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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뷰
아프카니스탄 여성들의 비극 | 나의리뷰 2016-07-0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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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저/왕은철 역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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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범한 일상에 있다는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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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2003년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를 발표하고 2007년 5월  <찬란한 천개의  태양>을 발표한다.

이번엔 1970년대 전쟁중 아프카니스탄에 남겨진 여성들의 이야기다. 


예순이 넘은 라시드는 열네살 소녀 라일라를  둘째 부인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에겐 이미 33살의 부인 마리암이 있었다.

마리암의 반대에 라시드는  말 한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그 애가 나가면 되잖아, 막지는 않겠어. 하지만 멀리 가지는 못할걸. 먹을 것도 없고 마실 것도 없고 호주머니에 돈 한 푼 없고, 총알과 로켓탄은 사방팔방으로 날아 다닐 테니까. 당신은 그 애가 납치되거나 강간을 당하거나 목이 베인 체 길가의 시궁창에 던져질 때까지 며칠이나 걸릴 것 같아? 잘 해야 사흘?"

그는 기침을 하며 등 뒤의 베개를  매만져 바로 잡았다.

"밖은 무시무시해. 내 말 들어, 마리암. 피에 굶주린 악당들은 어디를 가도 있어. 그 애는 가망이 없어. 전혀 없어. 하지만 그 애가 기적적으로 페샤외르에 간다고 해보자. 그 다음에는 어떻게되지? 수용소가 어떤 건지 당신이 알기나 해?"

그는 담배 연기 사이로 마리암을 응시했다.

"사람들은 마분지상자 쪼가리 밑에서 살고 있어. 폐결핵, 설사병, 굶주림. 범죄에 시달리면서 말이야. 그것도 겨울이 다가기 전이나 가능하지. 동상이 걸리는 계절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폐렴에 걸리고 고드름이 돼. 수용소 자체가 얼어붙은 묘지가 되는 거지."

그는 장난스럽게 손을 빙빙 돌리는 동작을 했다.

"물론 페샤와르 창녀촌에서 따뜻하게 지낼 수도 있겠지. 그곳은 장사가 잘 된다고 하더군. 그 애처럼 예쁘면 수입도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_중략-

마리암, 이렇게 생각해보라고, 내가 당신한테는 집안 살림을 도와줄 사람을 구해주고, 그 얘한테는 안식처를 준다고 말이야. 집과 남편을 제공 하는거지. 요즘은 때가 때인 만큼 여자한테는 남편이 필요해, 과부들이 길거리에서 자는 것 못 봤어? 그들은 이런 기회라면 정신없이 달려들걸. 사실 이건 말이야. 자선을 하는거나 마찬가지야."(290P) 

이 구절에서 ​아프카니스탄여성들의 삶을 모두 알 수 있겠다. 한국여성들의 과거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비극의 삶을 살았겠지만 아프카니스탄의 역사를 조금씩 알아 갈수록 뭐라 입벌려 표현 할 수 없는 비애를 느낀다.

결국 그들은 한 가족이 되어 살게 되고 라일라는 자신의 전 애인 타리크의 아이인 딸 아지자와 라시드의 아들 잘마이를 낳는다. 마리암은 자기를 따르는 라일라를 점점 사랑하게 되고 그가 낳은 딸 아지자를 친딸처럼 사랑한다. 라시드는  갈수록 포악해지며 결국 극도의 폭력끝에 라일라를 목졸라 죽이려고 할때 보다못한 마리암은 삽으로 라시드를 내려쳐 죽인다. 마리암은 결국 형장에서 죽게 되지만 그는 사랑하고 사랑받은 존재로 세상을 떠나가는것에 한없이 평화로움을 느끼며 죽음에 임한다. 

