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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마침내 신이 되는가? | 나의리뷰 2016-06-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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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조현욱 역/이태수 감수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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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설리반과 클로디아미첼이 손을 잡고 있다. 이들의 생체공학 팔은 놀랍게도 생각만으로 작동된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결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 영원한 젊음을 얻고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587p 후기)


우주 나이 약 137억 살 빅뱅에서부터 미래까지를 아우르는  인류의 대 서사. 작가는 진화론적 시선으로 이 책을 총 4 부로 나누고  우리 종의 가장 독특한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엮어 나간다. (①인지혁명 ;우리가 똑똑해진 시기.  ② 농업혁명 ; 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③ 과학혁명; 우리가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


제 1 부  인지혁명

호모사피엔스(현 인간)는 영장류< 과>의 호모<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사피엔스<종>이다. 호모속에 속하는  종(인간)들은  많았지만 유일하게 사피엔스종만 살아남았다. 어떻게 그들만 살아남았을까? 작가는  그들을 "뻔뻔스럽게도  스스로 호모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라 칭하며 형제 들을 살해하고 살아남은 살해범"이라고  불편한 견해를 털어놓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를 거듭하여 직립보행. 불사용. 도구사용. 급기야는 언어 사용으로 세상을 정복하게 된다.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 배. 기름, 등잔, 활과 화살, 바늘을 발명하고 종교와 상업, 사회의 계층화가 일어났다. 곧 인지혁명이다. 엄청난 정보교환이 시작되고 마침내 "가상의 실재" 발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협력은 사회적 행태의 급속한 혁신을 일으킨다.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는 수렵채집인으로 살아간다. 이들의 공동체는 사유재산이나 일부일처 관계, 심지어 아버지라는 개념도 없이 살았다. 무리의 성인들은 모두 힘을 합쳐 아이들을 키웠을 것이다 이 시대를 석기시대라고 부르지만 대부분 도구는 나무로 만들어서 썼다. 물론 인공물은 거의 없었고  수 천 개의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각기 다른 부족사회였으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샤머니즘 신앙이 발달하고  인간들은 수렵을 위해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그 이동하는 곳마다 거대 동물들은 멸종하게 되며  드디어 호모 사피엔스는 먹이사슬의 최상층부로 올라간다. 일부 그들이 길들여 놓은 동물들은 가축으로 남는다.

 

제 2 부 농업혁명

작가는 이 농업혁명 시대를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주장한다. 수렵채집 시기에 인류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야생식물을 채취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약 1만 년 전 사피엔스는 몇몇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 데 개입하기 시작했다. 씨를 뿌리고 물을 대고 잡초를 뽑고 좋은 목초지로 양을 끌고 갔다. 즉 농업혁명이다.  그들은  자연의 비밀을 알고 있었고 정착하였다." 덕분에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124p)  그럼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그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124p).  즉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인 것이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밀경작지역은 225만 제곱 킬로 미터즘 된다. 그것을 재배하기 위해  인간은 많은 노동력을 동원하고 바위와 자갈을 골라내기 위해 등골이 휘었다. 밀이 자라는 땅에 영양을 공급해야 하고 물을 끌어 대야  하고 해충과 마름 병을 퇴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적의 위협을 당할 경우, 인간은  목초지와 곡물창고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또 그들은 동물을 가축화하면서 혁명의 무수한 자연의 희생물들이 생겨난다.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폭력. 그것은  농업혁명의 끔찍한 재앙이다. 사피엔스는 자연과의 공생을 뒤로한 채 탐욕과 소외를 향해 질주한다. 욕망은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고 제국이 건설된다. 제국은 상상의 질서로서 유지된다. 또한 상상의 질서는 절대적인 믿음으로써  물질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그 상상의 질서는  가부장제이며 종교이며 국가이다. 그로서 사회적 불평등이 생긴다. 


제 3 부 인류의 통합

인간의 문화는 방향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변한다. 은하와 같던 각기 격리된 수많은 인간 세상들은  지구적 통일 과정으로 들어선다.  오늘날  거의 모든 인류는 동일한 지정학 체제. 동일한 경제 체제.  동일한 법체제. 동일한 과학 체제를 공유한다.


