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양쪽에 박힌 말뚝 사이에서 대기한다.

하얀 말뚝 윗부분에는 빨강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수십번을 스쳐지나갔지만 찰나의 순간이라 사진에 담을 수 없었던 풍경.

기차에서 뛰어내려서라도 담고 싶었던 풍경.

다음엔 반드시 렌트카로 여행해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던 풍경.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바르샤바에서 토룬까지 세 시간 남짓.

몇 개의 역을 들렀는지 모른다.

역마다,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명하던 하늘이, 토룬에 도착할 때가 되자 흐려졌다.

사진은 토룬 역의 측면이다.

이 길로 나오면... 무척 힘들어진다.

사람들이 죄다 이 길로 나오길래 나도 얼떨결에 이 길로 나왔다가 조금 고생을 했다는...

역사 안으로 들어가 대합실을 지나 밖으로 나가야 토룬 올드타운 방향이 나온다.

 

 

어떤 여행자는 택시를 타고, 어떤 여행자는 마냥 걷는다.

후자에 속하는 나는 이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굳이 이 길로 가고 싶다면, 이 길의 끝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그래야 한참을 돌더라도 올드 타운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된 지도 한 장 갖고 있지 않았던 나는, 무심결에 오른쪽으로 꺾었고

끝간 데 없이 또 계속 걷다가...

결국, 예쁜 폴란드 아가씨의 도움으로 11번 버스를 타고 올드 타운으로 갔다.

 

 

 

 

토란이 생각나는 이름, 토룬.

 

 

이 다리를 건너야 비로소 토룬 시내로 진입할 수 있다.

기차역과 토룬 사이에 놓인 다리.

거리가 꽤 되는 편이지만, 방향만 정확히 알고 걷는다면, 걷는 게 훨씬 좋다.

비수와 강 위에 놓인 이 다리에서 저 멀리 토룬의 올드 타운을 바라보면 힘든 것도 잊게 된다. 

 

 

아, 드디어 토룬의 올드 타운에 진입.

 

 

추일서정(秋日抒情)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詩  김광균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배워보았을, 외워보았을 시.

시험문제에 단골로 등장하던 김광균의 <추일서정>에는

은유법, 풍유법, 청각의 시각화 등 온갖 수사기법이 가득하다.

낙엽을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로 비유한 표현법이, 내게도 어찌나 멋지게 느껴지던지,

해마다 가을이면, 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보며 이 시를 떠올리곤 했더랬다.

이 시의 세 번째 행에 등장하는 '도룬'이라는 도시가 바로, 오늘 방문하는 토룬이다.

 영화나 소설, 시의 공간적 배경, 혹은 그 속에 언급이 되었던 장소에 직접 가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였다. 토룬 행 기차를 탄 이유는... 게다가 계절은 가을.

그렇다. 토룬은, 가을에 가야 하는 곳이다. ^^

  

 

 

잔디밭 위 낙엽, 낙엽 위 토룬 올드 타운 지도.

한눈에 토룬을 스캐닝 할 수 있다.

 

 

 

모자를 얹은 이 붉은색 기둥은, 일종의 광고지 부착 시설인데,

폴란드의 도시마다 이 기둥을 볼 수 있다.

기둥의 색깔은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등인데,

토룬의 상징은 붉은색인지, 온통 붉은색 기둥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좌우로 뚫려있는 아치형 문을 통과하면 돌길 위에 올드 타운이 펼쳐진다.

 

 

길이 2m쯤 되려나, 철로의 일부가 남아있다.

1936년부터 1970년까지 이 철로가 사용되었다는 의미일까.

  

 

 

여기까지, 힘들게 찾아왔는데,

선뜻 이 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들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만 망연히 바라보았다.

흐린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질 토룬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너무 좋으면 어쩌나 겁나기도 하고... ^^

 

 

소화전이 너무 새 것이라서 조금 실망했다.

기능이 무엇이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낡고 녹슨 것이 내 눈에는 예쁜데...

 

 

동글동글 맨홀 뚜껑.

 

 

저만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중앙 광장인 리넥.

(폴란드에서는 올드 타운 내의 중앙 광장을 '리넥'이라 부른다.)

 

 

Church of the Holy Spirit (성령교회)

 

 

붉은색 벽돌의 구시청사 옆에, 한 소년이 하트가 그려진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어느 도시에나 전설 하나씩은 존재하는 법.

토룬에 내려오는 전설은 개구리 떼와 관련되어 있다.

오래전 어떤 마녀가 이곳에 방문을 했는데 사람들이 마녀를 몹시 박대했다고 한다.

화가 난 마녀는 앙심을 품고 저주를 내려 개구리 떼가 온 도시를 습격하게 했다.

사람들이 개구리 때의 습격으로 고통을 당하자 시장이 포상금을 내걸었다.

개구리 떼를 없애주는 사람에게 황금 덩어리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소년이 혜성처럼 나타나 바이올린을 켜자

바이올린 소리를 들은 개구리들이 모두 산 속으로 도망을 갔다고 한다.

(그렇게 바이올린 소리가 공포스러웠던 거야? ㅋ  소년은 대체 어떤 음악을 연주했을까...)

토룬에서는 이 일을 기념하고 기억하며 이렇게 소년의 동생을 세워놓았다. 

 

독일 하멜른을 배경으로 하는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가 생각났다.

뭐, 물론, 내용도 결론도 다르긴 하지만...

동화 속 이야기를 찾아 하멜른을 방문했을 때,

여전히 하멜른은 쥐 떼로 가득했었다.

쥐 모양의 빵, 쥐 모양의 열쇠고리, 쥐 모양의 인형, 쥐 그림의 컵...

심지어 길에 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쥐만 따라가면 올드 타운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큭. 

 

 

입에서 물을 뿜는 개구리들이 동상을 빙- 둘러싸고 있다.

앗, 그런데, 저 소년...

바이올린을 켜는 소년 말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소년 한 명이 나타나더니 갑자기 바이올린 소년에게 다가간다.

 

 

바이올린 소년을 찍던 나를 발견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나름 포즈도 잡고 있다.

그래, 이 녀석, 내가 너를 멋지게 찍어주마!

찰칵- 셔터 소리가 날 때까지 소년은 저 웃는 표정을 풀지 않았다. ㅋ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소년은, 동상 바닥에 사람들이 던져넣은 동전을 줍기 위해

물기가 찰랑찰랑한 동상 바닥으로 저렇게 위험하게 침투하였던 것이다.

내가 소년을 저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그저... 조심하라고만 말해주었다.

 

토룬에서는, 소년과 소년들을 많이 만났다.

나에게 집적대는 녀석도 있었고 --+

손을 내밀며 구걸하는 녀석도 있었다... ㅠ

 

 

아직, 여기... 토룬의 올드 타운 초입이다.

느릿느릿... 천천히 걷는다.

 

......

 

 나는 가을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성급한 겨울은 막 들이닥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운이 없다.

글도 재미없게 써지고... ㅠ

토룬을... 멋지게 잘 소개해야 할 테니, 다시 기운을 내야지...

코페르니쿠스와 진저 브레드와 비수와 강변...

그리고 우연히 만난 쇼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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