그녀(마리암)는 마지막 스무 걸음을 걸으면서 조금 더 살았으면 싶었다. 라일라를 다시 보고 싶었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녀와 같이, 별들이 떠 있는 하늘 밑에서 차를 마시고 먹다 남은 할와를 먹었으면 싶었다. 마리암은 아지자가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녀가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하는 걸 못 본다는 게 슬펐다. 그녀의 손톱을 헤나로 칠해주고 결혼식 날에 노쿨(사탕)을 뿌려주지 못한다는 게 슬펐다. 아지자의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다는 게 슬펐다. 늙어서 아지자의 아이들과 놀아주는 건 참좋을 것 같았다.(505p)

 

하지만 마리암은 대부분, 라일라의 마음속에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천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다.(562p)

 

 

행복이란 뭔가? 결국 마리암의 <마지막 바램>.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평범한 일상. 사랑하는 사람과 별들이 떠 있는 하늘 밑에서 차를 마시는것.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것. 그 아이의 손톱에 메니큐를 발라 주는것. 결혼식날에 사탕을 뿌려주는것. 아이들과 놀아 주는것.....

마리암의 그 소박한 바램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 평범한 행복을 우리는 날마다 누리고 살아가면서 또한 깨닫지 못하고  살아갈때가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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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은 스스로 내리는 형벌인가? | 나의리뷰 2016-06-2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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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저/왕은철 역
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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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과 "죄와벌"이 생각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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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부유층 자녀로 태어난 아미르는 하인이자 친구이며 사실은 이복동생인 하산을 배신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하산의 아들(사실은 조카)인 소랍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아미르의 아버지(바바) 역시 늘 자신감 있어 보이고 씩씩해 보이지만  죄책감에  괴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들 아미르에게도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면서 내놓고 사랑을 표현하지도 못한다.

아미르, 너는 그가 물려받은 재산과 죄를 짓고도 무사할 수 있는 특권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바바)는 너를 보면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죄를 보았다. (443p)

우리 두 사람 다 죄를 짓고 다른 사람을 배반했다. 하지만 바바는 죄책감 속에서 선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나는 뭘 했던가! 나는 내가 배반했던 사람들에게 내 죄를 전가하고 모든 걸 잊으려고만 하지 않았던가! 불면증에 시달린 것 말고는 내가 한 일이 뭔가!(445p)


반면 충직한 하인인 하산과 알리는  주인들의 배신을 용서하고 떠난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532p)



1975년  당시 12살이었던 아미르.  그 당시에도 주종 관계가 철저했던 아프간의 생활에 다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고, 또  이슬람 종교 안에서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차별, 그리고 하라자인에 대한 박해. 모든 게 생소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가운데에서도 선하게 살기 위한 인간들의 양심, 그래서 고뇌하는 영혼들이 있다는 사실은  마찬가지였던 것을 본다.

시작과 끝, 행과 불행, 위기 혹은 치유에 상관없이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먼지가 자욱한 유목민의 마차처럼 인생은 앞으로 느릿느릿 나아간다는 것이다. (529p)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앞으로 느릿느릿 나아가는 것이다.

 

작가 호세이니의 자전적인 요소가  다분한 작품이다. 작가 역시 카불에서  외교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이 글은 1979년 12월 소련이 침공하면서 아프카니스탄이 공산국가가 되고 9.11 테러이후 미국이 알카이다 소탕을 목적으로 탈레반 치하에 있던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는 기점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연을 쫓는 아이"가 아프카니스탄의 비극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아프간 이민자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뒤에 남아 그 비극을 살아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특히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이유에서 두 소설은 상호 보완적이다.  (옮긴이의 말)

나도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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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랑인가? | 나의리뷰 2016-06-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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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테리 트루먼 저/천미나 역
책과콩나무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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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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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 "나"는  숀 맥 다니엘. 지구별 시애틀에서 14년 동안을 살아온  소년이다. 아이큐 1.2, 정신연령 3-4개월, 뇌성마비, 나는 단 하나의 근육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부모님은  10년 전에 나 때문에 이혼하고  아빠는 내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나보다 두 살 많은 폴 형과 3살 많은 신디 누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나는 일곱 살 때 신디 누나 덕분에  읽기를 떼었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한 번 머릿속으로 들어온 건 다시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16p)"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을 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며  이해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엄마는 아직도 내가 무슨 신생아나 바보라도 되는 양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서 언제나 " 오, 오, 울 애기, 착하지 ...우리 큰 아기.... 쭈쭈, 찌찌, 때때, 지지."이런 말로 한정되었다.  그러나 내 삶이 얼마나 힘든지 신경 쓰고 걱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투덜댄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러나 내 인생 최후의 나쁜 소식이 있다.  그건 아빠가 나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곧 죽게 될 거라는 거다. 그러나 그 동기는 아빠가 나를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좋은 소식 때문이다."내 고통을 끝낸다고? 그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아빠가 무슨 권리로 나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를 결정한단 말인가?.(67p)"