제 4 부 과학 혁명

1500년경 역사는  서유럽에서 과학 혁명이 일어난다. 무지의 발견이다. "상상 실재"사회에서 종교는 세상에 대해 중요한 모든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우리는 모른다-로 시작된다. 그래서 관찰하고  이론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이론을 사용해서 새힘. 즉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과학혁명으로 인해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에너지와 원자재가 만들어지고  기계가 만들어짐으로 이른바 산업혁명이 이루어진다. 산업혁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다(480p)  급기야 동식물까지 기계화되고 자본 주의, 소비 지상주의  시대가 도래한다. 거대도시가 형성되고 호모 사피엔스의 필요에 맞게 세상은 변형된다. 산업혁명은 불과 2세기 남짓만에  가족과 공동체가 수행하던 전통적 기능은 대부분 국가와 시장에게 넘어갔다.(502p) 지금은 대체로 평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제국은 은 소멸한다. 대규모 국제전은 소멸하였다. 대체로 오늘날 전쟁의 대가는 극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더 이상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이제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제국은 세계 평화를 효과적으로 강제한다.  

이제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다. 자연법칙을  깨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적설계(창조론)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 첫째가 생명공학, 둘째가 사이보그 공학, 셋째가 비유기물공학이다(564p). 생명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사이보그공학>이다.  인간의 타고난 감각과 기능을 대체해주는 기계들이 이미 만들어졌고  이제 사피엔스는  능력, 욕구, 성격, 정체성이 달라지게 하는 사이보그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사이보그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한다면 다른 사이보그의 기억, 생각을 검색할 수가 있을 것이다. 생명의 법칙은 급기야 완전히 무생물적 존재를 제작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그것이다. 당신의 뇌를 휴대용 하드 드라이브에 백업해서 노트북 컴퓨터에서 실행한다고 가정하자. 그것은 당신일까. 아니면 다른 누구일까?  그것은 인격체일까? 그것을 지우면 살인죄로 기소될까?  <블루브레인 프로젝트>는 인간의 뇌 전부를 컴퓨터 안에서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맞춤의학 시대 슈퍼 사이보그는 곧 신과 같은 존재이다. 아니 미래에는 사피엔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난  다른 종, 또는 외계 생명체가 우주를 차지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라는 섬뜩한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이다.  마침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도래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3만 년 전 쇼베 동굴에 손자국을 남겼던 이름 모를 수렵채집인보다 더 행복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지속적 행복은 오로지  우리뇌의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에서만 온다(550p)."  "만일 행복이 쾌락적 감각을 느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의 생화학 시스템을 개조할 필요가 있다(554p)."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552p)"  "만일 행복이 삶의 의미를 느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좀 더 효과적으로 기만할 필요가 있다554p)". 라고. 그렇다면 나는  "스스로를 좀 더 효과적으로 기만하며 사는"쪽을 택할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막힌 상상력이  일단 신선하고 흥미롭다. 그러나 책을 덮었을 땐 영혼의 공허함에 가슴이 서늘해지는것은 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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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반란 | 나의리뷰 2016-06-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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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저/정장진 역
열린책들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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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소설인지 범죄 소설인지 코믹 소설인지 사회비판 소설인지. 이를 태면 그 모두가 종합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황당하고 어이없으면서도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너무 디테일 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는듯한 현장감도 맛볼 수 있다. 외국 번역소설이다 보니 문화적, 사회적으로 생소하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현실과 다를 수 없는 문제들은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100세 시대, 글로벌 노령화시대에 노인 문제는 물론  사회 양극화 문제  또한 정치적 문제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주인공 메르타 할머니는 79세 할머니다.  그는 22명이 요양되어있는 다이아몬드 요양소 요양소의  부조리한 운영 방침과 열악한 처우에 불만을 느낀다. 어느 날  tv에서 감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메르타는 합창단이던 동료들과' 5인조 범죄단'  을 구성하고 감옥에 가기 위한 기발한 작전을 펼쳐나간다. 


