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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 에세이 :) 2020-02-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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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이정석 저
arte(아르테)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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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무표정한 얼굴과 생각을 읽기 어려운 검고 진한 눈동자. 언제나 한가로워 보이는 동글동글한 몸. 도통 입을 열지 않는 과묵한 성격. (...) 하지만 친구들은 알고 있다. 브라운의 마음 레이더는 24시간 가동 중이라는걸.>

 

최근 아르테에서 나온 라인프렌즈 오리지널 캐릭터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시리즈 총 5권 중 첫 권인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을 만나 보았다. SNL 코리아 방송작가로 데뷔한 이정석 작가님의 글과 라인프렌즈만의 다양한 캐릭터들로 구성된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예쁜 책이다.

 

주인공 브라운을 비롯해 샐리, 브라운의 여자친구 코니, 브라운의 동생 초코, 문, 레너드, 제임스, 보스 등 개성 뚜렷한 친구들이 모여 라인타운에서 만들어내는 총 9가지 에피소드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재치 있고, 훈훈하다.

 

친구들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어떤 걸 도와주면 좋아할지, 묵묵히 친구들의 얘기를 귀담아듣다가 살며시 깜짝 선물을 하는 브라운. 그렇게 제임스가 운영하는 카페에 놓인 탁자와 소파. (이 선물을 위해 브라운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친구들은 모르지만 그 마음만은 충분히 전해진다.)

 

집에서 도통 나오려 하지 않는 코니를 평소 코니가 좋아했던 방탈출 게임을 활용해 재치 있게 코니를 방 밖으로 나오게 도와준 브라운. 취업 실패로 힘들어하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동생을 위해 양파를 썰게 해준 브라운. 덕분에 동생 초코는 양파를 썰면서 실컷 울게 된다. 하지만 브라운은 단지 양파를 썰기가 힘들어 초코에게 부탁했던 것뿐인데, 의도치 않게 초코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브라운이 친구들을 위해 의도한 행동이나 그렇지 않았던 행동들이 결과적으론 알게 모르게 친구들을 위한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브라운이라고 매번 친구들에게 도움만 주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을 때가 많다. 무표정한 얼굴에 과묵해 보이지만, 정 많고 마음 약한 브라운이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불필요한 물건들을 사들였을 때 또 다른 친구의 도움을 받아 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 번개가 칠 때면 변신하는 브라운만의 남모를 고민이 있었는데, 친구의 도움으로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두려움과 고민은 어느새 즐거움이 된다.

 

브라운과 개성 강한 친구들이 함께 있는 곳, 라인타운. 책을 읽어 나가면서 브라운과 브라운의 친구들이 부러웠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서로를 위할 줄 알고, 무엇이 친구에게 가장 필요한지를 아는 라인타운의 친구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에겐 그런 친구도 없고, 또 내가 그런 친구도 못되고. 살짝 마음이 씁쓸해졌달까.

 

지나간 과거는 후회와 자책뿐이지만 내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친구들에게 말이라도 최고까진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친구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 어쩌다 보니 살짝 반성문이 되었는데 오랜만에 친구와 관련된 책을 읽었더니 나도 모르게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졌다.

 

끝으로 기회가 되면 다른 시리즈들(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코니의 소중한 기억, 초코의 달콤한 상상, 브라운과 친구들)도 한 권씩 읽어 보고 싶다. 연작 형태의 소설이라고 하니 시리즈 대로 읽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더없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속 밑줄>

황금손, 슈퍼히어로, 비밀 요원 등 친구들 덕분에 생각지 못한 타이틀이 생겨버렸지만

브라운이 진짜 갖고 싶은 타이틀은 하나뿐이었다.

최고의 친구

-38page

 

무기력함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방 밖으론 단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할 것 같을 때,

방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일단 나와 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62page

 

브라운은 알 수 있었다. 괜찮은 척 억지로 버티던 시간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초코는 브라운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가끔은 들키는 것이 괜찮아지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84page

 

어떤 마음은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있는 그대로

-154page

 

어디든 함께할 친구가 있다면, 모험할 준비는 이미 끝난 게 아닐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마저도 흥미진진한 모험 같을 테니까.