숀 맥 다니엘은 얼굴에 앉은  파리 한 마리 쫓을 능력도 없고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할 능력도 없다. 타닥, 타닥, 타닥, 발작이 일어나면  숀은 육체를 벗어나  하늘을 날거나 솟구쳐 오르거나 시공을 가로질러 누비고  다닌다.  아빠는 악마들의 손에 놀아 나는 듯,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고 의사들은 전혀 회복의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숀의 속 사람은 꿈꾼다. 누나의 친구 앨리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하는 황홀한 꿈을. 그래서 나는 영리하고,  내 삶을 사랑하며, 죽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목숨을 구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아이다. 그러나 도무지 누구에게도 무슨 방법으로도 알릴 길은 없다. 숀을 너무도 사랑한 아빠. 그 아빠는  아들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결심을 한다.  그 마지막 순간이 점점 다가온다.


지은이는 말한다. "제 아들 '헨리 쉬한 트루먼'의 부모라는 제 삶에 바탕을 둔 것(162p)"이라고.  그는 자기의 이야기를 , 자기의 고뇌를,  아들 쉬한과 같은 인생들이 살아가야할 이유를,  소리높여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숀을 "숨겨진 천재"로 설정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할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무엇을 이해하고 누구를 정죄해야 된단 말인가? 도무지 답이 없는 문제에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시리다. 가슴이 쥐어 짜이는 듯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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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유리집에 오늘밤 무슨일이? | 나의리뷰 2016-06-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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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저 유혜인 역
예담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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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고 검은 숲에 검고 검은 집이 하나

검고 검은 집에 검고 검은 방이 하나

검고 검은 방에 검고 검은 벽장이 하나

검고 검은 벽장에는....해골이 하나            -전래 동요-


표지도 표지지만  표지를 넘기자 바로 <검은(?) 동요>가 나타난다.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해 주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스릴러 소설". 여름밤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스릴러의 특징인 흥미가  책을 놓지 못하도록  독자를 빨아들인다.


"나는 달리고 있다.  달빛이 비치는 숲 속을 달리고 있다. 나뭇가지에 옷이 찢어지고 눈 쌓인 뿌리줄기에 발이 걸린다. 가시덤불이 손을 할퀸다. 숨이 차서 목구멍이 찢어질 것 같다. 아프다.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달려야 한다. 달린다. 달릴 수 있다.-중략-그러나 너무 늦었다 차가 너무 가까워서 도저히 막을 수 없다. 양팔을 쭉 뻗으며 아스팔트로 몸을 날린다. "멈춰!"(7-8p)


통증으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리지만 입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 고개를 저어본다. "리오 노라, 안심해도 돼요, 여긴 병원이에요. 이제 검사를 하러 갈 거예요.-중략- 하지만 아프다,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9-10p)




화자인 나. "리오 노라"는  생소한 메일을 받는다.  10년 전 중학교 때 친구 "클레어"의 결혼 전 행사인 <싱글피티>에 대한 초대장이다.  어쩐지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이지만  참석하기로 한다. 모임 장소는 <스테인브리지 로드, 유리로 만든 집>이었다. 또 다른 친구 "지나 다 수자"와 함께 렌터카를 타고  찾아간  집은, 네비게이션도 안 터지고 휴대폰도 안 터지는 숲속의 외딴집 이었다. 모인 인원은  20대 중반의 친구들 총 6 명(①파티의 주인공, 클레이. ②클레이의 대학 동창이자 파티의 진행자, 플로. 외과 의사 니나다 수자. ④변호사, 멜라니. ⑤희곡 작가인 남자, 톰. ⑥ 범죄소설 작가인 나, 노라) 그들은 11월의 2박 3일을 그곳에서 파티를 벌인다.