선원이었다가 조경사였던 갈퀴라는 별명의  베스틸 엥스트룀 할아버지,  머리가 좋아서 천재라 불리는 오스카프브루프 할아버지, 모자 디자이너였던  77세 멋쟁이 스티나 오케르물름 할머니, 미모의  은행 근무자였던 안나크레타 할머니. 그들은  첫 번째 범죄 대상을  탈의실 금고털이로 정하고  유모차를 끌고 그랜드 호텔로 간다. 범죄는 성공하지만 결과물에 실망한 그들은 2차 작전으로 국립박물관 명화를 도둑질하기로 한다. 교묘한 작전과 협동심으로 그림 도둑에는 성공하지만 만만치 않은 난관과 우여곡절은  가슴을 조이게 하고 또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때마다 노인들은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과 아이디어로 완전범죄를 저지르지만  결국 자수를 하고 감옥에 들어간다. 그러나 생각과 다르게 감옥이 그리 좋은 곳이 아님에 실망하고 다시 그들은 외출을 이용해 최후의 한탕을 계획한다. 현금 수송차량 탈취사건이다.. 스티나의 아들까지 동원한 작전에 성공하면서 그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메르타는 편지를 쓴다.


 국립 박물관에 1년에 200만 크로나를 기부한다는 것. 스톡홀름 경찰에게는  홈통에 넣어둔 돈(그림값으로 받은)을 찾아서 경찰공무원 연금으로 쓸 것. 그리고  언론사에게는 매년 일정액의 돈을 기부하기로 결정되었다는 말과 아래에 명시한 목적들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을 명시하며  발신자의 이름도 그럴듯하게 <노인들의 친구><노인 강도단>이라고 적고 모두가 사인을 한다.

 

▶모든 노인 요양소는 - 적어도- 국가의 교도소에 적용되는 동일한 규정에 의해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나아가, 모든 요양소에는 컴퓨터가 갖추어져야 하며, 또한 미용사와 발 마사지 전문가가 상주해야 한다. 즐거운 외출과 몸 관리 또한 요양소의 의무 사항에 포함되어야 한다.

▶모든 요양소의 관리자는 요양소 내에 자격을 갖춘 인원이 일하는 독자적인 취사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신선한 재료들을 사용해 직접 음식을 조리하여 공급해야한다. 또한 식전 위스키, 포도주, 샴페인은 그것을 원하는 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요양소 거주자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며,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 보조 기구와 체력 단련실은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야하며, 각 요양소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케이크나 과자 혹은 브리오슈를 원하는 경우 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정계에 입문하려는 자는 남자든 여자든, 적어도 6개월 동안 노인 요양소에 와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573p)

 

 

 80 안팎의 나이의 노인들이 이토록 정열적으로,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설정이 일단은 명쾌하긴 하지만 다소 허황된, 현실성이 떨어진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을 통해서라도 사회의 문제점들을 고발하는 것도 의미는 있는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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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길상호 시집) | 나의리뷰 2016-05-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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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르는 척

길상호 저
천년의시작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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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난 건  "대전 문학관 시 창작수업"에서였다. 왜소한 몸집에  왠지 우수가 서린 듯  한 인상은 나만의 편견일까?.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인.  평범을 거부하는,  이미 있었던 것은 결코 다시 쓰지 않는 시인. 그것이 내가 본 길상호 시인이다.

 