-22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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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 이경 장편소설 | 한국문학 2019-11-1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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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원을 말해줘

이경 저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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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을 벗고 싶다.
엄마가 버린 허물 같은 아이,
버림 받아도 좋다는 표식 같은 이 허물을
벗어버리고 싶다.
-26page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방역 버스에 올랐다.
죽은 사람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고, 자신은
그렇게까지 운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랐다.
-33page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72page

공포는 밖에서 창을 세차게 흔들었지만
사람들은 조용히 뒷문을 열어 소망을
맞아들였다.
-192page

허물은 사람마다 다른 결을 지녔다.
허물이 생긴 시점과 피부색, 영양상태와
처한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허물은 삶의 결을 지녔다.
-220page

온몸에 뱀처럼 허물이 생기는, 급기야 허물에 질식해 죽을 수도 있는,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이 격리되어
살고 있는 D구역.

도시의 방역센터는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고, T-프로틴이라는 신단백질을 공급한다.

때론 방역센터 치료실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시전설에 따르면 '롱롱'이라는 거대한 뱀이 나타나 허물을 벗으면 모든 사람들이 허물을 벗고

다시 허물을 입지 않게 된다 했다.

 

파충류 사육사인 그녀는 방역센터에서 알게 된 후리와 김과 함께 궁에 서식하고 있던 거대한 뱀을 궁 밖으로 데리고 나와 김의 가게에서 사육하게 된다. 뱀이 허물을 벗고, 자신들 역시 허물이 벗어지길 바라며.

어느덧, 김의 가게는 D구역 사람들 뿐만 아니라 허물을 입은 자라면 누구나 찾아 오게 되는 성지가 된다. 전설 속, 신화 속 거대 뱀이'롱롱'이길 바라며 자신들의 소원인 허물을 벗을 날이 속히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뱀에게 집중되자 방역센터와 그곳의 연구자인 공박사는 압력을 가해오고

그 와중에 알게 된, 엄청난 비밀과 음모.

척과 그녀를 위시한 사람들은 이에 대적하기위해 시위대를 규합하는데...
방역센터와 공박사에 맞서 그들은, D구역 사람들은,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소원을 말해줘> 속 등장인물들에겐 구체적인 이름이 없다.

그녀 혹은 누나, 키가 커서 후리, 김씨, 뾰족 수염, 은근짜,척 등으로 불리 울 뿐이다.

이름이 없다는 건 존재론적 의미가 부정되는 것으로 실상 그들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허물'뿐이다.
도시 시스템 자체도 허물을 입고, 허물을 벗기는 것을 동력 삼아 돌아간다.

때문에 도시전설 속 롱롱의 존재는 단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닌 허물 뿐인 사람들에게 실체적인,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하나의 커다란 상징이자 희망이다.

이무기가 허물을 벗고 그 고고한 자태를 태양 아래 빛내며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허물을 입은 자들이 허물을 벗을 때,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임을 믿는다.

아니 바라본다.

#소원을말해줘
#다산책방
#다산북스
#이경장편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책읽는육아맘
#bookstar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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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일생일대의 거래 | 외국문학 2019-1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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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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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서 내가 죽으면
그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섯 살 짜리의 죽음은 기사로 다루어지지
않고, 석간신문에 추모사가 실리지도 않는다.
그 아이들은 아직 발이 너무 작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발자취를
남길 시간이 없었다.
-26page

내가 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너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할수만 있다면 그 아이를 살리겠지?
당연히 그러겠지.
그래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여자가 아이의 병실 문을 열었을 때 내 안의 일부분이 무너졌다.
알고 보니 내가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었거든.
-82page

항상 네 눈에 비치던 헬싱보리가 아주 찰나의
순간 내 눈에도 보였다. 네가 아는 어떤 것의
실루엣처럼. 고향.
그곳은 마침내 그제야 우리의 도시가 되었다.
너와 나의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다.
-105page

삶의 정점에 선 한 남자가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에 둔 순간,

아들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글이다.