그러나 플로의 광신자 같은 클레이에 대한 집착. 또 뭔지 이상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게임들에의해  친구들은 불편하다. 하룻밤을 보내고 그냥  빠져나오려고도 해 보지만 묘하게 이어지는 분위기에 결국 2박 3일을  보내게 된다. 다만  6개월 된 아기를 둔 멜라니 만이 1박 후 돌아간다. 사건은 2일째 되던 날  한밤중에  제임스가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아니 사실은 그전부터 치밀하게 꾸며진 사건 일지도 모른다.


제임스는  클레이와 결혼할 새신랑이며, 노라의 옛 애인이다. 클레이는 10년 전 학창시절에 노라를 감싸주던 친구이다. 그는 늘 씩씩하고 원만하게 분위기를 리드하는 여왕벌이었다. 그런 그는 늘 노라를 감싸주었다.  클레이 덕분에 왕따를 면할 수 있었던 노라는 클레이와는 비밀이 없는 유일한 친구이었다.  하지만 클레이는  늘 연기를 하듯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자존심 강한 친구였다. 노라는 제임스와 6개월을  사귀는 사이에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임스는 "이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295p) 하며  떠나갔다.


그런 제임스가 그 밤에 "싱글파티"에는 왜. 어떻게. 오게 되었으며 그는 누가 쏜 총에 맞아서 죽게 되었는지.  또 클레이. 노라. 플로는 왜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모든 의문은  이어지고  형사 라마뿐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 마저도  살인 용의자로 노라를  의심을 하고 끈질기게 기억을 강요한다.(노라는 교통사고로 흘러나온 뇌를 다시 넣고 꿰맨 환자이므로 기억이 어려움). 결국 노라는 모든 의문을 풀 단서를 찾기 위해서, 또 기억을 찾기 위해  한밤중에 병원을 탈출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숲 속의 유리 집으로 찾아들어간다. 과연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지, 왜 살인을 했는지, 노라는 거기서  그가 찾고자 하는 모든 걸 찾고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하룻밤에 다 읽어 내려 가게 되는 소설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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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폭력. 욕망.잔인성에 환멸을 느끼고 나무가 되고자 하는 여자. | 나의리뷰 2016-06-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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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수상 기념 한강 리뷰 대회 참여

[도서]채식주의자

한강 저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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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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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살기 위해서 다른 어떤 생명체를 먹어야 하는 동물성.  그 동물들의 잔인함. 폭력. 거기에 환멸을 느낀 영혜는 스스로 식물이 되고자 한다. 나무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육식을 거부하고 급기야는" 먹기" 자체를 거부하고 물과 광합성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창가에서 가슴을 풀어헤치고, 또는 병원 뜰에서 나신으로  광합성을 한다.  또 병원 복도에서 물구나무를 선다. 그러면 손에서 뿌리가 내려지고 온몸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나고  사타구니를 벌리면 그곳에서 꽃이 활짝 피어난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개에게 물렸을 때 아버지는 그 개를 오토바이에 매달고 동네를 돈다. " 다섯 바퀴째 돌자 개는 입에 거품을 물고 있어. 줄에 걸린 목에서 피가 흘러. 목이 아파 낑낑대며 개는 질질 끌리며 달려, 여섯 바퀴째, 개는 입으로 검붉은 피를 토해, 목에서도, 입에서도 피가 흘러. 거품 섞인 피, 번쩍이는 두 눈을 나는 꼿꼿이 서서 지켜봐. 일곱 바퀴째  나타날 녀석을 기다리고 있을 때, 축 늘어진 녀석을 오토바이 뒤에 실은 아버지가 보여, 녀석의 덜렁거리는 네 다리, 눈꺼풀이 열린, 핏물이 고인 눈을 나는 보고 있어.-중략- 밥을 말아 한 그릇을 다 먹었어, 들깨 냄새가 다 덮지 못한 누린내가 코를 찔렀어. 국밥 위로 어른거리던 눈, 녀석이 달리며  거품 섞인 피를 토하며 나를 보던 두 눈을 기억해. (53p)"  이런 기억 외에 아버지의 엄마에 대한 폭력,  남편의 가부장적인 무언의 폭력. 이러한 기억들은  유난히 연약한 심성을 가진  영혜에게   끝내 소화되지  못하고 자기 파괴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인간의 폭력과 잔인성에  대항하지 못하는 유약한 심성들의 피난처는 결국 <자기 파괴>라는 극단적인 선택밖에 없었던가? 그런 영혜의 삶, 아니 유약한 심성들의 삶이  나를  끔찍하도록 슬프게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직무유기다. 자기감정에만 충실한 자들. 그들은 그것을 진실이라고 말하겠지. 자기들은 본질에 충실했다고 말할까?. 그럼 남은 사람들,  똑같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같이 보며 살아왔고 지독한 배신에 할 말을 잃고, 아픈 생활고와  싸우며 급기야는 하혈을 하면서도  삶의 끈을 놓지 못하고 6살짜리 아들과 살아가는  영혜의 보호자인 언니, 인혜는?. 그는 자식과 주위 사람들을 돌보며 고독하게 삶과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  언니는, 위선자란 말인가?. 그들(영혜와 인혜의 남편)이 강 건너편 꿈의 세계로 넘어가  자기 감정에 충실할 때에 이쪽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또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도망치지 못하고 아이들을 지키며 현실을 살아온  그의 엄마는?