"지친 삶을  달래고 정화 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충실 한 것이  시에 대한 모법답안이라면  길상호 시인은 그 모법답안에 가까운 시들은 많지 않다"고 문혜원 평론가는 말한다. 오히려 불편하고 까칠하고  섬뜩 할 정도로 솔직하고 우울한 시(도무지 59p. 서울이여 안녕 80p)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한다.  실제로 그의 삶은 불안으로 삐걱거리고(계단이 없다 69p)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물의 집을 허물 때13p. 양파야 싹을 올리지 마라.50p. 배관속을 헤엄치던 한 무리의 시인들 48p)과 아버지의 부재는‘빈집'으로 그려지고 '무정란'으로 그려지는 안타까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손을 놓았던 뜨거운 생"(버려진 손 58p)을 반성하며 세상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살벌하고 날선 것들을 향한 지적에 칼을 들이대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수상한 냄새 69p). 이것들은 어릴 적 내면아이의 가슴 아픈 고통들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고통과 고뇌를 통하여 비로소 알아낸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탁족은 뜨거워라 21p"에서는, 푸른 비늘 하나씩 뜯으며 부딪쳐야 할 세월을 배우고  "풍경소리 25p"에서는 난간에 목을 매고서야 내 몸에서 풍경소리를 울릴 수 있음을 배운다.
가히 비교의 달인, 메타포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시인이다.



물의 집을 허물 때(13 p)


몇 개 상처를 정강이에 새기며
오래오래 걸은 후에야
집하나 겨우  얻었습니다.
발바닥 굳은살 속에 동그랗게 자리 잡은
아픈 물방울의 집 한 채,
지문 훤히 비치는 문을 열고
거기 뜨거운 방 안으로
물고기 한 마리  들이고 싶었습니다
상한 지느러미로 물살 가르다
금방 물 위로 떠오를 것 같은
불안한, 너의 생을 눕혀놓고서
살살 다독이고 싶었습니다
상처는 상처로 치유될 것 같아
닫힌 자물쇠 바늘로 열면
하나 주루룩 눈물 흘러내리는 집,
한순간에 꺼져버린 그 집을
오늘도 혼자 맴돌다 나왔습니다.

 

모르는 척, 아프다 (34p)

 

술 취해 전봇대에  대고

오줌 내갈기다가 씨팔씨팔 욕이

팔랑이며 입에 달라붙을 때에도

전깃줄은 모르는척, 아프다

꼬리 잘린 뱀처럼 참을 수 없어

수많은 길 방향 없이 떠돌 때에도

아프다 아프다 모르는 척,

너와 나의 집 사이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축 늘어지고 싶어도

때로는 끊어버리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감전된 사랑이란 게 있어서

네가 없어도 나는 전깃줄 끝의

저린 고통을 받아

오늘도 모르는 척,

밥을 끓이고 불을 밝힌다

가끔 개벽녘 바람이 불면 우우웅....

작은 울음소리 들이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인연은 모르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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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를 기회로 삼아라 | 나의리뷰 2016-05-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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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폴 어빙 편/김선영 역
아날로그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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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더 이상 위기가 아님에 마음이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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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노년층은 위로를 받을 것이며, 고령화 사회에 대해 우려하는 독자들은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의학박사  하비 파인버그의 찬사이다.


고령화가 기회가 될수 있을까? 나 자신 이제 노인층으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제목에서 부터 관심이 가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100세 시대를 부르짖는 요즘에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 해야할까? 또  어떻게 기회로 삼아야 할까? 그래서 바로 책을 주문하고  읽기 시작 했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이며  2050년이면 세계에서 두 번 째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50대에 구조 조정으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 사람도 많고, 그럼으로 인해서 50대 남성의 자살률과 우울증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인구 고령화는 역사(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의 고민과 그 대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 연구 결과를 참고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종합적이고 긍정적으로 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방법을 다룬다.

우선 크게 3부로 나누고 총 16 Chapter로 구성 되는데 각 Chapter마다  각 분야 다른 최고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들은 노화를 인류 문명의 진보와 진화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


1 부 거대한 흐름 글로벌 고령화

2 부 존엄하게 나이 들고 싶다

3 부 베이비붐 세대가 이끄는 2차 노화 혁명


◈문제점. :  1. 경제성장에 먹구름이 낄 것이다.(노후 난민, 노후파산. 고독사.)

              2. 복지비가 증가할 것이다.(재정약화. 미래세대 노인부양 부담. 내수 소비시장 위축)

              3. 세대 갈등. 실버 데모크라시(유권자 중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므로 정책이 보수화 됨)

              4. 생산 가능 인구 축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


◈긍정적 시선 : 1. 인간노화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걷어내면 오히려 기업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것이다.