아버지인 나는 병원에서 한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겨우 다섯 살 나이에 암에 걸린 아이.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사랑스러운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주변을 서성이는 사신까지.

나의 삶 속, 매 순간 죽음이 드리울 때 늘 보았던 사신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동생이 죽었을 때에도.

삶이 허락한다면, 이 어린 아이에게 어떤 삶이 펼쳐질까.
이 아이에게 보장 될 일 없는 미래지만 아이의 삶과
생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나이때 아들이 나에게 던졌던 질문들과
여느 평범한 아버지들처럼 아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성공, 부, 자유를 쫓아 여기까지 왔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뒤늦게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는 건
인간이 어리석기 때문일까, 미련하기 때문일까.

가족. 나의 아내, 나의 아들. 이기적인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나의 가족.

회환으로 점철 된 삶이었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만큼은
망설이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어린 여자아이를 살리고 싶다.
아이에게 삶을, 미래를 주고 싶다.
예전의 나였다면 생각지 않았을...

죽음을 앞두고 제안한 사신과의 일생일대의 거래
그것은 죽음으로써 목숨을 살리는 것이 아닌
목숨과 목숨을 맞바꾸는 것.

나의 업적, 나의 발자취, 나의 모든 것, 그리고 나의 가족까지.
그대로 남겠지만 그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후회하지 않겠냐고.
두렵지 않겠냐고.
아쉽고 슬프지 않겠냐고.

나는 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나의 모든 것들을 걸고서.
아들에게서, 아내에게서 잊혀지면서 까지.
나는 선택할 수 있을까... 일생일대의 이 거래를.

짧은 작품이었지만 긴 여운과 짙은 슬픔이 남은
프레드릭 베크만의 <일생일대의 거래>
삶을 살아가면서 죽음, 성공의 척도, 행복의 가치
생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로써 나의 부모님이 걸어 왔던 길을 관통하고 있는 이 길목에서

당신들이 느껴왔을 무게감과 책임감, 고독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니, 그때 이해해 드리지 못했던

사실이 가슴이 사무치도록 아프다. 이제는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가 없으니.

#다산북스 #일생일대의거래 #프레드릭배크만
#매3소 #매3소열독응원프로젝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star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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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 한국문학 2019-10-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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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저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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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고복희를 괴팍한 여자라고 정의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단지 고복희는 '정확한' 루틴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15page

원더랜드 사장님은 정이 없다. 한국인에게 정은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건 사람이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타인이 그저 타인으로 대하지 않는 것,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것. 안대용은 그렇게 배웠다. 못 먹고 살아도 정없이는 살지 마라.
-79page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캐릭터다. 생긴 것부터 만화 같다. 똑 떨이지는 단발에 눈썹이 진하다. 입가의 주름은 붓펜으로 뚝딱 그려놓은 것 같다. 성격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제껏 경험한 어른들 중 제일 이상하다.
-87page

원더랜드는 좋은 곳이다. 장담할 수 있다. 왜 손님이 없는지 의아할 정도다. 린은 원더랜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했던 저번 직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반죽을 주물거리며 조금씩 형체를 만들어가는 느낌.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해줬을 때 느끼는 뿌듯함. 조금 이상하지만 배울 점 많은 사장님까지.
-101page

자신만의 원칙과 규칙을 준수하며 삶을 살아가는 여자 고복희. 혹자는 그런 그녀를 이상하다, 정 없다, 이기적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니까. 자신에게 떳떳하면 그걸로 족하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원더랜드라는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고복희. 하지만 손님은 계속 줄어 호텔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 고복희, 그녀 자신의 다소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가 한 몫 했달까?

원더랜드의 유일한 종업원이자 현지인인 린은 강구책 마련을 위해 호텔에서 한 달 동안 머물수 있는 이벤트를 제안한다. 설마 그런 것에 응할 멍청한 인간이 있을까? 고복희는 생각한다.