세상엔 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아픈 상처들을 끌어안고도,  그래도 죽도록 힘든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삶이란 원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자기 혼자만의 세상이 아니기에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어쩔 수 없는  의무들이 있기에  죽는 것보다 더 아픈  세월들을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 세상에서 자기만 탈출하겠다고 자기만 아프다고 고함치는 것은 일종의 사치이며 직무유기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고 난 후  불편하다 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리뷰를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다시 쓰고... 끙끙  마음을 앓았다. 아니 실제 몸살로 미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불륜을 합리화하려는 형부. 서로의  나신에 그려진 꽃과 초록의 잎들을 핑계로  자신이 식물이 되었다고  착각을  하는 형부와 영혜. 그들은  덩쿨이 엉키듯  교합하며 정욕을  불태운다.  그렇게 증오하던 <욕망>이라는 것을 그처럼 단순하게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육식 거부에 대해서도 그렇다. 식물도 엄연한 생물이다. 그들도 생명이 있고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날마다 전쟁을 한다. 더 많은 햇볕을 받기 위해,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필요한 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그들도 치열한 삶의 전투를 치른다. 다만 그들은 우리 눈에 보이는 붉은 피를 흘리지 않을 뿐  그들도 희고 끈적끈적한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리고,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도 종족 보존을 위해  최대의 과학적인 방법들을 택하는 등. 심지어는 그들도 영양분을 얻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것들도 있다. 그들이  섭취해야 하는 유기물질들은 동물들의 분해물들일 수도 있고   그 분해작업을 하는 무수한 미생물들이다.  그 미생물 또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불편한 이 대 자연적인 진실 앞에  어찌 육식만이  폭력이라고,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광합성만으로 살아가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영혜는 말한다. 이건 식물에 대한 편견이다. 3살 먹은 아이( 아니 아이들이 오히려 인간이 아닌 자연물에 대한 생명 존중. 자연사랑은 더 풍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보다도 못한 착각이다.  나무가 되고자  물구나무를 서는 영혜의 편견이 불편하다. 자기중심.  자기만이 세상의 폭력을 거부하는 고고한 존재인 양, 상대적으로 모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선적인, 스스로를 속이는 비겁자라고 비난하는듯한 태도에 화가 난다. 그래서 진정한 위선자. 진정한 폭력자. 진정한 잔인성이란, 유기적인 모든 세상의 자연을 나 몰라라 하고 자기감정에만 지극히 충실해서 스스를 죽여가는 영혜 같은 자가  더 큰 의미에서의 "폭력자"일 것이다..


<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을 보라. 부모가 버린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흑인 아줌마 "로자". 그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츄수영소에  강제 수용되었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그는  또 다른  세상 폭력에 의한 산물인 고아들을 위해 자기의 생을 다 바침으로  자신의 아픔을 승화시켰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이란, 진정한 삶의 의미란 그런 것이 아닐까?. 세상이 쓰다고 뱉어 버리고  나만  외면해 버리면 된다는 그런 영혜의 사유는 생에 대한 직무유기, 자기 회피, 삶의 사치, 이기주의다. 그래서 나는 역겹도록  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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