                   2. 의학 분업에는 혁신적 예방과 치료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3. 자선사업(노인들의 풍부한 지혜 활용)풍부로 인해 인력 자원이 풍부해질 것이다.

                   4. 대학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노인 학생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것이다.

                   5. 경제적 장애가 아닌 경제적 혜택을 안겨줄 것이다.


16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도표와 자료와 예를 통해 제시 한다. 노년을 맞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제인 정치인  아니 미래를 걱정하는 이시대 모든 계층들이 한번쯤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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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삶이다. | 나의리뷰 2016-05-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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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김점순,도귀례,박점례,안기임,양양금,윤금순 등저
북극곰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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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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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인생 희로애락에 대한 특별한 감흥과 발견을 담아야 하지만, 온갖 상상력과 기교를 가진 전문 문인들에게도 그건 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 시집의 시편들은 그걸 아주 쉽고 자연스럽게 생활의 말에 녹여낸다."

이영광 시인의 추천사이다.

 

특별한 기교 없이도 삶을 시로 너무도 잘  바꾸어낸 할머니들, 아니 여인들.

-나는 왜 할머니가 아닌 여인이라고 칭하고 싶을까 그 삶이 내 엄마의 삶이고 내 엄마의 설움이고 나의 미래이며  내 인생, 아니 우리 모두의 인생이기 때문일까?-

하고 싶고 하고 싶고 또 뱉어내고 싶던 이야기들.

그러나 누구하나 귀담아 들어주지 않던 절절한 하소연들. 허공을 향해 부르짖어 보지만 훨훨- 날아가 버리고 마는 소중한 우리의 드라마들..

그래서 입속에 읊조리며 혼자서 읊조리며 그렇게 살아온 여인들의 노래.

이제 온  천지에  단장을 하고 나섰다

 

 

                                                

 

 

"베를 놨다가 급하게 시집오느라  그 베를 못 짜고 두루마기를 얻어 입고 온 신랑은

영장도  없는디 밤에  자다가 군대로 끌려가 버리고"((16p 17p)

"뚝배기 한 사발 장 얻을라고 남의 집 길쌈하는 불 옆에서 솔질하다가 보면 불머리가 나고 팔뚝은 대왈같이 부어버린"(23p) 김막동 여사.

그럭저럭 살만하니 가버린 남편.

그런 그의 삶속의 자신은" 손도 발도 없어 도망도 못가는 눈사람"(22p) 같았다고 회상한다.

                                                    ***

열아홉에 신랑 얼굴도 못 보고 시집온 김점순 여사

그는" 살아 라면 산 것이다 하고 벌로 살았다."(33p)고 말 한다.

시아버지 무섭고 신랑은  노름만 하러다니고.

 설을 쇠고 봄이 오면 일할 것을 생각하면 눈 더미에 눌린 것처럼 힘들던 겨울(43p).

그래서 그녀는 눈이 오는 모습도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사뿐사뿐 걸어오는"(44p)것으로 생각 되었을 것이다..

                                                    ***

"메주 쑤고 나면 무시 캐야제 무시케고 나면 싱건지 담고, 싱건지 담고 나면 배추 캐야제, 배추 캐고 나면 김장 해야제."(55p)

릴레이로 이어지는 농사일의 고달픔을 읊는 도귀례 여사.

그래서 그의 마음은" 벌거지가  파먹고 껍데기만 남은 콩과 같다"(65p)고  했을까?

                                                    ***

"젖 떨어진 동생에게 준 흰 밥이 그렇게 먹고 싶던"(81p) 박점례 여사.

그래서 밤새 온 눈이 쌀이라면 좋겠다고 노래한다.

"세상을 태어나 세상답게 살지도 못하고  이제 몸도 안 따라 주니 마음이 슬프고 서럽다"(74p).

"이제 혼자서 새끼들을 기다리는 추석.

새끼들은 오면 반갑고 가면 허전하여 그의 눈에는 달도 텅텅 비어 브렀다"(78p)고 말 한다.

                                                    ***

열 살 차이나는 신랑은 바람둥이.