박지우. 원더랜드에 한 달간 머물기 위해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었다. 생기발랄 20대의 박지우는 원더랜드 이곳저곳, 심지어 고복희 마음 속까지 들쑤시고 다닌다. 자신이 정한 규칙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편하지만 어쩐지 싫진 않다.

만복회 회장 김인석. 하루가 멀다하고 원더랜드를 찾아 와 고복희의 심기를 건드린다. (물론 응수하진 않는다. 감정낭비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호텔을 처분하란다. 이건 무슨 안하무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원더랜드에, 아니 고복희 인생에 어쩌면 두 번째 위기되시겠다. 첫 번째는 남편 장영수가 세상을 떠난 일이다. 그렇다. '로보트'라는 별명이 있는 그녀에게도 낭만은 있었다.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성가신 남자는 매일같이 찾아와 조금씩 그녀의 벽을 허물었다. 어떤 날은 달콤하게, 어떤 날은 아프게. (...) 그는 등 뒤로 어떤 세상을 데려왔다. 생전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고복희는 세계와 마주했다.

 

남편 장영수는 여러모로 고복희 자신과 많은 것이 달랐다. 타인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았고, 투쟁할 줄 알았으며 그로 인해 자신마저 태워버린 남자였다. 그는 디스코를 참 좋아했다. 누가 뭐라든 연애시절 매일 같이 클럽에서 디스코를 추었을 때도 고복희는 그저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어떤 날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추었던 춤이 유일하다면 유일할까. 이제 함께 춤을 출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녀 안의 꿈틀거리는 무언가는 손끝에서 발끝으로 피어오를 것이다. 원칙을 무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원더랜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복희와 원더랜드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화해와 성장을 통해 또다시 자신들만의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때론 뭉클하게, 때론 웃프게 스며드는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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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아리 - 데이트 폭력에 상처받은 수많은 이아리들을 위한 | 에세이 :) 2019-10-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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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 이아리

이아리 저
시드앤피드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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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과 만남을 수차례 반복하면서도 그는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술에 취해 흥분해서 자기 자신 하나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 모든 문제의 화살을 내게 돌리며 험한 말을 내뱉는 모습. 상식에서 벗어난 수준의 지독한 집착.

그리고 이제는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런 그가 끔찍하게 싫다.

원치 않는 순간에 보고 싶지 않은 방문객이 무턱대고 나를 찾아오는 건 평화로운 산길을 걷다가 곰이나 멧돼지를 만나는 것만큼 살 떨리는 일이다. 동굴에 숨어도 안심할 수 없다. 그 동굴로 가는 길을 그는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겪었다고. 그건 내 탓이 아니었다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가해자에겐 어떻게든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찾아내고, 피해자에게는 어떻게든 범죄를 당할 짓을 한 잘못을 찾아내는 게 현실.


- 책 속에서

 

 

 

 

머리로는 아니란 것을 아는데 가슴으로는 아니란 것을 받아들이기가 왜 그렇게 힘든지. 나에 대한 집착과 구속, 폭력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되고 그래서 그게 진짜 사랑인 줄로만 알았던 수많은 이아리들. 마음을 굳게 먹고 그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내 앞에 무릎 꿇고 눈물로, 동정심으로 호소하며 용서를 구하는 그에게 또다시, 모질지 못하게 단호하지 못하게, 흔들리는 마음. 결국 그래. 이번에는 이 사람 진짜 변할거야 스스로를 속이고 받아주고 마는 내 마음.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들은 이런 패턴을 반복하면서 점점 더 그녀들을 자신의 손아귀에 단단히 묶어둔다.

실제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던 작가님의 진솔한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 <다 이아리 :> 마음이 너무 참담했고, 무서웠다. 그래도 결말은 따뜻해서 좋았다. 세상 모든 이아리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건 사랑이 아니니까"

#다이아리 #데이트폭력 #데이트폭력근절 #북스타그램 #데이트폭력대처법#데이트폭력상담 #시드앤피드 #책스타그램 #bookstargram #읽기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책읽는육아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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