"시어머니 시동생 거두고 농사짓고 나무하고 아이 키우고 누에 치고...

"속상할 때 마다 날마다 산으로 가서 해 나른 나뭇단이 설움만큼 높게도  쟁여졌는데"(88p)

밤 10시가 넘도록 안 들어오는 남편 찾아가 바람피우는 현장에 방문을 열고, "이 호랭이 물어갈 것들!"하고 소리 지르고는  왈칵 겁이 나서 꼬랑지 내리고 왔는데 사나흘 지나 돌아온 남편이 재봉침 빼다지를 뽑아 때려서 어깨가 시퍼렇게 멍들도록 맞고(89p),

일 못한다고  시어머니한태 쫓겨나서 큰집에 가서  쌀 반 되 서숙 반 되 얻어 와서 세 새끼들하고 삼일을 밥해 먹은게 서방이 들어 왔다고-(91p)

그래서 나방이 되면 큰일 날 새라 고치를 팔러 가면서 "번데기는 나방이 되고 플텐디"(100p)하고 생각하는 안기임여사. 그 나방이 되고픈 고치는 바로 안기임 자신이었으리라.

                                                   ***

각시 데려다 놓고 먹을 것이 없은께 신랑은 7년을 머슴살이 하고 시어머니하고 둘이 산 세월

"인자 몸이 마음대로 안된께 마음이 쎄하다 저 사람은 저렇게 빤듯이 걸어가니 좋겠다. 나는 언제 저 사람처럼 잘 걸어 갈끄나".(114p) 한탄이 절로 나온다.

"인자는 머리 맞대고 장만해서 먹고 아무 탈 없이 갔은께 추석 잘 보낸거제"118p).

그리 소박하게 남편과  서로 서투른 솜씨로 리모컨을 작동하며  "요걸 눌러야 한단께 삐러니 불 들어오네 언자 됐는갑네"(128p). 옥신각신하는  양양금 부부가 바로 나를 보는 듯 했다.

                                                   ***

친정에서 일꾼 들이고 살던 사람이  몸뚱이만 달랑 가지고 장가온 신랑을 만나 고생한 이야기

서툰 일에 도둑 품앗이. "그래도 선산이 거기 있어 여시고개 넘어 불맷 동산 산밭을 이루고"(138p) 살아온 서러운 세월

그래서 "사박사박 내리는 눈이 잘 살았다. 잘 견뎠다".(140p) 하고 쓰다듬어 주는 듯 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소원은 "병원 생활도 싫고 요양 병원도 싫고 건강하게 살다가 하나님 부르시면 가고 싶은것"(136p).이 윤금순 여사의 이야기이다

                                                  ***

열아홉에 시집가서 서방님은 군대 가고 시어머니, 할머니, 시누, 시아제하고 쑥을 산더미 처럼해서 먹은 세월이  지긋지긋한 조남순 여사.

시 할매는 "한소리 또 하고 한소리 또 하며 쇠 담뱃대를 저녁마다 땅땅땅 밤새도록 때리며' 흥 인자도 멀었다. 나만이로 할라믄 아직도 멀었다'"149p). 한다. 그 소리가  뇌성만큼이나 무서웠으리라. 그래서" 고양이만기로 가만히 앉어 있었다"(160p)고  말한다.

이제는" 회관에 나가서 밥해먹고 화투치고 놀다 집에 와서 텔레비젼 보고 자식한태 전화 오믄 받고.."(154p)

그래서 이젠 천국 같은 삶일까?

                                                  ***

"머리 낭자 안 한 큰 애기는 잡아 간데서 물 짠 집에 시집갔더니 시아바이, 시아제, 다 없고 과부만 모여서 부끄러워 빨래터 가는 길이 십리나 되는 듯(170p) 했던 최영자 여사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정감지수와  공감지수를 더욱 올려 주는 9명 곡성 여인들의 이야기.

지금은 천국에 계신 내 엄마의 이야기를 나는 그렇게 들어 주지 못했다.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나는 건성건성 그렇게 들었던 것이 지금  내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할 줄이야.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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